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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나으 시대에 고함>, 무위의 스펙터클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4. 7. 17. 16:29
‘고(告)함’과 ‘고함(高喊)’ 사이에서. 으레 그 제목인 '25시-나으 시대에 고함'에서, ‘고함’은 단순히 어떤 사실을 알린다는 의미에서의 고(告)하다의 명사형이겠지만, ‘크게 소리치다’라는 의미에서의 고함(高喊) 내지는 ‘북을 치다’(鼓)라는 의미가 더해진 소리침으로 풀이 가능하다. 아니 어쩌면 그 후자의 의미가 더 적합한지도 모르겠다. 이는 구체적으로는 나의 시대에 알릴 무엇(message)이 있다는 식으로, 제목의 ‘에’를 ‘앞말이 어떤 움직임이나 작용이 미치는 대상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로 상정할 때의 전자의 해석과 나의 시대의 고함(들)이라는 그 행위(의 성격)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나의 시대로부터의 크게 소리침의 ‘고함’이라는 ‘에’가 ‘앞말이 시간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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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호 <유도>: '구상되는 이미지, 편집되는 순간의 파노라마'REVIEW/Dance 2014. 6. 4. 02:46
▲ 박순호의 [사진 제공=LIG아트홀] (이하 상동) 박순호의 는 유도를 재현한다기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도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데 더 가깝다. 이는 그 이미지의 (머릿속) 맺힘이자 어떤 구상이다. 손을 앞으로 뻗고 메치기 직전 내지는 매침을 하기 전의 포즈는 정적과 맞물려 있다. 이것이 어디서 시작되고 또 순식간에 끝이 날지 모른다. 그 긴장의 무한한 연장은 곧 정적을 지정한다. 곧 이 시작의 지점을 모르기에 그 급작스러움(의 끝)은 긴 여운으로 빚어진다. 어떤 파동으로 물결친다. 그런데 이 여러 군상의 매치거나 매침을 당하는 어떤 두 가지 패턴적 전형의 존재들을 체현하는, 개성 없는 존재자들은 무대를 마치 유령처럼 떠돈다. 그리고 그 손이 어느 순간 거대한 힘의 촉수가 되어 타인의 몸 전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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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DODOMOOV DANCE THEATER 이준욱, <No Response> '관계의 어떤 경계'REVIEW/Dance 2014. 6. 4. 02:34
▲ DODOMOOV DANCE THEATER 이준욱, [사진 제공=모다페] 몸을 사시나무 떨듯 가눌 수 없는 몸짓 언어를 가진 단독자(존재)와 그것과 유리되는 수많은 어둠의 빛 속에 존재자들이 있다. 이는 한 명의 여린 여자의 내면과 그 바깥에서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 사회에 있는 타자들의 환상물이 나타나는 형국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님 그녀 이들을 무의식의 존재화되지 않은 무의식의 잉여 구문의 형상들로 봐야 하는 것일까. 한편 이 떨림의 주체는 말을 할 수 없다. 명확히 분절되는 언어의 성격을 구현할 수 없으며 단지 몸짓과 표정 등 온 몸으로 감각되길 요구하는 비언어적 언어만을 구사하는 것이다. 입을 벌린다는 것은 말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 정도의 충격과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는 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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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황수현, <소설화하는 몸> '순간의 클로즈업'REVIEW/Dance 2014. 6. 4. 02:27
▲ 황수현 © 옥상훈 세 사람은 처음 “인”, “아웃”의 지정에 따라 스톱모션처럼 장면들을 분절하고 그 장면을 이루는 몸짓들을 분절한다. 전자가 일화적 기억상에서 재현의 단위를 이루는 일종의 서사를 이루는 영상이라면 후자는 그 영상을 더 분절한 아니 포착한 사진들의 환유물이 된다. 이 분절된 영상·이미지는 프레임들의 축적과 변환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 분절되어 현실을 이화시켜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톱모션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인”하면 멈추고 “아웃”하면 시작한다. “아웃”에서는 달라진 장면이자 그 멈춤을 예비하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인”에서는 그 장면이 멈춘 채 마치 1초 단위를 미세하게 쪼갠 전체 몸이 움직이지 않고 팔을 조금씩 꺾어 내려가는 등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는 ‘순간(시간)의 클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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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블루 댄스 씨어터 김혜정, <The Song> '노래의 감상을 재현하다'REVIEW/Dance 2014. 6. 4. 02:23
▲ 블루 댄스 씨어터 김혜정, [사진제공=모다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들로 이어진, 이 무대는 그 노래가 갖는 다양한 감정의 양상을 선취하고자 한다. 이는 그 노래 자체를 체현하기보다 그 노래가 갖는 감응을 제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 노래의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되 그것에 다가서지는 못하게 된다. 피아프의 노래는 그 가사를 설사 다 이해하더라도 그 이전에 이미 그녀가 온몸으로 자신의 인생을 담아내며 부르는 목소리라는 점에서, 일종의 그녀 신체가 투영되는 환유이자 인생의 고귀한 에센스가 담긴 은유라는 기호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노래가 감응되는 것이다. 이 목소리는 철저히 신체적·물질적인 것이며 거기서 발생하는 (듣는 이의) 감정은 그에 뒤따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움직임은 감정, 그 중에서도 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