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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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훈/Sari Palmgren, 대림상가를 품고 벌어진 무용의 수행성REVIEW/Dance 2012. 10. 13. 13:12
2012 Korea-Finland Connection 참가 프로젝트 선정작인, '상실 그리고 잊혀짐(망각)'은 대림상가의 역사적/현재적 시간을 모두 담보한 대림상가를 따라 올라가며 비디오와 춤, 경관 등을 모두 구경하는 것이 공연의 개요를 이룬다. 여기에 오디오 이어폰을 끼고 박나훈의 인사말과 대림상가의 역사적 배경의 한 토막을 듣는 것이 시작의 움직임을 지정하고 극에 들어가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장소특정적인 작업이자 렉처 퍼포먼스 형식을 빌린 복합 장르적인 이 작품은 박나훈과 사리 팜그렌Sari PALMGREN(핀란드 MAD 프로덕션 소속 안무가)의 공동 안무로 만들어졌으며 대림상가라는 도시 속에서 이질적이고도 아련한 곧 생소하지만 친숙한 공간의 우리 몸으로부터 촉발되는 기억의 언캐니 공간을 찾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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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도미부인>, 꽉 찬 무대는 가능성. 세세한 안무와 이야기 부분은 아쉬움REVIEW/Dance 2012. 9. 18. 14:43
처음부터 무대는 꽉 찬다. 군무의 크기는 엄청나다. 이른바 스펙터클의 미학이다. 처음 뒤돌아서 추는 군무, 그리고 스텝의 잔 이동은 하나의 판 자체가 유동하는 형국이다. 이 대규모 군무는 사당패의 춤에 따라 넘실대는 벼의 물결 같이 촘촘히 뭉쳐 커다란 흐름으로 여겨진다. 안무는 이 커다란 판짜기에 요체가 있다. 곧 판의 흐름을 통제하고 다루는 데 있다. 여기에 우리식 교향악이 무대를 뒤덮는다. 주로 태평소와 같은 요란하다 싶을 정도의 거센 악기의 멜로디가 무대의 스펙터클을 가져가는 데 힘을 더하고 장구 등의 악기는 이 분위기를 급변시키는 역할을 한다. 덩실대고 굼실거리며 팔랑이는 잔 몸짓들은 사실 이 큰 도저한 흐름 속에 순간적으로 두드러진다. 사실상 이 밝음의 놀이판의 군무는 이 극의 스토리텔링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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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와 런치가 만났다. '런치비트 서울' at 아트센터 나비REVIEW/Dance 2012. 8. 9. 10:11
2010년 6월 스톡홀름의 한 지하 주차장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을 넘어 미 대륙까지 퍼져 나간 화제의 ‘런치비트’ 행사가 지난 8일 오후 12시경 서울 종로구 SK본사빌딩 내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렸다.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와 클럽과 춤의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적 융합과 새로운 페스티벌 문화를 창출코자 하는 프로젝트 그룹인 '디스코버스'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런치비트 서울’은 '런치비트'의 '노 워크, 노 알코올, 온리 댄스(No Work, No Alcohol, Only DANCE)'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점심시간을 활용해 직장인들이 자유롭게 춤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됐다. 런치비트는 지난 2년 동안 참가자 14명으로 시작한 소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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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가 뽑은 제15회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 전성재·안영준·정보경 공연 리뷰REVIEW/Dance 2012. 7. 24. 01:15
