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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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M. Butterfly>(연출 김광보) 프리뷰 : ‘신비의 겹겹 속에 복잡 미묘한 사랑의 기호들’REVIEW/Theater 2012. 4. 28. 08:00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뚤롱’ 역의 배우 손진환(사진 왼쪽)과 르네 갈리마르 역 배우 김영민 는 르네 갈리마르(배우 김영민)가 현실과 극 바깥을 오가며 방백을 하는 화자로 나타나는 한편 조금 더 내밀한 목소리로 이 무대를 바깥에서 얕게 전유한다. 말들의 바깥, 그 거리는 아련하다. 시간을 초월해 있는 화자에서 시간의 파편을 재현하는 주인공으로 분하는 배우 김영민은 진실의 기호들을 놓치고 있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주인공 르네 갈리마르 역 배우 김영민 곧 서술적 지위를 불안정하게 획득하는 그는 이 세상의 활기, 곧 자신의 매력에 따라붙는 여자들을 우쭐거리며 이야기하지만 무언가 드러나지 않은 것들은 여전하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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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무용단의 <백색소음> 리뷰 : 포화 상태의 세계에 그리는 무의미의 파편적 덧댐들REVIEW/Dance 2012. 4. 26. 15:04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되는 안애순무용단의 첫 날 공연을 찾았다. 오는 5월 5일까지 열리는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현대무용 분야의 공연으로 초청받은 은 2007년 초연되었으며 2008년 앙코르 공연을 갖기도 했다. 지난 공연들에 비해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대폭 수정이 따랐다. Intro : 전도된 평면 ▲ 2007년 공연된 (사진 제공=안애순무용단) : 2012년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도 개와 개 조련사가 함께 등장한다. 이 백색소음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무대를 감싸고 있는 대기는? 무대는 일종의 공백이지만 반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이는 ‘충만으로서 공백’이다. ‘보이지 않음이란 일종의 침묵’은 들림의 의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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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궁리>(이윤택 연출) ‘파국 속에 꿈이 샘솟다.’ : 정치적인 것과 꿈의 자리 사이에서...REVIEW/Theater 2012. 4. 26. 08:08
Intro : ‘민중의 정체성’ ▲ 24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프레스리허설 장면의 첫 번째 신으로, 백성들은 임금 행차에 수레의 기능을 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수레의 바퀴가 빠짐으로 인해 모두 널브러지게 된다 는 1442년 세종 24년 임금이 탄 수레가 처박히는 사고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무대적 재현인 초반 파국의 현장은 수레로서 드러나는 몸들이 만드는 하나의 덩어리 집단에 기인한다. 배우들이 구성한 하나의 몸에는, 꿈틀거리는 사회 속의 무력한 모습과 함께 그 반대편에서 의지와 정념을 띤 한 인간의 차이들로 소급되어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이 몸이 놀라움을 주는 것은 경사진 구조물에서 집단으로 굴러 떨어져 이 뭉뚱그려진 몸이 확산되며 그 간극의 차이들을 확장하는 장면과 이들이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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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박소윤,송용진':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22일의 '열린무대'REVIEW/Movie 2012. 4. 24. 07:50
'영화도 보고 무대도 즐기기' Intro : '영화제를 찾은 음악-손님들' 오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비롯하여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의 '열린무대'를 들여다본다. 22일 일요일 비와 바람이 동반한 우중충한 날씨 속에 열린 오후 2시경의 무대는 사람은 적었지만, 봄의 감성이 듬뿍 배어 있었다. 두 각기 다른 개성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들이 무대를 신선하게 바꾸며 띄우고 또 감정을 건드리며 안착되었다면, 4시경의 뮤지컬 스타 송용진의 무대는 확 늘어난 뮤지컬 및 송용진의 은근히 두터운 팬층이 자리하며 그 환호가 축제의 지형을 선연하게 그리는 듯했다. 이 세 무대를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나마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박소윤 : 봄의 싱그러운 감성으로 ▲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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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리뷰 : '즉물적인 움직임과 수행적 구문 사이에서'REVIEW/Dance 2012. 4. 24. 07:49
