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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무용단 <계보학적 탐구> '역사 바깥에서'REVIEW/Dance 2014. 12. 29. 10:36
▲ 트러스트무용단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하 상동) 설경 아래 기차 여행의 실제 무대에 트랙을 또는 기차 장난감으로 끝나는, 는 어둠 속 바퀴 달린 이동형 낮은 의자를 타고 등장한 존재자들은 무대 옆에서 물속을 헤치고 유영하며 시작한다. 무대 중심을 차지하기보다 거대한 풍광의 측면을 이루는 인간에 대한 망원경적 시선은 개인이 아닌 인류를, 디아스포라로서의 타자적 주체와 그 삶을 반추하는 듯하다. 그 안에서 발화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이는 어떤 장면의 표면을 이루는 기억들이고 역사의 한 전형에 가깝다. 이들이 군집하는 몇몇의 길지 않은 순간은 무대가 흘러갈수록 탄생을 나타내는 것에서, 역사를 찢고 나오는 인간의 새의 날갯짓을 표현형으로 구성한 것으로 나아간다. 여기에는 과또한 힘이 부여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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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안무, <저장된 실제>: ‘편집적 리얼리티의 세 가지 방식들’REVIEW/Dance 2014. 12. 28. 21:59
▲ 황수현 안무, 에서 무용수 강호정 [사진제공=황수현] 세 개의 방에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작품이 이뤄지고, 균등하게 그 수가 나뉘어 관객이 동시에 각각의 방으로 입장한다. 세 개의 방(방1-장홍석, 방2-공영선, 방3-강호정)에는 각기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저장된 기억과 저장된 몸 장홍석은 불이 켜지면 옷을 벗는(그리고 불이 꺼지면 다시 입는) 일련의 움직임을 반복하여 동일한 순간에서 오는 기시감을 준다. 지난 현재가 현재로 재생되는 순간은 시간 축(에 대한 감각)을 이전으로 되돌리고, 시간의 유예, 영원한 현재에의 위태로움 속의 어둠으로 지연되는데, 이 현재가 다시 찾아옴의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가령 그 순간은 현재에서 벗어나며 진정한 ‘미래’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곧 다시 찾아오는 현재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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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연출/즉각반응 <GOOD DAY TODAY>: 도시-기억을 유영하다REVIEW/Theater 2014. 12. 22. 13:53
‘연기의 바깥’에서의 양말복 ▲ 하수민 연출/즉각반응 , 출연 이영조(사진 왼쪽), 양말복(오른쪽) © 이재훈 [사진 출처=즉각반응 페이스북 페이지](이하 상동) 은 배우 양말복이 화자가 되어 ‘양말복’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띤다. 이야기와 실재는 서로를 보증하는 듯하지만 실재한다는 통상의 양말복(의 과거)을 담담하게 서술하며 이야기 속에서 객관화시키는 양말복이라는 배우는 그 이야기에서 허구의 화자로, 파편적 역사의 체험들을 재구성하는 주체로 상정된다. 양말복이 캐릭터로 분함이라는 ‘연기’는 한 인물의 역사로의 편입의 이야기 형식과 구분될 수 없으며 그 ‘형식’을 유지하는 지지물이 된다. 양말복이 ‘양말복’을 이야기하고 그 경험을 입체화하는 방식에서 관객은 그 이야기의 허구성이 자율성을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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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석 <베이포-X와 홈비디오>: 손을 내미는 거리로부터의 윤리적 연대REVIEW/Visual arts 2014. 12. 19. 16:58
흘러간 시간들의 부상 ▲ 강정석, Simulating Surface B(2014)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되는 대로 찍힌 영상은 전시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편집적 재구성의 역학을 거친다기보다 관객에게 ‘내맡겨짐’으로 현상되는 듯하다. 몇몇의 홈비디오들은 카메라와의 거리를 인식·측정하기 어려운데, 작가의 시선을 대변·투영하기보다 작가의 손에 들려 그로부터 시선이 딸려 들어가는 것처럼 감각된다. 곧 에서 비디오의 시선은 엄밀히 목소리를 내는 주체(적 대상)를 향하지 않고 거리를 향하는데, 이 실제의 시선은 ‘안’에 있는 셈이다. 찍는 자와 찍힘을 당하는 이 사이의 경계가 거의 사라져 성립하는 어떤 경계 없음의 상태를 함의한다. 여기서 한층 중요한 건 찍히는 자의 경계가 풀어졌다는 데 그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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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옥, <모험의 편집공학> : 경계를 맞춤 인식하는 편집의 방식들REVIEW/Visual arts 2014. 12. 19. 16:41
유령의 흔적에서 유령에의 기원으로 ▲ 이세옥, 전시 전경 [사진 제공=시청각](이하 상동) 하나의 개인의 방에 들어온 것 ‘같다.’ 이 ‘같다’의 느낌은 그 표현에 있어 정확치 않다(고로 어떤 해명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을 일단 하나의 영화이고 ‘영화적 체험’이라 명명해 보자. 두 개의 스크린과 2개의 오디오로부터의 교차 편집된 (목)소리, 그리고 일종의 리듬을 부여하는 ‘배경’ 오디오-사운드. 하나의 스크린이 헤드폰을 장착하며 듣고 본다면-그럼에도 하나의 공간으로 열린 채 듣기·보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외의 나머지는 하나로 맞물려 기능한다. 일상에서 채집한 사운드들-빗소리들을 비롯한 여러 소리들-은 나를 위해 허락된 곳일까. 곧 이 ‘나’를 상정함은 이곳을 누군가의 사적 공간으로 두고 있음을 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