▲ 포스터 [사진 제공=댄스포럼] 창간 13주년을 맞은 무용 잡지 '댄스포럼' 주최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평론가가 뽑은 제15회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 가 열렸다. 추천 평론가는 유인화, 성기숙, 심정민, 박민경, 이동우, 조은경, 김경애 총 7명이다. 10·11일 양일간 김동규 'most important thing', 황미숙 '코람데오', 오창익 '우리는 무엇인가',13·14일에는 정형일 '무게로부터의 자유', 이인수 '이유를 찾아서', 이미희 '보편적 진실', 16·17일에는 안영준 '여섯번째', 전성재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정보경 'One day'가 각각 진행됐다. 참고로 공연장을 찾은 날은 16일 마지막 팀의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전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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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변방연극제] 조희경의 <이야기-드라마 혹은 미스터리> 리뷰 : 삶의 현존을 무대로 전이시키다REVIEW/Dance 2012. 7. 14. 16:25
일기에서 탄생의 시점으로 ▲ 조희경 [사진 제공=서울변방연극제] 조희경은 어둠 속 조명의 은근한 빛에 감싸여 자신의 전기biography를 읊조린다. 단순한 이력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어둠에서 자신의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다. 이는 보기보다 듣기에 가까운 조건이다. 어둠의 공간, 실재가 눈두덩에 옮아 허덕이는 빛-의식이 점점 잠겨갈 때 조희경은 눈을 감고 어린아이 보살의 은은한 눈을 감음으로 아이의 평온한 미소를 구현하며 자신의 엄마와 대면한 첫 순간을 어머니의 눈에 현시되는 존재로 기록한다. 과거의 기억과 삶의 비유 무릎을 꿇고 아장아장 걸음으로 공간을 옮긴다. 거기서 남자친구와의 행복했던 과거를 기입하고, 이어 설치된 종이 오브제로 옮겨 몸을 추어 올려 서고 원뿔 모양의 도형으로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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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발레와 대별되는 사실적 드라마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리뷰REVIEW/Dance 2012. 7. 12. 13:13
사실적이고 자연스레 있는 현실로의 가교 ▲ 케네스 맥밀란 안무, 유니버설 발레단의 [사진 제공=유니버설발레단] (이하 상동) 입체주의적인 그림의 막, 무대 배경의 어둠은 과거와의 시차를 이루며 이 그림 안 현실에 극을 편입케 하는 유리한 기제로 작용한다. 무대 중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걸음은 현실의 그림 안에서 걸어 나오는, 그야말로 자연스런 그 일부로서의 출현이다. 여기에 광주리를 맨 여자들을 비롯하여 무대는 질서 없이 채워져 짜인 무대가 아니라 세계 그 자체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는 중간 중간 무대 전환 이후 등장하는 인물들의 구성과 연기에서도 이어졌다. 케네스 맥밀란 안무의 에서의 이러한 사실적인 장면들은 어떤 급격함이나 고난이도 테크닉이 그러한 몰입을 심히 강요하지 않는다. 이 세계를 시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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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2012 DRIVE-THRU>, '스크린‧신체‧음악의 상호 매개'REVIEW/Dance 2012. 7. 9. 11:32
▲ 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사진 제공=FOYER Productions] (이하 상동) 영화의 깜빡임의 점멸과 폭풍우 같은 무언가 폭발을 배태하는 잠재 풍경, 그리고 이 스크린이 비추는 무용, 스크린과 합일된 무용의 흔적은 낯설다. 무엇보다 영화는 다 드러나지 않는 공간을 재현한다. 신체는 의도치 않게 영상 속에서 부분 신체로(프레임과 격렬히 항전한다), 몸은 무대를 향하고 빛은, 오하드 나하린의 와 같이 원형의 대열로 벌린 의자들에 앉은 무용수들을 비춘다. 나하란의 작품처럼 분출로서의 어떤 절규의 수반됨 없이 이 스타카토의 반복적 ‧강박적 박자는 계속된다. 이 안에서 그 에너지를 잠재해 놓고 있다. 즉 온전히 감내해 낸다. 어쩌면 시계의 방향을 상정해 놓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곧 초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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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리뷰 : '뛰어난 기량의 해외파 국내 무용수들을 한 자리에'REVIEW/Dance 2012. 7. 2. 14:55
