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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되(지 않)는 커뮤니티 댄스’REVIEW/Dance 2017. 10. 31. 00:09
마오 무용단(Company Mariantònia Oliver) , 보결댄스라이프 ▲ 마오 무용단, ⓒTristan Perez-Martin [사진 제공=국제무용협회](이하 상동) 커뮤니티 댄스는 어떻게 성립하는가. 가령 어떤 동작을 그대로 전달하고 모방한다는 것, 또는 그들의 동작으로부터 춤을 생성하는 것, 커뮤니티 댄스에서의 안무의 두 가지 방식은 춤의 출발선상에서부터 본질적으로 분유된다고 할 수 있는가. 마오 무용단에서 안무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Mariantònia Oliver)의 춤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웠는데, 무대를 자유롭게 뛰노는 반면 커다란 보폭으로 흔들림 없이 공간을 온전하게 채우는 데 어떤 흠결 없이 춤을 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카메라는 (결코 전문적인 무용수로서 훈련되지는 않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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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호 안무, <경인>: 구축과 장력의 관계술REVIEW/Dance 2017. 10. 13. 05:40
▲ 박순호 안무,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북청)사자와 겹쳐 있음을 남자는 발견하며 공연이 시작된다. 얼굴께에 꼬리를 확인하며 발버둥 치듯 빠져나온 남자는 발견의 상황에서부터 사자와 한 몸인 상태가 일단락된다. 엎드린 상황에서 상체와 하체를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며 점프를 하는 장면에서부터 특이성은, 사자가 아닌 퍼포머에게서 드러난다. 그는 거의 발을 땅에 딛지 않는데, 땅을 구르듯 그리고 발이 아닌 온몸으로 점프하며 자신의 생명력을 구가한다. 이는 네 발을 땅에 닿고 있는 사자와 대조적이다. 첫 번째 사자와의 분리가 깨어남의 인지로부터 시작된다면, 두 번째 분리는 적극적인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손전등을 사자 속으로 비추며 내장 기관을 가시적으로 만들며 해체술을 시전하고, 위에서 내려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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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말리펀트 컴퍼니, <숨기다 | 드러내다>: '몸은 끝없는 내용일 뿐인가'REVIEW/Dance 2017. 10. 13. 03:14
몸의 매체적 탐문 ▲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Russell Maliphant Company), ⓒTony Nandi[사진 제공=국제무용협회] 네 개의 작업이 ‘펼쳐진다.’ 에서 그림자와 실재의 유비는 전복돼 적용된다. 하나의 막 안의 무용수와 막에 비친 더 커다란 그림자는 무용수를 후면에, 전면의 일부로 배어들게끔 한다. 조명은 무용수 양 옆의 두 개로 변화하고 무용수는 중앙에서 두 명의 무용수를 거느린다는 인상을 준다. 여기서 2차원 이미지가 3차원 실재를 상회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이미지는 곧 그것이 단지 하나의 막에 비친 것일 뿐이라는 인식보다는, 막에 걸쳐지고 그 바깥에 실재가 다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그 셋은 하나의 다른 동시적 둘의 복사로 이뤄진 것이 아닌, 개별 존재-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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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아정구> 리뷰: 이미지의 실존주의REVIEW/Visual arts 2017. 9. 15. 12:46
▲ (2010), 아트선재센터 3층[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 3층의 (2010)는 선이 형성하는 것 배경과 그 안의 대상을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 포착하는 것에 가깝다, 실재에 대한 묘사나 재현의 일부라기보다 흩날리거나 부유하는 선의 일부로써 유격이 되는 공간을 드러낸다. 곧 창조된 공간, 현실에 가깝다. 가끔씩 중간의 선 일부를 덧칠해 강조함으로써 시선의 포인트를 흐트러지게 하는 효과를 주는 가운데 뜯어지는 선을 마감하는 듯한 일종의 천에 쓰인 바느질로도 비유가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 드로잉들은 야광의 분홍색 조명으로 마감된 공간에 현기증을 느끼고 그것의 자장 아래 보이게 되는데, 이는 그림 속 공간을 채우거나 그림을 완성하는 효과를 낸다. 곧 조명은 그림들을 채색하고 선이 그 채색된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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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안무 <Bow>, 인사의 문화상징 자본에 대한 보고서REVIEW/Dance 2017. 9. 15. 12:27
▲BOW-컨셉컷©gunu Kim(이하 상동) 첫 장면은 옆으로 무릎을 꿇은 가면 쓴 이가 의식(儀式)을 치루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상대방이 절을 받는 위치에 서긴 하지만, 그 이전까지 꽤 길게 진행되는 의식에서 관객의 시선을 비껴난 보이지 않는 존재는 절대자에 가깝고, 고정된 자세로부터 흘러나오는 의식의 과정은 그에 대한 저장된 몸의 기억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일관된 표정으로 고정시키는 가운데, 의식은 얼굴로 수렴된다. 얼굴은 하나의 미스터리한 기호이자 끊임없이 각인된다. 는 인사라는 인간의 문화 상징적 자본을 실체화한다. 첫 번째로 의식의 측면에서 절을 인간의 체화된 의식(意識)으로, 두 번째로 인사의 여러 자세들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들로, 세 번째로 인사를 할 때의 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