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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잉여>, 떠도는 시대-이미지/이야기에의 어떤 근접/간접의 시선REVIEW/Visual arts 2014. 12. 9. 09:27
‘청춘과 잉여’라는 제목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세대-주체적 이름의 이상 담론과 취업의 어려움이 동반된, 견고하고 안정적인 삶의 지반을 획득하기 힘든 비주체를 각각 가리키는, 동 세대에 대한 명암이며, 대립하기보다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는 두 다른 좌표로 보인다. 곧 이 두 이름은 동시대적-세대적 유행하는 이름이며 그렇게 동시대를 호출/호명하는 전시로 느껴질 소지가 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청춘’은 90년대 국내 호황을 맞던, 곧 밝은 시대가 펼쳐짐을 앞둔 희망 어린 청춘의 시기의 한 자화상과 2000년대 IMF사태를 비롯해, 세계 금융 위기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령 겹치는 시기에서 장기하의 한 노래 중 ‘방바닥에 뒹굴다 못해 방바닥과 내가 물아일체된’ 잉여적 청춘의 단절적 계보 양상을 절합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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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 라디오, 청취의 이미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4. 12. 9. 09:03
프로스트 라디오Frost Radio(서리 라디오)는 특정 장소에서의 특정 주파수를 라디오로 듣는 관객-퍼포머의 체험으로 완성되는 일종의 장소 특정적 듣기라 할 수 있다. 라디오는 특정(가청) 주파수(영역)에서만 가능한데, 전파 송신의 역량에 따라 그 장소는 무한해질 수 있겠지만, 전파의 이름의 근접과 함께 그 전파가 닿아야 하는 실제적 거리에 대한 감각이 우선하는 특성으로 인해 여전히 장소 특정적이며, 동시에 장소의 연장적이며 동시(다발)적인 특성을 띤다. 현장에 당도했을 때 주파수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건물에 걸려 나오다 말다 그랬는데, 그 정도로 전파가 약했고, 다리 밑에 내려왔을 때 전파(소리)의 끊김(간섭) 현상은 없었다. 그리고 마주한 광경은, 평화롭게 마치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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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미·허성임 <튜닝>: 연대의 틈 그리고 바깥의 언어들REVIEW/Dance 2014. 12. 9. 08:49
▲ 장수미·허성임 [사진 제공=LIG문화재단](이하 상동) 장수미·허성임의 지난 작품, 필리아(philia), 곧 우정을 통해 타국에서 두 무용가의 따로 또 같이 하는 활동들에서 나오는 느슨한-지속적 연대와 그 공연들에 감응을 시험·실험하던 전작의 현장을 이어, 둘의 만남에서 이번 작품은 그들의 어떤 좌표를 그 역사에 또 그들 몸에 ‘새김’하는가. 아님 기실 전적으로 다른 실험인가 또는 유사한 어떤 짧은 호흡으로 그것과 가깝게 위치하는가. 텅 빈 무대에 전자-기타 한 대는 연주에 대한 기대-상상을 가능케 한다면 한다. 그 기타를 손 대고 연주하며 소리 울림의 무대를 만드는 대신, 그들은 그 바닥에서 단지 그 파장이 소리로 치환되는, 사운드 역학 장에서 감응돼 버리거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구성하는 위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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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이민경 <운동장>, 극장 발생의 기각, 그리고 극장의 계몽REVIEW/Dance 2014. 12. 5. 00:12
움직임에서 움직임 바깥으로 ▲ [홍은]입주예술가창작발표-모모한 예술 [출처=운동장 페이스북] 우선 ‘운동장’이라는 움직임/시간의 실제적 은유의 (작품에 대한 콘셉트에 나오는) 제목-일상으로의 확장이라는, 너른 극장 발생 내지는 춤의 너른 범주, 곧 일상적 현재성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은 멈춤의 태(怠)만한 업(業)무의 선언(드러냄)과 연대에의 감응의 빈 터전을 만드는 것으로 변용됐음에서 이 공연에 대한 설명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곧 은 달림의 순환적 반복(-강박)의 형벌을 기꺼이 자기 동력으로 껴안는(이 공연에 참여하는 자신들에 대한 성토와 공감의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동력과 속도로부터의 거리 두기의 측면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상적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구조주의적이자 이데올로기적인 부정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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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 <기로극>, ‘텍스트를 직조하는 구성·편집의 교묘한 방식’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4. 11. 30. 01:00
시뮬레이션 ▲ 윤자영 (사진 제공=계원예대 현대예술과 퍼포먼스과), 이하 상동 기로극에서 ‘기로(棄老)’는 노인을 산속에 내다버리는 기로전설에서 따온 것이다(곧 예순 살과 일흔 살을 이르는 각각 기(耆)와 로(老)로 이뤄진 노인 세대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단어 기로(耆老)에 극을 더한 개념이 아니다. 한편 노인 유기를 다룬 이 극은 아들이 부모를 유기하다 종국에 그것을 포기하는 유명한 일화의 차용에 이르면, 인생의 기로(岐路)에 선 주체의 판단·선택의 측면에서 또 다른 기로의 의미도 함축하는 것으로도 읽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하얀 스크린의 빨간 동그라미 앞에 세 명의 퍼포머가 섬으로써 독자적인 개체 단위로 구성됨을, 또는 디자인적 기호로 표상·전치됨을 보여주는 극은 아마도 세 가족 이상을 리서치한-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