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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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레슬링 시즌> 리뷰 : '연극의 현실 개입을 이야기하다.'REVIEW/Theater 2012. 5. 30. 09:02
"~넌 나를 몰라" : 너로부터 나를 향해 긋는 선분 ▲ 29일 오후 3시경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이하 상동) 레슬링 군단의 역동적인 훈련 현장은 군무의 제스처를 취한다. 동물적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듯한 훈련 현장에 가득한 무대의 에너지는 화두의 물음을 하나씩 자기에게 소급되는 형태로 던지며 그 에너지의 부풀어 있는 장에 공백을 기입한다. 이 단단한 추동력에 스쳐가는 사유는 "넌 나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나를 몰라"라는 자기 정체성을 내재화하는 주체의 과정을 표상함으로 이어진다. 나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사실 이 경계는 나를 모른다는 너로 인해 작동한다. 이는 나도 모를 선분을 나에게 긋는 것이기도 하다. 삶과 경기의 혼재된 규칙 경기장 안에 자리하는 이들 곁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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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시스템 카스타피오르(Systeme Castafiore), <Stand Alone Zone> 리뷰 : '가상의 실재화가 주는 심미적 감각들'카테고리 없음 2012. 5. 29. 08:52
'다른 세계' ▲ 시스템 카스타피오르(Systeme Castafiore), ⓒKarl Biscuit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2813년 가을, 오프닝 타이틀은 어둠에서 무대를 선행하며 영화적 장치로 작용한다. 무대는 비약으로 자연과 현실의 확장으로 드러난다. 이 환영의 세계 속에 날개 달린 다른 존재는 받침대 위에 올라가 있음을 통해 그 세계와는 다른 공간감을 제공한다. 구름 속의 도시, 환영의 그림자를 남기며 조합되어 이 세계를 초월하며 잉여로 자리하는 무대 위 존재들의 움직임은 이 공간의 무한한 대기에 공간을 벌리는 움직임으로 환영을 극대화하여 가시화한다. 이들의 '언어'는 마이크를 통과하는 특이한 목소리이자 독특한 리듬을 가진 재잘거리는 외계어로 말과 움직임을 교차하며 소극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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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스파크 플레이스#2 리뷰 : 박미선‧김광민‧설륜성‧성한철‧한범희카테고리 없음 2012. 5. 29. 08:00
박미선 , 음악과 결부되는 춤의 무늬 ▲ 의 박미선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 말발굽처럼 들려오는 소리, 팔꿈치와 손바닥 등을 활용한 탁자 위에서의 마찰을 통해 강력한 소리가 되는 과정에서 음악은 구성되지만 그 음악 외피로 무대의 어둠에 이어지는 몸의 자국들이 선연하다. 군악대의 폭력적이고 단순한 군무로 소급되기보다 몸이 판에 새기는 무늬들을 그 진동을 가만히 들어보는 것에 가깝다는 점에서 춤이 구성되는 것이다. 반면 이 소리에 막상 춤이 새겨지고 나면 몸은 그 강렬함에 훨씬 못 미친다. 이 소리가 체현되는 과정이 이들의 격렬한 관계 맺음의 주고받음의 치열한 각축장이 벌어지는 과정인데 큰 파급력은 없다. 이 각자는 오히려 하나의 멈춤의 포즈를 전제하고 나아갈 수 없는 부딪침과 단절을 또 의미하며 현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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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 수잔델랄센터(Suzanne Dellal Centre), ‘소극적 양상의 가상을 입다.’카테고리 없음 2012. 5. 29. 08:00
: 군중의 중심을 형성하는 것의 은유 ▲ 수잔델랄센터(Suzanne Dellal Centre) , ⓒGadi Dagon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실재적인 사운드의 매질이 전해지며 가벼운 움직임이 긴장감을 돋우며 퍼지고 여섯 명은 공기를 바깥으로 퍼뜨리며 흩어졌고 개별자만이 춤을 생경하게 그 안에서 시선에 의해 대상화됨을 외면하며 춘다. 이 가벼움은 무거움의 음악적 힘을 의기양양한 미소로 전유한다. 음악은 국가 행사에 쓰이는 그런 음악으로, 각자 다른 현대의 보통 사람을 상정하는 개체 둘은 의상을 통한 차이로 나타나고 이 영광스러운 음악을 유희적으로 전유하며 마치 꼭두각시 같은 몸짓들로 자리한다. 이 유희적 몸짓이 군무의 정확한 일치의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 수잔델랄센터(Suzanne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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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스파크 플레이스#1 리뷰 : 김아름‧김광민‧설륜성‧성한철‧한범희카테고리 없음 2012. 5. 28. 10:00
