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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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냇물 작/연출, 〈답장 좀 해〉: 어떻게 타자의 말을 마주할 것인가REVIEW/Theater 2026. 8. 2. 17:36
타자에 대한 응답 “답장 좀 해”는 타자에 대한 응답의 의무를 오늘날 생활 세계 전반에 자리 잡은 휴대폰을 경유한 채 다시 쓴 것 같아 보이는데, 이는 발신이 아니라 수신의 차원에서 들려오는 것에 가깝다. 곧 타자를 향한 요청이 아니라 타자의 요청이 수용된 시점에서의 피드백 고리가 한 차례 완성되는 시점, 나의 요구가 아니라 너의 요구를 듣는 나 자신에 대한 위치성으로부터 정립되는 윤리를 다루고 있다고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면 이 문장은 너무 범박해지고 마는 것이다. 곧 타자에의 윤리를 상정하는 문장 형식의 제목은 공연 중간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층 의미심장하고도 모호한 것이 되는데, 이는 미추홀구에 살고 있는 동생 미조와 어머니의 집이 재개발 상황에 놓인 가운데 천장에 새는 비로 인한 곤궁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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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싱크 디 싱크〉: 언어라는 신체성, 그리고 신체성으로서 언어REVIEW/Dance 2026. 8. 2. 17:32
언어라는 절대성 〈싱크 디 싱크〉는 언어를 집요하고도 세밀하게 세공해 언어 바깥으로 향하는 시도로서, 이는 둘 혹은 셋의 (불)협화음으로써 기입되는데, 실재는 언어를 다양한 인식의 식역 장치로 거름으로써 언어의 경계를 흐트러트리는 지점에서, 하지만 그것이 언어의 파편을 결코 잃어버리지는 않는 어떤 지점에서, 또는 언어의 잔여 자체―잔여가 언어적인 무엇―로서 주어지는 지점에서, 곧 언어가 독특해지는, 기괴하거나 우스꽝스러워지면서 주어지는 무엇이다. 언어는 주요한 매체일 뿐만 아니라, 절대적이다. 곧 신체가 아니라 언어가 절대적(인 매체)이다. 언어가 신체에가 아니라 반대로 신체가 언어에 기생한다. 물론 언어 자체가 국소 차원으로 분절되어 신체로 환원되는 의미 상실의 예외적 지점도 분명 있다. 가령 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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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멘워커, 〈113〉(연출 김제민, 극작 최재경): 수학, 문학 두 장르의 횡단 혹은 번역 그리고 삶의 미미크리REVIEW/Theater 2026. 8. 2. 17:29
현의 방식 〈113〉은 수학과 문학, 서로 다른 두 영역의 연결을 추구하는데, 이는 문학의 진리와 수학의 진리가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단계, 하나의 언어로 다른 언어를 설명할 수 있는 단계로써 드러난다. 두 다른 영역은 수학자 서혁과 시인 순원이라는 실제 존재 양식으로 수렴하며, 이 둘이 친구로서 나누는 대화는 그러한 과정을 표현한다. 이때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마주하여 합치되는 건 번역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차원이 더해지는 것과 같은데, 둘의 관계 안에서 제3의 지점이 통로로서 생겨나는 수학의 “연결합”으로서 표상된다. 실제 극을 쓴 수학자 최재경은 어릴 적 문학가의 꿈을 꿀 때 그 우상으로 황순원을 예시로 드는데, 황순원의 문학적 모티브는 “순원”이라는 극 중 인물로 체현된다. 곧 “링반데룽”이라는 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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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DREAM & VISION] 조현희, 마소정, 김동현, 김하림, 이하윤: 둘을 위한 혹은 향한 형식들REVIEW/Dance 2026. 8. 2. 17:15
조현희, 〈의존〉: 감싸 안고 뻗어 나가며 〈의존〉은 일반적인 발레의 2인무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형태적, 테크닉적 차원의 상동성으로부터 구도의 조정, 독립된 기전의 움직임 등을 통해 조금 더 내밀한 차원의 반독립적 현존의 양상으로 전화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하얀색 브라탑과 반바지, 하얀색 긴 바지만 입은 여자(조현희)와 남자(강미호)는 처음 상수에서 옆모습으로 나란히 등장하는데, 곧 둘은 하나의 존재인 것처럼 보인다. 이때 보통 움직임의 지지체가 되는 남자의 역할은 남자가 처음 바깥에 위치하며, 둘이 일직선 방향으로 하수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안’의 공간성을 구축해 가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여자의 비켜나감, 동시에 남자의 막의 역할에서 옮겨가는 두 팔의 중심된 선분들의 남자~여자의 연속적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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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현대무용단, 〈헬로! 각속도(Hello! Angular Velocity)〉: 실존에 대한 양태를 구성하기REVIEW/Dance 2026. 8. 2. 17:03
