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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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작품의 경계를 시험하는 전시’ :『디지털 시대에 떠오르는 아마추어리즘』PREVIEW/Visual arts 2011. 11. 12. 15:13
2011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신보슬/미야 요시다 공동 기획 참여 11월 12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아르코미술관에서 2011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디지털 시대에 떠오르는 아마추어리즘』이 열린다. ▲ 전시 공동 기획을 맡은 일본 출신 독립 큐레이터 미야 요시다(Miya Yoshida) 아마추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함의로 쓰이는 반면 이번 전시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labour of love) 노동을 전시장으로 옮기는 작업으로 준비됐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 한편 동시대 작가들의 경우 파인 아트를 전공했지만, 협업의 개념이 적용되면서, 전문 영역에 닿아 있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아마추어인 부분이 예술과 접목을 이루는 영역이 생겨났다. ▲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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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퍼도 커튼콜」(2011 봄 작가 겨울 무대) 리뷰 :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어루만짐의 누군가REVIEW/Theater 2011. 11. 12. 00:14
▲ 「서글퍼도 커튼콜」 연습 장면[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재생 장치를 두 배쯤 빨리 돌려 빠르게 몸에서 내닫게 만드는, 초반의 몰아붙이는 말들은 마치 말들의 잔치인 소설을 압축해 담아내고자 하는 절박한 강박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빠른 말들의 속내는 기실 파국의 파토스의 뜨거운 분출을 예고한다. 현실을 연극으로 비유한 곧 어둠 속에서 빛/끝을 향해 내달리는 처절하고도 외로운 고투로 비유한 것, 연극의 커튼콜은 단 한번뿐이지만, 실제 이 연극에서 커튼콜은 두 차례 정도 미리 주어진다. 빗소리 비는 박수 소리와 묘하게 겹쳐 청량하게 무대를 전환시킨다. 비가 내는 불규칙적 수없는 마찰은 귀를 자극하고 연달아 이어지는 박수와 역시 닮았다. 각자의 어머니만이 존재하지만 이 연극에서 우람의 엄마는 반지의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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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컷_17장] 국립극장 기획공연시리즈5 <타,Get> 리뷰 : '전통 타악과 팝핀 댄스의 퓨전식 무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11. 7. 14:26
장구의 일정하게 낮게 드리운 연주는 마이크를 타고 공명의 중첩을 통해 하나의 자장을 형성한다. 기타의 멜로디에 타악은 배면에 깔리고 둘은 촘촘한 힘겨루기의 양상을 보이는데 어느 순간 장구는 그 배면을 실재의 소리로 뚫고 나와 역전시킨다. 두 번째 곡에서 디저리두는 묘한 사람의 음색의 변환과 길게 뻗는 방향성을 갖고 독특한 멜로디를 만드는 가운데, 단보우(Dan Bau)는 발생된 음을 밀고(확장하고) 당기며(축소하며) 공간적 분배를 자유롭게 한다(일종의 공명을 붙들어 그것을 이차적으로 왜곡시키는 장치가 일종의 현의 역할을 하는 악기라고 볼 수 있겠다). 물을 넣은 단지를 겉을 마찰하고 또 속까지 진동을 주는 두 가지 주법을 섞어 쓰며 후자를 통할 때 물 소리가 나며 마치 항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실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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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PAF] 극단 우투리 「김이박의 고백」 리뷰 : '고단한 현실 토로와 그 징후들'REVIEW/Theater 2011. 11. 7. 13:55
사면을 관객석으로 채우고 그 안에 커다란 관 하나를 놓고 벌이는 위태위태한 사투다. 객기 어린 삶의 토로이기도 한 한편 관의 모서리를 타고 걷기도 하는 등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현실의 고단함부단함삶은 시간으로 치환되고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시간의 질서에 따라서 변화는 없다을 이야기한다. 양복을 입은 비즈니스맨으로 치환된 사람들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삶의 한 부분을 가져올 것을 약간은 명령하는 것에 가깝다. 곧 이들의 배설술주정에 가까운 삶의 토로가 관객의 토로로 이어지길 어떤 무대의 관객으로의 전이는 그렇게 관 바깥으로 방만하게 분출되는 가운데 이뤄지고 또한 그 관을 최종적으로 바라보며 우리의 삶이 죽음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며 의식은 죽음이라는 확고한 영역 안정적인 무대 영역을 상정하는 공간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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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PAF] 남영호무용단 <S.U.N> 리뷰 : '사운드로 번역되는 호흡'REVIEW/Dance 2011. 11. 6. 22:17