김아름 : ‘실재와 환영의 전도되는 순간’▲ 김아름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이 지루함의 대기의 숨의 실재에서 음악에서 작은 분절만을 몸의 리듬으로 삼으며 쌓아가고 반복하는 움직임은 이 음악에 대한 동화이며 또한 백색소음으로 무화되는 파편들의 원동력에 그저 부응할 뿐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옷 벗기라는 허무함의 간극은 실체에 대한 물음의 전제에서 시작된다. 역할 벗기의 변신은 거기에 남은 자국, 옷의 그림자가 된 하나의 자국이다. 그의 재현으로서 원본과 모사의 지위를 다루며 정체성 찾기보다 실체 없는 허무함을 곁으로 밀린 존재들과 옷 벗기의 대체 작용을 통해 드러낸다.김광민 : ‘지속과 멈춤의 순간에서’▲ 김광민 안무가 [사진 제공=모다페]둘은 일치된 춤과 서로를 향한 지향의 신호를 보내며 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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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ia Daniel Abreu) <ANIMAL> 리뷰 : '비-인간의 잠재화된 움직임의 추구'카테고리 없음 2012. 5. 28. 09:30
▲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ia Daniel Abreu) ⓒAlberto Bañares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매우 느린 속도의 몸과 이를 감싼 무대는 하나의 설치 작품 같다. 전체를 움직임으로 변형시키는 건 조심스러운 몸의 움직임인데 검은 돌, 부풀어진 회색 종이들이 조명의 변화를 받아 변형되는 환영의 세계 속 인간은 비-인간에 가깝다. 어떤 자국을 이 대기 속에 섞는 것, 뚜렷한 자취로 선분을 긋는 대신 공간 자체가 되는 몸짓들, 이는 시각 대신 촉각으로 전이를 이룬다. 남자에 매달린 여자는 이 환경에 오롯하게 부착되어 있는 모습이다. 움직임을 분출함은 단순한 동일성의 군무 아닌 어떤 하나의 세계에 접착되는, 그것과 떼어지지 않는 속성을 가리킨다. 이들은 하나의 몸으로서 본능적인 움직임의 기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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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라 바라카 컴퍼니' : '힙합의 구문과 절합되는 두 다른 양상의 음악과 무대'카테고리 없음 2012. 5. 28. 09:00
도시에 출현하는 볼레로 (음악: 모리스 라벨,' Bolero') ▲ 라 바라카 컴퍼니(La Baraka Companie) 공연 장면 ⓒLaurent Aït Benalla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도시의 시끄러운 환경과 축제적인 흥겨움이 뒤섞임, 그리고 볼레로 음악의 끝이 없는 끝없는 시작, 이들의 춤은 어찌할 수 없는 극한의 무엇으로 자신을 꿈틀거림과 활력적인 몸짓, 관객에게서 시선을 잃지 않는 가운데 어렴풋하게 들린 볼레로 음악에 다가올 움직임에 대한 예비적 기다림과 간극의 불안정함을 품고 잠재해 있다. 이 몸은 어떤 명확한 선과 그것이 갖는 환영, 분절되는 움직임이 만드는 환영, 곧 나를 제어할 수 없는 더 큰 힘의 벌림과 하나의 상에 머무르지 않는 힘의 선분으로 환영과 실재의 시차를 몸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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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김보람‧조주현 음악과의 합치를 통한 황홀경으로...카테고리 없음 2012. 5. 27. 14:07
김보람 안무 , 종특이성으로 발현된 음악-춤 장들의 흥겨운 엮음 ▲ 김보람 안무 Ambiguous Dance Company 작품 포스터 ⓒ옥상훈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시작은 무대와 객석을 나누지 않음에서 출발하며 공통의 나눌 수 있음을 상정한다. 이어 무대에 올라 나는 여기서 관객의 위치에서부터 무대는 객석을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김보람은 무용수와 무용수 간 나눌 수 없음, 음악과 춤의 나눌 수 없음의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향한다. 춤은 매우 명확하고 즐겁고 또한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정확한 안무의 타점과 순식간에 응축됨, 그리고 단체로 음악에 휩쓸려 감은 속도에 속도를 더한다. 라샤 클래식은 한 명을 위한 세레나데로 변모한다. 그에게 멀어진 그 바깥에서의 춤은 이 음악에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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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M.O.S STUDIO, '신인 안무가들의 표현의 장'카테고리 없음 2012. 5. 27. 13:47
오는 3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에서 펼쳐지는 제 31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2012에서 2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신인 안무가들의 제한 없는 참가를 받아 진행한 M.O.S STUDIO가 열렸다. '신인 안무가들의 표현의 장'은 11개의 공연이 중단 없이 이어져 지루함을 주기도 했지만, 다양한 개성의 안무의 싹을 띄워 가는 안무가들의 신선한 생각들의 표현의 단초를 찾고자 하는 시도에서 유의미한 시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관객들은 자연스레 이러한 전제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개방된 감상 태도를 취했다. (대략적인 감상만을 전할 수밖에는 없을 듯하고, 사진 없이 작품의 간략한 소개가 담긴 브로슈어와 작품을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모다페에서 무용 공연마다의 사진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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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ther> 리뷰 : ‘분절된 현실 속 관계에 대한 긴장과 화해’REVIEW/Dance 2012. 5. 27. 13:15
