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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서울연극올림픽] 그루지야 인형극 「파우스트」의 절묘한 환상을 통한 현재의 여행PREVIEW/Theater 2010. 10. 16. 12:33
그루지야 리반 출라제 연출, 베이스먼트 씨어터의 「파우스트」가 10월 19일~2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그루지야는 동서양이 만나는 지형적 특수성으로 인해 주변 강대국의 흥망성쇠에 따른 문화적․지정학적 충돌을 겪으며 천 년이 넘는 다양한 문화가 자리한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괴테의 19세기 초 소설 『파우스트』를 기반으로 하여 불운한 파우스트의 행복과 불행, 사랑 그리고 그레첸을 배신함으로써 겪는 끝없는 고통과 죄책감을 가져가되, 자신을 파우스트 박사라고 생각하는 정신병원의 노인이 꿈속에서 여행을 시작하여 서서히 삶에 일어나는 마술을 경험함으로써 젊은 시절로 갔다 현재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우리 존재에 대한 여행으로 치환된다. 등장인물의 성격묘사, 유머러스한 무대 표현을 통한 절묘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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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서울연극올림픽] 「아마릴로」, 환상과 실재가 가로지르는 영역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0. 10. 14. 05:57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통과지대 멕시코, 호르헤A. 바르가스 연출 「아마릴로」에서, ‘아마릴로’는 일종의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통과지대이며 실재하는 정치의 영역이자 문화적 체취가 어린 감성의 영역이다. 이 속에 위치하며 이름 없는 주체, 호명되지 않는 존재로서 이 부재하는 존재는 많은 이의 이름을 뒤집어쓰며 이름 없는 자의 보편적 전형이 된다. 이는 분명한 익명성의 상징이 아닌 현실을 표상하고 대표하는 길로 나아가는 용감한 선택에 가깝다. 이는 환영받지 못한 노마드로서, 존재의 위치를 부여받지 못한 타자로서 그 이름 없음 자체를 명시함으로써 하나의 정치적 영역을 형성한다. 이 안에서 아메리칸 드림은 선택된 소수에 대한 가상의 꿈에서 선택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의 이지러진 삶의 영역으로 한정 짓는, 이민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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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트래디셔널 교겐』, 의미심장한 일본의 우화REVIEW/Theater 2010. 10. 14. 05:56
『트래디셔널 교겐』은 친근한 이야기들로, 선과 악의 구분이 크지 않은 일종의 우화와 같은 느낌들을 준다. 참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독특한 발성이 눈에 띄는데, 같은 박자에 음 고저를 달리하는 식으로 문장을 늘리며 호흡의 단위를 정확히 지정해서 그 안에서 발성을 마치 음악처럼 뽑아낸다. 반복된 문장들이 갖는 이질적인 음가 역시 그러한 어조의 리듬을 조종하여 변이하는 데서 나온다. 첫 번째 이야기, 보시바라(捧縛)는 하인 둘이서 술을 훔쳐 먹는다는 소문을 들은 주인이 하인 둘을 영리하게 속여 묶어놓고 가자 그 둘이 결국 술 창고에서 손과 팔이 묶인 채 우스꽝스런 형세의 절차를 치러 술을 마시고 취하게 되어 돌아온 주인에게 걸리게 되는데, 그 전에 술잔에 비친 주인의 모습을 환영으로 비유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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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서울연극올림픽] 해외공식초청작 멕시코 연극 「아마릴로」PREVIEW/Theater 2010. 10. 7. 09:27
매혹적인 도시, 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종착지, 아마릴로 2010서울연극올림픽 해외공식초청작 「아마릴로」가 10월6일~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오른다. 지난 9월 24일 로버트 윌슨(미국)의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를 개막으로, 2010서울연극올림픽은 스즈키 다다시(일본)의 「디오니소스」,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독일)의 「햄릿」 등의 상연으로 관객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http://artscene.co.kr/120 한 여자가 사라진 남자를 추적하며 그의 여정에 있었던 듯한 풍경을 지나고, 산악을 등반하는 것을 가상과 실재 사이에서 풀어 놓는다. 영상의 시선을 통해 지리적이고 다큐멘터리 같은 추적과 그에 대한 감정을 더듬어 간다. 영상은 이미지의 투사를 넘어 남자를 감시하는 하나의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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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세계무용축제] 쿠바 현대무용 '단사비에르따'의 <말손>, '현대인의 실존적 내면의 출구'REVIEW/Dance 2010. 10. 6. 02:36
이들의 춤은 현대인의 실존에 가닿는다. 그것은 고독한 동시에 출구가 없는 전략이다. 곧 이 작품은 현대인의 외로움, 사랑의 어긋남, 고독한 사회 내 존재로서의 추상적 상징들을 정확히 표상하려는 주제의식을 갖는데, 이는 실제 인간성이 분절되고 각 개개인이 파편화된 사회 자체의 형태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측면 외에도 그 리얼리티 자체가 갖는 허무함에 다분히 종속되는 측면이 있다. 그 단순한 표피와 춤성의 무화된 작용으로 말미암아 메시지로서의 상징 자체만이 부각되는 결과를 낳고, 투박하고 의미 없음, 생성이 아닌 죽은 움직임으로서의 층위로 나아가는 측면이 생기게 된다. 가령 둘씩 춤을 추거나 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그 춤의 어떠한 양태도 아닌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한 여자이다. 곧 후경에서 위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