▲ 김선희 발레단 [사진 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시작은 김선희 발레단의 가 열었다. 하이라이트로 집약되어 있고, 충만한 발산의 지점에서 시작하는 군더더기가 없는 안무의 교차와 함께 안정감 있는 테크닉을 선보였다. 1막 솔로 바리에이션을 선보인 김한결은 서사의 흐름을 축약하는 대신 조용하고 은은하게 무대를 구축해 가며 인상 깊은 무대를 선보였다. ▲ 미국 털사 발레단의 조수연 [사진 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미국 털사 발레단의 조수연과 Wang Yi의 중 발코니 파드되는 무대 상수 쪽 설치된 발코니 구조물을 배경으로 무대를 누빔이 특징이다. 은 온전하게 무대에서 확인 어려움 다양한 작품과 안무가를 만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무대는 빈약하거나 비어 있을 수밖에 없고 현존으로 채우기에는 시간과 서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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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poise>(안무_안성수) 리뷰 : 김주원의 국립발레단 무용수로서 마지막 공연REVIEW/Dance 2012. 7. 2. 08:49
차이의 생성의 안무, 그 속에서 김주원 차이를 벌리다. Intro : 수직성을 띤 구조물이 추동하는 무대, 즉물적 움직임_1막 1장 ▲ 지난 6월 28일 오후 3시경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 50주년 기념작 프레스콜(캐스팅_김지영, 이동훈, 김리회, 이영철) 시각을 대체하며 출현하는 장엄한 음악은 이 공간을 환영의 서사로 바꾼다(의 무대는 전체적으로 1막과 2막 모두 쇼스타코비치 음악으로 주조됐다). 칸칸이 쳐 있는 구조물의 복잡함은 일순간에 사라지고 여기에 미로(迷路)의 함의는 없다. 흰색의 일렬로 올라간 구조물의 수직성은 발레 움직임의 그것을 상징한다. 곧 이 수직성의 도약의 순간은 미로보다는 발레의 움직임의 함의를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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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판을 벌이다 ': 국립무용단 장현수의 <팜므파탈> 리뷰REVIEW/Dance 2012. 6. 30. 15:34
▲ 26일 화요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예술가 시리즈8_국립무용단 장현수 중 '악의 꽃' 프레스콜 장면 [사진 제공=국립극장] 왜 국립무용단의 공연에 국립무용단원인 장현수의 단독 공연에 요부(妖婦)가 아닌 서양 역사의 고유한 계보학의 역사를 간직한 기표인 ‘팜프파탈’을 제목으로 쓴 것일까. 장현수와 팜프파탈이란 단어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간극이 유동한다. 곧 이 공백에 팜프파탈로 채울 수 있는 것은 무한해진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개념으로서의 그녀 자신을 벗어나는 긴 여정의 다채로운 결과물의 발현을 기약한다. 장현수와 무용수들은 한복의 하늘거리는 옷, 쪽진 머리로 섬섬한 자취, 외유내강의 환영 같은 실체도 남긴다. '악의 꽃', '살로메'가 1/2부의 모티브를 이루지만, 표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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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홍승엽 예술감독 안무 <호시탐탐> 리뷰 : '무대에의 호랑이 몸짓의 미적 기입'REVIEW/Dance 2012. 6. 22. 15:57
: '호랑이-인간의 체현'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나무 구조물로 짠 판의 구조물, 조금은 가까이 먼저 제시된 음악 피트 쪽으로 움직임은 이 환영과 현실이 접질리는 층위를 의도적으로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미지 구조물을 만들고 거기에 이어 어렴풋하게 등장하는 것이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무용수-비인간의 행동은 이미지와 무용의 상관적 관계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가깝다(이는 다시 말하겠지만 홍승엽 안무가의 클리셰이거나 주요한 안무법이겠다.) 음악은 가야금의 선율처럼 들리는 바가 있었다. 곧 음악이 거세지고 튕기는 스타카토 기법의 연주와 사실 닮은 부분이 있다. 전자음과 연주는 부조응하지만 은근한 고양과 하강이 맞물린 지속의 조화를 이룬다. 이미지와 신체의 긴장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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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공연 리뷰 : '최진욱, 예효승, 이은경'REVIEW/Dance 2012. 6. 22. 14:12
