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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질 조뱅의 「검은 백조」, 단단한 춤성과 재기발랄한 유머REVIEW/Dance 2009. 10. 13. 12:00
지난 9일 8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질 조뱅Gilles Jobin 안무 및 출연의 「검은 백조」가 펼쳐졌다. 시작에 사운드가 무대에 덩그러니 놓였고, 이는 원초적 심연의 상태를 가리키는 듯했다. 여성 솔로가 중심이 되며 시작한 첫 번째 부분은 단단한 안무의 움직임들이 유연한 곡선의 흐름을 생성하는 가운데 그 안에서 몸의 탄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 호흡의 단위가 춤을 구성했고, 그래서 춤은 유연하게 이어지며 끊임없이 계속될 수 있었다. 무대를 비교적 은은하게 뒤덮고 있는 사운드는 공연 내내 무대를 열고 닫는 신호이자 시선으로 자리하는 듯했다. 특정한 규칙에 의한 것이 아닌 풀어헤쳐진 사운드는 자연을 상징하고, 그에 침잠되기보다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경계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사운드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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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러시아 국립 크레믈린 발레단, 「에스메랄다」 국립극장에서 ~10일까지REVIEW/Dance 2009. 10. 9. 13:28
2009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해외초청작 러시아 국립 크레믈린 발레단(The Kremlin Ballet Theatre, Russia)의 「에스메랄다(Esmeralda)」 드레스리허설이 8일 열렸다. 「에스메랄다」는 한국 초연으로, 10일(평일 8시, 주말 4시)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시간여의 전막 공연으로 진행된다. 6천석 규모의 러시아 크레믈린 극장(1990년 개관)을 본거지로 한 크레믈린 발레단의 예술감독 안드레이 페트로프는 현대 발레의 새로운 형식을 도모하기 위해 고전을 강조하며 현대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에스메랄다」는 낭만적인 정조 아래 솔로 부분만이 두드러지기보다 무용수 각자의 역할에 따른 개성이 살아 있고, 안무는 드라마의 섬세한 묘사와 연계된다는 특징이 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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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작품 살펴보기PREVIEW/Festival 2009. 10. 7. 15:04
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이달 24일까지 극장 및 서울 시내 곳곳에서.. 개요_언제 어디서... 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2009(주최 :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예술감독 이종호)가 24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예술의전당, 고양아람누리 3개 극장과 남산한옥마을, 이태원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5일 8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린 개막작 이스라엘 ‘바락 마샬’의 「몽거」의 이후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이탈리아 ‘국립 아떼르발레또 무용단’의 폐막작까지 16개국 40개 단체 300여명의 아티스트들의 총 33작품이 찾아온다. 극적 풍경에 젖어들다... 스펙터클한 무대, 연극적 언어의 결합을 지켜보고 싶다면... 「몽거」는 무자비한 여주인 아래 일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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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가야(伽倻)의 무대 위 현전(現前)의 세계REVIEW/Dance 2009. 9. 23. 17:42
서장 아! 부활에서 우륵(이정윤)은 가야금을 매고 관객석에서 홀연히 등장했다. 별똥별이 연신 자취를 남기며 떨어지고, 엄청난 사운드에 무대 위에 자리하던 커다란 구가 분리되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 속으로 현대의 우륵이 접속하는 것이다. 각종 혼령들이 무대를 메우고, 그들은 곧 예전 가야의 인물들로 분해 가야를 구현하게 된다. 춤극 「가야」는 가야에 대한 재현이자 동시에 창조적 접근으로 가야를 현전시키는 시도에 가깝다. 이는 곧 80여명의 무용수의 출연과 350여벌의 다양한 의상 등을 통한 시각적 이미지의 충만 등을 통한 스펙터클의 미학에 기인한다. 아홉 촌장이 김수로왕과 다섯 왕을 맞이하는 1장 하가라도(下加羅都),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성대한 혼례의식이 치러지는 2장 상가라도(上加羅都)가 시작될 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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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올르론’, 끈덕지게 따라 붙는 타자와의 관계 맺기REVIEW/Dance 2009. 9. 21. 14:36
벨기에의 무용 단체, ‘담 드 픽Dame de Pic’의 올르론Holeulone은 긴 면을 보이게 불쑥 삼각기둥이 놓인 것 빼고는 무대의 별다른 구성이 없다. 출연진은 모두 두 명이고 이 둘의 긴밀한 호흡과 조응으로 한 시간여를 끌고 나간다. 여기에 티에리 반 하세의 잉크 애니메이션 기법의 끊임없이 덧입혀지는 영상이 자리한다. 물 흐르듯 색채와 모습을 달리하며 이어지는 영상의 끊임없는 변화를 존재의 거처로 삼고, 두 사람의 긴밀한 조응과 관계 맺음만으로 무대는 구성되는 것이다. 툭 튀어 나온 장애물은 눕거나 엎드린 몸의 전면을 드러내기도 하고, 그 뒤로 떨어져 자취를 감추는 데 사용된다. 등장부터 입을 다물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무용수의 모습에는 적잖은 실의 내지 무기력함이 읽혀졌다. 그것은 곧 주체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