▲ ⓒ 최영모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호흡은 무대를 잠식한다. 호흡은 파악되지 않고 사운드/물질로 비물질/영혼/존재로, 움직임을 추동하는 사운드로 자리하며 무대를 뒤덮는다. 음악이 없는 조용한 무대에 호흡은 관객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사운드 내지 음악이 지배하는 무대에서 호흡은 실종되기 마련인 반면, 이 공연은 그 호흡 자체가 사운드로 몸의 확장된 매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라는 들숨과 ‘아/파’라는 날숨을 번갈아 무대에 놓으며 관객석을 통과하는 남영호의 숨이 어느새 사운드 매질을 타고 대기를 잠식하는/공명하는 광경이 시작을 장식하듯 호흡은 마치 내가 살아 있음을 신체적으로 증명하는 데카르트의 코기토에 대립되는 전제로 자리하며, 이 신체가 유효함을 기계적으로 증명하며 또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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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티끌모아 로맨스」 리뷰 : '티끌이나 모아야 하는 젊은 세대의 삶의 고투 너머'REVIEW/Movie 2011. 11. 6. 19:40
「티끌모아 로맨스」는 루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삶에 밀착한다. 실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치환되는 노동, 그 노동의 신분을 가르는 스펙과 자기 투자의 끝없는 소진의 과정은 젊은 세대의 몸을 정확히 절단하고 통과하며 옥죄고 있다. 이것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한예슬(홍실)의 돈밖에 모르는 모습, 반면 루저로서 돈이 하나도 없는 송중기(지웅)는 재개발이 되는 못 사는 동네에서 한 건물 건너 옥상에서 마주하고, 송중기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한예슬의 제안에 따라 계약 동거가 시작된다. 물론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게 아니라 한예슬의 옥상에 텐트를 치고 사는 비루함 그 자체를 보여준다. 송중기는 비등비등하게 한예슬보다 키가 조금 큰데(그다지 크지 않은데), 영화에서 키는 굉장히 중요한 비주얼을 담당하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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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되는 돌이킬 수 없는 두 소년의 장난', 청소년극 <소년이그랬다>PREVIEW/Theater 2011. 11. 2. 22:47
▲ 11월 2일 수요일 오후 3시경 국립극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의 남인우 연출이 작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재)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소장 최영애)의 첫 작품 가 11월 말, 국립극단 백장극장 무대에 오른다. 두 소년의 우발적인 장난, 그것이 가져온 엄청난 파장을 다룬, 는 세계적으로 청소년극의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연극 를 원작으로, 한국적 현실을 차용하여 만들어진다. 는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을 목표로 올 5월에 문을 연 (재)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첫 작품으로, 내년부터 전국의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공연할 계획이다. ▲ 를 각색한 한현주 작가 청소년의 생각을 듣기 위해 다소 추상적이지만 이백여 명의 설문조사를 거쳤고, 청소년들이 쓰는 어투를 극 속에 살려 낼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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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 최초 공개된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 오픈 리허설 현장PREVIEW/Dance 2011. 10. 31. 14:52
▲ 10월 29일(토) 오후 2시경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 연습홀에서 일반 관객을 상대로 열린 오픈 리허설 현장, '타티아나' 역 강미선과 '오네긴' 역 이현준이 연기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이 11월 12일부터 1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0월 29일(토) 오후 2시경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 연습홀에서는 일반 관객을 상대로, 오픈 리허설이 열렸다. 은 2004년 강수진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내한하여 크게 오열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막을 내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이다. 러시아 대문호 푸쉬킨(Pushkin,1799~1837)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오페라 탄생 이후, ‘쿨트 하인즈 스톨제(K.H.Stolze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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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PAF] '히로시마-합천: 두 도시를 둘러싼 전람회/서울ver.' 