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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컷_25p] '삶과 죽음이 놀이로 피어나다' : ‘2011 한팩, 우리 시대의 연극’ <꽃상여>PREVIEW/Theater 2011. 12. 30. 15:58
12월 29일(목)부터 2012년 1월 8일(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르는 (작 하유상, 연출/각색 임형택)의 프레스콜이 29일 오후 3시경 전막으로 열렸다. 두 번째 작품으로,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 이사장 최치림, 연극분야 예술감독 서재형)와 극단 서울공장이 공동 제작한 는 “한국 고전의 현대적 수용”을 내세워, 극중 인물인 아씨(할머니), 딸고만네, 며느리, 영희와 숙희 등 총 3세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 세대와 계급간의 소통의 문제를 경쾌한 음악극 형식으로 풀어낸 는 하유상 극작가의 원작이 40년 만에 빛을 발한 것이기도 하다. 유나영, 이도엽 등 기존 실력파 배우 외에,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춤과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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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동의 「세자매」리뷰 : '독특한 신체 양식으로 표현한 체홉'REVIEW/Theater 2011. 12. 28. 17:37
극단동의 독특한 신체 발성과 움직임이 체홉을 매우 생생하게 만든다. 「세자매」의 움직임은 철저히 극 안에 있다. 곧 이것이 체홉의 『세자매』의 특정한 현실의 시공간을 전제하는 게 아니라 이 안에서 배우로서 존재로서 살아 있다는 것, 마치 신체 자체로 질적인 측면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듯 움직임이 피어난다. 태평양전쟁 직전에 일제강점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한 「세자매」에서 특별히 그 시대의 유행가를 추는 춤은 그 시대를 드러내는 기제이지만 동시에 단순히 그 시대를 입는 것에서 벗어나, 곧 문화의 측면에 코드화되는 게 아니라 잠재된 형태로 예측 불가능하게(곧 춤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춤을 통해 신체를 드러내는) 춤이 튀어 나온다. 이는 곧 신체로부터 발현되는, 신체로부터 생성되는 어떤 언어 그 자체인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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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언니들’ 리뷰, ‘신화와 상징이 거주하는 세계’REVIEW/Theater 2011. 12. 27. 23:17
‘언니들’은 신화적이고 또한 무의식의 상징들을 따라간다. 끝 간 데 없는 옥수수 벌판은 사건들의 연속선상의 시간 계열이 아닌 어떤 하나의 원형적 이미지, 기억 이미지로 측정된다. 여기에는 삶의 일상적인 흐름이 아닌 죽음에서 생성으로 나아가는 사건의 반복적인 출현이 자리한다.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역할 놀이와 무의식적 기억의 엄습은 어디까지가 언니들의 의식인지 다소 혼란에 젖게 만든다. 한편 해질녘이 되어 사라지고 마는-그리고 혼자 남는 소녀에 대해 상대적으로-언니들인 두 언니의 말과 행동은 기억이라는 더 큰 범위에서 출현하지만, 이는 소녀의 기억과 삶에 어떤 경계를 지우고 있어, 이 기억으로부터 촉발되는 삶과 그것이 없는 삶의 간극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세 명의 유폐된 환경에서의 삶은 제의적 놀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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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에 감응되는 신체들' : 한국공연예술센터 무용제작공연 MixedPlay 「마이크」리뷰PREVIEW/Dance 2011. 12. 26. 12:38
먼저 「마이크」를 스테레오타입화된 현대인의 일상, 그리고 공허함을 상징적인 표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생각은 이 작품에 대한 대단한 오독일 것만 같다. 현대인을 불안정하게 존립시키는 무대의 양태와 움직임은 실존주의의 이념에 소급되는, 곧 움직임을 움직임 자체로 보지 못 하는, 또는 그러한 이념에 무용이 빚지고 있음을, 그러한 하나의 철학에 대한 종속적, 하위적 개념으로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마이크에 대한 대다수 글에 대한 메타 비판적 시선을 떠안고 이 글을 진행할 것임을 일러둔다). 무용수들은 개별적으로 자신의 몸으로써 기능한다. 여기에는 오히려 실존주의적 자기의식이 없는 상태이다(뇌 없는 육체와도 같은). 또한 무대는 너로 인해 존재하는 나 내지는 너로 인해 감응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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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리뷰 : '어둠 속 빛을 찾아서'REVIEW/Theater 2011. 12. 26. 12:11
처음 배우들의 등장은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보이지 않는 자들의 세계, 시선 너머에 시선이 있다는 것, 보지 않는 시선이 세계를 형성한다는 것, 그 시선과 우리의 시선이 영원히 맞닿을 수 없다는 것. 이들의 왕국은 평온과 안락의 형태를 띠고 있다. 부딪치지 않는다는(부딪치지 않도록 장애물을 최소화한도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유래) 것은 볼 수 없는 것을 가리는 중요한 장치裝置가 된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공공연한 비밀로 공유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실상 삶을 사는 데 어떤 어려움이나 장애, 갈등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여기에서 기인하며,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무화시키게 된다. 단순히 장님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와 분별을 통한 구분 짓기와 감동을 이끌어 내는 대신 는 마치 빛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