형제의 신화적 탄생 ▲ 포스터 [제공=공연기획MCT]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공명의 웅혼한 목소리로부터, 달이라는 심상이 더해져 어렴풋한 자취로 각인되며 겹겹의 살결로 섞이는 두 형제는 은밀한 살의 계약을 맺고, 신화적인 뒤섞음으로 반쪽 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세계에 기입한다. 몸부림치는 이 둘의 하나 된 꿈틀거림은 시차를 둔 일반적인 형제의 탄생과는 차이를 내포한다. 움직임은 겹쳐서 나타나고 서로에게 쏠리는 힘에 대한 의존과 불균형의 균형으로서 잡는 움직임의 평형은 이 한 덩어리로 맺어지는 확장과 접힘의 불균질한 실재로 무대를 휘젓는다. 들고 남은 이토록 거칠며 거친 숨과 함께 사건처럼 불연속적으로 연속된다. 나의 반쪽인 너 ▲ 공연 모습 [사진 제공=공연기획MCT] 김남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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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최진한‧오창익‧임민희 : '독특한 분위기로부터의 춤'카테고리 없음 2012. 5. 25. 13:40
최진한 ▲ 최진한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구멍 뚫린 철망에서 마치 그 구멍들을 접촉하며 사운드가 나오는 듯한 음악의 파열을 만드는 가운데 진공 상태의 긴장을 그린다. 물질은 믹싱되는 기계적 처리의 성격이 강하지만 그 매체를 성찰하게 하는 데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어떤 신비함을 주지만 명확한 몸의 성찰은 일시적이다. 불가능을 가능성으로 바꾸려는 이야기와 소리, 연기로 인해 연극으로 바뀌는 순간은 비단 하이힐에 성 정체성의 특이성을 기괴한 이미지로 끌어올리는 처음에서 제시되기보다 음악이 무대에 주어지고 분위기가 서사적 흐름을 만드는 어느 순간을 단절하며 최진한의 표정이 변화되는 데서 비롯된다. 달은 외부적인 것, 환경으로 주어지며 그 빛이 사라지며 최진한은 소통 불가능한 감정을 연기한다. 거문고 소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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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토마 르브뤙 안무 <FranKorean Tale> 리뷰 : '한국‧프랑스 두 문화의 해체적 융합'카테고리 없음 2012. 5. 25. 13:09
토마 르브뤙(Thomas Lebrun) - 한국&프랑스 공동제작 재현의 제스처에 신화의 이야기 덧씌우기 ▲ 토마 르브뤙 ⓒFrédéric Iovino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 토마 르브뤙은 4월초 한국에서의 오디션을 통해 6명의 한국 무용수를 선발하고 한국과 프랑스에서의 리허설을 통하여 모다페 개막 공연을 선보였다.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각 나라의 유명한 동화를 모티브로 활용, 두 문화를 안무로 엮어냈다. 재현의 제스처는 순식간에 질서가 갖춰지는 어색함의 순간, 타악이 지정하는 그 순간에 따르는 것으로, 한국 전통에 부합하는 친숙한(이들에게는 낯선) 그 기호들은 그 자체로 어떤 안무가 될 수 있을까, 컨템퍼러리한 경계를 시험할 수 있을까. 위엄의 기호로서 호랑이가 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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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미나유‧전혁진‧정현진 : '사운드/음악과 춤의 경계에서'카테고리 없음 2012. 5. 25. 12:02
미나유 안무, : 실재에서 파국으로 ▲ 미나유 ⓒ정아트비전[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소파에 앉아서 지하철에 앉은 의자를 표현하는 공연은 일상의 한 순간을 재현하며 무대를 단절하는 대신 이들은 처음부터 일상의 한 순간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파열되는 일상으로부터의 안무가 성립한다. 지하철 소리가 뒤섞이고 마이크를 소파에 강하게 문댐으로써 노이즈와 하울링을 창출하며 이 파열을 가속화한다. 마이크는 대상과의 거리를 해소하려는 욕망의 의지의 왜곡된 표출에 가깝다. 둘이 서로를 보며 공허한 자기 언설이 일상의 단면을 현실의 순간을 안은 무대의 생생함과 이질적인 두께로 바꾸며 나 자신을 향한 물음들을 상대방을 통해 던진다. 춤은 일종의 둘의 내밀함에서 셋의 집합의 팽팽한 긴장의 만듦으로 단절되고 접합된다. 머무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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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최영현‧홍경화‧김선이 : '삶의 경계에서 말하다'카테고리 없음 2012. 5. 25. 11:33