안무 김윤수 : '인터액티브 공간 탐색의 노정'▲ 2012 한팩 솔로이스트 김윤수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김윤수의 페르소나로서 최진욱은 무대에 드러나지 않는 김윤수를 대리하고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생기는 공백의 지점에서 유동한다. 따라서 이 길로 도착하는 또는 벗어나 새로운 길을 쓰는 하나의 노정이라고 하겠다. 전자 에너지의 입자가 만드는 인상적인 텅 빈 공간은 사실상 기표의 조명 외에 동원된 새로운 조명의 힘에 의한 것이며, 이로써 깊이 있는 단면(환영성)과 폭을 지닌 공간(유동하는 바다)의 수직축과 수평축이 이루는 묘한 공간의 힘을 맺어 낸다. 이 공간은 몸을 절단하고 또 몸에 의해 이 공간은 갈리며 신체의 불투명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보게 한다. 물에 다리를 걸어보는 것으로 이 곳을 가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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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2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공연 리뷰 : '안무 역량과 춤의 역량 간 긴장이 느껴지는 무대'REVIEW/Dance 2012. 6. 11. 11:48
지난 8-9일 서울 종로구 소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차로 솔로이스트 다섯 작품이 한 무대에 올랐다. 지난 번 열광적인 반응을 가져갔던 김보람 안무, 솔로이스트로서 김용걸이 출연한 는 앙코르 공연이다. ▲ 김용걸, (안무가 김보람), 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솔로이스트》첫 번째 공연 드레스 리허설 현장 (안무가 김보람)에서 김보람은 김용걸과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로 바통터치를 하는데, 극 끝에 나와 김용걸에게 어둠 속에서 총질을 함으로써 분신의 이전과 그 가상을 죽이는 실재로서의(어둠 속에서 이 조명에 따르는 김용걸이라는 가상을 처리한다. 또는 김용걸은 김보람의 페르소나로서 처음부터 분하고 있었다) 또 다른 가상으로(어차피 이 실재는 또 다른 이야기의 전제이므로) 무대 바깥의 세계를 넓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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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현 & 친구들, <드렁큰 루시퍼> 리뷰 : '최후의 인간을 들여다보다'REVIEW/Dance 2012. 6. 7. 07:00
Intro : 클럽 공간의 전유 ▲ 류장현 & 친구들, 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엘아이지문화재단] 는 죄악의 보고, 아무렇지 않게 저질러진 엽기적(2000년대 초 엽기토끼 때부터 특정한 개념의 전유된 형태로 사용됐다)인 사회를 배경으로, 이를 흰색 제의의 공간에 클럽 공간을 중첩시키고 이 전체가 깜빡거리는 말초적 감각들만이, 꿈틀대는 또는 감각의 파편들이 이는 가운데, 그 실재적 파열의 문구가 빠르게 스쳐가며 트랜스를 일으키기 전, 곧 실재적 현실의 기호들의 무대로의 치환을 멈추며 시작한다. 공간에서부터 출현하는 존재자들 ▲ 류장현 & 친구들, 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엘아이지문화재단] 고개를 빼서 봄, 뒤쪽에서 이 공간의 경계선을 드러내고 있는 이 내부와 외부의 경계 지음, 단일성을 해체한 시선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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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ther> 리뷰 : ‘분절된 현실 속 관계에 대한 긴장과 화해’REVIEW/Dance 2012. 5. 27. 13:15
형제의 신화적 탄생 ▲ 포스터 [제공=공연기획MCT]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공명의 웅혼한 목소리로부터, 달이라는 심상이 더해져 어렴풋한 자취로 각인되며 겹겹의 살결로 섞이는 두 형제는 은밀한 살의 계약을 맺고, 신화적인 뒤섞음으로 반쪽 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세계에 기입한다. 몸부림치는 이 둘의 하나 된 꿈틀거림은 시차를 둔 일반적인 형제의 탄생과는 차이를 내포한다. 움직임은 겹쳐서 나타나고 서로에게 쏠리는 힘에 대한 의존과 불균형의 균형으로서 잡는 움직임의 평형은 이 한 덩어리로 맺어지는 확장과 접힘의 불균질한 실재로 무대를 휘젓는다. 들고 남은 이토록 거칠며 거친 숨과 함께 사건처럼 불연속적으로 연속된다. 나의 반쪽인 너 ▲ 공연 모습 [사진 제공=공연기획MCT] 김남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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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과 춤이 만나다 <디스코버스1.5> 리뷰 : '관객들의 열기와 춤의 접점'REVIEW/Dance 2012. 5. 21. 12:01
