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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Spark Place 1 <달팽이 뿔> 덧없는 현실의 층위REVIEW/Dance 2010. 6. 22. 01:29
▲ 곽영은, 곽영은 안무의 춤은 강한 인상과 함께 움직임의 펼침을 시간차 리듬의 구현을 통해 만들고, 어둠 속에서 그 펼침은 흐릿한 자취로 세계로 무화되며 그 펼침 뒤에 적절한 멈춤을 그만큼 둠으로써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두 손을 느슨하게 쥐고 머리에 붙여 동물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것 같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인간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알레고리 차원을 이룬다. 한편으로 빛이 나는 정육면체 오브제를 뺏고 뺏기는 움직임들의 연결 과정은 상호관계의 역동적인 주고받음의 생성적 과정을 실현한다. 빛은 동경의 자리이자 가상적 세계의 환영이며 다시 집착과 욕망의 덧없는 행동들은 이에 대한 거리와 환영적 자취를 통해 연쇄 고리를 이어 나가게끔 만든다. 오브제가 놓인 공간의 자리가 유동적인 흐름 자체를 보이며 그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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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The Blind> 심청의 포스트모던한 세계REVIEW/Dance 2010. 6. 22. 00:46
최상철 안무, 미끄러짐의 진흙탕 같은 환경에서... ▲ 심청전 상반신 누드로 무대 아래에서 등장한 남자가 헤엄을 치는 시늉을 하다 낚싯줄을 들고 끌어당기자 무대의 장막이 걷히고 수영팬티만 입은 남자가 그것에 묶여 이리저리 뒹구는 식의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희극적인 요소의 차용은 작품의 무게를 덜고 현대판 심청으로 건너가기 위한 가벼운 전초전의 성격을 지니는 한편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리고 무대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후 작품 전개의 양상을 치열하게 이끄는 견인차적 역할을 하게 된다. 심청은 바다 대신 이 물이 튀기는 비닐 안에서의 두 남자와의 사투로 그 바다를 실재화하여 나타내게 되며 물은 계속해서 튀기게 하여 효과를 거두고 미끄러운 표면을 이용하여 미끄러져 나가는 움직임의 확장된 영역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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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Chronology>, 시간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안무REVIEW/Dance 2010. 6. 22. 00:03
안무가 양승희, 신체의 기억을 현시하는 방식 ▲ 연습 장면 신체를 포근히 감싸며 이는 어루만지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찬찬히 신체로부터의 숨을 간직하며 조용히 움직임에 생각들을 입히고 기억을 깨우며 시간의 깊은 흔적들을 유영하듯 따라가게 된다. 이에 대한 반복된 움직임이 시간을 미세한 단위로 쪼개고, 다시 삶의 본원적인 형태로 돌아가는 작용이자 의식적인 과정적 접근의 수행이라면 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 시간의 질서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이자 몸을 매개로 사유를 조금씩 일으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내밀하게 속삭이는 움직임에 이어 어느덧 네 명의 구성을 이룬 무용수들의 움직임 역시 끊임없는 반복의 흐름을 그린다. 이는 곧 바닥의 제자리에서 출발해 다시 바닥으로 오는 삶의 원환적인 형태를 구성하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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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The 1st>, 현대인의 내밀한 실존적 층위의 서술적 양식REVIEW/Dance 2010. 6. 21. 20:24
무대 왼편에서 의자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남자로부터 시작되는 내레이션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를 관통하며 그녀, 무용수 차진엽(안무)과 일체화되어 나타난다. 내레이션은 그녀 삶을 지정하는 것이고 그녀 내면을 외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면을 고스란히 옮기는 소설과 같은 텍스트는 보는 사람에게 전이되는 목소리가 되고, 그녀의 춤은 그것의 리듬에 맞춰 주고받음의 에너지를 형성하기도 하고, 그러한 목소리를 입고 현재화된다. 스트레스와 결벽증 등으로 시작한 남자의 음성은 현실을 그리고 있고, 현실에 대한 상징적인 제스처들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차진엽에 의해 그려지며 현대인의 실존적 외로움과 신경증적 증후들을 히스테리적 격발의 형태로 나타냄에 가깝다. 침실에 위치한 그녀의 행동들은 잠자리의 무의식적 그림자에 닿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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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DUETTO>, 신체를 매개하는 사운드에서 파생되는 무대REVIEW/Dance 2010. 6. 21. 19:48
에서 사운드는 너무 강하게 무대를 지배해서 상대적으로 춤이 약한데, 전체적으로 춤은 즉흥에서 파생하고 있다. 디제이가 무대 왼편에 위치하고, 무대 뒤편에 파란 조명의 공간과 형광 불빛에 김성용이 자리하면서 부딪치는 듯, 또한 그 신체에 조응하는 내지는 사운드의 층차에 적응하는 몸으로서 김성용은 자리하고, 마치 사운드와 신체는 인터랙티브한 작용을 벌이는 것 같다. 곧 그 푸른빛은 명멸하는 틈을 신체의 틈입을 통해 만드는 것 같고, 신체는 그것에 미치는 것이 어떤 사운드의 파편적 분출을 발생시킬 것임을 예고하는 듯 어느 정도 긴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후 그를 구원하듯 그 안에서 끌어낸 Isira Makuloluwe와 거침없는 호흡의 상호 작용을 벌이는데, 디제이의 사운드는 무대를 가로지르는 각종 스피커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