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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PAF] 다비드 쥬셀송, 〈네안데르탈인〉: 인간의 주관적 언어들―과학, 역사, 사랑REVIEW/Theater 2026. 5. 27. 13:38
〈네안데르탈인〉은 인류의 출발선상의 시간 위에 역사의 시간을 겹쳐놓는데, 이는 집단 유전학자들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DNA 연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과 분쟁이라는 역사적 현재와 중첩되면서 자연과학에 대한 정치적이고 지정학적인 판단을 포괄하게 됨을,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류를 가능케 한 인간의 특성에 대한 질문으로 연장됨을 의미한다. DNA는 그러한 특성이 새겨지는 독해 가능한 ‘책’으로서, 그것이 속한 지역적 장소성과의 관계를 통해 고찰 가능한 것으로 전제되는데, 여기서 앞선 두 국가 중 예루살렘의 주인이 누구냐에 대한 기존의 사료를 대체해서, 인류의 고고학적 증거를 찾는 것이 정치적 야심의 일환에서 연구 지원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되는 것과는 달리, 과학자의 질문은 오히려 장소성으로서 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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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미인, 〈거의 인간〉: AI가 만드는 세계의 존재 양상에 대한REVIEW/Theater 2026. 5. 27. 13:37
수현과 재영, 두 여성의 이야기는 마지막에는 연대의 형식으로 결합하며, 미래의 문화적 지형을 새롭게 구성한다. AI가 작가의 영역을 대체하고, 인공자궁을 통한 출산이 가능해진, 지금에서 딱 10년이 지난 시점은 두 인물에게 시련과 고통의 상황을 부여하고, 두 인물은 리트머스지처럼 그 상상 실험을 겪어 내며 돌파해 낸다. 곧 〈거의 인간〉은 미래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과하는 두 주체의 궁핍이 페미니즘적 연대의 차원으로 극복됨을 보여준다. AI의 멘토로서 AI의 글쓰기를 돕다가 현재는 연금생활자로 생활하며 안분지족하는 작가 재영, 인간문화재 1호 발레리나에 도전하는 무용과 교수 수현은, AI 기술 발전에 의해 달라진 또는 위협받는 예술가의 지위를 문학과 무용이라는 장르의 차원에서 대표한다. 근미래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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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2024] 〈한국의 춤 - 영남무악〉: 에너지를 운용하는 것으로서의 춤에 관하여REVIEW/Dance 2026. 5. 27. 13:37
〈한국의 춤 - 영남무악〉은 일곱 개의 각기 다른 무대로 펼쳐졌는데, 이처럼 전통을 편재하는 방식은 지역이나 명인을 근간으로 한 유파를 종합하는 방식을 주로 따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제목은 공고한 무엇이자 정의에 대한 정의이며, 그 내부를 미지의 무엇으로 전개해 나가지 않는다. 이는 극 내재적인 방식의 구성 대신에, 이른바 전통이라는 하나의 공고한 틀 아래 여러 작업을 끼워넣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 안의 개별 작품들은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이 아닌,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이다. 원형에 상응하고 근접하는 그것들은 섞이는 대신에, 차이를 절대화하고, 순전한 무엇과 시간을 쌓아 올려 만든 표층으로 전통의 두께를 대치한다. 여기서 퍼포먼스성은 연륜, 농익음, 노련함과 같은 완고하고도 유연한 기질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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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비 프로젝트] 김지은, 〈라이어게임〉: 가시화를 위한 어떤 전략REVIEW/Theater 2026. 5. 27. 13:36
〈라이어게임〉은 네 여성이 참여하는 라이어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려 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교제폭력’―데이트폭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새롭게 부상한 명명이다.―이라는 실재적 어둠을 분기해 내고자 한다. 라이어게임의 속성,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과 이 모든 건 게임의 일종이라는 점은, 일관되게 극에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하나의 메타포로서 극을 지배하고 완성하는 일면이 있다. 남성의 일방적인 폭력에 의한 여성의 죽음에 이르는 교제폭력의 누군가의 사례들이 “진술”의 이름 아래, 게임의 형식을 비집고 나오는 일종의 ‘삽입’과 ‘차용’의 형식을 취하는 후반의 장면에서 라이어게임으로서 연극은 이들이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하기보다 누군가를 대리한다는 점에서 가장 위태롭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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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니, 〈꼬끼-오〉: 관음증적 차원에서 상연되는 도착된 미래REVIEW/Dance 2026. 5. 22. 17:23
이해니 안무가의 〈꼬끼-오(Kkokki-O)〉는 매해 전 세계적으로 700억 마리가 소비된다는 닭의 뼈가 쓰레기 매립지를 향한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인류세 이후, 닭 뼈로 뒤덮인 지구라는 전 지구적 재앙,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무대로 옮긴다. 이때 발레라는 장르의 형식이 곧 내용으로 뒤집힌다는 것, 그러니까 마치 발레가 닭의 확장된 움직임을 묘사하고 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인상을 주는데, 뒤틀린 꼿꼿한 중심, 불안정한 안정적 요동, 과장된 우아함, 분절의 기괴함이 주는 절도 등의 동작에서 오는 비인간성은 발레의 그것이면서 (극단적 차원에서) 발레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동작들로 보이는 것이다. 곧 〈꼬끼-오〉는 닭의 형상을 연기하기 위해 발레를 전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레는 발레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