▲ 5월 18일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열린 디스코버스1.5에서, 디제잉을 하는 (사진 왼쪽) 이루다, 김주헌지난 18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디스코버스1.5가 열렸다. 디스코버스1.5는 지난 3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첫 번째 디스코버스의 두 번째 무대를 열기 전에 공연과 파티의 접점을 찾고자 시도하는 일종의 보너스 판, 내지 번외편의 성격으로 열렸다. 일렉트로닉 음악 코드를 배경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리스트 한서혜부터, 국립무용단 의 주역 장혜림 외 이루다, 정혜민, 모지민, 이선태, 김수범, 이정인, 김주헌 등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까지 장르를 불문한 현재 활발히 무용계에서 활동하는 9명의 젊은 무용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 5월 18일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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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무용단의 <백색소음> 리뷰 : 포화 상태의 세계에 그리는 무의미의 파편적 덧댐들REVIEW/Dance 2012. 4. 26. 15:04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되는 안애순무용단의 첫 날 공연을 찾았다. 오는 5월 5일까지 열리는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현대무용 분야의 공연으로 초청받은 은 2007년 초연되었으며 2008년 앙코르 공연을 갖기도 했다. 지난 공연들에 비해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대폭 수정이 따랐다. Intro : 전도된 평면 ▲ 2007년 공연된 (사진 제공=안애순무용단) : 2012년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도 개와 개 조련사가 함께 등장한다. 이 백색소음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무대를 감싸고 있는 대기는? 무대는 일종의 공백이지만 반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이는 ‘충만으로서 공백’이다. ‘보이지 않음이란 일종의 침묵’은 들림의 의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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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리뷰 : '즉물적인 움직임과 수행적 구문 사이에서'REVIEW/Dance 2012. 4. 24. 07:49
(안무: 김재덕) : 즉물적 무대의 확장의 장 Intro : '촉각적' 무대... ▲ '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LDP 무용단] 무엇보다 무대는 촉각적이다. 이러한 특징은 춤추는 이와 보는 이의 거리를 상정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관조에 따른 깊이의 차원을 고려하는 대신 속도와 분절, 치환을 통한 환유의 차원을 극대화시킴을 의미한다. 군무는 여자와 남자의 갈림 속에 극명한 대비를 통해 전개되는데, 처음 여성 무용수들의 등장은 분명한 매질의 형태를 가시화하는 충격음과의 동기화된 움직임으로 그 청각적 충격을 시각으로 온전히 폭발시키는 데 이른다. 오히려 사운드보다 더한 긴장이 움직임에 흐르고 그 속에서 내파하는 역량을 시험하는 듯 보인다. 특성 없는 현대인... 무용단에서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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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스파르타쿠스> 읽기 : 발레를 완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는...REVIEW/Dance 2012. 4. 17. 12:35
음악의 안무와의 조응 관계▲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의 의 프레스콜 장면(이하 상동), 스파르타쿠스 역을 맡은 발레리노 이동훈를 이해하는 첫 단초이자 가장 중요한 자리는 그 움직임 이상으로 오히려 아람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ian)의 음악의 라이브 연주이다. 이는 음악 자체만의 이해로의 소급과 음악에 대한 상세한 이해의 필요를 요구로 이어진다기보다는 ‘악단석 음악’의 청각의 시각화 작용을 인지할 필요가 있음을 가리킨다. 참고로 작곡가는 니콜라이 볼코프Nickolai Volkov가 만든 대본에 흥미를 느끼고 1940년대 초반에 작곡을 시작하여 1954년에 의 발레 음악을 완성하였다.음악은 부분 악곡들로 이뤄져 있고, 일종의 내러티브와 시각적 평면을 가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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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읽기 : ‘발레를 보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REVIEW/Dance 2012. 4. 11. 15:12