밀물현대무용단의 〈헬로! 각속도 (Hello! Angular Velocity)〉는 제목으로 “각속도”라는 물리 용어를 합성한다. ‘각속도’란 ‘각(도)’과 ‘속도’가 합성된 단어로, 회전운동을 하는 물체의 단위 시간당 회전 각도 값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운동체의 속도를 의미한다. 각속도는 선행하는 운동체를 전제하지만, 그 운동체를 관찰하는 자의 시점으로 완성된다. 첫 장면인 내려꽂히는 조명 아래, 양동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시종일관 지속되는데, 양동이를 간수하고 지켜보는 남자의 모습은 남자의 절대적인 상관물로 자리하는 양동이, 또는 일체화된 양동이와 남자의 관계를 나타낸다. 양동이는 후반에 한 차례 쏟아지고,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 끄트머리에 놓인 다섯 개의 양동이를 앞에 두고 몸을 씻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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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개기일식 기다리기〉: 부재를 응시하는 법REVIEW/Theater 2026. 7. 31. 20:44
부재의 형식 〈개기일식 기다리기〉(이하 〈개기일식〉)는 어느 미래의 시점을 끌고 오는데, 이는 375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일식이 2시간 뒤에 펼쳐진다는 전제이다. 이로써 사건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 그러나 발생할 것이 된다. 그런데 러닝타임이 2시간이므로, 정확히 개기일식의 순간은 극이 닫히는 순간이 된다. ‘서서히’ 조명이 일부 꺼지는 기이하고도 모호한 정적의 결말은 무언가를 정확하게 지칭하는 대신, 공백과 부재의 혐의를 짙게 드리운다. 그것은 극장, 공간의 실재성을 향하는 공허한 시선의 운동성 외에 무언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실상 실재를 유예하고 지연하는 시간의 이 전략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기다림이 관객에게 수여되었을 때, 곧 입장 시 돗자리 하나가 주어지고 각자의 자리를 자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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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 이은채, 연출 이해인, 〈힛 더 디어〉: 지구를 매개하기 혹은 벗어나기REVIEW/Theater 2026. 7. 31. 20:44
타자성의 통로 혹은 매개 〈힛 더 디어〉의 제목은 갑작스레 고속도로에서 사슴이 튀어나올 때 사슴을 피하지 말고, 사슴을 치라는 조언을 함의하는데, 여기서 사슴은, 그리고 그 사슴을 바라보는 맞은편의 주체는 어디에 해당할까. 집을 떠나는 아이 둘과 그 둘을 지켜보는 다듬이 벌레라는 이중 구조로 전개되는 〈힛 더 디어〉는, 극장 2층을 활용하여 방 안에서 망원경을 들고 우주를 살펴보는 것으로써 후자의 등장을 알리는 것과 같이, 저 너머의 행성에 있는 벌레와의 닿을 수 없는 거리를 극장의 복층 구조로써 주로 처리한다. 그리고 이때 공연이 시작되는 그 아래쪽 1층 하수 전면의 직사각형의 뚫린 입구는 주차장 공간으로, 그러니까 마치 집을 빠져나오는 둘을 상정하며, 중앙 공간을 한 순간에 그 둘이 고속도로 한복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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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러그드 바디즈 컴퍼니, 〈JASON Project〉: 체현되는 그리고 관찰하는 신체REVIEW/Dance 2026. 7. 31. 20:44
