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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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정훈목 <Jean Marc 존 막>: '언어를 비껴나는 신체'REVIEW/Dance 2013. 6. 10. 18:55
‘시선을 비껴가는 생명체’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정훈목 _안무가 프랭크 샤띠에Franck Chartier(벨기에)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누워서 흥건히 젖은 바닥에서 거의 알몸으로 정훈목은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 격렬한 테크닉, 뱅뱅 도는 몸은 시선을 이탈하고, 또 그 ‘벗어남’ 속에 땀의 서사를 또 그에 대한 감응을 도출한다. 불이 꺼지자 ‘실험실 가운’을 입은 할머니들이 그를 인도해 가 몸에 옷과 무릎 보호대를 씌워주는데, 이 남자는 그래서 어떤 실험 대상으로 상정된다. 그를 버려둔 채 앞으로 튀어 나온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실험 주체의 알 수 없는 현장 감식의 현실이 펼쳐지며 남자는 홀연히 의식을 잃는다(사실 죽음을 맞음에 더 가깝다). 울음과 알 수 없는 웅얼거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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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허성임 <Entrance or en-trance 출입구 또는 몽환>: '현시되는 신체'REVIEW/Dance 2013. 6. 10. 18:42
‘경계 너머, 비성적 존재’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허성임 _안무가 스테프 레누어스Stef Lernous(벨기에)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순간적으로 발사되는 인공음은 어떤 강한 에너지를 상정한다. 이는 가상적인 배경음이 아닌 실제적 효과를 그녀를 압박한다. 희게 칠한 얼굴의 그녀는 이 파장의 사운드가 뿜어지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몸을 뒹군다. 몸의 뒤집힘이라는 사건이 체현되는 것이다. 이는 히스테리적 신체, 재난을 겪는 여성, 성적 폭행을 당하는 여성이란 젠더의 장을 상정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희생물과 같은 트릭스터로서 비성적인 어떤 존재로 드러나게 되는데 입을 벌리고 몸을 튕기고 음악이 균등하게 분배되고 정면을 마주할 때 이 존재는 완전히 트랜스된 상태에 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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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Swift shift 스위프트 시프트> : 내면과 외부의 혼종적 경계REVIEW/Dance 2013. 6. 10. 18:29
무대와의 경계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_안무가 하이디 비어탈러Heidi Vierthaler(독일)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커다란 흰 패널을 옮기러 온 스태프들, 무대로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 상태에서 운반과 공사의 과정이 진행된다. 스태프 중 한 명을 체현하(고 있었던)는 무용수는 일종의 무대 바깥에서의 존재이자 그 직업적 정체성을 가진 채 무대에 스테레오타입의 사고를 기입하며 무대와 비-무대의 경계를 저울질했던 것이다. 막이 내려오며 그 틈에서 옷을 벗으며 무용수로 (되)돌아가던 그는 조명의 지지대가 되는 무대 내에서는 가려져 있던 거대한 프레임이 내려오는 가운데, 그 구조물 안에서 몸을 반전시키며 뒤틀린 신체를 보는 여러 관점을 창출한다. 이 거대한 프레임과는 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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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혜림 <Choice 초이스>: 텅 빈 기표의 실제적 울림REVIEW/Dance 2013. 6. 3. 13:39