(안무: 김재덕) : 즉물적 무대의 확장의 장 Intro : '촉각적' 무대... ▲ '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LDP 무용단] 무엇보다 무대는 촉각적이다. 이러한 특징은 춤추는 이와 보는 이의 거리를 상정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관조에 따른 깊이의 차원을 고려하는 대신 속도와 분절, 치환을 통한 환유의 차원을 극대화시킴을 의미한다. 군무는 여자와 남자의 갈림 속에 극명한 대비를 통해 전개되는데, 처음 여성 무용수들의 등장은 분명한 매질의 형태를 가시화하는 충격음과의 동기화된 움직임으로 그 청각적 충격을 시각으로 온전히 폭발시키는 데 이른다. 오히려 사운드보다 더한 긴장이 움직임에 흐르고 그 속에서 내파하는 역량을 시험하는 듯 보인다. 특성 없는 현대인... 무용단에서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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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리뷰 : 한국 뮤지컬의 경계를 실험하다...REVIEW/Musical 2012. 4. 23. 13:39
중첩 레이어들과 하얀 평면의 무대 미학 ▲ 뮤지컬 장면, 유봉 역 양준모(사진 가운데)와 송화 역 차지연 [사진제공=랑] 하얀색 무대는 매우 넓은 무대를 만든다. 한지들을 붙여 수놓은 천의 레이어들은 불투명하며 그 자체의 내러티브들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즉 이 수많은 한지들은 층층이 쌓인 시간은 많은 사연의 각각의 모나드monad(단자單子)로 소급된다. 이 커다란 레이어들이 중첩되고 일순간에 사라지는 가운데, 하나의 레이어가 한 존재의 등장 내지 사라짐을 상정하고, 또 중첩되어 복잡한 현실의 실타래를 상징하는가 하면, 모두 다 사라져 북과 북채만 달랑 놓인 공간으로 일순간에 등장인물의 내면에 대한 공허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자체적인 레이어의 이동은 무대의 존재들이 개입되지 않는 시간과 운명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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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를 달고 아득한 항해를 시작하다'REVIEW/Movie 2012. 4. 21. 00:55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 앞 행사 전 정경: 곳곳에 자리해 입장객을 맞는 퍼포머들의 모습 및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하단 좌측 사진 왼편)과 배우 권해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Spring: 희망을 조직하기"를 주제로 한,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19일 오후 6시경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을 비롯하여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이 상연된다. 개막식 스케치 이날 배우 신현빈과 함께 사회를 맡은 변영주는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영상 속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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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 읽기 : '현실 참여로서 연극의 기능'REVIEW/Theater 2012. 4. 20. 10:01
▲ 1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프레스콜 장면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 두산아트센터 기획연극 경계인 시리즈 4번째로, 연극 가 오른다. 2012년 현재까지 시리아는 정부군의 압제로 인한 민간인 숫자가 7천 5백 명을 넘고, 감옥에는 수천 명이 불법으로 구금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독재 장기 집권에 대한 민주화 시위가 1년 이상 지속되며 정부의 무력 진압이 따른 것. 한편 정부군에 대항한 반군의 무장 세력의 출현으로 내전으로 변하게 되고, 국제 사회의 개입이 뒤따르는 복잡한 상황을 맞고 있다. 는 동명의 원작 소설의 구조와 이야기를 빌리고, 연출 오마르아부사다(mar Abu Saada)를 비롯한 제작진이 실제로 감금되었던 시리아 젊은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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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밤섬해적단 : 다원예술의 지형도를 그려 보다 : ‘콘서트 위에서의 연극이란 장치’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2. 4. 20. 01:23