언플러그드 바디즈 컴퍼니의 〈JASON Project〉는 ‘JASON’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통해 지구의 문명 전반을 재상기하는 차원에서, 그의 시점으로부터 우리를 역투시하게끔 하는데, 암전 이후 실험실에 착륙한 벌거벗은 존재로부터 공연이 시작되는바, 의식이 없는 그 존재는 실험실 무대에 올려짐으로써 본격적으로 그 생명이 가시화된다. 무대 상수와 하수 가에 각각 3대씩 세워진 형광등 스탠드에 형광등 하나를 끼워 넣음과 함께 공간을 구동하고 동시에 지배하는 디제시스 사운드―형광등과 동기화되는 지점으로 삽입되며 공간과 결착한다.―가 출현하면서, 두 개의 별이 충돌함을 가정한 1장에서의 타 별의 새로운 생명체가 먼저 도착한 데 이어, 그것이 실험실 체제와 결속하며 이후 실험을 통해 ‘재’탄생하게 됨의 계기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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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회, 《김매자 춤의 연대기 - 춤결을 짓다(계승과 변주의 미학)》: 자연의 힘과 역량을 운용하는 몸REVIEW/Dance 2026. 7. 31. 20:44
《김매자 춤의 연대기 - 춤결을 짓다(계승과 변주의 미학)》는 순서대로 〈춤본 I〉, 〈일무〉, 〈광〉 세 작업을 모았는데―각각 김미선, 김성의, 손미정이 독무를, 김지영, 백주희, 고경혜, 황인정이 세 공연의 군무를 맡았다.―, 전통의 형식을 가져오고 활용하되 자연과 맺는 존재의 뜻과 숨에 대한 강조를 통한 세계관의 새로운 정립으로써 거대하고 극적인 세계 환경 내 존재의 체험 양식을 구성하고, 동시에 세계의 생성 구조 내 존재의 역량과 힘을 창발시킨다고 할 수 있었다. 일종의 ‘전통으로서 김매자’를 상정하는 가운데, “계승과 변주”라는 것은 내재적 차원을 벗어나게 되며, 일견 형용 모순적인 전제로 느껴지는데, “연대기”적 시간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변주’보다는 ‘계승’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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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춤 - 개인전》 - 이예주, 조성민, 김연재, 한혜수 리뷰REVIEW/Dance 2026. 7. 31. 20:44
이예주, 〈이매방류 살풀이춤〉, 〈강선영류 태평무〉 이예주의 〈이매방류 살풀이춤〉은 살을 맺고 푸는데[기경결해(起景結解)], 역설적으로 풀기 위해 먼저 맺힌다. 살은 부정적 대상으로 따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체현되는데, 그 결과 춤은 비극과 희극을 횡단하는, 비극이 희극으로 융해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살을 경계하여 ‘품고’ (체화된 그) 살을 기꺼이 흘려보낸다. 이때 흰 수건은 신체 외재적인 예외적 대상으로서 신체의 확장을 기하는 한편 감정의 경계적 표지를 구성한다. 그러니까 감정을 다시 대상에 가두어 흘려보냄이 가능해진다. 가령 초반 수건을 한쪽 팔로 뒤로 젖힐 때 근엄한 표정은 순식간에 누그러들며 미소로 변한다. 그처럼 질서 잡힌 태도는 화색 돋은 얼굴로 일시에 뒤집히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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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포란, 〈갈라진 마음들〉(윤성원 출연, 이소영 연출): 갈라진 그리고 연결된REVIEW/Theater 2026. 7. 30. 17:49
행과 막 〈갈라진 마음들〉은 14행의 소네트 양식을 차용하는데, 이는 4행씩 3번의 쿼트레인과 마지막 2행의 커플릿 한 번으로 마무리된다. 한 명의 배우 윤성원은 잠재적인 신체로서 파편적 이야기들을 하나의 공통된 세계의 구조로 연결 짓는다. 잠재성을 구체적 다양성으로 연장하는 이 신체 ‘바깥’에는 또 다른 외부의 신체성으로 기입되는 목소리, 곧 내레이션이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행을 지정하고 시작되는 방식 안에서 일종의 시가 낭독되고 있는 셈인데, 윤성원은 구조적으로 그 시의 내부에 있지만, 그 말의 바깥에 있다. 행은 막과 절합되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행위가 시작되며 공간이 어두워지는 지점이 대부분 그 행이 끝나는 지점이다. 곧 행은 막으로 닫힌다. 윤성원은 목소리, 일종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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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의 체온》(김민훈 기획): 잔여적 정동 또는 신체REVIEW/Visual arts 2026. 7. 30. 17:49
접붙는 작업들 《망령의 체온》(기획: 김민훈, 작가: 곽지수, 김문기, 김민훈, 우수빈, 유세희, 하슬기, 허수연)은 각자의 작업의 흔적, 부산물, 잔여 같은 것들을 재방문하여 끄집어내 재구성하는데, 버려지고 유예되고 망각된 그리하여 자기 내 결여-과잉으로 합성되는 어떤 정동의 사물들로서 그러하다. 이는 비체이거나 퀴어이거나 타자인 어떤 사회적 존재의 차원을 친근하면서도 그리하여 자기 연장적인 내부의 측면으로 다시 갈음하면서, 곧 자기 존재론적 시차로서 기입하면서 나타나는 부분이다―“망령의 체온은 규정되지 못한 채로 존재와 부재 사이를 맴도는 흔적들”이자 “저마다의 사적인 기억에서, 작업의 변두리에서, 사회의 변두리에서 밀려나 끝내 이곳에 남기를 선택한 ‘눈덩이’들”(김민훈)이다. 망령이라고 하기에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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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Nonlybody, 〈Towards Equilibrium〉: 사물과 연루되면서 상대를 지지해 내는 원초적 커뮤니케이션REVIEW/Dance 2026. 7. 30. 17:46
