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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1〉: 경계를 간직하기 혹은 흔들리는 주체에 머물기REVIEW/Theater 2026. 2. 20. 13:55
박소영의 〈경계넘기: 신진순박소영박뽀또 Part.1〉(이하 〈경계넘기〉)는 공고하고 자연스러운 관습으로 치부되어 온 아버지 성 대신에 어머니 성을 씀을 선택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 아래, 여러 시도를 해왔던 과정과 제반 리서치를 전한다. 이는 후반, 그가 어머니 신진순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가시화되는데, 어머니의 삶을 존중하고 그 중요성과 가치가 승인되고 기념되며 설파되기를 바라는바, 그 흔적이 자신을 타고 각인되기를 소망함에 따른 것으로서 비로소 그 의미가 결정된다. 그가 이름을 바꾸게 됨에 일정 정도 주저하는 바는 그의 행동이 페미니즘 운동으로 읽히며 그가 페미니즘 전사로 명명될 수 있음에 따른 부분도 있는데, 그보다 추상적인 차원에서는 그에게 올 어떤 즉자적인 변화가 근원적인 변화로 그의 삶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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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브앤드, 〈물의 놀이〉: 물에 대한 지각 혹은 인식REVIEW/Music 2026. 2. 20. 13:38
그루브앤드의 〈물의 놀이〉는 “물의 여정”을 소재로, 물의 이동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변화의 양상을 하나의 서사로 갈음하는데, 그것은 물이라는 하나의 유동하는 흐름에서 각각의 양태를 특정한 하나의 주어의 상태로 인식하고, 그 안에서의 구분하기 힘든 집합적 이행의 방식을 그 바깥으로 향하는 특정 개체가 겪는 시간적 변화의 질서로 재인식하는 것에 다름없다―그것은 내부에서의 주어의 구분과 외부라는 방향성의 정립으로 이뤄지는데, 그 둘은 물론 동시적이지만 약간의 시차 안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곧 주어가 하나의 분별된 지각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점에서, 음악은 표제음악의 성격을 띤다. 이때 다양한 악기의 쓰임은 질감과 운동성이라는 물질적 차원에서의 여러 감각에 접근하는 한편, 그것에 입체적인 생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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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공공적인 그러나 사적인Column 2026. 2. 9. 17:11
《연극in》, 부재의 현상《악티오》의 《악티오》 스스로에 대한 메타비평은 두 번에 걸친 좌담으로 최근 발행되었는데,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는 “비평의 위기”로 낙착된다. 이러한 논의의 주제는 우선, 《연극in》이 소거된 자리가 역설적으로 연극에 대한 상징적 공론의 유일한/예외적 장소로 부상하는 현 시점에서, 곧 기존의 공론장으로서 《연극in》의 자리를 확인하는 동시에 그 부재를 비판하며 어쩌면 상기하(거나 나아가 애도하)며 상상적으로 《연극in》으로 연장―《연극in》은 자신들이 소거된 자리 그 바깥에서 유일하게 그 자리를 차지한다. 또는 그 자리에 대한 권리를 부르짖는다.―되는 현재로부터 출발한다고 보인다. 현재 《연극in》에 대한 소급적 차원의 정의가 실재적 차원으로 드러남으로부터, 공공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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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진 작·연출,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혁명의 정동, 그리고 욕망으로의 하강REVIEW/Theater 2026. 2. 4. 21:51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이하 〈히스테리 앵자이어티〉는 1막과 2막이 절합되어 있는데, 1막이 각 배우들의 자전적 이야기에 입각한 수행성을 띤 발화들이 교차한다면, 2막은 가상의 시점에서 이들이 하나의 삶을 이루는 연극적 상황으로 전개된다. 1막이 강렬한 정동의 소실점을 향해 다양한 음악의 힘을 난사한다면, 2막은 상속 재산의 나눔이라는 공동의 의제 속에 개체들을 분화시킨다. 여기서 여성의 공동의 연대라는 이념은 1막의 “어떤 여자들”로 묶이는 차이의 집합을 개체들의 코러스로서 연장하며 승화되는데, 2막은 이러한 이념을 현실로 떨어뜨려 돈을 경유한 가장 지질하고도 구체적인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시험’한다. 1막이 순수하게 육박하는 매니페스토의 형태를 띤다면, 2막은 그것이 현실적으로 갈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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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하, 〈하리보 김치〉: 냄새나는 아시아인에 대한 자각 혹은 정신 승리REVIEW/Theater 2026. 2. 4. 21:14
구자하의 〈하리보 김치〉는 무대 위에 포장마차 세트를 갖다 놓고, 현장의 관객 2명을 초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작가의 유학 경험 당시 김치를 고국에서 가져왔다가 겪은 곤궁으로부터 자신의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데 역할을 했던 유명한 젤리 브랜드의 하리보 젤리가 합성된 제목에서처럼 이방인으로서 경험을 그렇게 후각적, 미각적 차원의 음식 혹은 식품을 이어나가며 기호들의 환유로써 작품을 완성한다. 그것은 기억으로 체현되고 구자하의 요리로써 수행되는 기호들의 매우 분명한, 그럴듯한 연결, 접촉의 과정으로, 이는 물론 서사의 개연성의 측면, 곧 파편적 소재들의 나열로서 강도 높은 체험의 영역에서의 기호가 단지 표상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자리 잡는지, 곧 분절되는지의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