▲ 배영환 개인전, 『유행가-엘리제를 위하여』포스터 [사진 제공=플라토] 지난 12일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글래스 파빌리온 공간에서 열린 한 시간 여의 백현진의 소위 ‘유행가 변주’는 시대적 자취의 공통된 감각들에 대한 선분을 명확하게 그린다는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이는 배영환 개인전 『유행가-엘리제를 위하여』(~5월 20일)의 전시 연계 특별 공연 첫 번째 시간으로 마련됐다. ‘유행가’는 특정 시대의 흐름 속에 동화되는 감정과 감각의 덩어리이자 우리들의 이름으로 불리는 공동의 자리에 포섭 가능하다. 참고로 유행가는 두 시점에서 존재한다. 흥얼거림의 행위가 유행가가 유행하는 시점에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음악에 입을 맞추는 것이라면, 웅얼거리는 행위는 이 음악이 다른 유행가들의 흐름으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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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스파르타쿠스> 읽기 : 발레를 완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는...REVIEW/Dance 2012. 4. 17. 12:35
음악의 안무와의 조응 관계▲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의 의 프레스콜 장면(이하 상동), 스파르타쿠스 역을 맡은 발레리노 이동훈를 이해하는 첫 단초이자 가장 중요한 자리는 그 움직임 이상으로 오히려 아람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ian)의 음악의 라이브 연주이다. 이는 음악 자체만의 이해로의 소급과 음악에 대한 상세한 이해의 필요를 요구로 이어진다기보다는 ‘악단석 음악’의 청각의 시각화 작용을 인지할 필요가 있음을 가리킨다. 참고로 작곡가는 니콜라이 볼코프Nickolai Volkov가 만든 대본에 흥미를 느끼고 1940년대 초반에 작곡을 시작하여 1954년에 의 발레 음악을 완성하였다.음악은 부분 악곡들로 이뤄져 있고, 일종의 내러티브와 시각적 평면을 가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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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이야기> 시연회 : '햄릿에 대한 현대적 시선'REVIEW/Theater 2012. 4. 12. 10:57
▲ 햄릿과 오필리아 지난 9일 2012 서울연극제 출품작 극단 가변의 (연출 이성구) 시연회가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해빛’에서 열렸다. 지난 서울연극제에서 로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성구 연출은 리허설보다는 연습의 일부로 시연회를 진행할 것임을 시작 전에 공지했다. 재현을 위한 재현의 의미보다는 완성의 과정 차원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일단 흥미로웠다. 는 고전의 재현보다 현대적 변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대는 독특하고 인물들은 현대적 옷을 입고 재탄생한다. 피라미드 모양의 골격만을 지닌 구조물의 형태가 세워진 무대는 연습장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지만, 햄릿의 선 현실의 위치를 역동적이고 위태위태한 균형으로 보여줄 것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칸칸이 분리된 하나의 구조물은 복잡한 심리의 지층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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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읽기 : ‘발레를 보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REVIEW/Dance 2012. 4. 11. 15:12
▲ 잠자는 숲속의 미녀(1막 군무)-강예나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집단 도열의 군무 신은 하나의 스펙터클이다. 3막의 끊임없이 다른 스타일의 치환은 내러티브나 이야기의 환영 대신 관객에게 직접 제시되는 것이다. 강예나의 춤은 일종의 인간이 낼 수 없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있다.…… 발레의 장르적 힘 ▲ 잠자는 숲속의 미녀(3막 결혼식)-강예나, 이현준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발레 역시 현대로 들어오며 토슈즈를 벗어 버리는 실험이 용인된 지도 오래다. 갖은 레퍼토리와 총보는 발레를 재연의 틀을 따라, 정해진 동작들과 이에 토대가 되는 갖가지 기본기의 습득을 통한 발레가 가진 형식 틀은 일종의 발레를 무용에서의 하나의 장르의 힘으로 채색하게 한다. 여기에 가녀린 발레리나의 움직임에 몰입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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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간의 공감대 형성하는 연극 <연기속의 그녀>REVIEW/Theater 2012. 4. 11. 14:17
▲ 4월 10일 오후 3시경 산울림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의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자'를 연기하는 배우 서은경 ▲ 연극 는 두 남녀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채운다. 배우 최규하, 서은경(사진 왼쪽부터) 2012년 소극장산울림 개관 27주년 기념 두번째 무대인 첫 번째로, 프랑스의 젊은 작가 엠마뉴엘 로베르-에스빠리유의 연기속의 그녀(fume cette cigarette)가 임수현 연출의 무대로, 오는 4월 29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 오른다. 첫 만남은 마치 그 둘이 함께 담배를 피우듯 두 사람 간의 말은 술술 섞여 들어가고 술술 뿜어져 나온다. 경계를 그릴 수 없는 말들은 이 두 사람 간의 첫 만남과 그 거리 해소에 대해 담배 연기의 환유로써 드러난다. 초반부터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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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서글퍼도 커튼콜> : '삶을 지속케 하는 저마다의 커튼콜'REVIEW/Theater 2012. 4. 11. 13:41