▲ 잠자는 숲속의 미녀(1막 군무)-강예나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집단 도열의 군무 신은 하나의 스펙터클이다. 3막의 끊임없이 다른 스타일의 치환은 내러티브나 이야기의 환영 대신 관객에게 직접 제시되는 것이다. 강예나의 춤은 일종의 인간이 낼 수 없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있다.…… 발레의 장르적 힘 ▲ 잠자는 숲속의 미녀(3막 결혼식)-강예나, 이현준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발레 역시 현대로 들어오며 토슈즈를 벗어 버리는 실험이 용인된 지도 오래다. 갖은 레퍼토리와 총보는 발레를 재연의 틀을 따라, 정해진 동작들과 이에 토대가 되는 갖가지 기본기의 습득을 통한 발레가 가진 형식 틀은 일종의 발레를 무용에서의 하나의 장르의 힘으로 채색하게 한다. 여기에 가녀린 발레리나의 움직임에 몰입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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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 읽기 : '시작 단계에서 던지는 몇 가지 질문들'.REVIEW/Dance 2012. 3. 31. 22:49
"무용수의 정체성은 무대 바깥에서 재형성되고 있었다" ▲ 연습 장면[=LG아트센터 제공](이하 상동) 정영두의 안무는 자연 보는 이의 정서를 움직이는 미묘한 감정 작용의 흐름, 정동(affection)을 일으킨다. 처음 조명 장치가 돌아가며 빛을 뿜는 환경에서, 불을 품어 올리는 것과 같은 몸짓들은 무시간적‧원시적 세계의 어떤 존재가 생명의 기로들을 빚어내는, 대기들의 질서를 만들어 내는 잠재성의 연금술적 발명에 가깝다. 움직임은 하나의 신체로 정위되는 게 아니라 어떤 흐름에 파고드는 부분, 신체의 움직임이 길어내는 대기에 신체 자체를 합치시켜 가며 정서적인 흐름을 만드는, 묘연한 흐름에 침잠되어 가는 질서가 있다. 이는 우연함의 물질적인 것, 신체적인 것 대신, 순간적으로 뭉쳐지며 그것을 기다리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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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라이징스타> 두 번째 편 리뷰 : 차세대 안무가 3인을 만나다...REVIEW/Dance 2012. 3. 29. 03:09
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선정한 무용계의 2012년의 라이징스타 6명의 무대를 가리킨다. 이는 한팩의 주요 추진 과제중 하나인 차세대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주 3.16-17일 공연에는 황수현·윤푸름·금배섭으로 구성된 1팀이 무대를 선보였고, 이어 전성재·이재영·지경민으로 구성된 2팀이 지난 23-24일 두 차례 공연을 올렸다. 이번에는 지난 첫 번째 공연을 다룬 데 이어 두 번째 공연을 다룬다. 전성재의 : 과거를 감싸 안은 유행가들... ▲ 지난 3월 6일(화) 오후 5시경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쇼케이스 모습, 여섯 작품이 십여 분간 짧게 본 공연을 압축해서 내지는 일부를 선보였다.(이하 상동) 전성재의 는 일상에서 무의식으로 횡단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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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라이징스타> 첫 번째 편 리뷰 : 차세대 안무가 3인을 만나다...REVIEW/Dance 2012. 3. 20. 23:59
