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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작, 안경모 연출, 〈잔류시민〉: 실재-역사에 대한 환류 작용REVIEW/Theater 2026. 6. 22. 16:15
실존적 주체의 각성 〈잔류시민〉은 6.25 전쟁 발발 이후, 인민군 치하에 있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부역자 재판을 다룬다. 이는 9.28일 서울을 수복하고 나서 중공군의 개입에 따른 익년 1·4 후퇴까지 짧은 시기에 해당한다. 이때 ‘비상사태하의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 조치령’에 의거한 일련의 재판은 ‘전쟁’에 비유될 만큼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면을 보였던바, 이에 깊은 고뇌에 빠졌던 실존 인물 유병진 판사의 회고록이 『잔류시민』의 주요한 출발점이 되며, 그의 회고록을 따라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 전반이 주요한 줄기를 이룬다. “단순 조력 행위”에 대해서도 “초중형”을 선고하던 당대 상황은, 극 마지막에 이르러, 실제 여러 사건의 병합된 선고를 하는 실제 법정을 여는 것으로써 현실화되는데―이때 15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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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옵신 페스티벌’: 아이디어는 자본에 맞서 실재를 움켜쥘 수 있는가Column 2026. 6. 22. 16:15
‘2025 옵신 페스티벌’(=http://obscenefestival.com/festival)의 대부분의 공연이 비교적 소규모 인원만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 아닌 공간들에서 열렸는데, 그중. 정원이 있는 옛 주택의 구조로, 대사관저로 사용되었던 LDK가 주요한 거점 공간으로, 보통 전시와 퍼포먼스 공간으로 사용되는 윈드밀에서도 세 개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극장의 정교한 셋업 과정과 거기에 들어오는 대규모의 복잡다단한 물자, 기술, 테크니션의 협업이 소거 혹은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공연의 규모와 공연의 형식 모두를 주요하게 결정하는데, 그것은 결과적으로 거의 전적으로 퍼포머만의 역량으로 잠재된 공연의 성격을 현동화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출된 실재, 은폐의 비가시화를 통해 드러나는 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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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콘셉트 및 연출 예효승): 제도로부터 제도 바깥으로,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바깥인가REVIEW/Theater 2026. 6. 22. 16:15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이하 〈우리는〉)의 무대는 생성되는 구조를 향한다는 점에서 시간적으로 열려 있는데, 이는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는 과거형의 서술과는 반대되는 부분이다. 이 진술은 이 공연에 참여한 무용수들이 모두 자신만의 무용단을 이룬 안무가들이라는 점에 기울어지며 ‘우리는’에 방점이 찍히는 듯 보이는데, 그렇다면 공연은 일종의 자전적 서사의 회상 같은 것일까. 일반적 무용의 형상은 하나의/소수의 안무가를 중심으로 각 무용수들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개별 무용수의 개성을 전화하거나 침식하는데, 이는 하나의 작품을 향한 안무가의 개념과 철학이 수렴되는 지점과 맞닿는 지점이다. 반면, 〈우리는〉은 연출―예효승―과 콘셉트―예효승, 박진영―, 그리고 공동창작의 명시만 있을 뿐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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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AF2025] 디앤 볼쉐이 림, 〈차정희를 찾아서〉(2010)에 대한 주석: 이름, 결핍을 메우는 기호REVIEW/Movie 2026. 6. 22. 16:15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감독 디앤 볼쉐이 림은 자신의 입양에 관한 분열적인 기억을 강박적으로 좇는다. 이는 6.25전쟁 이후 피폐해진 한국 사회와 이를 원조하는 미국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 입양의 오랜 역사와 교차되는 사적 다큐멘터리의 여정으로 표현된다. 디엔 볼쉐이에게는 강렬한 하나의 경험이 남아 있는데, 어렸을 때 어머니의 손에 선덕 고아원에 맡겨졌고 1966년, ‘차정희’라는 이름으로 입양됐는데, 실제로 그의 이름은 강옥진이었음에도 같은 곳에 있던 차정희가 입양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그의 아버지가 다시 데려 가는 바람에 신분을 위장해 보내졌던 일이 그것이다. 이는 이후 그 매개자 역할을 했던 박효선 사회복지사의 증언을 통하면,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위한 순수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미국의 시민 고객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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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댄스프로젝트, 〈player: 힘의 재배치〉: 치열한 합의 사태, 그리고 함께 됨의 사건REVIEW/Dance 2026. 6. 22. 16:15
나니댄스프로젝트의 〈player: 힘의 재배치〉(이하 〈힘의 재배치〉)는 물리적 지지체로서 의자와 테이블을 움직임과 결속시키는 가운데, 이를 존재들 간의 놀이적 관계 양상의 매개체로 연장한다. 여기서 관계의 양상은 표면의 반사신경적 긴장과 틈 없는 경쟁 구도의 물리적 균형이 지닌 역동성으로 나타난다. 실존의 차원을 현재의 배치와 재배치의 연속적 이행으로 전치시킴으로써 존재는 순간들(의 이미지)로 흡수되는데, 일종의 합을 정교하게 맞추는 과정으로서 안무의 기술은 지지체의 활용을 더함으로써 증폭된 이미지들을 만드는 가운데, 균열을 막고 잇는, 다양한 행위소들의 연속적 투여를 통해 안정화되어야 한다. 특히 테이블 위의 움직임들은, 그 가의 존재들이 테이블을 중심에 두고 밀고당기며 상호 간의 힘의 균형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