〈Towards Equilibrium〉은 긴 막대기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의 균형을 다룬다. 봉은 하나만 있고, 한 사람―Li-En HSU―이 봉을 점유하고 다른 사람―Yu-Chi CHEN―이 이를 따라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처음 이 모사는 하나를 다루는 둘의 관계로 곧 바뀌게 되는데, 그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중반 이후에 Yu-Chi CHEN은 Li-En HSU에게 시샘을 보이며, 봉을 걷어찬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자본주의적 경쟁의 가치를 가져가지는 않는데, 오히려 거기에는 상대를 따라가고 싶은 연합에의 갈망이 자리하는 것이다. 제목과 같이 ‘균형을 향한’ 여정은 끊임없는 불안정의 질서에 기초하며, 어떤 힘을, 그것의 효과를 주고받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는 봉을 매개로 상호 합입되는, 둘의 구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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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Lee K-Dance, 〈레이어스(LaYeRs)〉: 움직임을 전유하는 주체의 시간성REVIEW/Dance 2026. 7. 30. 17:42
〈레이어스(LaYeRs)〉는 모리스 라벨(Maurice Joseph Ravel, 1875~1931)의 《볼레로》(Boléro, M. 81)(1928) 아래, 이경은은 자신의 독무대에서 ‘여러’ 동시대 춤을 가져오는데, 이는 일정한 리듬 아래 점진적으로 커지고 고조되며 확장되는 반복 구조로 진행되는 음악을 ‘전유’하는 방식으로 그러하다. 결정적인 건 음악은 트는 대상이고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큐로서 적용되는 자기 지시적 매체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이 움직임-이미지의 부속이 되는 차원이 아니라, 음악을 ‘인지’하고 그것을 파악하는 가운데, 거기에 움직임을 얹는다는 걸 의미하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가능한 건 《볼레로》는 끊임없이 ‘다시’ 시작하는 음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러한 음악적 활용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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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Yotam Peled & the Free Radicals, 〈migrena2×2〉: 심리적 상관물로서 사물 혹은 물질적 차원으로의 심리적 응결REVIEW/Dance 2026. 7. 30. 17:33
〈migrena2x2〉는 선회하고 진자 운동을 하는 대상, 케틀벨을 매개로 하여 한 남자―요탐 펠레드―의 영성적인 내면의 차원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숭고하고도 엄숙한 어떤 분위기가 자리하는데, 이는 둔중하고도 정적인 신체의 양상으로 체현된다. 그러니까 신체는 주로 머물러 있으며, 어떤 하나의 중심적 좌표에 예속되어 있다. 무대 중앙으로 내려와 있는 케틀벨은 무대적 제약이 되거나 전적으로 활용되는 매체가 아니며, 하나의 배경적 사물이거나 일부 활용될 뿐인데, 그것은 그럼에도 결정적이며, 모든 것의 본원이 된다. 곧 케틀벨은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남자의 신체적 환유물로 자리하며, 곧 심리적 상관물로서 서사에 내속한다. 반대로 남자는 케틀벨로서 신체를 체현한다. 그러니까 이 작용은 케틀벨이라는 물성이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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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씨어터, 〈호기우타〉(작 기타무라 소, 연출 윤혜숙): 무정형의 시간은 어디를 향하는가REVIEW/Theater 2026. 7. 28. 21:57
