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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셰익스피어 니즈유>(빌리 코위); 제작 방식 자체의 구현REVIEW/Theater 2016. 4. 7. 07:21
_공연 ⓒBilly Cowie 빌리 코위의 공연은 사실 하나의 공연 형식으로 엄밀히 파악되기보다는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과정의 방법론 자체에 더 방점이 찍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유럽 컨템퍼러리의) 좋은 작품을 들여오(고 이로 인해 예술 담론도 함께 주장/선언하)는 데 방점이 찍힌 초기 페스티벌 봄에서 어떤 작품을 콘텐츠화하는 데 있어 국내 예술 환경과 결부해서 그러한 작품의 살아남기 자체를 시험/실현하는 방식 곧 마치 지금 페스티벌 봄의 전혀 다른 기조가 징후적으로 이 작품에서 체현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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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무용단, <Nerf>/<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게>REVIEW/Dance 2016. 3. 22. 18:32
▲ ⓒBAKI "인간의 두려움을 인지하는 뇌와 그 인지 내용을 근육에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신경'"을 뜻한다고 하는 '네흐'를 제목으로 한 는 '두려움'이라는 생래적 감정을, 그러한 상황에 놓인 인류를 괄호 친 뒤, 체현한다. 감각적인 몸의 표출과 그것의 내용이 갖는 합목적성을 합치시키는 차원에서 인간의 시초와 변천사가 두려움이라는 하나의 전제를 가정하는 가운데 펼쳐진다. 이는 개인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관계의 측면에 집중을 요하는 대신, 파국적인 상황에 몰린 각자 도생의 인류 차원에서 절박한 몸짓의 표현이 눈앞에 펼쳐짐을 가능하게끔 만든다. 긴장 어린 사운드는 이내 군중 속의 한 명으로, 군중 자체의 무의식으로 빨려 들어가게끔 한다. 군중에는 개인 내재적인 파열이 모두의 이름으로 쓰이는 상황이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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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익정 <스폿>: 선명한 체험은 어디에 놓이는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6. 3. 22. 18:24
공연의 무대는 전시가 열린 우정국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관객은 무대와 공간 사이의 틈에 끼인 형국이 된다. 공간 활용도가 매우 높은(?) 무대 세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한 관객의 체험은 매우 직접적이며 무대와의 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게 만든다. 비계 구조로 짠 견고하고도 임시적인 설치 구조물은 뒤쪽에서 앞쪽으로 급한 경사가 지어져 있고 전체를 나무판자로 감싸 퍼포머들이 위아래로 급격히 또 빠르게 오르내리는 흐름을 만들어 낸다. 작가의 유년기 어떤 원장면적인 체험으로부터 비롯된 작업임이, 작가가 관객을 등지고 관객과 괴리되며 동시에 관객의 시선을 대리하는 중후반 지점에서의 작가의 대사로부터 비로소 드러나는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빠르게 무대를 뛰어 내려오는 그리고 이어서 한 명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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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부아가 치밀 때가 있다>: 붙박인 공간에서의 영속된 현대인의 흐름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6. 3. 22. 18:18
▲ [사진 제공=Beta Project] 극 초반 일상을 포착한 풍경들과 극이 끝난 이후 사람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수미상응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곧 이 작품은 삶으로부터 튀어나온 것들을 재료화하며 그 결과 삶의 목소리와 얼굴로 극을 전경화하며 삶과 다시 작품을 결부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이는 삶의 재현이라기보다 삶에 틈입하는 시선 자체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대는 여러 일상 공간의 레이어가 연결되어 중첩되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우에서 좌로 이동하며 단계적으로 일상의 제의들을 밟아 나간다. 그러한 시간의 경과에서 행위들은 매우 너저분한 일상 풍경을 만들어낸다. 불특정한 인물의 유형들로 현대인이라는 하나의 전형들을 만드는 묘사적 풍경은 공간의 중첩을 통해 지속되는 동시대의 솔기를 보여준다. 극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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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페스트 '퍼포먼스의 유동적이고 느슨한 짜임의 플랫폼'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6. 2. 4. 18:45
하루 동안 문래예술공장에서 열린 '나인페스트'는 '1'이란 시리즈 첫 번째로서 이후 잠재된 기획의 기표와 함께, '서바이벌'이라는 부제가 더해져 있었다. 9팀이 협업을 통하거나 전체적으로 맞물려 진행되는 상황이 '서바이벌'에서의, 경쟁보다는 생존의 의미를 존속시켰는데, 여기서 '서바이벌'은 하나의 시공간을 공유하는 관객 전체로의 확장적 경험의 의미로 재전유된다고 볼 수 있었다. ▲ 나인페스트 공연 ⓒ박수환[사진 제공=아이디언](이하 상동) 가령 이로경 작가의 은 입구 반대편에 설치되어, 물 웅덩이에 발을 담군 성수연 배우가 간헐적으로 즉흥적 대사를 쏟아내거나 했고, 이로경 작가는 초반 이후 투입되어 이를 영상으로 매개하는 과정이 3시간 내내 진행됐다. 그리고 물과 연결된 음향을 공간 전체로 분사하는 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