▲ 연극 장면(이하 상동), '우람'이 '반지'에게 안기고 반지가 그런 우람을 품어 준다. ▲ 연극 장면(이하 상동), 늘 밝은 모습의 '정란', 슬픔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15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르는 한국공연예술센터 제작, (김슬기 작, 오유경 연출)은 신춘문예 희곡분야 당선 작가와 연출의 만남으로 제작되는 ‘봄 작가, 겨울 무대’의 2011년도 겨울에 제작했던 4작품 가운데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 접하게 됐다. 두 번째 관람은 시간의 순행과 속행을 가능케 한다. 두 가지에 초점을 두어 보게 되었다. 하나는 희곡과 연극의 관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갈등에서 파열로 넘어가는 부분. 가령 희곡이 무대에 오른다고 할 때 우리는 연극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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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판을 섞고 짜고 펼치는 기찬 연극’, 오태석의 <마늘먹고 쑥먹고>REVIEW/Theater 2012. 4. 10. 12:42
▲ 4월 9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사람 된 웅녀가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 그 참을성 없던 호랭이가 다시 마늘과 쑥을 먹게 된다면‧", 2012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오태석의 의 몇 가지 가정은 곧장 단군신화부터 현대까지를 관통하는 놀이판으로 이어진다. 삼국유사 속 곰이 무당 할미 되어 한반도에서 현재까지 삶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가 섬기는 하회마을 허도령은 그녀 딸 순단에게 일제 때 잃어버린 탈 세 개를 백두산에서 찾아오라 한다. 순단은 신발 장수에게 호랑이탈을 씌워 할미와 함께 드넓은 만주벌판을 향해 백두산에 정계비를 세우러 길을 떠나는 대강의 얼개는 뒤죽박죽 정신없이 판들의 해체와 그 엮음으로 우여곡절 완성된다. 너른 판들의 직조를 바라보며 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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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탐(探)하다: 이재효 1991-2012>展, ‘자연을 탐貪하고 탐探하다’PREVIEW/Visual arts 2012. 4. 9. 11:05
展이 지난 30일부터 5월 27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0년부터 시작한 성곡미술관의 중견․중진작가집중조명시리즈 9번째로, 2012년 신작을 포함해, 이재효 작가의 지난 20여 년간의 초창기 드로잉, 조각 소품, 설치 작업 200여 점 등 총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재효 작가는 주로 땅에 떨어진 자연물이나 버려진 고물의 재 쓰임에서부터 시작한다. 못이나 돌, 나무들을 유기적으로 모아 곡선과 직선의 총체적인 형태로 설치하여 자연의 순환성과 원만함을 띤 구조로 표현해 낸다. 이는 너른 자연의 부분을 절취한 형태라기보다 동일한 계열의 무한에 가까운 재료들을 하나의 세계로 재 포섭하며 형태들의 형태이자 형태들이 형성되는 하나의 원리를 가시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한편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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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展》 읽기 : '전시의 발명', 음악을 전시하다.REVIEW/Visual arts 2012. 4. 4. 14:49
인디 음악과 대중가요의 다른 지평 ▲ 쾅프로그램, 3월 23일 금요일 저녁, '리성웅의 탄생' 공연에서. 인디 음악과 대중가요와의 가장 큰 차이는 소비와 스펙터클(보여주기)과 도취되기의 선형적 흐름의 수용이 아닌 현장에서 현시된다는 것, 이것이 하나의 운동으로서 관객과 아티스트의 참여가 뒤섞이는 가운데 수행성의 측면이 제고된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한편 인위적인 발성과 교수법에서 유래된 보컬의 절취된 선분이 아닌, 밴드라는 철저한 형식과 수공업적인 연주의 노동이 뒤따른다는 것, 개인이 있는 게 아닌 밴드가, 가수가 있는 게 아닌 현장이 있는 것이다. 이는 관객들과 밴드 간의 내밀하고도 참여적인 장이다. ▲ 쾅프로그램 이 부분이 일견 ‘쾅프로그램’에게는 기타와 외침과도 같은 몽롱한 어구의 박자를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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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 읽기 : '시작 단계에서 던지는 몇 가지 질문들'.REVIEW/Dance 2012. 3. 31. 22:49