외부는 가능한가 〈호기우타〉는 낮과 밤의 바뀜만이 있는, 사막 같은 폐허의 환경에서 정처 없이 살아가는 또는 이동하는 교코와 게사쿠, 그리고 우연히 합류한 야스오 셋을 현상한다. 이 미지의 공간은 전쟁이 종식되었지만 미사일이 컴퓨터의 제어로 여전히 날아다니고, 인간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문명도, 외부도, 타자도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야스오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은 이 둘의 정처 없음에 저쪽의 거리라는 관념을 들여온다. 하지만 야스오를 경유해 그들의 내면이 상정되는 것 역시 아니며, 그 반대의 차원, 야스오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인물로 객관화되는 것 역시 아니다. ‘예수’와 이름의 유사성―중국식 발음으로 한자를 빌려 적은 음역어 耶蘇를 음독하면 ‘야소(やそ)’가 된다.―뿐만 아니라, 오병이어의 기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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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희의 춤―사제동연: 소탈한 움직임과 풍류의 정신 사이에서REVIEW/Dance 2026. 7. 28. 21:42
변승희, 〈대구광역시 무형유산 권명화류 살풀이춤〉 변승희의 춤은 어떤 긴장과 엄숙함 따위를 내려놓고 턱 힘을 뺀 소탈한 미가 있었는데, 이는 처연한 느낌을 전체적으로 가두거나 응결시키지 않은 채로 그저 흘러간다는 인상을 준다. 시작에는 단단하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는데, 악단의 구음이 재차 들어갈 때 그는 살짝 미소를 짓고서는 몸을 단번에 변환한다. 수건을 고개에 두르고 두 손목을 꺾어 내리는데, 이는 그 꺾임의 정도로 인해, 고꾸라진 신체를 또 무의지적인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이는 수건을 펼쳐서 오른쪽 어깨가 마치 탈구되듯 힘이 빠지며 내려가는 순간의 고꾸라짐으로 연결된다. 장구가 두드러지며 어떤 정체 구간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장구는 중심을 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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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ave #1] 곽민우, 〈동행〉: 지팡이라는 혹은 지팡이의 지지체REVIEW/Dance 2026. 7. 28. 21:35
〈동행〉은 지팡이를 주요한 오브제로 사용하는데, 처음 곽민우는 두 개의 지팡이의 손잡이를 맞물려 들고 하나씩 바닥을 짚어 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이 최소한의 사물로 한 사람인 양 걸어가는 모습을 취하는 첫 이미지가 보여주는 일종의 인형극적 재현의 양상은 짧지만 인상적인데, 이는 이후 두 사람―김혜현과 곽민우―이 만나 주로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로 진척되는 과정을 예기하는 상징적 장면으로서 결정적이다. 지팡이의 굴곡 있는 손잡이의 특성상, 손목을 가볍게 돌림으로써 곧 손잡이를 위로 띄우거나 아래를 지탱하거나 할 수 있는데, 이는 마술의 효과와 같이 지팡이를 허공에 띄우고 다시 내리는 과정에서 상대의 시선을 훔친다. 그리고 이러한 속임수는 무엇보다 그것을 또는 서로를 주고받는 유희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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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E아카이브, 〈한 몸에 얽힌(Intertwined)〉: 벽-스크린을 마주한/너머의 두 존재REVIEW/Performance 2026. 7. 28. 21:32
F-A-E아카이브의 〈한 몸에 얽힌(Intertwined)〉은 두 명의 퍼포머가 벽 ‘너머’의 카메라와 스크린-벽에 각각 반향하며 카메라-스크린의 이행 ‘안에서’ 서로를 횡단한다. 두 사람의 이미지는 동시적이고 혼합되지만, 이는 전자(권요셉)가 자신의 이미지를 후자(권요한)에게 쥐여준다는 일방향적 전개를 따른다. 하지만 전자가 후자의 이미지를 볼 수는 없다. 스크린은 동시에 투과되지 않는 벽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벽면은 일정한 양쪽 가를 통해 어렴풋하게 반대쪽의 일부를 노출하는데, 따라서 반대쪽으로 횡단해 전자를 전면 가시화할 수 있는데, 이는 전자의 ‘대부분’의 기각을 통해 스크린-인터랙티브 퍼포먼스를 동시에 바라보는 후자를 마찬가지로 전면 기각―일부 수용―함으로써 가능하다. 여기서 아마도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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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개꿈〉(정록이 안무): 상상계적 실재의 풍경들REVIEW/Dance 2026. 7. 28. 21:16
