-
'비극적 삶의 이면을 그리다', 연극<양철지붕>PREVIEW/Theater 2012. 11. 2. 22:58
1일 오후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전막 시연회가 열렸다. ▲ 잠시 숨 돌리는 유현숙(배우 이서림) 은 네 번째 작품으로, 자매가 꾸려가는 공사장 함바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리고 있으며 자매의 폭력에 좌지우지되는 비극적 삶과 그에 따른 자매의 복수의 과정이 덧대지며 계속해서 폭력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 농아 역을 맡은 배우 이애린 의 희곡 대본은 ‘작품의 밀도가 굉장히 높고, 극적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심사위원의 극찬 속에 2011년 경기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연극계 세시봉’이라 불리는 연륜의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참여해 구현한다. 은 오는 1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이후, 11월 22일부터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
-
[알알이 춤뵈기] 환경으로서 무대에서의 환영적 이야기, <소아페라>REVIEW/Dance 2012. 10. 30. 17:32
시작 전부터 거품이 분출되며 무대를 채우고 있다. 조명이 차츰 밝아지며 거품은 부풀어 가며 반복의 소리를 낳고, 거품 전체의 미세한 변화를 낳는데 이 와중에 가해진 거품의 얕은 부피의 점증과 무대 바깥까지 배어드는 향기는 정확한 거품의 성장을 가늠하기 어렵다. 잠재적인 것으로 이것들은 감각되며 표면적으로는 판타지를 선사한다. 이 잠재된 것과 환영적인 것은 양립하지 않는다. 뭔가의 폭발과도 같은 출현, 동시에 매우 느슨하게 어떤 존재가 이 안에서 나올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런데 이 비눗방울을 하나의 막처럼 분리하며 들고 나오는 사람들의 몸은 한편 투박하면서도 이 환경에서 실재의 춤추는 존재자로서 이질감을 준다. 이는 이 몸들이 주 무대를 덮고 있는 기계음의 긴장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출구가 아닌 ..
-
[연극 톺아보기] 실화를 근거로 한,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공연 <블랙 워치>PREVIEW/Theater 2012. 10. 27. 15:04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연극 (그레고리 버크 작, 존 티파니 연출)가 26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른다. 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여덟 번째 작품으로, 2004년 10월 300년 전통의 스코틀랜드 특수부대 ‘블랙 워치’의 연대원 800명이 미 해병 4,000명의 대체 인력으로 이라크전에 파병된 실제 사건을 계기로 해 만들어졌다. 즉,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영국 역시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파견을 보냈는데,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저항 세력이 거세 미국의 사상자가 많이 나왔던 ‘수니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는 지역에는 처음에 파병을 안 한다고 했다가, 대선에 맞물려 이를 번복해 결과적으로 많은 군인이 죽었던 사실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일 수 있는 작품이..
-
[뮤지컬 드리밍] 우리 맛 살린 창작 뮤지컬, <운현궁 로맨스>REVIEW/Musical 2012. 10. 26. 09:38
문화적 원형 : '풍류' 처음 는 자유로운 유랑극단과 운현궁의 삶이 대비되며 시작된다. 이러한 두 세계의 병치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른바 두 주인공 소리광대 진채선과 고종의 사랑은 질서로부터 탈주하는 유목민과 중심을 상정하는 지배체계의 수장이 만나 피어나는 매우 이질적 조합이다. 그럼에도 이 대립적 만남은 팔팔한 진채선과 유약해 보이는 고종의 만남이어선지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다. 왕이 감화되는 진채선의 매력의 근원은 바로 소리다. 곧 는 이념과 정치를 떠나 풍류로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세계를 전제하고 있다. 네 글자로 나타낸 우리 말의 맛 계속 반복되는 중요한 어구는 다 네 자로 완성된다. 처음 춘향가의 “갈까부(보)다”는 고종의 왕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고자 하는 정서를 잘 반영한다. 이어 “소..
-
[알알이 춤뵈기] '어둠 속에서 태어나는 춤', 나세라 벨라자 무용단REVIEW/Dance 2012. 10. 24. 12:18
▲ 나세라 벨라자 무용단(알제리-프랑스)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상동) 의 무대는 눈을 감은 것이 더 편하다. 눈을 감지 않아도 절로 내리 누르는 힘에 의해 감은 것과 같이 되는 어둠, 시선이 분간되지 않는 시간, 이 어둠은 끝나지 않는다. 눈은 끝나지 않는 어둠에 휘말리는 가운데 팔을 천천히 올리는 동작은 매우 속도를 지우고 단지 약간의 변화만을 두는 것으로 무용수들은 암흑 공간에 잠재성의 일면을, 그 잠재성에 동화됨을 단지 보여주는 데 그친다. “준비됐나요? 준비됐어요!”, 우리나라 말놀이로 보이는 노래와 유사성을 띤 노래가 돌림으로 계속되고 북을 비롯한 타악이 아프리카 세계를 그려내는데, 외부의 접합이다. 곧 의식과 내면의 근원적 박동이 균열을 갖는 대위법으로 진행된다. 이 소리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