‘텅 빈 기표’의 수행적 효과 ▲ (안무가 김재덕)의 솔로이스트 김혜림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내레이션과 고수를 대체한 주로 현대인의 급박한 일상의 흐름을 상징하는 표지이자 모더니즘 이후에 주로 그러한 의미로 전유된 시계의 초침소리, 여기에 김혜림은 신체를 합치시키며 수신호를 작동시킨다. 내레이션은 실제처럼 작동되며 안무의 표지를 만든다. ‘열림’에 대한 메시지, 열림은 가슴의 은유이자 상품 미학과 닫음의 인접적 제시이다. 그리고 위‧아래‧옆의 환유적 표지들은 일차적으로 인생에 대한 비유 차원으로 쓰이지 않는다. 다만 이 움직임의 축자적인 해석의 구현으로 드러낸다. ‘밑으로 내려갔다 위로 올라가는 게 원래의 선택이라면 밑으로 내려갔다가 옆으로 겪는 것은 어떻사옵니까?’라는 두 문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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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성용 <Mother & alien son 엄마와 낯선 아들>: 자연의 환유와 구성적 안무REVIEW/Dance 2013. 6. 3. 13:38
자연의 환유 ▲ (안무가 Gisela Rocha 지셀라 로샤)의 솔로이스트 김성용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클래식 음악, 나무, 쌓인 돌들, 그 앞에 손을 뻗은 남자는 초록색 90도 평면은 재현의 깊이를 상정한다. 돌을 들고 떨어뜨리는 것을 반복함, 그 틈에 조명도 바뀌어 나무는 마치 하얗게 그 자신을 선명한 가지들로 드러내는 듯 보인다. 이러한 과정은 무대로의 떨어뜨린 돌의 실제적 시간의 환영적 시간과 합치되는 것과 맞물린다. 어떤 특별한 내러티브들의 틀 안에 실제적 행위의 투여가 하나의 시간을 만든다. 자연이란 환유물들 속에 위치하기, 역동적으로 노닐며 그 안에 새로운 질서를 파생시키기, 자연적 심상을 감정의 파국들로 변전시키기, 가령 돌덩이를 헤집어 무대 사방으로 퍼뜨리기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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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지영 <혼돈의 시작 Chaos Begins>: 발레의 재전유REVIEW/Dance 2013. 6. 3. 13:36
선글라스의 재전유 ▲ (안무가 김보람)의 솔로이스트 김지영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선글라스를 낀 여자(발레리나 김지영), 발이 닿는 곳마다 불이 켜진다. 이어지는 움직임은 일종의 발레에 대한 패러디다. ‘백조의 호수’의 클리셰이면서 그것의 미묘한 변전의 장을 꾸미면서, 선글라스로 가린 시선,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몸짓들이 내는 균열을 보라. 과연 김보람답다. 이 선글라스는 그에 대한 오마주로서, 그녀가 그것을 전유하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앞선 발레의 스텝과 움직임에 더해진 자잘한 수신호와 몸짓을 경쾌한 분절적 기계 튠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팝에 맞춰 순간순간으로 쪼개 나눈다. 이 ‘감춰진 시선’의 ‘인조-기계’의 신체의 표지로 그 선글라스가 재전유되는 순간이다. 세 번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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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밝넝쿨 <Fighting Room 파이팅 룸>: ‘메타적으로 위치하기’REVIEW/Dance 2013. 6. 3. 13:35
메타적으로 위치하기 ▲ (음악 권병준)의 무용수 겸 안무가 밝넝쿨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사운드 퍼포머-관료’란 절합의 존재(권병준)의 출현, 대위법적으로 울려 퍼지는 아련한 단속적 건반, 밝넝쿨의 메타-언설을 통한 ‘극장 발생’, 권병준과 밝넝쿨의 절합은 사운드 환경의 창출과 수행적으로 무대를 구축하는 두 사람의 각각의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밝넝쿨은 현실에서의 그의 입장과 그것을 벗어나 환영적 역할로서의 연장 사이에서 그 역할을 ‘밝넝쿨’로서 수행적으로 임하며 환영과 현실이 전도된 공간에서, ‘환영-현실’이 어떤 외설로 그 즉시 다가오게끔 만든다. 관객의 참여를 끊임없이 독려하며 이 “여러분”이라는 그의 외침은 곧 우리 스스로의 내면에 울리는 무한정한, 불안정한 어떤 강박적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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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안애순 안무, <In Gut Out>: '신명'나는 춤판을 향한 대중가요의 전유REVIEW/Dance 2013. 5. 28. 10:20