"무용수의 정체성은 무대 바깥에서 재형성되고 있었다" ▲ 연습 장면[=LG아트센터 제공](이하 상동) 정영두의 안무는 자연 보는 이의 정서를 움직이는 미묘한 감정 작용의 흐름, 정동(affection)을 일으킨다. 처음 조명 장치가 돌아가며 빛을 뿜는 환경에서, 불을 품어 올리는 것과 같은 몸짓들은 무시간적‧원시적 세계의 어떤 존재가 생명의 기로들을 빚어내는, 대기들의 질서를 만들어 내는 잠재성의 연금술적 발명에 가깝다. 움직임은 하나의 신체로 정위되는 게 아니라 어떤 흐름에 파고드는 부분, 신체의 움직임이 길어내는 대기에 신체 자체를 합치시켜 가며 정서적인 흐름을 만드는, 묘연한 흐름에 침잠되어 가는 질서가 있다. 이는 우연함의 물질적인 것, 신체적인 것 대신, 순간적으로 뭉쳐지며 그것을 기다리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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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라이징스타> 두 번째 편 리뷰 : 차세대 안무가 3인을 만나다...REVIEW/Dance 2012. 3. 29. 03:09
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선정한 무용계의 2012년의 라이징스타 6명의 무대를 가리킨다. 이는 한팩의 주요 추진 과제중 하나인 차세대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주 3.16-17일 공연에는 황수현·윤푸름·금배섭으로 구성된 1팀이 무대를 선보였고, 이어 전성재·이재영·지경민으로 구성된 2팀이 지난 23-24일 두 차례 공연을 올렸다. 이번에는 지난 첫 번째 공연을 다룬 데 이어 두 번째 공연을 다룬다. 전성재의 : 과거를 감싸 안은 유행가들... ▲ 지난 3월 6일(화) 오후 5시경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쇼케이스 모습, 여섯 작품이 십여 분간 짧게 본 공연을 압축해서 내지는 일부를 선보였다.(이하 상동) 전성재의 는 일상에서 무의식으로 횡단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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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우리동네, 미쓰리> 리뷰 : '미쓰리는 오늘도 신화 속에 살아간다'REVIEW/Theater 2012. 3. 26. 16:11
▲ 지난 22일 목요일 오후 3시경 열린 프레스콜 장면(이하 상동) 는 처음 찰리 채플린 영화의 경쾌한 리듬의 행위 양상에 맞아 떨어지는 음악들을 차용해서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영상을 무대 위의 희극으로 치환한다. 일종의 영화의 한 부분으로서 영화 제목을 나타내는 메인타이틀은 이 영화와 무대를 접합하는, 판타지에서 실재를 잇는 선명한 분할선으로 드러난다. 현실과 연결됨 잠자리와 일자리로 곧장 연결되는 삶의 분절 리듬의 현실이, 또한 삶의 관습적 감각이 무대에서 체현되는 어느 한 순간 제목 타이틀이 오르는 것이다. 이 영상은 연극 전체를 요약한다. 그리고 일종의 무성영화를 전유한 영상에 변사 둘이 출현한다. 이 변사들은 관객에게 새롭게 극을 전유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하면서 불쑥 극에 출현하여 현실의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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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라이징스타> 첫 번째 편 리뷰 : 차세대 안무가 3인을 만나다...REVIEW/Dance 2012. 3. 20. 23:59
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선정한 무용계의 2012년의 라이징스타 6명의 무대를 가리킨다. 이는 한팩의 주요 추진 과제중 하나인 차세대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주 3.16-17일 공연에는 황수현·윤푸름·금배섭으로 구성된 1팀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전성재·이재영·지경민으로 구성된 2팀이 3.23-24일 두 차례 공연을 올린다. 한팩은 ‘젊은 무용인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2011년에 이어 제작을 기획하였다. 황수현, : 과정적·관계적 리서치 ▲ 지난 3월 6일(화) 오후 5시경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쇼케이스 모습, 여섯 작품이 십여 분간 짧게 본 공연을 압축해서 내지는 일부를 선보였다.(이하 상동) 두 안무가(임지애, 황수현)는 창작의 과정,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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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신’의 공연기획자들, 가상의 북한 인물을 전시로 구성하다...《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전REVIEW/Visual arts 2012. 3. 17. 23:55
전시라는 것의 발명 ‘아트선재 오픈 콜’ 첫 번째 ▲《아트선재 오픈 콜 #1 :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전에 참여한 자립포크뮤지션인 '회기동단편선', 15일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6일 개막식에 선보일 공연을 앞서 선보이고 있는 모습 지난 17일부터 4월 18일까지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소격동 소재) 3층에서는 ‘더 아웅다웅스’ 기획의 《아트선재 오픈 콜 #1 :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전이 열리고 있다. 공연 기획자인 더 아웅다웅스가 전제한 ‘평양에서 펑크 록 음악을 연주하는 클럽이 있고, 그곳에서 공연을 했던 뮤지션이 있었다’라는 가정은 가상의 리성웅의 흔적들을 통해 구성된 리성웅의 연대기 전시로까지 이어졌다. 수집된 그의 흔적들은 스토리텔링적 장치의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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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연대'-공모전 제도에 대한 각성 : “제 27회 한선정 초대전- 책상 위의 한 선정은, 결국”展REVIEW/Visual arts 2012. 3. 16. 13:51
