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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16개의 발타리 필름 익스페리먼트(valtari film experiment)에 관한 메모REVIEW/Movie 2013. 8. 21. 13:04
1. varúð by inga birgisdóttir 어떤 자막도 없이 흘러간다. 그저 음악과 시적인 이미지들로 이뤄진 영상뿐이다. 화면 전체를 뒤덮으며 눈이 온다. 점차 밝아져 산과 강이 펼쳐지자, 마치 사운드는 이 세계 자체를 밝히며 오는 듯하다. 곧 음악은 축소되어 배경을 장식하는 대신, 그 배경 자체의 울림으로 온다. 이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내러티브를 보충하는 측면에서 음악이 사용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별한 뮤직비디오, 그리고 음악 자체를 상징하는 영상을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에 의한 것일 것이다. 이어 거대한 절벽들 사이에 한 사람이 손전등을 켰다 껐다 한다. 이 무수한 존재들의 점차적 증가, 그에 결부되는 음악의 상승은, 신비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들은 어디서 왔는가, 도대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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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올드보이즈> 리뷰: 음악이 갖는 판타지, 우스꽝스러운, 그러나 특별한 우리 이야기REVIEW/Movie 2013. 8. 21. 13:00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를 연상시켜 왠지 관심이 가던 영화, 뚜껑을 열어보면 매우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청소년들의 학교 안 일상을 다룬, 청춘물, 초반부터 엉망진창 진흙탕의 교실을 비추는 열렬한 희극. 주인공 왕 샤오슈아이Wang Xiaoshuai(왕 타일리Wang Taili)은 학급의 아리따운 여자애 유 페이페이Yu Peipei의 사진을 두고 마구 자위행위를 하다, 꺼내 든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 뮤직비디오, 이는 다시 그 여자애의 환심을 사는 데 기여하는 반면, 기타를 치며 그녀를 유혹하려던 한 아이 샤오 다바오Xiao Dabao(배우 샤오 양Xiao Yang)는 짝사랑의 긴 '셀 수 없는' 시간들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잭슨의 춤으로 예쁜 아이의 환심을 얻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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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허창열씨 오구굿> 예술과 삶, 삶과 죽음의 만남REVIEW/Movie 2013. 8. 21. 12:50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불혹도 못 채우고, 죽은 허창열 씨의 혼을 불러다 굿을 해서, 그를 춤추게 한 후, 그가 평소 좋아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 보내주고자 한다. 눈 오는 경사진 산등성이에서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모습은 을씨년스럽고도 위태위태해 보이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허창열 씨의 아픔을 함께 할 준비가 된 듯(?) 하다. 그와 함께 했던 후배의 일상적이고 따스했던 정을 되새기는 이야기는 다시 현실로 감각을 넘어오게 하는 반면, "이제 무덤으로 가옵니다."의 은근한 초입의 목소리와 함께 다시 굿으로 나아가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치하게 된다. 오구굿은 "죽은 사람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굿"으로, 경상도와 강원도, 용동 지방에서 세습무 형태로 내려 오고 있다. 세습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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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로 영화의 외연을 넓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REVIEW/Movie 2013. 8. 21. 12:45
'음악영화'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보면, 영화를 수식하는 음악이 붙기에, 음악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영화는 음악을 활용하며, 음악적 완성도에 많은 공을 들인 경우에는 따로 ost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음악영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홈페이지에는 그러한 답이 따로 주어져 있지는 않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자, 또 영화제를 한번 체험코자 제천을 찾았다. 영화, 삶이 된 음악을 비추다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불혹도 못 채우고, 죽은 허창열 씨의 혼을 불러다 굿을 해서, 그를 춤추게 한 후, 그가 평소 좋아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 보내주고자”한다. 허창열 씨의 동료와 친구들의 소박한 꿈은 제법 큰 규모의 굿으로 이어졌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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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실험 작품들', 김구림 작가의 독자적인 세계 속으로 <김구림 초대전>PREVIEW/Visual arts 2013. 8. 18. 06:09
▲ (: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작품을 이룬다), 7/15(월)일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당시 촬영 (이하 상동) 정말 다양한 작품들로 이뤄졌다. 회화는 물론 설치미술·퍼포먼스·필름까지 다룬 작가의 작업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한편 개념적인 측면을 담고 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커다란 설치미술들이 ‘시원하게’ 자리하고 있다. 말 그대로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 중 하나인 얼음이 녹는 1970년 작업이 다시 제작된 가 있다. 1964년 발표한 은 검은 비닐로 감싼 나무 패널에 불을 붙이고 어느 시점이 지난 후 담요로 덮어 불을 끈 뒤 완성되는 작품으로 행위가 작품에 결부되어 있다. 전시 구성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음향적인 측면인데 를 비롯하여 슬라이드 넘기는 소리가 전시장의 주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