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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볼레로(Three Bolero)>: '음악에 대한 안무적 주석들!?'REVIEW/Dance 2017. 7. 25. 17:17
김보람: 자동인형의 소진 ▲ 김보람 공연©황승택[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대개 움직임은 몸을 분절 동작으로 구성하는 가운데 공간에는 소리가 없는데, 몸은 직선을 소지한다고 볼 수 있다. 짧은 박자들의 궤적을 몸이 구성하여 집중도를 최대한도로 높인다. 하얀 정장이라는 옷이 가진 양식성에서도 그러한 효과를 유도한다. 김보람에서 다른 퍼포머가 중앙에서 교차되는 가운데 음악이 나온다. 물리적인 가름은 결과적으로 어떤 소진의 제스처로 연결되는데, 거기서 퍼포머들은 땅바닥에 엎드리고 넙죽 땅에 처박힌다. 거기까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기보다 연장된다. 단체의 군무가 반복되는 것에서 어두워지고 중앙에 한 명은 구음으로 때운다. 곧 음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채우리라는 기대를 깨는 데 주력하고 소리를 제거한―제외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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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토 <두 개의 산>: '시청각적 용해 혹은 융해'REVIEW/Music 2017. 7. 25. 14:57
▲ ‘두 개의 산’ 무대 콘셉트 이미지[제공=국립극단] 무토[‘광활한 대지’를 상징하는 무토(MUTO)는 그래픽 아티스트 박훈규,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이디오테잎의 프로듀서 신범호, 인터렉티브 디자이너 홍찬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의 공연은 자연을 스펙터클의 시선으로 잡아낸 영상과 함께, 이디오테잎의 신범호의 EDM의 파장 아래 박우재의 거문고 연주가 배어드는 가운데, 인터랙티브하게 조명이 위쪽이나 앞쪽으로 분출되는 것까지를 한 곡으로 처리하며 계속 진행된다. 공간적으로는 세 개의 레이어로 이들이 자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영상은 인간의 속도와 시선이 아닌, 부감쇼트나 카메라의 경로와 더디게 작동시키는 속도에 맞춰 유동하는 순간을 정적으로 포착한다. 이는 공간적으로는 가장 안쪽의 레이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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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 DNA(김용배적 감각): '적절한 그릇에 담은 전통'REVIEW/Music 2017. 7. 25. 14:55
▲ 박은하․김정희․김복만․원일 ‘장단 DNA’(부제: 김용배적 감각) 공연 모습[사진 제공=국립극단](이하 상동) 2017 여우락 페스티벌의 개막 공연인 공연[연출: 적극, 출연: 박은하(꽹과리, 춤), 김정희(장구, 꽹과리), 김복만(징, 꽹과리), 원일(북, 피리, 꽹과리), 김영길/윤서경(아쟁)]에는 본론의 끈덕진 길을 가는 데 있어 두 개의 초입이 자리한다. 15분 정도 빈 무대에 김용배의 사주를 음악 평론가 강헌이 푸는 것에 따라 스크린에 김용배의 사주 명식에 레이저 포인터의 빨간 빛이 표시되는 것[목(木)-여시아문: 고(故)김용배 원국풀이]이 첫 번째고, 이어 원일 예술감독이 신시사이저로 홀로 앉아 스크래치되는 연속적 기계음들이 하나의 구멍으로부터 분출되고 다시 그 구멍으로 소급되는 듯한 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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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 리 연출, <용비어천가>의 모호함이란!REVIEW/Theater 2017. 7. 25. 14:40
소재주의적 나열? 혼합적 병치? ▲ [사진 제공=국립극단](이하 상동) 재미교포로 나오는 김신록은 한국인들에 둘러싸여 한 걸음씩 호기심을 안고 앞을 건넌다. 마치 이질적 시공간에 대한 체험과 여행을 하는 듯한 설렘으로 그는 한발 앞서거나 뒤따르는데, 백인 사회에서의 한국인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연기해 백인의 경멸, 혐오적 시선을 미러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이 작업에서, 김신록은 어떤 분노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웃음을 띠고 있다. 마치 마네킹 같은 표정을 지녔다. 그러한 얼굴이 그를 지배한다. 한복을 입은 한국인들, 아니 동양인들의 영속되는 신화의 재현과 표상에 대한 낯섦과 거리 두기가 또한 그를 통해 체현된다. 그의 몸 자체가 곧 디아스포라다. 중간에 비스듬하게 앉아 뺨을 맞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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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손목을 반 바퀴>, 제목의 함의!?REVIEW/Visual arts 2017. 7. 25. 14:32
▲ 이제, ,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17[사진=갤러리 조선] 1, 2층으로 구성된 전시는 2층의 11개의 작품을 제한 한 개의 작업과 1층 전 작업이 전시 제목인 로 구성[총 27개의 작품]돼 있다. 사실 지난 이제 작가의 전시들에서 볼 수 있듯 옆으로 비껴 선 인물의 초상이나 토기로 지칭되는 괴상한 오브제들 등은, 전시 제목에 의해 새롭게 위치 지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견 전시 제목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지시하는 듯도 보이며, 한편으로 안무적 지침과 같은 수행적 행위에 대한 요구로도 보인다. 전자는 그림을 일종의 노동으로 치환하고 어떤 기본적 움직임의 단위를 조각하며, 사실적 알레고리를 그림 그리는 행위에 부여하는 것으로 보이고, 후자는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