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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말리펀트 컴퍼니, <숨기다 | 드러내다>: '몸은 끝없는 내용일 뿐인가'REVIEW/Dance 2017. 10. 13. 03:14
몸의 매체적 탐문 ▲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Russell Maliphant Company), ⓒTony Nandi[사진 제공=국제무용협회] 네 개의 작업이 ‘펼쳐진다.’ 에서 그림자와 실재의 유비는 전복돼 적용된다. 하나의 막 안의 무용수와 막에 비친 더 커다란 그림자는 무용수를 후면에, 전면의 일부로 배어들게끔 한다. 조명은 무용수 양 옆의 두 개로 변화하고 무용수는 중앙에서 두 명의 무용수를 거느린다는 인상을 준다. 여기서 2차원 이미지가 3차원 실재를 상회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이미지는 곧 그것이 단지 하나의 막에 비친 것일 뿐이라는 인식보다는, 막에 걸쳐지고 그 바깥에 실재가 다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그 셋은 하나의 다른 동시적 둘의 복사로 이뤄진 것이 아닌, 개별 존재-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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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아정구> 리뷰: 이미지의 실존주의REVIEW/Visual arts 2017. 9. 15. 12:46
▲ (2010), 아트선재센터 3층[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 3층의 (2010)는 선이 형성하는 것 배경과 그 안의 대상을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 포착하는 것에 가깝다, 실재에 대한 묘사나 재현의 일부라기보다 흩날리거나 부유하는 선의 일부로써 유격이 되는 공간을 드러낸다. 곧 창조된 공간, 현실에 가깝다. 가끔씩 중간의 선 일부를 덧칠해 강조함으로써 시선의 포인트를 흐트러지게 하는 효과를 주는 가운데 뜯어지는 선을 마감하는 듯한 일종의 천에 쓰인 바느질로도 비유가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 드로잉들은 야광의 분홍색 조명으로 마감된 공간에 현기증을 느끼고 그것의 자장 아래 보이게 되는데, 이는 그림 속 공간을 채우거나 그림을 완성하는 효과를 낸다. 곧 조명은 그림들을 채색하고 선이 그 채색된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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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안무 <Bow>, 인사의 문화상징 자본에 대한 보고서REVIEW/Dance 2017. 9. 15. 12:27
▲BOW-컨셉컷©gunu Kim(이하 상동) 첫 장면은 옆으로 무릎을 꿇은 가면 쓴 이가 의식(儀式)을 치루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상대방이 절을 받는 위치에 서긴 하지만, 그 이전까지 꽤 길게 진행되는 의식에서 관객의 시선을 비껴난 보이지 않는 존재는 절대자에 가깝고, 고정된 자세로부터 흘러나오는 의식의 과정은 그에 대한 저장된 몸의 기억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일관된 표정으로 고정시키는 가운데, 의식은 얼굴로 수렴된다. 얼굴은 하나의 미스터리한 기호이자 끊임없이 각인된다. 는 인사라는 인간의 문화 상징적 자본을 실체화한다. 첫 번째로 의식의 측면에서 절을 인간의 체화된 의식(意識)으로, 두 번째로 인사의 여러 자세들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들로, 세 번째로 인사를 할 때의 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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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볼레로(Three Bolero)>: '음악에 대한 안무적 주석들!?'REVIEW/Dance 2017. 7. 25. 17:17
김보람: 자동인형의 소진 ▲ 김보람 공연©황승택[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대개 움직임은 몸을 분절 동작으로 구성하는 가운데 공간에는 소리가 없는데, 몸은 직선을 소지한다고 볼 수 있다. 짧은 박자들의 궤적을 몸이 구성하여 집중도를 최대한도로 높인다. 하얀 정장이라는 옷이 가진 양식성에서도 그러한 효과를 유도한다. 김보람에서 다른 퍼포머가 중앙에서 교차되는 가운데 음악이 나온다. 물리적인 가름은 결과적으로 어떤 소진의 제스처로 연결되는데, 거기서 퍼포머들은 땅바닥에 엎드리고 넙죽 땅에 처박힌다. 거기까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기보다 연장된다. 단체의 군무가 반복되는 것에서 어두워지고 중앙에 한 명은 구음으로 때운다. 곧 음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채우리라는 기대를 깨는 데 주력하고 소리를 제거한―제외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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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토 <두 개의 산>: '시청각적 용해 혹은 융해'REVIEW/Music 2017. 7. 25. 14:57
▲ ‘두 개의 산’ 무대 콘셉트 이미지[제공=국립극단] 무토[‘광활한 대지’를 상징하는 무토(MUTO)는 그래픽 아티스트 박훈규,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이디오테잎의 프로듀서 신범호, 인터렉티브 디자이너 홍찬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의 공연은 자연을 스펙터클의 시선으로 잡아낸 영상과 함께, 이디오테잎의 신범호의 EDM의 파장 아래 박우재의 거문고 연주가 배어드는 가운데, 인터랙티브하게 조명이 위쪽이나 앞쪽으로 분출되는 것까지를 한 곡으로 처리하며 계속 진행된다. 공간적으로는 세 개의 레이어로 이들이 자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영상은 인간의 속도와 시선이 아닌, 부감쇼트나 카메라의 경로와 더디게 작동시키는 속도에 맞춰 유동하는 순간을 정적으로 포착한다. 이는 공간적으로는 가장 안쪽의 레이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