▲ 안애순 무용단, [제공=강동아트센터] 초록색 레이저의 방출, 이는 무언가 신성한 곳을 가리킨다. 5000년 역사를 ‘침략 당함의 역사’, ‘평화의 성향을 지닌 민족’으로 표상하는 가운데 기운다. ‘진짜 사나이’,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 ‘밤차’,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때 그 사람’ 등의 대중가요가 한국적 정서의 표층을 배회하고 있는 음악들을 배치한다. 이는 시대상이 반영된 대중 풍속도의 유형학을 구축하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사실상 이 역사의 시간을 현재로 호출하는 것이므로 이것은 허무하면서도 실은 어느 정도 읽는 데 실패하는 기호이기도 하다. ‘신’이 든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말하는데 손가락을 어떤 기류처럼 자유롭게 놀리며, 영상에서는 나무뿌리가 생겨나고, 웃으며 음악의 “아름다운 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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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빠뜨리스 티보, <Fair Play>: '상징과 상상의 간극을 확장하며'REVIEW/Dance 2013. 5. 28. 09:37
▲ 빠뜨리스 티보(Patrice Thibaud), [사진 제공=모다페] 빠뜨리스 티보는 일종의 고깔모자를 가지고 무대 양옆으로 등퇴장하며 이것은 성화봉처럼 들고 이동하는데, 이어 이것을 허공에서 무형의 껌을 주고받는 식의 연기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껌 탁구’를 연출하며 상상적이고 상징적인 영역의 어느 중간에 위치한다. 곧 그것(껌)이 있음을 상상하게 하되, 그 소리의 흉내의 비슷함으로 인해 그것이 껌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마술적 상관물이자 다양한 현실을 상정하는 변용의 도구가 된다. 그의 보조 겸 파트너 필립 레이냑(Philippe Leygnac)은 피아노 위에서 재등장하는데 이어 피아노를 치는 가운데 빠뜨리스 티보는 피아노 속 공간의 공명의 떨림에 실제적인 가격을 당하게 된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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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정현진 안무, <뒤바뀐 새벽>: '관계의 시차적 생산'REVIEW/Dance 2013. 5. 28. 09:03
▲ 정현진 지난 작품 [사진 제공=모다페] ‘두 사람의 동일자적 모사와 말없는 연대’, 클래식 구문에서의 이들의 간극은 조명이 그린 프레임의 중첩된 기호의 복잡함 속에 절제된 양식으로 빚어진다. 이 조명의 막들이 일순간에 걷어지고 밝은 평면으로 재편됐을 때 음악 역시 일순간에 확산된다. 이 속에서 움직임은 넓어진 평면, 제약 없는 환영적 영토에서 머물게 되는데, 한 명이 정체된 움직임에서 돌연 이탈한다. 형식적 전환에서 실질적 전환이 첫 발생한 순간 음악은 닫히고, 조명도 사그라지고, 끈적거리는 몸의 관계 맺음이 이뤄진다. 클래식이 재출현하지만, 이 우스꽝스러운 맞물림 속에 둘의 생생한 관계 맺음을 엮고 한 명은 순간적으로 계속 그 흐름을 이탈한다. 그럼에도 어떤 모던의 질서는 영속되고 유효하며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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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니콜라스 아페인, <Monkey see Monkey do>: '관객의 감각이 체현되는 신체'REVIEW/Dance 2013. 5. 28. 08:54
▲ 니콜라스 아페인(Nicholas Aphane) [사진 제공=모다페] 관객들을 바라보며 두 발을 붙인 채 몸을 순간 재편하고 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관객에게 수신호를 제시하는 표현의 형식과 몸 저네를 재편하며 얼굴로까지 그 몸짓을 확장시키는 순수한 표현의 형식 자체로 변해 나가는 두 가지 층위를 분절‧접합시킨다. 전자에서 얼굴이 그 자체의 문화적 지표로서 기능한다면, 후자의 얼굴은 그 자체로 신체 일부로 무화된다. 이 얼굴의 사용은 관객을 향한 인터액티브적 영감의 풍부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데, 여기에 깔리는 내레이션은 “평화” 어쩌고 하는, 중첩된 그래서 옹알거림으로 나타나는 덧 층위로 제한된 수용의 범위를 이룬다. ▲ 니콜라스 아페인(Nicholas Aphane) [사진 제공=모다페] 어쨌거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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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숨 무브먼트 국은미, <Walking>: '걸음'의 산포와 변용REVIEW/Dance 2013. 5. 28. 08:44
