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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구성되는 연극, 발생하는 행위REVIEW/Theater 2015. 2. 13. 16:13
▲ 연극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이하 상동) 다섯 개의 장/막/연극으로 이뤄져 있는 연극(들)을 통해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적극)은 연극 자체를 따로 또 같이 말하고 있다고 보인다. 첫 번째 연극()은 양 한 마리를 세며-정확히는 타자打字를 치고- 화면에서 하나씩 증가되는 수열로서, 숫자의 증가로 수식되는 양으로 지정됨을 관객은 인식하게 된다. ‘숫자+양’ 이후 무대의 구멍에서 양으로 분장한, 양의 역할을 맡은 배우가 나타난다. 제목을 따른다면, 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의 꿈속에서 양을 세는 가운데, 각기 다른 기괴한 양이 나타나는 형국이다. 표면적으로 이러한 시놉시스(타자)와 나타남의 시차적인 합치는, 재활용 물품들과 절합된-곧 분장이라기보다 덧붙이고 껴안고 들고 하는 식으로 일시적이고 분절적인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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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디스토피아>, 단순한 부정에의 열망인가REVIEW/Theater 2015. 2. 13. 15:33
▲ 디스 디스토피아_사진 김도웅 [사진 제공=컬처버스](이하 상동) 디스 디스토피아(This distopia)는 부정적인 장소, 디스토피아를 지시한다. 이것은 디스토피아라는 프레임은 무대를 구획한다. 곧 디스토피아라는 세계에 침잠·전염되기보다 이러한 디스토피아를 인지하는 주체로서 극을 바라보게 된다. 한편 ‘디스-디스’라는 발음/표기가 반복됨은 일종의 언어유희로 이해·인지 가능하며, 두 개의 ‘디스’가 자리바꿈을 하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다. ‘this distopia’는 ‘dis-this-topia’로 볼 수 있고, 그에 따르면 이 부정적인 장소는 부정적인 이 장소로 전치되며, 전자가 저기의 부정적인 장소를 바라보는 이곳의 시선이라면, 후자는 여기 장소 자체를 부정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디스토피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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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춤의 전형적인 재구성과 아카이브에의 열망REVIEW/Dance 2015. 1. 5. 14:25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는 춤을 보는 것에서 춤의 말을 듣는 것으로 춤의 위치 전환을 감행한다. 그러나 렉처 퍼포먼스의 형식을 차용한 이 작품이 제목에서 가리키는, 이 위치 전환은 추상적이고 비언어적 춤에 대한 구체적이고 언어적인 해설/해석의 차원이 더해지는 것만을 이야기하진 않는데, 말하는 주체를 춤에 관련된 누군가가 아닌, 춤 그 자체로 본질적이고 환원적인 차원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곧 ‘춤을 말하다’의 메타 차원이 아닌, 곧 말 자체의 자율성을 가져가기보다, ‘춤이 말하다’라는 그 춤 자체의 신비주의 강령을 온전히 해체/재구성하기보다 춤 그것의 본질에 다시 사로잡힐 공산이 큰 것이다. 여섯 명의 춤꾼/무용가들은 한국무용계를 대표할 만한 다양한 분야에 속한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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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개인전 <춤 그녀 미치다>: 정면을 마주하며, 감각을 의식하기REVIEW/Dance 2015. 1. 5. 14:13
▲ 차진엽 개인전 ⓒKIMWOLF (이하 상동) 한국 춤계에서의 인지도나 나이 측면에서나 여러모로 어떤 현재적 지표가 될 만한 점에서, 그리고 독자적인 안무가-무용수로서의 입지를 시험·시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차진엽의 공연은 춤계에서 무엇보다 이목이 집중됐다고 보인다. 5시 평일(수요일) 공연에서도 관객석은 80퍼센트 이상 찼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명확했고 단단했다. 여러 아이디어와 무대의 짜임을 시험했고, 하나의 춤의 결로 소급되는 움직임을 구축하려 했고, 내용/서사 면에서도 완결성을 갖추려 했다. 시간도 길지 않았고, 각 신들은 모두 정확한 이유를 갖고, 명확하게 감각되는 움직임들로 짜였다. 또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자기 목소리로써-처음 인사말부터- 기입하는 연출은 개인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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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훈무용단 <씨저테일 서전트>: 파열과 기울기의 연쇄적 안무REVIEW/Dance 2014. 12. 31. 11:36
▲ 박나훈무용단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하 상동) ‘드르륵’의 더딘 가격과 일시적인 파열, 곧 시선을 무력화하는 일시적 멈춤과 굼뜬 움직임을 체현하는 규칙적인 박자가 형성하는 리듬과 그것을 빠르게 재생하며 입체적으로 뿌리고 펼치는 ‘드르륵’ 갈리는 소리의 이어짐, 가령 움직임들의 교차와 반복을 지속케 하는 사운드들이 생생하게 의식을 조인다. 이 우화 같은 반복에의 강박적 리듬은 작품 전체의 리듬의 규격이 되는데, 이 작품이 경사진 탄력적 4면의 정사각형 판에 올라탄 존재자들이 일종의 머릿속을 유영하는 식의 알레고리를 형성하는 부분과도 관계를 맺는다. 이 사각형의 경계에서 잔디를 만지며 이 땅을 하나의 세계로 구성하는 시선, 동시에 그 세계에 파묻히는 시선을 그 사각형의 세계/잔디밭에 세 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