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가 선정한 무용계의 2012년의 라이징스타 6명의 무대를 가리킨다. 이는 한팩의 주요 추진 과제중 하나인 차세대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주 3.16-17일 공연에는 황수현·윤푸름·금배섭으로 구성된 1팀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전성재·이재영·지경민으로 구성된 2팀이 3.23-24일 두 차례 공연을 올린다. 한팩은 ‘젊은 무용인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2011년에 이어 제작을 기획하였다. 황수현, : 과정적·관계적 리서치 ▲ 지난 3월 6일(화) 오후 5시경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쇼케이스 모습, 여섯 작품이 십여 분간 짧게 본 공연을 압축해서 내지는 일부를 선보였다.(이하 상동) 두 안무가(임지애, 황수현)는 창작의 과정,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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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공간으로 간 댄스’ : [디스코버스] 리뷰REVIEW/Dance 2012. 3. 16. 11:49
▲ 신영준 [디스코버스]는 극장에서 주로, 아니 대부분 춤을 췄던 무용수 내지 안무가들을 클럽으로 소환하면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우선 문전성시를 이룬 이 비-극장으로서의 극장에서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관람은 불가능했다. 클럽은 엄밀한 공간의 분할이 불가능한 공간이다. 개인적인 영역이 성립되기는커녕 접촉과 음악과 춤에 의한 유동적인 흐름 하에 재편되는 공간으로, 빛과 색감 있는 화려한 조명 아래 테크노나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은 어둠 속 집단 제의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저마다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상이라는 집단적 도취 상태에서 자아의 구속을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일종의 변형된 무아경의 상태. ▲ 김한성 실상 이 안에서 공연이란 곧 관객과 댄서가 엄밀히 구분이 되어 관찰하고 보여주는 따위의 분리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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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 오쏠로택> 리뷰 : ‘불가능한 몸짓’들에 이르는 길REVIEW/Dance 2012. 3. 12. 12:34
▲ [사진 제공=바나나문프로젝트](이하 상동) 은 무용수들에게 던져진 과잉-음악에 대한 하나의 과제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가깝다. 그보다 정확하게는 ‘응시’가 우리가 이들을 본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른다는 사실에서, 어느새 그들이 우리를 봄으로써 우연하게 또 급작스럽게 우리와 마주침으로써 바라보는 우리가 이들에게 보이고 있었다는 ‘하나의 시선 너머의 시선’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지점으로 연쇄적인 과정을 이루고 있는 중에 성립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들 너머 어떤 시선은 완성된 형태의 재현이 아닌, 완성되지 못할 어떤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을 바로 관찰한다는 것 자체에 있다. 이는 오히려 연출자가 무용수에게 주어준 과제를 관객 역시 함께 푼다는 의미가 있다.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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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의 <사심 없는 땐쓰> : 사심捨心 있는 댄스에서 사심私心 없는 댄스로...REVIEW/Dance 2012. 2. 28. 14:44
▲ 2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지난 24일에서 26일,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안은미의 (기획·제작: 두산아트센터·안은미컴퍼니)는 그녀의 에 이어 두 번째 보통 사람들에서의 특정 계층 집단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 아카이브 프로젝트이다. 안은미는 이를 ‘무용책’, ‘미디어책’이라는 단어로 언급하기도 했다. ▲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안은미 안무가 안은미는 얼마나 춤추는 이가 똑똑하고 예쁜가 보여주는가 보여주는 게 춤의 일반적인 모습이고, 무대 위의 사람들이 관객과 제대로 소통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지속하는 것이라면, 스스로 먼저 가서 배우고 그 사람들도 와서 배우고 하는 형태가 이번 무대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와 고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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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셋째 날] 차세대 안무가 클래스 쇼케이스 '9 Works in Progress'REVIEW/Dance 2012. 1. 24. 13:31