리뷰 : '현실 리서치에서 몸의 체화로.'(현장컷_15p)P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10. 29. 17:51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각각 두 도시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 투하로 인해 괴멸되었다. 도시에 대한 작품을 제작해 오던 ‘마레비토 씨어터 컴퍼니’는 이에 대한 프로젝트 를 시리즈로 제작해 왔고, 마쓰다 마사타카는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준비하면서 국경을 넘어 ‘합천’이라는 도시에까지 관심을 확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합천에서 히로시마로 강제 이주된 많은 사람들이 원폭피해자가 되었으며, 합천은 종전 후 살아남은 이들의 귀향으로 ‘또 하나의 히로시마’로 일컬어지고 있다. 연출가가 두 도시를 여행하며 알고 느끼게 된 감정의 과정을 따라, 출연자들에게 두 도시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함께 토론하여 발전시키고 형상화하게 하였고, 작품은 전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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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와 몸이 만나다' : 남영호 <S.U.N>(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PREVIEW/Dance 2011. 10. 27. 19:39
▲ (사진 왼쪽부터) 10월 24일 월요일 오후 6시경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예술가와의 대화 자리에서 제랄딘 파오리, Tacit Group 대표 장재호, 남영호, 스테판 쿠조 오는 27일부터 28일, 양일간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Seon. Universel. Numérique)가 오른다. ▲ 안무가 남영호 은 5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서는 안무가 남영호의 호흡에서부터 시작되는 현대무용과 미디어아트 태싯그룹의 음악, 프랑스의 컴퓨터프로그래머이자 영상예술가인 스테판 쿠조의 비디오 영상, 멀티예술가이자 모로코 카사블랑카 다윈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제랄딘 파오리의 무대장치와 의상 및 선무도가 결합한 무대로 펼쳐진다. ▲ 태싯그룹 대표 장재호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인 움직임과 호흡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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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30일, '기괴하고 역동적인 파우스트가 온다' : 아크로바틱 「파우스트」PREVIEW/Theater 2011. 10. 25. 12:57
아이슬란드 '기슬리 가다르손' 연출, 아크로바틱 「파우스트」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무대화해 2008년 내한 공연에서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아이슬란드의 연출가 기슬리 가다르손(Gisli Örn Gardarsson)과 베스투르포트 극단(Vesturport Theatre)이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가지고 만든 동명의 작품으로 다시 한 번 LG아트센터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국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09년 아이슬란드 초연의 성공 이후, 런던 영빅 극장에서 36일간 전석 매진으로 공연을 치룬 후, 독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 유럽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연출가 중 한 명인 연출가 기슬리 외른 가다르손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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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 SPAF] 호주 백투백시어터 <작은 금속 물체> 리뷰 : '팔 수 없는 그 무엇'REVIEW/Theater 2011. 10. 24. 01:30
▲ 10월 15일(토), 서울역KTX에서 열린 호주 백투백시어터의 1987년 호주 질롱 지역을 기반으로 창단한 공연예술단체인 백투백시어터(Back to Back Theatre)는 전문 배우와 지적장애인이 함께 창작 활동과 순회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워크숍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 예술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인의 성(性), 거짓된 지식, 인간의 우성과 열성의 기준에 따른 유전학적 통제, 채울 수 없는 욕망과 피할 수 없는 죽음 따위의 어두운 사회의 측면을 이야기한다. 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일상 공간인 호주의 작은 기차역에서 공연되었고, 멜번 초연 당시 평일 오전 8시 30분 출근 시간에 맞춰 공연하기도 했다.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 초청작으로 상연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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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소식] 판소리극 「사천가」, '판소리 현재적 물음과 형식으로 재탄생하다'PREVIEW/Theater 2011. 10. 22. 13:36