▲ 숨 무브먼트 국은미 ⓒ 황진 [사진 제공=모다페] 여럿이서 하나의 방향으로 정위되지 않는 혼돈과 중첩의 배열이 만들어지며 그저 편안하게 팔‧다리를 옮긴다. 이는 걷는 것의 형태적 유사성을 갖는 듯하지만 실상 어딘가에서 다른 어딘가로 이동해야 한다는 목적이 없으므로, 그 걸음의 기호를 전도한다. 이 중첩은 조금 더 빨라지고 강도를 높여 간다. 최대한 힘을 빼고 거닌다, 노닌다, 몸짓을 만든다. 반복된 춤의 재편 구도 속 유연한 진폭과 스쳐감의 관계 맺음, ‘자국의 선분’과 그것의 회복을 지닌 움직임들은 음악의 밀도가 달라지는 것과 맞물려 그 시간의 변화된 이를 확인하거나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변화 없는 오고 감, 펼침과 딱 그 만큼을 상쇄하는 접힘, 반복됨의 주술은 움직임의 기본기 자체를 재형식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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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안지형, <나무=존재의 무거움>: '무덤덤하게 현실의 시련과 만나기'REVIEW/Dance 2013. 5. 28. 07:37
▲ 안무가 안지형 [사진 제공=모다페] 옷이 걸려 있음, 조명을 받아 환영으로 반짝이는 옷을 입은 남자의 환영과 검은 옷의 실질, ‘옷’이라는 상징적 외부 층위와 정을 드러내는 검은 옷의 존재는 구분되며 대립된다. 결핍이 없는 마네킹과 인간이 가진 결여에서 갈망하는 인간의 비동기적 동기화의 양상이 빚어진다. 둘의 같은 방향을 보고 목을 감싼 채 자리를 벗어난 첫 번째 움직임에서 ‘마네킹’의 표정은 굳건했음이 드러나고 둘은 오히려 현혹되어 있음의 현실을 벗어난다. 낮고 무겁게 내리깔리는 내레이션은 현실의 깊은 체증을 이들에게 전이시키며 일견 거리를 둔 채 이들의 현실을 파고드는 게 당연하다. 움직임의 연쇄 고리는 멈추지 않고, ‘당연하게도’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이어간다. 이 무기력해 보이는 이 음악과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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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Spark place #2> 리뷰(안무 신아람·차형도·주선희·정수동)REVIEW/Dance 2013. 5. 28. 06:53
신아람 : '파도에의 환유' ▲ 안무가 신아람 [사진 제공=모다페] 어둠 속 클래식은 ‘재현’의 장을 어느 정도 지시한다. 핀 조명의 수직 하강의 부재하는 자리는 이 이중의 재현에 대한 징후를 드리운다. 세 명은 파도의 환유물이 되어 출렁거린다. 이는 어떤 특별한 표현을 만들기보다 앞선 ‘부재의 자리’를 확대시켜놓은 자리에서 그 파도를 몸으로 감각하며 파도의 일부가 되는 그래서 표현 자체를 형식적으로 무화시키고 내용적으로 합치시키는 노곤한 시작 지점을 제공한다. 앞서 빛의 자리가 부재의 자리였던 것처럼 그곳은 어떤 내면의 빛과 같은 초월적 지점이 되는데, 애초 그것을 먼저 제시하고도 한 차례 현실의 등가되는 자리로 확대시켜 제시한 후, 현실과 함께 현실에서의 없는 자리로 제시함은 이상향의 의미를 상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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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지구댄스시어터 정석순, <Blue>: '너무 많은 의미들의 열림'REVIEW/Dance 2013. 5. 28. 04:49
▲ 지구댄스시어터 [사진 제공=모다페] (이하 상동) 마치 어둠에서 급작스레 치솟아 부재를 포화 상태로, 혼돈의 뒤섞임들로 채워 넣음은 이 부재의 환영을 현실로 확장하게 한다. 여러 문장들로 분쇄되어 제시하는 순간에서 두려움으로 옮아가는데, 그러한 정서의 변환은 문장들이 '그리고'라는 덧붙이기의 형식을 통해 이어지는 것처럼, 결국 '비논리의 논리' 형식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하다’에서 ‘불안하다’로 치환되는 두 단어의 절합은 말하다가 불안해서 이미 불안함은 말을 부른다는 연쇄 논리를 상정한다. 이 불안은 삶의 사회적 질서가 가로 놓이는 것을 따라 삶과 연계된다. 이들은 아케이드 게임의 음악에 맞춰 부산스럽고 단출한 움직임들을 선보이며, 군무를 춘다. 중간 중간 말들이 현대인을 표상함은,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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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김경영 안무, <THE STIMULATING MOMENTS>: 판소리와 '의미 없는 것들'의 절합REVIEW/Dance 2013. 5. 28. 04:41
