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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2022 HOTPOT: 후즈넥스트, ‘가깝고도 가까운’REVIEW/Dance 2022. 10. 26. 18:09
양승관 댄스 프로젝트 〈Try Again, Fail Again〉 정한별 〈일일운동〉 Dantraaa 〈춤추는 여행가〉 네이키드 프로젝트 〈생산적 활동〉 양승관 댄스 프로젝트의 〈Try Again, Fail Again〉, 정한별의 〈일일운동〉, 춤추는 여행가 Dantraaa의 〈바르게 서기까지〉, 네이키드 프로젝트의 〈생산적 활동〉 순으로 열린 ‘후즈넥스트’는, 포스트극장의 가깝게 열린 공간의 내밀하고 직접적인 특징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주로 일상적인 몸짓을 연장하거나 상징계적 자리를 유추할 수 있는 작업으로, 추상성과 모호함의 요소가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현실의 양태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예측 가능하거나 그 자체로 인지 가능한 표면을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 어떻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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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테 잉바르첸, 〈to come(extended)〉: 누드를 매개하거나 탈각하는 법REVIEW/Dance 2022. 10. 26. 17:36
덴마크의 안무가 메테 잉바르첸이 안무한 〈to come(extended)〉는 적나라한 신체 움직임에 대한 엄격한 통제이다. 이는 전신을 가린 옷을 입었을 때와 하얀 신발만을 신었을 때는 이미지적 분기를 구성한다. 먼저 파란색 계열의 보디 수트를 입은 퍼포머들의 옷은 크로마키 수트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배경과 구분되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 의상을 배경막 없는 가운데 착용함으로써 일종의 움직이는 배경이 된다. 이러한 의상을 입은 신체들은 하나의 피부색을 갖고 얼굴과 표정을 지운다. 섹스의 제스처가 끊임없이 발현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집단의 움직임은 움직임을 멈춘 채 하나의 거대한 조각을 구현하는 것으로부터 경계를 이탈하는 한 명의 움직임이 (이 조각의 차원이 언제까지 정지된 상태일 것이라는 의식의 고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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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프로젝트보라, 〈유령들〉: 현상학적인 비-신체REVIEW/Dance 2022. 10. 26. 16:57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유령들〉은 옷과 누드 사이의 경계를 이야기한다. 처음에 하나의 옷을 입고 벗는 행위, 이것을 연이어서 반복하는 퍼포머들의 행위가 쌓이면서 옷을 입고 벗는 건 무용한 것이 아니라 제의적인 차원으로 변화되어 간다. 이는 의식적이지 않지만 하나의 규칙이며 동시에 모두에게 적용된다. 여기에 저마다의 다른 외계어를 내뱉는 퍼포머들에 의해 언어의 차원이 강조된다. 이는 기표의 흔적을 간직하면서―그러니까 언어에서만 비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동시에 그 기표가 기의로 치환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기의에 종속되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기의가 주어지지 않을 것임을 말할 뿐이다. 사실 이것은 어떤 말이다. 그 뜻을 알 수 없는. 하지만 그 뜻이 있으리라는 가정을 버릴 수는 없다. 곧 그 말의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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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컴퍼니, 〈디어 누산타라: 잘란잘란〉:(다른) 문화와 지역의 잠재된 시간성REVIEW/Dance 2022. 9. 9. 01:35
안은미컴퍼니의 〈디어 누산타라: 잘란잘란〉(이하 〈잘란잘란〉)은 “누산타라”라는 수도 이전을 준비하는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수도 이름이며, “잘란잘란”은 인도네시아 말로 ‘산책하다’를 뜻한다. 곧 인도네시아의 근미래에 보내는 인사로, 기본적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협업에서 산책이라는 기본적인 움직임으로부터의 출발을 움직임의 형상적 차원과 교류의 방식적 차원 모두에서 중층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보인다. 여기에는 어떤 민족적인 원형을 그 자체로 재현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모습과 형태들의 다양성을 일종의 알레고리 차원으로 선보일 것임을 전제한다고도 보인다. 먼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각각 다섯 명의 무용수들이 출현하는 〈잘란잘란〉은 안은미컴퍼니가 2015년 이후 선보인 ‘땐스 3부작’ 〈조상님께 바치는 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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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재 작/연출, 〈A·I·R 새가 먹던 사과를 먹는 사람〉:(비)인간을 상상하는 법REVIEW/Theater 2022. 9. 9. 01:04
현재를 향한 미래의 구상 〈A·I·R 새가 먹던 사과를 먹는 사람〉(이하 〈A·I·R〉)이 그리는 2060년대는 사실상 오늘날의 사회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체감된다. 그것은 우리가 아는 몇몇 사회의 이념형을 분할한 것이다. 자본주의가 지배하며 과학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시티의 미래상이 1구역인 국가라면, 동등하고 평등한 공동체의 자율적 역량을 신망하는 곳이 2구역 “네크”이며, 선주민이 살며 국가 바깥의 통제되지 않는 자연이 곧 3구역이다. 이러한 구분은 사실상 그 안에 각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재현되지 않으며, 비로소 이 세 구역을 횡단하는 등장인물들에 의해 정치체제와 사회 현실, 그리고 제도 바깥의 삶과 기후 위기 이후의 삶이 혼합―거꾸로 〈A·I·R〉는 이를 분할하여 횡단 불가능한 공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