▲ 지난 10월 10일 오후 5시경부터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스튜디오 둘에서 소리꾼과 소리북이 가세한 드레스 리허설 겸 연습 현장에서 「사천가」에서 트리플 캐스팅으로 순덕을 맡은 소리꾼 김소진 올해로 5년을 맞은 판소리극 「사천가」가 10월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사천가」는 한 사람의 소리꾼이 극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형식에, 마임의 막간극과, 타악이 결합한다. 프랑스 리옹 국립극장과 파리 시립극장 및 공연 중간에 기립박수를 받았던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까지 매 해외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해 온 「사천가」는 20세기 서양 연극사의 대표적 희곡 작가이자 연출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21세기 한국적 상황에 맞춰 뚱뚱한 백수 처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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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들」 리뷰 : '지하의 대기, 열린 판의 무의식의 결을 따라'REVIEW/Theater 2011. 10. 21. 12:01
▲ 7일 3시경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프레스리허설 장면 「지하생활자들」의 판은 열린 의식의 수용 지점을 안긴다. 소위 깨어 있다. 이 판은 유동하는 흐름으로, 꿈틀거리며 생성된다. 이 판은 구조 속에서 나열식으로 전개되며 그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게 아니라(졸음 의식을 부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의식의 자장 너머 세계와 마주하며 그 대기를 흡착하게 만든다. 이 대기는 세계 내 존재, 곧 세계와 내가 분리된 존재가 아닌 내 몸을 통과하며 구성되는 세계, 세계와 나(배우)와 내가 하나의 대기로 일원화된 세계의 평면에 놓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이는 존재를 주체화하지 않고, 이 대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유랑극단의 풍모를 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말을 신나게 따라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 되는 것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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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IDANCE] (리뷰) '춤추는 도시', 시댄스 레지던스 프로젝트,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의 <성 프란체스코의 어린 시절>REVIEW/Dance 2011. 10. 20. 10:46
10월 11일(화) 오후 6시경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011 서울세계무용축제 '춤추는 도시' 프로그램에서 기 나데르(레바논)의 ,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모린 로(중국)의 ,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 Fabrizio Favale의 이 연이어 펼쳐졌다. 나막신 같은 두터운 신을 잔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신고 가며 내는 계단 소리 에너지, 나뭇가지를 바닥에 긁고 가는 소리, 풀벌레 울음소리, 이 구조물과 자연의 병치는 전체적인 작품의 대위법의 구조 일환이다. 이 구조물 전체를 감각할 수 있고, 사운드로만(오직 몸/실재로만) 또한 이 건물을 다시 짓고 해체/상상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이 건물을 무대로 확장하고 감각으로 환원되는 과정을 수반한다. 안무는 여기서 완성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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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IDANCE] 한국-일본 신은주 & 수미 마사유키(角 正之) 댄스 캠프 프로젝트 리뷰 : 세 명의 분배와 접합의 퍼포먼스REVIEW/Dance 2011. 10. 20. 06:15
▲ 신은주, 수미 마사유키(角 正之) 신은주, 수미 마사유키(角 正之), Yasuda Noriyuki, 이 세 명의 관계는 이 무대라는 공간 대기 안에서 매우 평등했다. 작업을 만드는 과정을 작품 외적으로 체현하고 있었고(메타적으로 반추하고 있었고), 작품은 이 셋의 암묵적인 동의외적인 규칙/대기에 의해 구현되고 있었다. 한 마디로 이 대기는 이 셋 모두의 것이었다. 어둠에서 출발하는 몸, 몸을 뒤틈과 신음은 그 앞 구조물/사람에 겹쳐져 표상된다. 몸 앞의 존재는 하나의 존재의 흔적이고, 또한 자기 자신의 그림자이자 시간의 표상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림자는 자신과 결부되는 은유적 작법이자 감상주의적 초월에 다름 아닌데, 이는 이 공연 전체적인 문법에서 봤을 때 하나의 서사를 제공하기보다는/거기에 사로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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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IDANCE] '젊은 수상자들의 밤' 리뷰 : '각기 다른 스타일의 국내외 젊은 안무가 열전'REVIEW/Dance 2011. 