▲ 김경영의 안무 작품 [사진 제공=모다페] 연지곤지를 찍은 검은 옷의 여자, 덤 타입 음악의 확장되어 가는 목소리 구문과 사운드, 붉은 응원용 치마를 입고 나타나 제3세계 언어의 우렁찬 기표들을 뱉고 한 바퀴 돌고 들어가는 검은 피부의 남자, 이러한 기표들은 중첩의 불안정한 기조를 만든다. “당신이 나의 곁에서 떠나기 전부터 이 어둠 속에” 먹을 것을 들고 관객석으로, 곧 ‘무대 바깥’으로 빠져 나감, 이국인과의 엇갈린 층위, 무대 위에 나무 세움을 통한 외부적 상관물의 도입, 이러한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 층위는 끌어당기고 접합해 돌연 의미를 현재적인 낯섦의 어떤 것으로 발생시키는 것이다. 노래에 유연하게 잔걸음으로 흘러가는 여자와 남자의 이별 공식에 조우한 사랑 놀음의 떨림으로 주어질 때 통속적인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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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최문석 안무, <Inst.Act>: '비-존재 되기의 불완전한 양상들'REVIEW/Dance 2013. 5. 28. 04:24
▲ 최문석 [사진 제공=모다페] 붉은 천에 검은 색 옷의 꿈틀거림과 치솟아 오름, 기이한 생명체의 탄생, 머리에 보통의 머리 하나가 더 있는 얼굴은 하얀 풍선으로 덮인 우주복 입은 존재가 풍선을 터뜨리고 기이한 존재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들은 어떤 기괴한 생명체의 출연을 인위적으로 감행하거나 부유함과 사유 이전의 유기체 덩어리 자체를 나타내는데, 변종보다 채 형성되지 않음의 전 단계로서 변용을 예고하는 데 가깝다. 비-존재 되기는 어떤 중심도, 차이 짓지 않음, 의미화‧기호화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마이크를 매개로 하여 감정들이 드러나고, 관계의 주고받음 이후 비로소 존재의 모습을 갖추고, 손과 발을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 존재가 된다. ▲ 지난 5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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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안신희‧이윤경‧차진엽, <Three Lips>: '무용수의 개성'과 '무거운 서사'의 낯선 조우REVIEW/Dance 2013. 5. 28. 02:43
신화 모티브 속 개개인의 돌출적 지점 ▲ 이윤경 [사진 제공=모다페] 두 여자는 머리를 빗겨주고 받는 관계로 일상의 영토를 그리고, 그 바깥에 느리게 다른 한 명이 이를 가로질러 궁극에는 그 앞으로 나가게 되며, 전체적으로 비극적 전운이 감도는 의미의 재편이 서두를 장식한다. 세 ‘여인’의 만남은 필연적 전개이고, 서로 간의 뒤엉킴 이후 앞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남은 미래에 대한 예지적 기호를 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윤경은 하나하나 단단하게 움직임을 정초하는데, 음악과 구음이 뒤섞이는 황홀경 속에 춤꾼 그 자체가 된다. 신화의 내용적 표현 대신 살풀이 같은 절절함의 음악에 침잠된 이윤경은 무희 그 자체로 음악 자체에 대한 신명을 부여한다. 이는 춤 자체가 역할이 갖는 의미를 발생시킴에 다름 아닌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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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데미안 잘렛, <바벨> : ‘타자로의 연대와 접속’REVIEW/Dance 2013. 5. 28. 02:37
