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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황수현, <소설화하는 몸> '순간의 클로즈업'REVIEW/Dance 2014. 6. 4. 02:27
▲ 황수현 © 옥상훈 세 사람은 처음 “인”, “아웃”의 지정에 따라 스톱모션처럼 장면들을 분절하고 그 장면을 이루는 몸짓들을 분절한다. 전자가 일화적 기억상에서 재현의 단위를 이루는 일종의 서사를 이루는 영상이라면 후자는 그 영상을 더 분절한 아니 포착한 사진들의 환유물이 된다. 이 분절된 영상·이미지는 프레임들의 축적과 변환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 분절되어 현실을 이화시켜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톱모션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인”하면 멈추고 “아웃”하면 시작한다. “아웃”에서는 달라진 장면이자 그 멈춤을 예비하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인”에서는 그 장면이 멈춘 채 마치 1초 단위를 미세하게 쪼갠 전체 몸이 움직이지 않고 팔을 조금씩 꺾어 내려가는 등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는 ‘순간(시간)의 클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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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블루 댄스 씨어터 김혜정, <The Song> '노래의 감상을 재현하다'REVIEW/Dance 2014. 6. 4. 02:23
▲ 블루 댄스 씨어터 김혜정, [사진제공=모다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들로 이어진, 이 무대는 그 노래가 갖는 다양한 감정의 양상을 선취하고자 한다. 이는 그 노래 자체를 체현하기보다 그 노래가 갖는 감응을 제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 노래의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되 그것에 다가서지는 못하게 된다. 피아프의 노래는 그 가사를 설사 다 이해하더라도 그 이전에 이미 그녀가 온몸으로 자신의 인생을 담아내며 부르는 목소리라는 점에서, 일종의 그녀 신체가 투영되는 환유이자 인생의 고귀한 에센스가 담긴 은유라는 기호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노래가 감응되는 것이다. 이 목소리는 철저히 신체적·물질적인 것이며 거기서 발생하는 (듣는 이의) 감정은 그에 뒤따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움직임은 감정, 그 중에서도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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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김건중/하이디 비어탈러(하토 프로젝트), <Swift Shift>REVIEW/Dance 2014. 6. 4. 02:20
예전에 올랐던(이미 봤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시간이 조금 더 짧아진 듯한 느낌이다. 땅에 붙어 순간적으로 몸을 틀거나 해서 오브제적인 구문이 되거나 무대 곳곳을 오가며 자신의 내밀한 기억들을 가능케 하며 그것이 확장된 공간에서 어떤 기억을 체현하는 신체 자체가 되어 기억-신체로 배치되어 가는 광경이 매우 실제적이면서 홀연하게 느껴지는 바가 있다. 막은 관객의 타인을 보는 관음증적 위치로 재배치하는 한편 우리 자신의 눈이기도 하다. 이 막이 닫히며 영상에서 구십도 회전한 이미지의 카메라로 벽 내지 바닥에 기댄 그의 움직임을 비추고 움직임은 착시적으로 변용되어 감각된다. 공간을 절취하는 카메라의 감각과 회전한 방향의 달라진 결과의 현시에 맞춰 몸의 움직임도 사전에 구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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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지경민/임진호, <불시착> '고블린 특유의 몸짓에 풍자를 더하다'REVIEW/Dance 2014. 6. 4. 02:17
▲ 지경민/임진호, [사진제공=모다페] 주체할 수 없는 몸의 떨림으로서의 두 벌거벗은 몸이 무대에 던져지는데, 이들의 움직임은 중심이 없는 해체되는 몸과 같다. ‘고블린’(Goblin Party)이라는 이들의 이름처럼 이는 도깨비를 나타내고자 한 것인가. 둘은 덜덜 떨다 둘이 덕석 서로를 껴안을 때 그 떨림은 멈춘다. 곧 서로에 대한 전적인 의지만이 이 외부적인 현상의 동력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듯. 이 두 사람의 감응적 연대는 몸의 부분들을 포개 부풀어진 변형된 하나의 몸으로 둔탁하게 몸을 내려놓으며 전개해 가는 조형적 이미지의 양상을 만드는 것으로 전환되고, 또 수류탄을 무대 뒤 문을 열고 던지고 터짐의 충격까지 재현하는 등의 부산스럽게 무대를 누비며 현실의 파편적 재현의 구문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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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코타 키하라(Kota Kihara), <foot, foot step sound and step> '어둠이 스민 신체'REVIEW/Dance 2014. 6. 4. 02:08
▲ 코타 키하라(Kota Kihara), ©Kazuyuki Matsumoto 날벌레의 울음의 사운드와 으슥한 조명은 도시가 아닌 어느 시골, 숲과 가까운 자연 어느 곳을 환유케 한다. 어둠은 희미하고 그렇게 어둠으로서의 빛에서 어슴푸레하게 존재의 형상이 내비치며 시작되는데 움직임은 그 형상보다 형체로 또 소리화된 감각으로 더 드러난다. 반복된 쿵쿵거림과 이동, 구르기 등은 이 자연 안에서 홀로 내는, 홀로 있음을 드러내는 희미한 인광 그 자체다. 일종의 빛, 어둠이라는 공간에 뒤섞인 빛-형체로 등장해 그 안에 머무는 하나의 광경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곧 이 공간을 환유하며 신체는 그 일부, 그리고 독특하게 현시되며 자신의 환경 그 자체를 감각적으로 재배치하려는 어떤 시도들의 전개 양상으로서 드러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