최영현 . : 매체를 통해 실존으로 ▲ 최영현 ⓒ박중원 [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소리에서 몸으로, 다시 삶으로 자기 자신의 소리 듣기, 봉지를 쓰고 어둠 속에서 가파른 호흡을 들이마시는 는 움직이기 위해 움직이지 않기의 몸짓을 만들어 낸다. 봉지를 통해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 봉지와 긴밀한 움직임을 상정한다. 이는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며 절박함에서 꿈틀거림에서 이 초라한 실존을 인식하는 조용히 머물러 있음으로 나아가며 이 과정상의 변화의 돌고 돎이 그의 삶 전체를 은유한다. 자신의 절박함을 듣는 건 봉지를 활용한 실존적인 환경의 은유와 실재적인 매질로의 감각을 동시에 존재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실존으로서 현존은 이 작품의 시작이자 완성이며 하나의 주요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홍경화 : 문을 통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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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명품연극' <못 생긴 남자> 리뷰 : '얼굴이 보여주는 현실의 첨예한 영토'REVIEW/Theater 2012. 5. 23. 12:34
새로운 사용 가치로서 얼굴 ▲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 장면 벤야민의 '전시가치Ausstellungswert'는 사용과 노동의 가치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사용의 영역을 가리킨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이전된 것은 얼굴이다. 단적으로 모델의 얼굴은 내면을 감추고 있지 않고, 오히려 얼굴은 낯 두꺼워 매개되지 않으며 그 자체로 모든 표현을 달성하며 내면과 외면의 전도된 양상을 빚는다. 이는 에서 주인공 레떼의 부인 파니의 얼굴에서 전적으로 드러난다. 또는 쉐필드와 칼만의 상관과 부하 직원과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가 드러내는 얼굴은 이러한 전도된 평면의 가치를 띠는 한편, 배우들의 연기는 이러한 연기와 관련을 맺는 얼굴에 대한 패러디로 소급된다. 가령 지나치게 당당함과 우스꽝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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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 정보경 <고맙습니다> 리뷰 : ‘공명하는 신체의 반향’카테고리 없음 2012. 5. 22. 16:43
타악과 동기화되는 신체 ▲ 정보경 ⓒ김두호《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음악이라는 미학적 고양의 지점과 춤의 활기와 도약의 의지의 다른 지점의 합치는 이 작품의 주요한 전제가 된다. 여기서 관객 간의 간극이 형성하는 수용의 지점 간의 간극이 다시 작품을 말해준다. 움직임은 음악에 따른 두 가지 층위로 크게 나뉜다. 정적인 멈춤과 호흡의 가다듬음 그리고 실재의 매질로서 제시되는 타악기 연주에의 동기화에 춤은 작동한다. 이는 일견 사유로서 의미를 전하는 한편 춤의 잠재적 역량을 가다듬는 숨의 도약 순간을 예비하는 듯 보인다. 처음 무용수들은 뒤돌아서 어둠 속에서 몸을 좌우로 매우 느리게 젓는데, 이는 어둠을 휩쓸고 그 어둠에 몸을 뒤섞으며 어둠에서 공백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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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2》 노정식 <Magickal Eye> 리뷰 : ‘실재의 충격에서 정서적 감응으로’카테고리 없음 2012. 5. 22. 16:24
야금술의 이미지 제작의 시작 ▲ 노정식 ⓒ한용훈《모다페 2012》[사진 제공=원더스페이스] 어둠 속에 찰나적인 나타남에서 시작해 어둠에서 응시하기, 커다란 소음 덩어리의 기계적인 충격 장치의 반복에서 자연에서의 소리가 주는 환경에서의 실존을 앞세우는 모습들, 그리고 음악의 고양으로, 공연은 어떤 중간 단계의 경계들을 지나간다. 이는 번쩍이는 출현과 동시적으로 생성되는 ‘사라짐과 변환’의 시작과 충격으로 이 장면들을 두드리는 ‘야금술의 이미지 제작’의 흐름이 모호함의 충격으로 명확하게 관객을 가격하며 프레임의 재편들의 양상을 끊임없이 가져가는, 침묵하지만 이미 모든 발화의 잠재가 폭발하는 임계의 수준에 이르게 되는 체험을 만드는 전체적인 시작의 시퀀스와는 매우 달라진 양태로 나타난다. 이 시작에 그야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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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헤다 가블러> 리뷰, '껍질 없는 욕망의 파열과 실재'REVIEW/Theater 2012. 5. 21. 17:05
의 현대적 제스처란...▲ 지난 2일 오후 2시경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2막 장면, 배우 이혜영(사진 왼쪽), 브라크 판사 역의 배우 김정호, 헤다의 이혜영의 얼굴은 걱정으로 일순간 심각해졌다가 다시 밝아지며 현실을 점유하는 이중의 기호를 오락가락한다2시간 40분에 육박하는 연극, 에서 헤다의 등장 전은 꽤 지루한 편이다. 용장률을 낮게 잡은 대사들로 조금 더 속도를 올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에서 이 무대 전체가 헤다 가블러에 대한 하나의 환유로 읽힐 수 있는 측면이 농후하다는 점을 들어서도 헤다 가블러 자체에 대한 포커스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 점을 떠나 박정희 연출은 이혜영에게 헤다 가블러로의 역할 수행의 몫을 전적으로 일임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헤다 가블러는 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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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과 춤이 만나다 <디스코버스1.5> 리뷰 : '관객들의 열기와 춤의 접점'REVIEW/Dance 2012. 5. 21. 12:01
