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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성 작/연출, <비명자2>: ‘사회적 의제의 직접적 반영’REVIEW/Theater 2017. 11. 28. 23:25
▲ (작/연출 이해성) [사진 제공=극단 고래] (이하 상동) ‘(소수의) 타인의 한정할 수 없는 고통은 결국 사회적 고통으로 전이된다’는 작업의 교훈은, 타인의 고통을 사회적 고통으로 체감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측정할 수 없는 고통으로 정의되(지 않)는 그들의 고통은 결국 소통이 불가능한 비언어의 양적 크기로 측정되며(‘반경 4km까지 물리적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이해 불가능한 이해로, 말할 수 없는 우리 자신으로 수렴된다. 곧 이 작업에서 ‘타자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이다’라는 명제와 ‘타자의 고통은 절대적인 것이다’라는 명제는, 그런 ‘타자의 고통을 우리가 이해할 수는 없어도 공감할 수는 있다’는 명제를 더하며,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비명을 끊임없이 지르는 끊임없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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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 ‘비평과 창작’에 대한 알레고리REVIEW/Theater 2017. 11. 28. 22:44
▲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 작/김재선 역, 이영석 연출, 포스터, (사진 왼쪽부터) 김승언, 이종무 배우 [사진 제공=K아트플래닛] 어느 날 한 극장에 오른 작품이 기립박수를 받는다. 그 희곡을 쓴 작가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 꾸준히 비평을 해온 비평가의 집을 찾는다, 와인을 들고. 이런 설정은 이후 두 사람의 강력한 설전으로 숨 가쁘게 이어지며, 작가와 관계 맺는 비평가의 역할, 나아가 연극의 기능과 정의를 상기시키는 것으로 나아간다. 작업이 재미있는 부분은 각자의 날 선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주로 ‘대비’되는 층위에서 비평과 창작에 대한 관점이 지금에 있어서도 유효한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거기서 체현되는 건 인물이라기보다 수사의 설득력과 그 자체의 매력, 곧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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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요하네스 칼, <당신이 그것에 대해 알고 싶었던 모든 것>: ‘말하기로서의 움직임’REVIEW/Dance 2017. 11. 20. 18:13
▲ 정다슬(왼쪽), 요하네스 칼, ⓒ조현우 남성의 포즈들은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 (1863)와 (1863)의 여성 누드의 모습들을 포즈를 입체적으로 옮기는 가운데 상정한다. 남성이 여성을 표상하며 동시에 여성이 아닌 남성 관객을 보는 것은, 재현적 섹슈얼리티를 수행적이고 비판적인 언어로 전유하는 것이다. 이어 남자는 섹스/자위가 오로지 정액의 배출이라는 최종 결과에만 향해 있음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데, 성적 쾌락은 따라서 일정한 절차와 일관된 결과라는 성질을 갖는다. ▲ 요하네스 칼, ⓒ조현우 두 퍼포머는 대부분 말과 움직임이라는 구분된 역할, 동시에 평등한 역할 놀음으로 무대를 채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그러니까 기존의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에 저항하며. 예외적으로는 자신의 작달만한 신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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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전시》: ‘장소와의 간극을 수행하는 전시’REVIEW/Visual arts 2017. 11. 20. 18:06
작업들은 두 작가(조형섭, 이소의)의 작업을 제하고는, 미술관에서 풀려나 낯선 장소와 헐겁게 맞물려 있다.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마저도 전시장을 찾는 이를 전시장‘에서부터’ 나아가는 첫 번째 키를 제공하는 입구이자 전시장을 벗어나며 새롭게 전시, 《장소의 전시》(큐레이터: 안대웅,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전수현)가 시작되는 출구의 ‘유일한’ 장소이다. 그러나 이 전시장은 전시장의 ‘바깥’에 위치한 이들, 전시장의 문법 따위는 상관없는 현실에 소재를 둔 사람들에게는 결코 인접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작업은 일상에서, 현실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작품으로 감별하러 온 이들은, ‘실재의 장소’에 있는 이들에게서 낯선 이로 구별된다. 대부분의 미술관이라는 장소가 실은 작품을 위해 여전히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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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경,《more Light: 향유고래 회로도》: ‘경계에 놓인 관객’REVIEW/Visual arts 2017. 11. 20. 16:50
▲ , 엘립소이드달 스포트라이트, 자개, 황동, 멀티채널사운드, 가변설치, 2017 [사진제공=송은아트스페이스] 고래 뱃속을 환유하는 3층에 걸친 전시는 어둠에 새기는 빛의 궤적이 표면을 생성하고, 어둠에 잠긴 관객의 몸에서 분기하며 감각적 체험을 전하는 데 집중한다. 3층과 4층에 앞서 2층의 전시, (2017)는 고래의 속을 체현하기보다, 펼쳐지지 않은 하나의 책으로 진리를 예기하고 육화하는 듯 보인다. 자개와 황동으로 만든 빛(엘립소이달 스포트라이트)이 내리쬐는 두 개의 오브제는 엇갈린 층들로 4, 5밀리미터씩 일정하게 배치된다. 클래식의 현은 격동하는 생명의 안을 체현하는 일종의 서막을 가리킨다. 휴지기를 갖는 빛이 드러나는 동시에 3층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 , 3D 비디오, 사이키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