10. 20. 05:28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 현실을 넘는 무대의 신비한 대기 원색의 길고 짧은 바닥의 선분들, 영상 속 나무의 출현과 사라짐과 맞물려, 한 남자의 움직임에는 치솟는 사운드에의 대기와 함께 자연과 문명의 대립적 알레고리를 작동시키는 가운데 조여 오는 긴장감을 드리운다. 어슴푸레한 산의 자취와 돌연 나타나는 나무들은 그 사운드에 조응하며 그 서스펜스의 궁극에 일치 지점을 이루는데, 이러한 긴장은 어디서 연유하는가, 그 긴장을 몸으로 체현하며 그 사운드 안에 잠겨 있는 것은 일종의 의식을 치루는 행위로 비추는데, 이 나타남은 왜 존재가 아닌 생명의 어슴푸레한 실루엣일까, 몸과 의식·기억·이미지의 관계는 생성의 힘으로, 몸의 추동으로 체현되어 나타난다. 한편 사운드의 옥죔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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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소식] 국립현대무용단, 프랑스 누벨당스의 거장인 조엘 부비에를 맞다! <왓 어바웃 러브>PREVIEW/Dance 2011. 10. 19. 12:57
▲ 의 안무가, 조엘 부비에 10월 19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소재 한 레스토랑에서 프랑스 누벨당스의 거장, 조엘 부비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부비에는 1980년대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펼쳐진 현대 무용의 새로운 미학적 조류인 ‘누벨당스(Nouvelle Danse)’를 이끈 대표적인 무용수 이자 안무가로, 생동감 넘치고 시적이며 관능적인 표현 스타일로 르아브르(Le Havre) 국립안무센터의 예술감독, 앙제(Anger) 국립현대무용센터 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프랑스의 문화예술에 기여한 바로 프랑스 문화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프랑스가 가장 현대 무용에서 선구적인 국가인데, 조엘 부비에는 프랑스 국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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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월 (THE LAST WALL)」 리뷰 : 미디어의 관객으로의 확장, '텍스트로부터 현실로'REVIEW/Theater 2011. 10. 19. 11:11
관객의 관극이 관객과의 간극을 상정한다는 것에서 유래하는 ‘마지막 벽’(last wall)은 관객이 극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극 속에서 극을 체험하며 극의 주체가 되는 것을 말logos들로써 보여주며 지향한다. 아무 것도 없음의 무대에서 출현하는 목소리는 재현과 생성을 가능케 하는 힘인데, 이는 무대에 가로 놓이는 해설의 층위이자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형태를 취하는 가운데 화자/주체의 목소리가 된다. 이 주체는 모방 욕망과 자아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데, 그가 생성시키는 인물은 그의 자아로서 그의 의식 질서를 벗어나며 단순한 책의 구조물로 치환되지 않는 무대의 세계를 만든다. 곧 그녀가 상상하는, 단점(트라우마로 전이되는)을 간직한 현대의 인물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진 특정 부분의 장점들을 물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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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커플즈」리뷰 : 연쇄 효과의 직물을 푸는 쾌감REVIEW/Movie 2011. 10. 19. 09:45
옴니버스식 구성 연쇄 효과, 영화는 네 개의 시퀀스로 옴니버스식으로 묶인다. 중간 중간 신혼부부들의 인터뷰를 집어넣는데, 이 낯선 인물들이 왜 영화를 소위 끊어 먹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영화를 보며 완전히 해소된다. 즉 영화는 첫 번째 하나의 시퀀스로 다 완성되는 한편, 이 시퀀스가 김주혁(유석 역)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되어 나머지 인물들의 시선이 세 개의 시퀀스를 통해 차례차례 드러나며 이 첫 번째 시퀀스가 일부분이었음을, 그 안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상황들이 동시적으로 전개되며 연결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도미노 효과 ‘도미노 효과’ 내지 트리거 이펙트/연쇄 작용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면, 이러한 원인과 결과, 결과가 원인이 되는 끝없는 도미노의 생성/파괴의 유기적인 조응의 과정, 그것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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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컷_14p] (2011 SIDANCE) '춤추는 도시', 시댄스 레지던스 프로젝트 <웅녀예찬>카테고리 없음 2011. 10. 17. 23:47