▲ 5월 18일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열린 디스코버스1.5에서, 디제잉을 하는 (사진 왼쪽) 이루다, 김주헌지난 18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디스코버스1.5가 열렸다. 디스코버스1.5는 지난 3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첫 번째 디스코버스의 두 번째 무대를 열기 전에 공연과 파티의 접점을 찾고자 시도하는 일종의 보너스 판, 내지 번외편의 성격으로 열렸다. 일렉트로닉 음악 코드를 배경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리스트 한서혜부터, 국립무용단 의 주역 장혜림 외 이루다, 정혜민, 모지민, 이선태, 김수범, 이정인, 김주헌 등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까지 장르를 불문한 현재 활발히 무용계에서 활동하는 9명의 젊은 무용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 5월 18일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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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리뷰 : '죽음의 대기大氣와 삶의 파편들'REVIEW/Theater 2012. 5. 21. 10:20
▲ 포스터 [사진 제공=극단 동]극단 동의 대표 레퍼토리 3작품을 한 자리에...지난 18일부터 오는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두산아트센터와 극단 동이 공동 기획한 에서, (18-23일) (28일-6.2), (6.7-6.12) 세 작품이 연이어 소개된다.극단 동만의 형식, 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으로, 극단 동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작품이다. 극단 동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15명의 인물이 59개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원작을, 1930년 대 일제강점기 간도 시절로 옮겨 유랑민의 생활 모습과 복식을 복원하는 한편, 한국방언학회와 협력을 통해 함경북도 방언을 쓰는 극 중 11명의 배우들의 독특한 언어로 새롭게 무대화한다.죽음의 생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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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리뷰 : ‘신선한 형식에 진솔한 이야기들과 노래들’REVIEW/Music 2012. 5. 17. 02:13
▲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지난 11-12일,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12일 공연을 찾았다. '파티스트릿'은 버스킹 밴드로 길거리 공연에서 경험을 쌓고 다수 페스티벌‧영화제 등에서 초청 공연을 펼치며 홍대 인디 신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연명은 ‘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1부와 2부로 나뉜 공연은 라디오 매체를 전유한 형식이었다. 곧 버스에서 마주친 여자에게서 봄을 느낀 남자 김모모 씨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누군가의 청취 사연을 들려주는 것, 우리를 포함한 이들에게 접수된 누군지 모를, 우리 모두를 포함한 ‘특정한 누군가의 보편적 이야기들’로서 사연들은 각 멤버들의 소개로 노래 사이에 포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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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봉 - 흐린 방> 아르코미술관 2012 대표작가전 : '모호한 것들이 구성하는 세계'PREVIEW/Visual arts 2012. 5. 16. 13:35
▲ 지난 15일 오후 2시경 서울 대학로 소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아르코미술관 2012 대표작가전 《이기봉 - 흐린 방》의 기자간담회에서 이기봉 작가 오는 18일부터 7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재 아르코미술관에서 아르코미술관 2012 대표작가전 《이기봉 - 흐린 방》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 미술관으로는 최초로 여는 이기봉 작가의 개인전으로, 6점의 대형 설치 작품과 3점의 대형 회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 7점이 신작이고, 2점만 지난 작품인데 2작품 역시 이번 전시에 맞춰 개작되어 전시된다. ‘흐린 방’은 불투명한 레이어와 함께 설치작품 자체를 가리키기보다 특별한 감각들이 전해지는 내재적 경험의 장(방)을 상기시킨다. ▲ , 아르코미술관 2012 대표작가전 《이기봉 - 흐린 방》 파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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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드라마 <스프링 어게인> 리뷰 : ‘쨍한 감동의 모녀간의 이야기’REVIEW/Theater 2012. 5. 12. 15:34