촉각과 시각의 횡단 정록이의 〈개꿈〉은 피부-살-파편의 촉각적 전이와 막-베일-구멍의 시각적 산만함의 기호학적 횡단으로 쓰이는데, 그에 따라 무대는 마치 다트판이나 융단의 하나의 균일한 바닥이 되거나 하나의 레이어―바깥을 숨기거나 차단하는―로서 이미지로 결정된다. 존재자들은 편재할 뿐인데, 이는 뒤섞이지 않음을 말한다. 또는 개별 기호로서 자족적이다, 또는 과잉되어 있다. 이것은 ‘개꿈’(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포스트모던의 낡은 비유에 가깝다.―, 반대로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강도를 주입한 것이(기에 개꿈이 가능하)다. 곧 개꿈은 은유적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환유적으로 도달하는 무엇이다. 개별 퍼포머들은 서로가 아니라, 점성의 하얀 물질, 반죽 같고 비정형의 구체이며 한 손에 제법 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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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무브먼트, 〈맨땅〉(안무 하지혜): 근본적이거나 핍진한 맨땅에 대한 두 가지 알레고리REVIEW/Dance 2026. 7. 25. 13:33
지지체로서 바닥 〈맨땅〉은 맨땅이라는 육체에 대한 지지체를 하나의 기원으로, 영도로 두는데, 이는 맨땅을 매체로서 탐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맨땅의 연장선상에서 움직임을 탐색해 간다는 걸 또한 의미한다. 소위 맨땅에의 몸, 맨땅과의 교감 작용을 통해 〈맨땅〉은 무엇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인가. 이는 쉬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우리의 현실, 곤궁한 삶에 대한 상투적인 비유로 환원될 위험을 갖는데, 그것은 신체적인 것이 단순히 비언어적인 것으로 재현될 수 있는 위험의 그 반대편에 위치한다. 곧 신체-움직임이 실은 언어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경유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그 언어를 궁극에는 가로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가로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언어와 신체가 양립할 수 있는 근거를, 또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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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C2dance, 〈모델하우스〉: 실재의 몸의 진실에서 현기증 나는 가상 환경으로REVIEW/Dance 2026. 7. 25. 13:33
〈모델하우스〉는 시작 시의 워킹패드, 이후 등장하는 투시도법을 차용한 파란색 그래픽 이미지 패널로 구현한 ‘모델하우스’를 주요한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전자가 신체의 직접적 지지체라면, 후자는 배경으로서 공간감을 가설한다. 이층 침대가 잠깐 등장하는 한편, 회색 정장에 흰색 선분이 동일한 간격으로 연이어 그려져 4선을 이룬,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무늬로 응결되는 의상 역시 하나의 주요한 이미지를 그린다. 전자에서, 처음 발전기와 같은 일정한 동력이 부여되는 장치가 내는 소음 아래, 어둠 속에서 모로 누워 꾸물꾸물 굴곡이 있는 구조물을 통과해가는 존재들의 첫 장면은, 컨베이어벨트 위에 부착되는 몸의 적나라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비교적 무대 바깥쪽 중앙에 임시로 위치하는―한번에 치워지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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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애,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응시하는 섬들처럼〉: 매개되지 않는 실재의 몸들REVIEW/Performance 2026. 7. 25. 13:33
번역, 시차적인 혹은 연대하는 임지애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응시하는 섬들처럼〉(이하 〈섬들처럼〉)은 제목과 같이, 두 출연자인, 일본과 독일에서 각각 거주하는 재일조선인 4세 조혜미와 안무가 임지애의 한국(의 춤)이라는 공통점을 하나의 결절점으로 두고, 하나의 바다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지리적 차이로써 그 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의미화하는데, 역으로 일본과 한국의 부정적 관계성의 바깥으로 출현하는 실제적 차원의 의미-흔적을 특히 조혜미가 체현하고 있음에서 이것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이때 조혜미가 일본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특수한 한국인의 지위를 선취한다면, 그것과 공통의 근거를 이루는, 곧 그것에 공감할 수 있는 임지애는 그 반대편에서 한국의 환유물이 되는데, 이로써 제목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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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김보람 협력 안무): 절대적 경계를 기준으로 한 관계의 상대성REVIEW/Dance 2026. 7. 25. 13:32
