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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안산 국제거리극축제 리뷰: '시민적 일상 공간의 모색' 그 과도기에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5. 5. 8. 17:26
▲ 실존하는 거리극 축제로서는 가장 많은 인파를 모은다고 보인다. 일자형 이차선 도로를 모두 축제의 장소로 바꿈으로써 각기 다른 장소를 찾아다니며 얻는 장소 특정적인 경험의 상존 대신, 사이트로서의 구별 가능함으로 일종의 투명한 경계의 부스 형태로 공연들이 시간의 분배에 따라 온/오프되는 것으로 변화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한 마디로 비워진 공간이 도시 질서의 해방 출구를 체현하는 안산 국제거리극축제를, 오랜만에 찾았을 때 느낀 것은 한 마디로 별로 볼 것이 없다는 것. 장소 특정적인 무대로의 전환에 드는 비용은, 몰입의 관객 대신, 평범한 공공 설치물들과 함께 ‘셀카’ 찍는 시민의 관광객들로 수렴되었고, 그것이 붙잡아둘 수 없는 시간의 공연 대신,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의 기념 장소들을 구축하는 것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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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5] <멈출 수 있는 미래의 환영>, 적나라한 파국에서 시야각 바깥으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5. 5. 8. 17:14
@ 차지량 119 구조대 공간에 들어서 본 건 ‘여기’가 아닌 ‘저기’, 곧 한강 위 오리 배에 탄 난민들이었다. 미래에서 온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는 협상의 자리에서, 그것과 거리를 좁힐 수 없이, 멀리서 중계되는, 매우 미소하게나마 시차를 허용하는 지연을 거쳐 그것과 마주하는 것이다. 구조 보트를 구동시킬 때 흔들림을 경험하고 전체적으로 땅에 뿌리박지 않은 공간에서 관객은 응시 대신 기다림과 지루함을 겪는, 일시적인 폐쇄 공동체의 운명을 띠게 된다. 이러한 답답하고 어두운 공간은 결국 차지량 작가가 미래로 전이한 현실의 알레고리를 실제적으로 체현하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난민 협상의 타결을 보기보다, 이 화면이 언제 끝날지가 기다림의 끝으로, 그 생명력은 곧 보이지 않는 미디어의 암묵적 권력에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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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5] <필드워크 : 오피스>, '가상 현존의 전략들'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5. 5. 8. 16:58
ⓒHeine Avdal 장소 특정적인 퍼포먼스로 지시된, 공연은 입국 수속 서류를 작성하듯 자신의 정보를 써내어 일종의 통과 의례를 거치며 임시적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한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근무하는 축제 스태프 사이에서 이곳을 찍은 주변 광경들을 통한 재현된 내비게이션으로 현재 위치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공연을 관통하는 애니메이션은 지시하는, 현장의 오브제들을 반쯤 덮어 그것의 윤곽으로써 그 사물의 반절을 완성한다. 구성된 현실을 지시하는 에이 포 용지의 불투명한 표식들은 앞서 가는 퍼포머의 흔적으로 들어오는 셈으로, 아날로그이자 재현된 사물의 일부 스케치는 현실을 증강한다고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생기를 띤animated 것’이라면, 동시에 ‘연속성’을 띤 생명체animal라면 이러한 사물-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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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리뷰REVIEW/Dance 2015. 4. 14. 13:52
언어-움직임-이미지의 균열적 총체▲ 국립현대무용단 끝-레지던시 공연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짏어’는 ‘싫어’와 ‘질어’(‘짊어’/‘집어’……) 등의 무수한 유사 기표의 착시를 ‘짊어’진다. 이것은 그 어떤 확정/이해 가능한, 단어를 거부(‘싫어’)하며 그것을 포섭한다. 독립적인 단어의 쓰임을 이탈하는 초과된 단어의 전시는 말을, 침묵을 대신한다. 말의 침묵은 침묵으로서 말하기가 된다. 무대의 현존은 그러나 그 앙다문 그러나 비죽 나온 두꺼운 입술에, 그 입술이 지니는 묘한 웃음의 흔적으로 수렴된다. 곧 눈과 입의 다른 층위에서 이 작품은 어쩌면 전적으로 쓰이고 있다. 곧 보는 것과 말하는 것의 간극이 이 작품을 추동한다. 이 기묘한 마스크의 무용수, 최민선이 갖는 침묵의 말은, 각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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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5 프리뷰] 상호 참조적 코멘트PREVIEW/Festival 2015. 3. 25. 16:09
9회째를 맞는 페스티벌 봄이 오는 27일(금)부터 4월 19일(일)까지 열린다. 12개국(노르웨이/독일/말레이시아/불가리아/세르비아/영국/인도네시아/일본/프랑스/필리핀/한국/호주) 50여 명의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총 30개의 작품이 서교예술실험센터, 문래예술공장, 인디아트홀 공,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등을 찾는다. 올해 페스티벌 봄의 주제는 ‘상호참조(Cross-Reference, 相互參照)’로, 작가-작품-관객을 레퍼런스로 삼는다. 이는 SNS와 같은 파급력을 지닌 매체 특성에 기인한 작품의 맥락이 재-발현, 재 포맷되는 현상에 상응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곧 이를 통해 작품의 맥락이 확장되거나 변형되는 과정까지를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상정한다. 이승효 페스티벌 감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