이란...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사진 왼쪽)과 박남희 은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무대발견 시리즈로, 사전 워크숍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는 작품이다. 봄날 엄마와 같이 소풍을 나온 미혼모 딸이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묏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둘의 대화로 채워진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불가리밴드가 직접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사진 왼쪽부터 건반에 안진희, 기타에 조인구, 퍼커션에 박진완 은 콘서트 드라마 장르를 표방하는데 실제 딸 역에 배우 정연이 콘서트 무대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다시 콘서트 형식으로 끝을 내는, 콘서트가 드라마를 감싸고 있고 콘서트와 드라마를 오가는 이중의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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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빈:터-Sarachi> 리뷰 : '공백'에서 탄생하는 연극 놀이REVIEW/Theater 2012. 5. 12. 13:55
일상을 떠나는 여행, 빈터가 주는 일상과의 단절, 중반 들어 이 둘이 하얀 천으로 무대를 온통 덮어 버리는 말이 없는 퍼포먼스 이후로 이 무대는 하얀 사막 같다. 여기에 불시착한 두 노부부의 연극 놀이, 사유가 촉발되며 회상이 스스로에 소급되는 시간들을 한정 없이 누림이 이 연극의 전체적인 얼개가 된다. 또한 노란빛 조명이 황혼의 빛을 상정하여 이 둘만의 시간이 이 둘로 인해 축복받는 그리고 죽음에 반대하며 다시 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빛이자 태초의 시간에서 삶을 탄생시킴을 의미한다. 곧 이 시간은 일상 바깥에서 현실과 죽음의 바깥만이 아닌 그 둘의 경계에서 이 둘은 일상에 없는 시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 연극은 비로소 빈 무대가 무대로 온전히 탄생함의 순간을 제시하며 일종의 메타 연극이 된다. 제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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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F.O.> 리뷰 : ‘파국의 사회 현상을 마주하다’REVIEW/Movie 2012. 5. 12. 13:09
U.F.O.라는 아포리아 ▲ 영화 스틸컷 [사진 제공=(주)인디스토리](이하 상동) U.F.O.라는 단어는 일종의 말이 낳는 아포리아다. 미확인 비행 물체는 확인할 수 없는 것,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것임에도 이는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분명한 경험의 대상이 된다. 또한 그 확인할 수 없는 물체는 명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이름 자체를 이름으로 한다. 언어는 가령 언어화될 수 없는 것을 일종의 고유명사로 언어화한다. 한편 U.F.O.는 판단할 수 없는 물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분명한 이미지로 남게 된다. 비행접시라는 말로 이는 지칭된다. 이 신비스럽지만 사실 상투적인 물체는 늘 경험을 기다린다. 우리는 그 경험을 하기 전까지 이 물체에 신비로움의 아우라를 포개어 놓는다. 반면 그것을 본다면 이는 확인 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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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율 탄생 100주년 전- 북유럽 가구 이야기', 세계적인 의자 컬렉터 '오다 노리츠구'를 만나다PREVIEW/Visual arts 2012. 5. 8. 12:20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 ▲ 대림미술관의 '핀 율 탄생 100주년 전- 북유럽 가구 이야기'의 2층 정경 대림미술관은 국내 사립미술관으로서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 끝난 칼 라거펠드 단독 전시만으로 12만 명이 넘은 것. 2002년에서 2009년까지는 그에 비해 관객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지난해 전체 1년 관객이 13만 명이 넘으며 대림미술관이 내건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의 모토에 걸맞은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시작했다. ▲ 지난 4월 25일 오후 12시경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 D라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림미술관의 김신 부관장, 이날 대림미술관의 최근 몇 년 사이의 방문객 추이와 대중적 반향의 성과를 전했다 칼 라거펠드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인식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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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즐거운 음악극들의 잔치'카테고리 없음 2012. 