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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달팽이 벽>, 집단적 의식으로 나타낸 무의식의 자장REVIEW/Dance 2010. 6. 21. 19:08
(김성용 안무)에서 춤은 부드럽게 조형적인 형태를 빚는 듯한 찰나적 순간들을 강조하고 그것의 흐름을 최대한도로 유연하고 부드럽게 연결 짓는 데 그 특징이 있다.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알레고리는 바닥에 누운 채 의식이 침잠되어 있는 상태의 남자를 둘러싼 네 명의 무용수, 그리고 붉은 조명의 뒤편에서 손을 미세하게 움직이다 박수를 치며 등장한 남자의 짧은 출현 이후 장례를 치르고 화장해 남은 뼛가루를 땅에 뿌리는 것 같은 움직임과 결부되어 나타나며 이후 죽음과 삶의 경계를 무화한 모호한 상황 속에 무용수들의 상징적인 제의식을 치르는 것 같은 동작들이 펼쳐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남자는 사실 죽었다기보다 사각형의 모서리에 위치하여 동작들을 구성하되 조명의 아웃에 이은 인 이후 조금 더 넓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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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Magician>, 환영을 도출하는 의식적 움직임REVIEW/Dance 2010. 6. 21. 17:13
Ervi Sirén 안무, Alpo Aaltokoski company(핀란드)의 에서 영상은 그대로 정지해 하나의 배경적 차원에서의 자연물로서 사물을 이루고, 몸을 지향적으로 내딛는 일련의 행위는 의식을 치르는 것과 같다. 조야한 음향 효과라고 통칭할 만한 사운드가 지정하는 배경적 맥락과 존재 차원에서의 내러티브적 요소는 이 작품을 막의 전환에 따른 영상의 동시적인 전이와 함께 움직임 전체를 가로지르며 따라 붙고 배경과 스토리를 조직하는 데 주요하게 사용된다. 이러한 막의 전환에 따른 움직임의 변화는 그 상황에 적응하는 차원과 그러한 맥락을 입고도 유유하게 무용수 자신의 움직임을 수놓는 데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팔을 유유하게 흔들며 나아가는 무용수의 움직임은 그것이 순간적인 잉여의 차원에서 상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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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PLASTICIZATION, 쓰레기와 나 사이의 무화된 환경REVIEW/Dance 2010. 6. 21. 16:49
남아공에서 온 Nelisiwe Xaba, 그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안과 밖의 경계를 형성하지 않되 쓰레기로 둘러싼 세계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의식을 형성하며 안과 밖의 경계를 구획하고, 그것의 경계에서 안과 밖을 오가는 체험적 감각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마치 쓰레기집이라 할 수 있는 헐렁하고 커다란 비닐 가방을 뒤집어쓰고, 무대에서 고개를 안으로 집어넣고, 다리만을 바깥으로 뻗었다 하며 구두 위에 양말을 신는 등의 닫힌 행동에 머물지만, 이는 관객 자체의 대리 행동으로 여겨지게 되거나 무용수의 의도된 행동으로 하나의 안팎을 나누는 선택적 행위로 느껴진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적 시간의 무한정한 부여는 그러한 쓰레기와 통합되어 새로이 분배되는 감각의 변이를 실천하는 한편 지루함의 무화된 감각을 낳는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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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0] 김은희 <바람의 여인>, 한국 춤의 멋을 펼치다REVIEW/Dance 2010. 6. 21. 16:27
정적에서 강단지게 그녀는 춤사위를 실현한다. 전통적인 호흡과 한국 춤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를 흩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춤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고 결락이 발생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그것들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이와 같은 춤은 현대적인 맥락을 발생시키거나 그에 결부되지 않는 측면이 너무나 강하다. 어둠 속에서 천을 말아 아기를 품고 어떤 한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것에서 조명이 밝아지고 원환이 무대 한 편에 생기고 나서는 한국 춤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표출, 곧 춤 그 자체에 대한 탐미적 행위를 실천하게 된다. 여기에 피리 소리가 휘날리듯 공기를 찢는 듯한 노이즈층을 형성하고 음악을 깨뜨리며 다시 국면은 전환되고, 등장했던 무대 뒤편에 위치해 뭉친 천을 놓고 가슴을 쓰다듬고 호흡을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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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0] 안애순, <원-After the Other> 한국적 멋의 해체적 조합REVIEW/Dance 2010. 6. 21. 16:17
조형적 미의 표현 구도 아래 생성되는 레이어들... 안애순 무용단의 춤은 조형적이고 현란하다. 무용수 개개인의 기량은 모두 뛰어나고 한 명씩 포커스가 맞춰져 등장하고 사라지고 재등장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몸짓 형태를 빠르게 구축한다. 오로지 등장에 따른 다른 형태의 표현과 그것들이 형성하는 거대한 흐름, 조형적 질서의 이어짐이 이 작품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이는 뱅뱅 도는 식의 흐름 등 원이라는 팔을 벌려 상징화하는 몸짓 기호 외에도 그러한 흐름의 연결이 시간성과 삶, 역사의 변천, 인연의 질서 등을 상징하는 맥락과 결부된다고 할 수 있다. ‘거무야 거무야 왕거무야’로 시작되는 ‘거미노래’의 음악에 맞춰 굼실굼실거리는 몸짓으로, 덩실덩실 어깨춤의 동작들로 우리네 몸짓을 상정시키다가 그 안에 끼어드는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