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무용단 <여전히 안무다>REVIEW/Dance 2015. 9. 16. 12:30
대부분의 안무가들에게는 텍스트와의 길항 작용이 느껴졌다. 이는 ‘실험실’이라는 진공의 비움직임적 장소에서의 생각들의 나눔이 나은 하나의 결과로 볼 수 있는 부분인가? 어쨌건 간에 두 시간을 전후로 나눈다면,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전반전에서 후반전은 꽤 지루해졌다. 그 정점은 아마 윤자영의 의 후반부 이후여서였을 것이다. 진향래 안무가는 객석 입구 들어가기 전 로비에서 관객을 줄 세우고 좁은 텐트 안으로 통과시키기를 종용한다. 극장을 소수를 위한 매우 좁은 문으로 바꾸고, 정신없는 요설로 관객을 안무화한다. 곧 여기에는 안무도, 고정된 관객도, 극장도, 아무것도 없다. 무대 역시 없고 다만 가상의 우주여행을 하는 상황으로 퍼포머를 관객의 자리로 바꾼다. 정신없는 중계 상황은 혼란스런 카메라 워킹으로 연장되어..
-
[안무사회] <줄자 - / 정류장> 배치적 안무의 동적 역학REVIEW/Dance 2015. 9. 13. 03:34
무대에 놓인 정렬된, 무용수 둘이 갖고 잇는 사적 소유물들의 일종의 아카이브는, 그의 삶을 구성(한다고 판단되게)하며 (삶을 축소 재현하고 은폐한다) 그 하나의 배치된 사물들이 놓인, 정박된 장소성으로부터 그들은 그 물체의 쓰임과 결부돼 일상의 행위를 재현한다. 가령 양치를 한다거나 하는. 노경애의 작업은 사물과 결부된 신체의 배치를 통해 사물이 주는 어포던스 감각을 시현하는 한편, 신체를 사물화하는 극도로 일시적인 순간의 실험을 감행하기도 하는 편인데, 맨 처음 놓인 장면은 그 전자에 해당하고, 이후 이뤄지는 장면은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두 남녀의 분별된 성의 차이는 가령 여성 무용수가 줄을 감는 행위를 마저 다 하지 않아, 단지 그 사물을 어떤 관객이 인지 가능한 프로그램화된 행위의 일부로서 하는 ..
-
<전미래 개인전: 삼합, 발효의 연식술>: 산포하는 카오스와 상징적 정렬 사이에서REVIEW/Visual arts 2015. 9. 13. 03:20
[사진 제공=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전미래 작가가 안무한 퍼포먼스는 해골들이 엮여 만다라 기호를 이루는 거대한 벽면(의 그림) 앞에서 이뤄진다. 검은색과 흰색의 남녀 무용수는 접합되지 않고 균열을 일으킨다. 숨소리가 거칠게 상승하며 파열적 양상으로 확장될 때 결정적으로 남자의 입 꼬리를 타고 오르는 희열의 웃음은 악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것이 의식적이라면 반면 여자는 눈을 뜨지 않은 채 자신을 끊임없이 삼키려 하는 어둠으로부터 침범되지 않고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그저 무감한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러한 무지의 무의식은 부처의 정자세를 취함으로 자연 돌아간다는 점에서 속에 대비되는 성聖의 도상이 된다. 전미래 작가는 그 둘을 둘러싸고 한 박자에 가볍게 손뼉을 한 박자에 한 발을 내딛는 식으로,..
-
<나는 형제다> 무엇에 대한 테러인가?REVIEW/Theater 2015. 9. 13. 03:08
사건의 재현 아닌 허구적 재생 장치의 내파 ▲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이하 상돌) '나는 형제다', 곧 '나'를 일부 나와 유전자를 공유하는 혈연 공동체의 일부로 정의하는 이 말은, 나와 너의 공속 불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유예한다. 운동과 공부라는 스테레오타입의 구별로써, 또한 성격과 외모로써 그 차이를 선명하게 하는 형제의 모습은, 따로 또 같은 ‘더블’로 대칭 쌍을 이룬다. 그리고 이들은 실제 어둠보다는 사막에서의 생존의 은유가 더 분명해 보이는 고독한 방랑자로서, ‘살아남기의 방식’을 ‘함께 살아가기의 이상’으로 확장해 나간다. 곧 ‘형제에의 숙명’을 ‘형제로의 사명’으로 전치시킨다. 이 과정에서 적대적인 세상과의 관계로부터 나아가, 모두가 형제가 되(어야 하)는 넓은 범주의 ‘형제’ 개념을..
-
fldjf studio x qhak, 이미지와 나 사이에 레이어와 시선을 한 겹 더하다REVIEW/Visual arts 2015. 9. 4. 02:17
사본1/n 2014ⓒ fldjf 박보마 작가가 비디오 릴레이 탄산에서 선보인 영상 작업은, 실은 다양한 이미지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수행적 퍼포먼스 차원에서 보였고, 한편 그 각각의 이미지들은 숫자가 섞인 독해하기 어려운 완벽하지 않은 문장을 이루는 단어들과 함께 나타났는데, 시간과 포토샵 이미지라는 하나의 디지털 매체의 조건 아래 객체 측정의 단위들이 표시되어 일종의 작품에 대한 메타 데이터로서 작품을 지정해주면서 그 낯선 단어들에는 어떤 화자의 순간적 감정의 데이터가 함께 들어가 있었다. 다른 한편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wix’라는 (페이지 전환 방식이 아닌 끊어짐이 없는, 일종의 파피루스식 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스크롤의 변신으로 생성되는 홈페이지라는 매체 조건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