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이하 〈집 속의 집〉)은 무대 막과 문틀 형상의 긴 높이의 직육면체 철재 구조물로써 안과 밖의 경계를 표시한다. 존재들은 그 경계에서 서로 마주하며 동시에 나뉜다. 그 ‘경계’는 두드리거나 열어야 하는 문 그리고 투과하는 투명한 창문의 메타포를 인장하며, 동시에 각자가 내속한 공간의 한계를 나타낸다. 처음 막이 일부 걷히며 틈이 생긴다. 그러니까 〈집 속의 집〉이 막 너머로, 저 너머로 이행하는 서사가 아니라, 그 막을 둘러싸고 분기된 두 영역의 영원한 간격을 확인하는 데 서사의 초점이 자리함을 환기할 필요가 있는데, 그 틈은 그것의 ‘속’을 불안하면서 동시에 기대를 안기는 차원에서 들여오면서 동시에 그 밖, 가장자리에 머문 신체의 영역에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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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더 벨트〉: 끝없는 소진을 위한 충전의 기술들REVIEW/Dance 2026. 7. 25. 13:32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더 벨트〉는 음악과 조명의 끊임없는 낙차 안에서 꼿꼿하고도 유유하게 대열을 이루는 일군의 선글라스 낀 무용수 집단이 보여주는 역동적 자태와 가속하는 몸짓에 대한 경이와 감응을 꾀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또는 세계의 변경이 있고, 각기 다른 몸들이 있고, 그 몸들이 일정 정도의 양식성과 구조적인 상응의 특성을 띠고 질주함을 지켜보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것은 이른바 우스꽝스러운 숭고미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거기에는 어떤 특별한 서사가 없으며, 단지 하나의 서사가 있다면, 이는 그것이 어떤 소진을 향해 간다는 것이다. 감응의 차원은 소진을 유예하는 지속의 힘, 아니 어쩌면 소진 자체라는 점에 있으며, 따라서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외양은 그 소진되는 바를 가장 진정한 것으로 보여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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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안무 김보라): 아직 말해지지 않은 신체를 던져놓기REVIEW/Dance 2026. 7. 23. 14:54
신체 밀착적 오브제들의 무의미적 절대성 〈내가 물에서 본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오브제가 등장하는데, 먼저 쿼터파이프에서 바닥으로 이어지는 금속 철판에 접착된 파란 비닐의 배경 자체이며, 또 하나는 물이 든 컵, 그리고 달걀이 담긴 계란판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신체와 연루되는데, 파란 비닐을 뜯는 초반 긴 행위의 연속으로, 물을 돌아가며 마셔 바닥에 뿜는 중반 일부 구간으로, 후반 계란판을 인 남자의 등장 이후, 무대에 어질러진 달걀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행위 구간이 그것으로, 오브제는 모두 행위에 따른 변용의 과정을 이룬다. 곧 이 사물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행위의 근거가 되는 동시에 그 행위와 결속된 차원에서 그 사물이 갖는 의미를 행위가 갖는 의미와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사실상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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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무용단,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 시청각적 이미지로서 춤의 기술REVIEW/Dance 2026. 7. 23. 14:50