소통으로서 언어의 역사를 조망하다 ▲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데미안 잘렛Sidi Larbi Cherkaoui & Damien Jalet, BABEL(Words), ⓒ Koen Broos [사진 제공=모다페] (이하 상동) ’단순한 제스처들이 발전되어 소통의 언어 형식을 이룬다, 그리고 그 안에서 완전한 소통은 불가능하다. 언어는 곧 오해와 이해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유동한다’, 일종의 언어에 대한 메타적인 탐문과 그러한 시원적 제스처로부터 끌어내는 언어를 춤의 기원과도 결부지어 생각하게 하는 내레이션과 몸짓들이 서두를 장식한다. 이 내레이션을 담당하는 인조 로봇 같은 여자의 목소리는 이 역사에서 현대로 오기까지의 시간들을 체현하고 전달하는 매체 자체가 된다. 이는 신성함(과거)과 평범함(현대)의 의미를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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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 <Otros Rastros>: ‘명멸하는 어둠 속 움직임으로의 집중’REVIEW/Dance 2013. 5. 24. 14:23
▲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ía. Daniel Abreu)의 [사진 제공=모다페]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ía. Daniel Abreu)의 는 단순한 움직임들을 느리고 정적으로 반복한다. 빛과 어둠을 원초적인 측면에서 사용하며 그와 같은 신비로움을 의식(儀式)적 움직임들로 치환한다. 이는 희미한 서사의 궤적을 따르는 것으로, 움직임을 그 서사(어둠의 정도를 통해서도 작동되지만 주요하게 음악에 의해서 역시 가동되는)에 환원시키기보다 신체 자체에 대한 집중을 유도한다. 빛과 어둠의 서사 ▲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Cía. Daniel Abreu)의 [사진 제공=모다페] 발가벗고 엎드려 있음의 포즈, 금세 밝아지며 이 어둠으로의 묘연한 뒤섞임은 순간에 그친다. 다만 정적과 두 몸만이 남았는데, 하나의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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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아트홀_댄스 엣지]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 <동행> : '연대의 감응'REVIEW/Dance 2013. 5. 16. 02:42
▲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 김찬복 [사진 제공=LIG아트홀] 먼 곳을 응시한다. 불확실한 여정에 대한 인식의 무지를 담은 채 안정적으로 몸을 유지하되 급작스레 분출한다. 둘이지만 평행선상의 시선을 이룬다는 점에서 각각이었던 이들에게 나타난 음악의 파장에 의해 돌연 이 혼자 가는 길에 희망의 서광이 비치는 듯하다. 약간의 각기 섞인 웨이브와 부드러움의 반반의 배합으로 안정과 폭발의 양면을 표현한다. 두 남자가 하나의 곳을 보고 이 둘의 움직임이 겹칠 때 그리고 엇갈렸다. 다시 만날 때에 동행의 여정은 확인된다. 쾅쾅 닫히는 단속적인 사운드 효과의 외부성은 둘의 동행의 의미를 더 절실하고 절박하게 만든다. 둘의 연대는 이 하나를 보고 동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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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아트홀_댄스 엣지] 장정희 <평행-선 線> : '한국적인 무용이란'REVIEW/Dance 2013. 5. 16. 02:39
▲ 장정희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 김상협 [사진 제공=LIG아트홀] 누에고치처럼 감싼 천으로 뭉뚱그려져 있는 남자는 고르지 않은 주름을 함입하고 있음으로써 무생명적 존재 또한 동물적 신체를 가져가게 된다. 여기 흰 옷을 입은 여자(존재)의 출현은 그녀가 눈을 감고 있다는 점에서 양옆에 남자들 (어둠)에 영을 저당 잡힌 것으로 느껴지게 한다. 빛이 트이고 여자는 눈을 뜬다. 미지로의 심각함, 직선의 빛과 거기서 나오는 길의 은유, 실질적인 움직임의 경계를 형성하는 문, 슬픔이 머무르는 한의 내면화 등은 사실상 표현의 형식을 이루기에 앞서 그 자체로 클리셰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의 정서, 움직임은 가령 왜 비극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일까. 이는 표현의 실질이라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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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아트홀_댄스 엣지] 이선아 <Touch!>: 현혹의 이미지와 몸의 노동 사이에서REVIEW/Dance 2013. 5. 16. 02:37