▲ “제 27회 한선정 초대전- 책상 위의 한 선정은, 결국”展, 인사미술공간 전시장 입구 전경 인사미술공간(서울 종로구 원서동 소재)에서는 한선정이라는 가상의 한 작가의 전시가 지난 14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 중에 있다. 사실상 2011아르코미술관 전문가성장프로그램 신진작가비평워크숍 B팀 참여 작가 9명(곽이브·김경호·김진희·박재환·송유림·신주영·이수진·장유정·정주희)가 만든, ‘한 선정’, 즉 하나의 선정을 가리키는 공모 제도에 대한 자각의 시선들이 실질적인 작가의 이름이 아닌 한 명의 가상 주체로 수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층에는 이와 같은 ‘한선정’이라는 작가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가 페이크 다큐 식의 영상으로 이어진다. 작가들이 평소 좋아하던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를 하고, 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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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공간으로 간 댄스’ : [디스코버스] 리뷰REVIEW/Dance 2012. 3. 16. 11:49
▲ 신영준 [디스코버스]는 극장에서 주로, 아니 대부분 춤을 췄던 무용수 내지 안무가들을 클럽으로 소환하면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우선 문전성시를 이룬 이 비-극장으로서의 극장에서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관람은 불가능했다. 클럽은 엄밀한 공간의 분할이 불가능한 공간이다. 개인적인 영역이 성립되기는커녕 접촉과 음악과 춤에 의한 유동적인 흐름 하에 재편되는 공간으로, 빛과 색감 있는 화려한 조명 아래 테크노나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은 어둠 속 집단 제의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저마다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상이라는 집단적 도취 상태에서 자아의 구속을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일종의 변형된 무아경의 상태. ▲ 김한성 실상 이 안에서 공연이란 곧 관객과 댄서가 엄밀히 구분이 되어 관찰하고 보여주는 따위의 분리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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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장 자체를 실험한 '오토모 요시히데'의 퍼포먼스REVIEW/Performance 2012. 3. 16. 02:50
▲ 오토모 요시히데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백남준아트센터의 2012년 첫 번째 기획 전시인 [x_sound :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가 지난 9일 개막했다. 개막일에는 존 케이지의 악보가 연주된 데 이어 오후 6시경 두 번째 오프닝 무대를 이룬 오토모 요시히데의 연주는 급작스럽게 시작됐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는 것과 다르게 사운드는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침범하는 것이다. 큰 충격의 감각의 치밂, 이는 내 감각과 사운드의 일종의 팽팽한 장력의 긴장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즉 일차적인 감각은 제어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귀가 받은 충격과 그것을 보상하며 자신의 귀라는 매체를 원 상태로 되돌리려는, 그리고 이를 소음이 아닌 예술이라는 장 아래 해석해 보려는, 곧 받아들이거나 방어하거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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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 오쏠로택> 리뷰 : ‘불가능한 몸짓’들에 이르는 길REVIEW/Dance 2012. 3. 12. 12:34
▲ [사진 제공=바나나문프로젝트](이하 상동) 은 무용수들에게 던져진 과잉-음악에 대한 하나의 과제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가깝다. 그보다 정확하게는 ‘응시’가 우리가 이들을 본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른다는 사실에서, 어느새 그들이 우리를 봄으로써 우연하게 또 급작스럽게 우리와 마주침으로써 바라보는 우리가 이들에게 보이고 있었다는 ‘하나의 시선 너머의 시선’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지점으로 연쇄적인 과정을 이루고 있는 중에 성립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들 너머 어떤 시선은 완성된 형태의 재현이 아닌, 완성되지 못할 어떤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을 바로 관찰한다는 것 자체에 있다. 이는 오히려 연출자가 무용수에게 주어준 과제를 관객 역시 함께 푼다는 의미가 있다.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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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풍선> 리뷰 : ‘상상적인 것’이란...REVIEW/Theater 2012. 3. 12. 11:33