류무용단의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은 승무, 살풀이춤, 강강술래, 선입무 이상 네 개의 춤을 “다시 쓰”거나 “재해석”하고, 마지막으로 진도북춤과 우도설장구를 엮어 만든 〈한국의 미 Ⅱ〉를 선보이는데, 이는 특정 전통을 가져오되 그것을 편집하는 기술이 단지 그 위에 ‘부가’되는 것임이 중요한 듯 보인다. 이는 전통을 원본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범위 안에서 그것을 다룬다라는 이중의 가정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일단 이는 재구성의 방식이 전통을 어떤 식으로든 변형한다는 점임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분이 ‘전통’ 자체가 재해석된 결과임을 수용하기보다는, 그러한 재구성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어떤 의도로써 행해지는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원본을 앞에 세우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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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재필, 〈파란 밤, 파란 그림자〉: 두꺼운 기호학적 층위에 대해…REVIEW/Performance 2026. 7. 23. 14:33
은재필의 〈파란 밤, 파란 그림자〉는 번역으로서 수행의 몫을 가져간다. 이는 중국의 경극 배우 메이란팡(梅蘭芳, Mei Lanfang)에 관한 리서치와 연구를 토대로, 『세설신어』에 나온 이야기 한 토막, 입장 전에 나눠준 길다란 작은 종이 토막에 적힌 문장―“날개를 자른 것은 단지 새를 곁에 두기 위할 뿐. 꽃을 기다리고 바람과 함께 꿈꾸는 새.”―으로부터 극을 구성한다. 남성이지만 여성만을 연기한 메이란팡의 일례는 버틀러의 젠더는 수행에 입각해 쓰이는 것이라는 젠더 수행성의 개념을 즉각 상기시킨다―이는 비근한 예로, 정은영의 ‘여성국극’ 관련 작업들을 들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 타자성의 존재로서 메이란팡을 경유해, 경극을 수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경극 자체가 기존의 젠더 개념을 전복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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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The New Wave #1_김은지, 〈어푸〉: 현상학적 헤엄의 어떤 양상들REVIEW/Dance 2026. 7. 23. 14:22
〈어푸〉는 무대를 장소 특정적으로 분화시켜, 실존적 상황의 여러 단계를 특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처음 전면 벽을 활용해 물구나무서기를 하다, 무대 중앙부로 나오며 관객을 마주한 채 불안과 망설임을 수반한 행위 양식을 가져가다, 상수 무대 앞쪽에서 의사-돈뭉치에 파묻혔다, 하수 뒤쪽에서 요가 동작들을 재현한다. 이러한 연극적 양상의 행위들이 수행적 차원에서 각각 일어남으로써 진정한 것으로 거듭나는데, 이때 연극이 실재를 재현하는 것―연극이 실재를 담아내는 매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연극적인 차원으로만 서술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곧 각각의 장면은 유기적으로 엮이지는 않고 또한 그 바깥에서 거리를 둘 수 있지 않은데, 그것은 장면이 무대를 물리적으로 초과하며, 심리적으로 또한 초과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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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1_시뮬레이션으로서 움직임REVIEW/Dance 2026. 7. 23. 14:16
김혜미,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실존의 결정적 변전의 순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은 두 남녀 사이에 의자를 주요한 매개로 두는데, 이는 두 사람 사이에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툼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김혜미와 김승욱은 2인무의 전형성에 기울기도 하는데, 곧 적대만이 아니라 어떤 매끄러운 연합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통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물리적 지지체가 되어 두 사람이 결착되는 순간인데, 아마도 이 지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찰나는 남자가 홀로 의자에 올라가 있고, 그 뒤에서 여자가 갑자기 뛰어들고, 이를 전광석화와 같이 포착해 그를 들고, 여자가 허공에 체류하는 순간 남자의 미세한 머뭇거림과 생각 따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