미시-신체가 만드는 환영적 세계 ▲ 이선아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 김두영 [사진 제공=LIG아트홀] 이선아는 스스로로부터 특별한 세계를 파생 그리고 재생시킨다. 손발의 미시적 분배의 장은 미니멀하게 비칠 수도 있지만 거시적이라 볼 수도 있다. 하나의 세계 안에 자잘한 존재들이 살아 움직이고 이를 멈춘 커다란 몸통이 감싸 안고 있는 형국으로 본다면. 역으로 손발의 움직임이 각자 하나의 동력을 갖춘 무엇으로, 이것들의 움직임이 상호 작용하며 하나의 세계 속에 머문다는 느낌으로 이 작업을 보지 않는다면, 재미를 얻지 못할 것이다. 곧 하나의 몸이 아닌, 몸통을 제한 부분-신체들, 가령 발가락의 단독적인 움직임과 같은 미시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재생으로 이 작업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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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ote 현대무용단 <차리다> : 평행의 리듬 속 변주의 순간들REVIEW/Dance 2013. 5. 3. 14:57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M-note 현대무용단 ⓒ 이운식 [사진 제공=LIG아트홀]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LIG아트홀ㆍ합정에서 열린 M-note 현대무용단의 ('차'는 ‘여기, 이’란 뜻의 지시사 차(此)와 다도에서의 차(茶)를 이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차리다'는 그 옛말이 '정신을 차리다'라는 뜻을 지니는 것처럼 동사적 의미로 ‘알아차리다’의 의미를 내포한다)는 움직임들이 하나의 자장으로 묶여 있으며, 한 명의 움직임이 이후 그림자처럼 다음 사람을 따라 붙는 식의 시차를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무대는 어둠 속 아스라이 깔린 빛, 점차 밝아진 신비한 장을 형성한다. 이 환경 속 미지의 존재자들은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접속하고 움직임은 순간 모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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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넝쿨, 이은경 <Hard Duo> : '제4의 벽'을 열어젖혔을 때REVIEW/Dance 2013. 5. 3. 14:40
▲ LIG아트홀ㆍ합정 개관기념 공연 댄스 엣지Dance-edge, 밝넝쿨, 이은경 지난 4월 30일 열린 공연 장면 ⓒ 이운식 [사진 제공=LIG아트홀] 밝넝쿨과 이은경은 제4의 벽을 열어젖힌다. 관객에게 자신들의 춤이 현재 벌어지고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모종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 춤은 재현되고 있음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사유가 부가되는데 ‘이 춤은 재현된 무엇을 드러낸다’라는 것이다. 패션쇼의 형식을 차용한 몸짓들과 의도적인 춤판의 열어젖힘의 만남은 이제 현실 코드의 전유와 지금 여기의 현시 사이에서 춤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향한다. 단순한 코드의 조합, 곧 패션쇼의 분위기를 달구는 소진되는 반복의 음악, 그리고 그에 부가되는 몸짓은 음악의 지루함, 그리고 몸짓의 소진, 곧 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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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3] 제롬 벨 & 극단 호라 <장애극장>: '투명한 개입으로 현시를 만드는 법'REVIEW/Dance 2013. 4. 9. 05:53
수행적 발화로 우선하는 말 ▲ 제롬 벨 & 극단 호라 Jerome Bel & Theater HORA “Disabled Theater”, ⓒ Michael Bause(The rest is the same as above.) 제롬 벨은 수행적 발화의 형태로, 무대에 직접 등장하지도, 나아가 내한하지도 않은 채 무대의 과정들, 곧 10명의 지적장애를 지닌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호라 극단 (Theater HORA)의 배우들을 움직인다. 곧 그의 말이 따른 뒤에 배우들은 행동하게 되며, 배우들의 행동은 그의 말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이 말을 전하는 이는 스위스 독일어와 제롬 벨이 사용하는 영어 사이에 교량 역할을 했어야 하는 그리고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그 역할을 다시 해내는 통역사인데, 일종의 제롬 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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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라이징스타] 곽고은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판매를 위한 춤>: '냉소적 유머로 드러낸 상품미학'REVIEW/Dance 2013. 4. 8. 01:04