▲ 3월 2일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의 상상적인 것은 상징적인 것을 초과한다. 한편 이 떠올리게 하는 연극은 게오르그 뷔히너의 『보이체크』인데, 이 연극이 보이체크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것에 대한 분노의 정념과 이성의 강제 아래 인간의 감정이 소거되는 듯한 전유적 시선이 보이체크의 영혼을 말살하는 과정의 두 축으로 그래서 비극을 향해 전개된다면, 은 고환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군인이 그로 인해 군대 내 국가 기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험 대상이 되어 통제된 삶을 사는 한편 그로써 어머니와의 관계가 희미하게 유지되며(이는 서로에 대한 간절한 염원의 두 존재를 낳으며) 결국 비극의 결과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 공통된 것은 (실험) 대상으로 전락한 주인공의 모습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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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의 <사심 없는 땐쓰> : 사심捨心 있는 댄스에서 사심私心 없는 댄스로...REVIEW/Dance 2012. 2. 28. 14:44
▲ 2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지난 24일에서 26일,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안은미의 (기획·제작: 두산아트센터·안은미컴퍼니)는 그녀의 에 이어 두 번째 보통 사람들에서의 특정 계층 집단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 아카이브 프로젝트이다. 안은미는 이를 ‘무용책’, ‘미디어책’이라는 단어로 언급하기도 했다. ▲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안은미 안무가 안은미는 얼마나 춤추는 이가 똑똑하고 예쁜가 보여주는가 보여주는 게 춤의 일반적인 모습이고, 무대 위의 사람들이 관객과 제대로 소통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지속하는 것이라면, 스스로 먼저 가서 배우고 그 사람들도 와서 배우고 하는 형태가 이번 무대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와 고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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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컷_21p] 극단 파크의 '서울노트'로 바라본 히라타 오리자의 일상주의적 연극PREVIEW/Theater 2012. 2. 4. 09:43
▲ 2월 2일 열린 '서울노트' 프레스콜 장면들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은 일상을 회화會話로 포착해 낸다. 그는 일상을 연극에 옮겨 일상적인 연극을 구현하고자 하는데 이와 같은 보이는 것과 정보량을 차이를 통한 회화를 진행하며 이 정보들이 쌓여 나가며 일상의 단면을 그리고 일상의 어떤 총체를 그려내는 것 사이에서 모방과 구성이 갖는 트릭의 간극이 있다. 곧 일상은 구성된 것이라는 것. 우리는 일상을 보지만 갑자기 집요해지는 회화에, 갑자기 떠올라(영감) 정보를 제공하는 일상의 말에 정녕 질문을 품지 않을 수 있을까. 곧 일상의 고스란한 재현이 아닌 일상의 집요한 현미경적 분석 그리고 미리 상정해 놓은 정보들에 대한, 각각 작가의 시선과 생각·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정보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와 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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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두 개의 선’ 리뷰 : 결혼과 혼인을 묻다 그리고 ‘아이’라는 절대적 반전카테고리 없음 2012. 1. 30. 10:34
두 개의 선은 임신 진단 테스터에서 임신임을 확인시키는 기호를 말한다. 새로운 생명이 두 사람의 사랑에 더해 예측할 수 없이 찾아 와 그 존재의 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기쁘거나 당황스러운 가운데 이제 임산부가 된 그녀에게 놀람을 수여한다. 이 두 개의 선이 던진 놀람은 낙태의 선택을 뿌리치고 십 개월을 달려 왔을 때 완전히 다른 삶의 양상으로 자리 한다. 영화는 아이를 갖기 전과 후, 혼인신고를 하기 전과 후의 예기치 않게 삶의 한층 달라진 양상을 보여준다. 결혼과 혼인신고는 상등하지는 않는다. 혼인신고는 주민등록증과 거의 흡사한 국가 제도권 안에 자신의 기본적 국가 정체성에 더해 가족의 정체성을 새롭게 기입하는 방식이다. 반면 결혼은 문화적·사회적·집단적 의식의 절차로 사회적 집단에 정체성을 갖게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