▲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10월 11일(화) 오후 6시경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011 서울세계무용축제 '춤추는 도시' 프로그램에서 기 나데르(레바논)의 ,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모린 로(중국)의 ,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 Fabrizio Favale의 이 연이어 펼쳐졌다. ▲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시댄스 레지던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무용가,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모린 로(중국)는 한국의 신화 속 인물인 웅녀의 이야기를 차용하여, 자연적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변모하고자 하는 인간의 영원한 열망을 현대적 배경 속에서 탐구한 을 선보였다. ▲ 모린 로(중국) 등장하는 사자·뱀·독수리는 인간이 된 웅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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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컷_11p] (2011 SIDANCE) '춤추는 도시', 기 나데르 Guy Nader(레바논) <모든 것이 숨는 곳>카테고리 없음 2011. 10. 16. 21:30
10월 11일(화) 오후 6시경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011 서울세계무용축제 '춤추는 도시' 프로그램에서 기 나데르(레바논)의 ,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모린 로(중국)의 ,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 Fabrizio Favale의 이 연이어 펼쳐졌다. 레바논 기 나데르의 은 2010년 베이루트 국제 무용플랫폼에서 초연되었으며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에서 개최된 2010년 제15회 마스단사 안무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일상적인 사물들이 메타포로서 의미를 띠며 새로운 세계와 차원이 생겨나는 데서 출발하며 레바논 기 나데르는 부조리와 역설, 유머를 끄집어내고, 일상적인 몸에서 새로운 감각과 다른 인식을 제시한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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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리허설 현장_15p] 미리 보는 「벌」: 현대인에 관한 병리학, 망각된 것의 환유PREVIEW/Theater 2011. 10. 14. 11:18
▲ 13일 3시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벌」 프레스 리허설 현장 (재)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은 배삼식 작가의 신작 「벌」을 10월 13일부터 10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3월의 눈」, 「벽 속의 요정」, 「열하일기만보」, 「하얀 앵두」 등 한국 연극계의 대표 극작가 배삼식과 「다윈의 거북이」, 「하얀 앵두」, 「디 오써」 등의 작품으로 주목 받는 김동현 연출이 함께 한다. 지난 해 구제역으로 가축들이 살처분되던 때 토종벌의 95%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고 한다. 벌의 애벌레가 썩어 죽는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Sacbrood, 囊蟲蜂兒腐敗病)' 때문으로, 배삼식 작가는 이 사실에 착안하여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3일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벌」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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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늘」 리뷰 : ‘삶-죽음의 대기, 빛과 어둠의 양면’REVIEW/Movie 2011. 10. 13. 13:03
1년 전, 나의 생일날 사랑하는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를 죽인 이는.. 17살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용서했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아직은 어리기에.. 용서를 하면 잘못을 뉘우치고 열심히 살거라 믿었습니다. 제 용서가 … 사람을 죽였습니다 -다혜의 노트 中에서- 「오늘」의 대기는 무겁고 또 무미건조하다. 이 대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 현실의 무게, 그 지속, 불균형적인 삶의 변화 없음의 균형과도 같은데, 이는 좀처럼 사건 없는, 서사의 전개가 없는 더딘 흐름을 넘어, 오히려 과거의 상처들을 안고 사는 현재는 그 사건의 징후 곧 어둠으로 덮여 있는 가운데, 그 트라우마의 순간, 다시 사건이 도래하지 않을 종결로서 사건으로 계속 의식은 되돌아가고, 현재는 좀처럼 새롭게 현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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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컷_14p] (2011 SIDANCE) '춤추는 도시', 안드로메다 히치호퍼스, 「유랑 불시착」카테고리 없음 2011. 10. 11. 01:17
