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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디그레고리오 <잔디 자장가>: '실시간화되는 신체-사운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8. 16. 02:35
▲ [탁월한 협업자들]전 포스터 [제공=일민미술관] 프레임 뒤 각종 믹싱 사운드 장치, 오르간처럼 울리는 작은 건반과 수많은 볼륨의 좌우 컨트롤 버튼으로 조정해 전자-사운드와 보컬-악기의 1차 음원을 2차 피드백으로 확장·변전하며 풍성한 사운드 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는 정방형 큐브의 방음된 공간에 관객은 유폐된 채 은은한 빛에 둘러싸인 ‘부족적 의식’을 치르는 데이비드 디그레고리오(David DiGregorio)의 경건하고도 우스꽝스러운 행위를 보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레코딩의 실시간화 그 자체이기도 하고 리허설을 실제로 옮기는 과정에서 특유의 능수능란한 이동은 더 빛을 발하기도 한다. 그것이 갖는 신비함은 중간에 작은 스피커 옆 마이크와 마이크에 부착된, 또 옷에 달린 색색의 깃털과 작은 알들로 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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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바이씨클 프러덕션, 연극 <거짓말 게임>: '치유적인 관계 맺기'REVIEW/Theater 2013. 8. 16. 02:19
▲ 블루 바이씨클 프러덕션, 연극 [사진 제공=블루 바이씨클 프러덕션] (이하 상동) 무대는 어둠 속 영화의 섹스의 신음소리만을 취한다. 이는 ‘택수’(김준삼 배우)를 자극하지 못하는데, 이는 그의 신체적인 증상인 단순 발기 불능의 실제적인 문제 외에, 소음으로 흘러가는 미디어의 과잉 정보와 그것의 자극적인 일면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현대인의 모습의 궤를 이루는 가상적인 부분과도 연관이 된다. 남자에게서 성욕은 그대로이되 발기는 일어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은 감각과 생각은 상응하지 않고, 감각은 또한 통제되지 않음을 어느 정도 도식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실제로는 하지 못하되 생각과 입으로는 무한히 자신의 역량을 뽐내는 행동은, 지배와 통제됨, 주체와 대상의 이분법적 의식에 사로잡힌 남자의 정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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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개와 그림자>: '하나의 사건', 뒤따르는 '잉여적인 것들'REVIEW/Dance 2013. 8. 16. 02:00
모나드, 사건, 푼크툼 ▲ 국립현대무용단 공연 사진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칸막이 쳐진 큐브들, 이 모나드들이 이룬 하나의 거대한 프레임이 정면으로 들어온다. 그 속에는 솜이 담긴 것과 담기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상이한 양과 그 형태의 차이를 보인다. 전체의 프레임은 단 2-3초 만에 분해되며 인간의 네거티브 형태를 남긴다. 그리고 이 해체된 인간의 형상을 무대 전체 공간 구획을 만드는 것으로 이전된다. 곧 한 거대한 인간은 다시 수많은 개체의 유폐된 자아의 내면으로 치환된다. 이 칸막이 속 솜이나 간간이 띠는 붉은 실의, 일정하지 않은 양이 규정하는 큐브는 개별적인 것인 동시에 소통되지 않고 자족적이며 따라서 해석되지 않는 무엇을 의미한다. 미니멀리즘적인 이 단순함과 상이함의 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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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시아 온천>: '유토피아에서 죽음으로, 다시 두 삶의 화해적 평면으로'REVIEW/Theater 2013. 8. 16. 01:47
▲ 연극 : [사진 제공=국립극단] (이하 상동) 왁자지껄한, 달뜬 분위기의 현장, 연주가 더해진 과잉-공간으로 시작된다. 위에서부터 내려온 줄은 서낭당을 상정한다. 무대 가의 밴드가 대기하고 있는 ‘열린 방식’으로 연극을 구현하며, 어둠과 빛의 환영적 경계의 표지를 만들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동시에 이 확 열린 무대는 카니발로 쉽게 변화 가능하며 연극이라는 것, 메타적인 연극의 규약을 지시하며, 변전의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가져감을 또한 의미한다. 이 열린 공간은 이제 의미의 숨김과 드러냄의 급작스러움이 없다. 공간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이 ‘총체적 구도’ 아래 말들은 자유스럽고, 발화는 다중의 텍스처가 중첩되고 한국과 일본 배우의 각자의 언어가 하나의 언어인 듯 통합되고 소통된다. 이 섬은 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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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용, '교란된 영화의 감각들' <제 2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REVIEW/Movie 2013. 8. 16. 00:58
▲ 김웅용 작가 스틸 컷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김웅용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무성영화 같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불들은 점점 커지고 도깨비불 곧 ‘가상’은 점점 번져 간다. 시각을 잠식하며 시야를 상정할 수 없는 전체 스크린을 통해 촉각의 경계로 넘어간다. 이어 단편들을 전유하는 목소리는 헐거우며 그 자체로 시대-장르적 특유의 표지로써 단편들 위에 덮이고 이미지와 목소리는 불균질하게 차이를 벌리며 이 ‘확정적 견고한’ 목소리를 우스꽝스럽게 그 권위를 추락시키며 이미지들을 헐겁게 붙잡아둔다. 나아가 이미지들을 탄생시키는 현장의 분위기에 대한 포착을 또한 시차적으로 이 (진지한 것의 그 자체로의 패러디라는) 내용의 균열의 틈에서 발생시킨다. 한편 신들은 파편적이고 단속적인데 무작위적 건너뜀을 통해 유추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