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다페 2010] 배준용 <그 미소>, 세대적인 관점으로서 현실 인식의 한 양상을 담다REVIEW/Dance 2010. 6. 21. 16:12
억지 미소의 반응과 그것 이후 오는 신체의 무기력함 밝음과 어둠의 양면적 교차 구조가 단순하게 극을 뒤덮고 있다. 그것을 전제하는 사회와 타인들은 무대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그 안에서 공연을 치르는 액자식 구성의 포진은 이들이 곧 무용수로서 관객의 시선에 따라 응전을 펼쳐야 하는 운명의 수레바퀴 안에 속박되어 있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고, 이는 광대와 같은 보여주기의 신체를 작동시켜야 하는 광대로서 서 있음을 메타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극이 실재의 인식과 맞닿는 어느 한 지점을 형성하게 된다. 사실상 이 작품은 굉장히 가볍고 중간 중간 tv코미디 쇼의 프로그램에 영향 받아 만들어진 장면들이 적지 않게 산재해 있다. 그 가벼움이 내용의 깊이 없음을 가리키기보다 이들 자체가 인식하는 현실에 대한 하나의 문제..
-
[모다페 2010] 박나훈 <두개의 문>, 본원적인 인간의 갈등상을 그리다REVIEW/Dance 2010. 6. 21. 16:07
초록색 바구니가 줄로 연결되어 꿈틀거리는 운동성의 생명감을 느끼게 하는 설치 작품이 무대 위에 직선으로 놓여 있다. 애벌레 양태를 만드는 최정화의 설치미술은 작품 전체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미술과 무용의 협업 형태로 진행된 이 작업에서 박나훈은 단편적인 분출로써 움직임을 지속하며 중간 중간 최정화의 작품이 영상으로 무대 곳곳의 막에 투영되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움직임의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무용과 미술의 만남은 유기적인 접합점을 만들기보다 시간차를 둬 설치 작업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여지를 계속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애벌레를 흉내 낸 것 같은, 몸 전체를 꼬물거리고 서서 애벌레의 응집적인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몸을 꼬고 접고 펴고 이완하는 하나의 ..
-
[모다페 2010] <백야> 현대 사회 안의 절절한 몸짓들의 기호REVIEW/Dance 2010. 6. 21. 16:03
장정윤의 는 조합과 흩어짐, 빠름과 느림의 구성을 통한 집합적 장의 구성을 이어갔다. 이는 상반적 대비를 주기 위한 것도 있었고, 어떤 자유로운 흐름을 도출하는 차원에서의 측면도 있었다. 즉 안무적 높낮음의 구분적 층위를 점층적으로 고양시키는 구성적 차원의 재미를 거두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어둠을 맞은 이들이 곡선의 유연한 흐름을 이어가는 몸을 그 흐름에 맡겨두는 자연스런 회전 등이 연속해서 펼쳐지고 위태롭게 무대를 걷고 뒤트는 한 사람의 출현 이후 안무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고, 동작들은 끈적거리며 에로티즘적인 측면을 가리키는 측면도 엿보였고, 무게감을 띠고 침잠되는 경향도 보인다. 어떤 안무적 구성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과정은 현대사회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망각되는 의식의 질서와 연결됐다고 ..
-
[Modafe 2010] <SiRZAMANZE> 환영성의 안무와 환상성의 이야기REVIEW/Dance 2010. 6. 5. 05:37
Ferenc Fehér(헝가리/안무), 모다페 해외 초청작 아주 이전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는 커다란 책자가 하나의 물결이 이는 유리 조형 안에 있고, 여기에 영상이 투영되고 있다. 이를 손으로 만지는 여자와 그 옆 편에서 발가벗고 꿈틀거리거나 신체의 지점을 분할시켜 집중시키는 독특한 움직임에 취해 있는 남자의 움직임이 묘한 연결 관계를 이룬다. 곧 둘의 관계를 주고받는 상호 관계나 감응되는 상태로 볼 수 있겠다. 누드로서 신체 본연의 굴곡과 피부를 부각시키고, 나르시시즘적인 도취로 신체 일부분에 의식을 점화함으로써 꿈틀거리는 또는 꿀렁거리며 이는 몸 일부의 떨림은 다분히 시간을 원점으로 복귀하는 단순한 반복으로 또한 의식을 무화시킨다. 이러한 환영적 공간의 성립은 둘의 미묘한 관계의 알 수 없음의 연장선..
-
[Modafe 2010] <Brokeback> 현실에 대한 시선REVIEW/Dance 2010. 6. 5. 04:47
모다페 국내초청공연, 노정식(안무) & 블루댄스씨어터 뱅글뱅글 제자리를 맴돌던 무용수들은 무대를 가득 메우고, 그 공간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로써 관계 맺음이 발생하는 대신 그들은 여전히 고독하고도 소외된 대상으로 제자리를 돈다. 이러한 원을 도는 쳇바퀴 돌듯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은유하는 것 같은 움직임은 작품에서 하나의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이어지는 움직임들은 강렬하고 직선적이면서도 동작들에 힘을 강하게 유지케 하고 있었다. 이러한 춤의 형태는 상당히 솔직하고도 단순하며 예열시키거나 무르익음 없이 분할되어 파편적으로 무대 곳곳을 메워 가는 식으로 결절점들을 완성하고, 또한 하나의 원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전제로 하게 된다. 그리고 움직임이 이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다시 달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