10월 9일 일요일 오후 1시경 서울 광화문 세종벨트 해치무대에서 안드로메다 히치호퍼스가 「유랑 불시착」을 선보이고 있다. 안드로메다 히치호퍼스(Andromeda Hitchhoppers)는 흥겨운 재즈 리듬에 맞춰 춤추는 스윙댄스 퍼포먼스 팀으로, 2009년 20-40대 아마추어 스윙댄서들에 의해 결성되어 소셜 댄스와 더불어 팀 퍼포먼스 공연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파트너 댄스 중 가장 즉흥적이고 발랄한 스윙댄스는 1920년대 말 뉴욕의 할렘에서 탄생했으며 이후 뮤지컬 재즈, 브레이크, 비보잉 댄스의 모태가 되었다. 이날 안드로메다 히치호퍼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며 세계 곳곳에 불시착한 스윙댄서들을 콘셉트로 하여 찰스턴·벌레스크·린디홉·블루스·재즈라인 등 20세기 스윙댄스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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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IDANCE]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여행자」리뷰 : '몸과 몸의 교환, 문화의 재전유 전략'REVIEW/Dance 2011. 10. 10. 12:19
▲ photo by Zhang Xiaoshuo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이들의 무대는 무엇보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다. 무대를 현재로 가져오는 것은 한국말을 천연덕스럽게들 한다는 것. 말릿 우펜드라는 스리랑카의 춤을 가르쳐 달라고 하며 문화를 현재로 이전한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 문화는 이국적 취향에 분리된 수용자의 경계 지점을 그리는 대신에 현재 우리의 눈앞에, 우리의 몸으로 매우 가깝게 감각될 수 있음을 가리키는데, 이는 그 피부색과 나라/문화가 달라도 한국말을 쓰고 한 사람과 똑같은 자격/위치로 말을 거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하기 때문이다. 모든 움직임을 멈춘 채, 멈추게 하며 공간에 울려 퍼지는, 그치지 않는 노래, 모린 로의 끼가 대단하다. 「Ben」 노래의 전유는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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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뮤직앤와인페스티벌] (현장) '비 더 보이스'의 무대REVIEW/Music 2011. 10. 10. 11:14
경기 파주 헤이리 주변의 경기영어마을 특설무대에서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쏘뮤직앤와인페스티벌 2011’, 제1회가 개최됐다. 쏘뮤직페스티벌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의 와인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9일 라인업의 마지막을 장식한 비 더 보이스, Junko Wada의 음색은 다소 건조한듯 도도하며 차가운 도시의 느낌을 주는 반면, 심연에 착 안착되는 푸근함과 안정감 또한 준다. 흡사 롤러스커트의 조원선의 음색을 떠올리게도 한다. 보사노바와 재즈가 곁들여진 끝을 지정하지 않는 차이의 반복들, 거기엔 고독이 또는 경쾌함이 축제의 탈일탈적 분위기(가령 아아아아아 울려 퍼짐은)가 사운드의 배면을 달리하여 자리한다. “Thank you very very very much." 관객의 반응에 화답하며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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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1] (현장) GROOVE ARMADA, ‘깊숙하게 드리운 서두와 다양한 사운드 전개’REVIEW/Music 2011. 10. 9. 12:21
흡사 산의 윤곽들이 겹쳐져 있는 무대 배경 디자인의 조응 아래 이들의 음악은 붉고 어두운 대기 아래 비밀스럽게 진행되며 묵직한 비트 사운드가 스피커를 노이즈와 같이 울려 대며 의뭉스러운 전개와 함께 사람들의 몸을 점차적으로 달아오르게 만드는 체공의 시간이 꽤 길다. 좀처럼 어둠은 사그라질 줄 모르며 저녁의 쌀쌀한 대기를 한껏 품는다. 이 어둠에서 조금씩 흘러나와 덮이는 다양한 사운드의 내파, 다양한 사운드의 층위/멜로디/프레이징은 관객을 조였다 풀었다 자유자재였다. 런던 출신의 일렉트로닉 댄스 듀오 그루브 아마다(Groove Armada)는 세기말 유행처럼 번진 일렉트로니카와 트립합의 주역이자 현재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밴드이다. 다양한 장르의 융합을 통한 복합적인 음악을 그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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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1] (현장) IDIOTAPE, ‘흥겨운 리듬과 역동적 전환의 신’REVIEW/Music 2011. 10. 9. 12:12
이디오테이프IDIOTAPE의 현장 열기는 대단했다. 익숙한 노래들의 피처링과 급격한 분위기 전화, 퍼포먼스에 가까운 디제잉과 드럼 세션, 전자 사운드의 방출, 셋의 역할은 섞이고 융합되며 경계 없이 마구 분출됐고, 이러한 에너지의 과잉은 관객과 합을 이루며 직선주로를 끊임없이 달려 댔다. 후반 산울림의 '개구장이' 피처링은 관객의 호응을 크게 이끌어 낸 시간이었다. IDIOTAPE는 매시브한 사운드와 다이나믹한 리듬, 그리고 실험적 사운드로 댄스 플로어뿐만 아니라 야외 록페스티벌에서 주목받고 있는 팀으로, 라이브와 스튜디오 연주가 모두 가능한 형태의 전자음악 밴드, 그리고 일렉트로니카와 록의 결합을 모토로 출발하여, 굵직굵직한 국내 음악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뿐만 아니라 캐나다 뮤직 위크와 미국 초대형 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