1월 17일(화)·19일(목)·21일(토)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2011아르코공연예술인큐베이션 9 Works in Progress가 진행됐다. 는 지난 4월말에 시작된 공모 이후 9명의 안무가를 선정하여 각자의 창작 주제를 수개월에 걸쳐 리서치·프레젠테이션·멘토링·토론·오픈스튜디오 등을 진행해 온 결과물이다. 셋째 날에 있어서 단연 눈에 띈 건 김보라의 무대로, 총 3일간의 진행 가운데서도 독보적이었다. 나연우, 무제 엄밀히 무대는 없다. 무대는 스크린으로 치환된다. 무대는 관객석을 포함한 아르코예술극장 전반을 환유하며 존재한다. 관객은 무대에 진입할 때부터 극에 동참하게 되고 이 공간이 무대의 연장선상임을 확인하게 된다. 스크린은 동시간의 영상으로 비춰진다. 빨간 풍선을 든 무용수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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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첫째 날] 차세대 안무가 클래스 쇼케이스 '9 Works in Progress'REVIEW/Dance 2012. 1. 24. 13:22
1월 17일(화)·19일(목)·21일(토)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2011아르코공연예술인큐베이션 9 Works in Progress가 진행됐다. 는 지난 4월말에 시작된 공모 이후 9명의 안무가를 선정하여 각자의 창작 주제를 수개월에 걸쳐 리서치·프레젠테이션·멘토링·토론·오픈스튜디오 등을 진행해 온 결과물이다. 첫째 날에 있어서 반복으로 일상을 구성하며 객관화한 금배섭의 안무가 독특하게 기억에 남는다. 금배섭, ‘보이는 것에 대하여’ 무대는 두 개의 프레임이 자리하고 상수에는 머리가 보이지 않은 채 한 사람이 바둥거리고 있고 하수에는 손으로 닭 머리 같은 움직임의 비슷한 모션들을 취한다. 여기에 닭-인간이 무대 하수로부터 출현하고 상수 쪽 무대 바깥에서 할머니가 난입하며 닭을 쫓아낸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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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둘째 날] 차세대 안무가 클래스 쇼케이스 '9 Works in Progress'REVIEW/Dance 2012. 1. 22. 19:09
1월 17일(화)·19일(목)·21일(토)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2011아르코공연예술인큐베이션 9 Works in Progress가 진행됐다. 는 지난 4월말에 시작된 공모 이후 9명의 안무가를 선정하여 각자의 창작 주제를 수개월에 걸쳐 리서치·프레젠테이션·멘토링·토론·오픈스튜디오 등을 진행해 온 결과물이다. 둘째 날에 있어서 영민한 안무 감각을 보여준 안무가로, 황수현이 눈에 띈다. 김재승 '사알푸울이 추움' 춤은 나르시시즘의 영토에, 신비함의 프레임에 종속되어 있는 듯 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소고무를 형상화하듯 채우는 자취는 시간의 부피가 좁은 공간에 접히고 미끄러지며 자취를 남긴다. 전체적으로 빛 곧 조명은 미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측면에서 쓰이고 있다. 춤의 밀도는 숨과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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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PAF] 남영호무용단 <S.U.N> 리뷰 : '사운드로 번역되는 호흡'REVIEW/Dance 2011. 11. 6. 22:17
▲ ⓒ 최영모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호흡은 무대를 잠식한다. 호흡은 파악되지 않고 사운드/물질로 비물질/영혼/존재로, 움직임을 추동하는 사운드로 자리하며 무대를 뒤덮는다. 음악이 없는 조용한 무대에 호흡은 관객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사운드 내지 음악이 지배하는 무대에서 호흡은 실종되기 마련인 반면, 이 공연은 그 호흡 자체가 사운드로 몸의 확장된 매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라는 들숨과 ‘아/파’라는 날숨을 번갈아 무대에 놓으며 관객석을 통과하는 남영호의 숨이 어느새 사운드 매질을 타고 대기를 잠식하는/공명하는 광경이 시작을 장식하듯 호흡은 마치 내가 살아 있음을 신체적으로 증명하는 데카르트의 코기토에 대립되는 전제로 자리하며, 이 신체가 유효함을 기계적으로 증명하며 또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