5. 5. 14:40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포스터[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작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아시아 유일의 음악극축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5월 5일 개막한다. 오는 20일까지 16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시내일원에서 펼쳐지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작년부터 도입한 주빈국 제도를 시행, 올해 주빈국인 ‘카탈루냐’의 작품으로 개막작‧폐막작을 선정하였다. 11회를 맞은 축제는 축제명예위원장으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홍보대사로 의정부 시민인 힙합 뮤지션 부부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위촉되어, 각각 15일 “조수미 스페셜 콘서트”와 20일 야외 무료 공연을 연다. ▲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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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 포럼 : '예술과 현실'의 경계에서 던지는 질문들카테고리 없음 2012. 5. 4. 08:00
▲ 지난 4월 1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프레스콜 장면 처용설화의 처용은 당시 항해 교역을 하던 아랍계 상인의 인물을 그린 것이라 추측된다. 아랍 지역은 우리와 역사적인 연관을 살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현재로서는 건설 등의 특정한 분야에서 경제·산업적 관계만이 유지되며 일반적인 관심의 바깥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4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오른 ‘두산아트센터 기획연극 경계인 시리즈’의 네 번째 연극 의 포럼이 지난 27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열렸다. ▲ 지난 4월 2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포럼에서, 사회를 맡은 주일우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실장 경계는 가로지름(횡단)과 인접성을 토대로 한다. 이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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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술탄의 화려한 일상을 전시하다'PREVIEW/Visual arts 2012. 5. 2. 09:40
▲ 지난 30일 언론 공개된 전시(이하 상동), 전시장 입구 ▲ 전시 언론 공개 행사에 맞춰 오스만 무라트 쉬슬리(Osman Murat SUSLU) 터키문화유산박물관사무총국 국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KBS‧부산박물관 공동 개최로, 2012년 한-터키 수교 체결 55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전시가 오는 9월 2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본 전시는 2008년 4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2009년 4월 ‘파라오와 미라’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의 세 번째 세계문명전 기획 전시이다. 기원전 3,000년 경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시기의 유물에서부터 19세기 오스만 제국 시기까지 터키 역사의 전반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를 위해 터키 앙카라 소재 아나톨리아문명박물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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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비딕> 리뷰 : '뮤지컬, 음악극으로서 외연을 확장하다'REVIEW/Musical 2012. 5. 2. 09:00
음악-공간으로서 의 무대 ▲ 지난 3월 20일,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레스콜 현장 경사진 무대는 조명이 켜지기 전까지는 심하게 압축되어 있는 모습이다. 피아노와 조응하며 신체에서부터 출현하는 노래가 아닌,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로 치환된다. 보이지 않는 스피커는 공간으로 소리를 향하게 하고 또 그 공간으로부터의 소리를 도출한다. 가령 황홀경(ekstasis)은 “밖에ek 서 있다stasis”이다. 사이렌의 소리는 외부에서 들려온다. 네레이드는 그런 의미에서 무대의 경계에서 그 무대를 확장하는 민감한 존재이자 사이렌 상징을 그대로 잇고 있다. 중요한 건 이 소리가 내가 들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로 들려온다는 것이다. 악기들을 든 저마다의 인물들은 각 개성을 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