자동 인형의 움직임이 주는 불편함 ▲ 곽고은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이하 상동) 상품 미학의 현실을 무대화하기는 주요하게는 인간의 인조인간 내지 자동기계 인형 되기의 과정으로 드러난다. 곧 인간이 상품이 되는 것인데, 여기서 파생하는 뻣뻣한 춤은 나아가 작동되고 있음 그 자체일 뿐인, 가상의 존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저당 잡힌 형국으로 빚어지며 모종의 갑갑함을 안긴다. 상상력 어린 재현은 표현을 창출하지만, 또한 표현은 재현의 가혹한 엄금의 현실을 냉소하지만, 그러한 차가운 생명력 자체는 어떠한 하나의 결과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실제 그런 결과를 빚는다), 동시에 하나의 춤의 무늬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느낌을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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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라이징스타] 안수영 <Time Travel 7080>: '추억을 현시하다'REVIEW/Dance 2013. 4. 8. 00:53
'감정을 자극하다' ▲ 안수영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안수영의 공연을 두세 번 정도 본 것 같다. 지난 2012 서울세계무용축제 '힙합의 진화' 참가작인 에서는 실제 고백과도 같은 정동(affect) 어린 수행 구문을 공연에 집어넣어 눈물을 훔치게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과거에 대한 멜랑콜리를 여러 변전의 양상 속에 현상해 내며 주는 쾌감으로 거기에 가닿는 측면이 있었다. 추억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장면들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로부터 시작된 공연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의 신파 재현의 한 장면을 새롭게 표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헬멧을 쓴 머리로 거꾸로 버틴 채 무대 커튼이 내려와 이불인 것처럼 덮고 잔 움직임들로 남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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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라이징스타] 최수진 <Out of mind>: '남아 있는 그리고 낯선 감정들'REVIEW/Dance 2013. 4. 8. 00:30
내면의 실존적 표출 ▲ 최수진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내면의 단상들을 미추를 떠나 처절하고도 극한의 상태에서 표출한다’, 이와 같은 표현주의적인 측면이 무대 전반을 지배한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관계 맺음보다는 추상적인 정동(affect)의 신체들이 구가하는 혼돈에 싸인 갈등이 자리한다. 중간 중간 커다란 오브제들의 활용을 통해 이미지가 주는 무대의 재편을 가져가는 측면이 있고 최수진의 춤은 그 중에서도 두드러졌다. 사실 최수진은 뛰어난 무용수로서 촉망받는 존재라는 점은 안무에 있어서는 오히려 군무라는 춤-공동체의 영역에서 조화롭게 뒤섞여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그 두드러짐에 무조건적인 점수만을 줄 수 없는 점이 강하다. cf. 격렬함에서 벗어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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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벽오금학> : '내러티브의 단편들과 내재적 존재들'REVIEW/Dance 2013. 4. 7. 23:46
상징 이미지들을 통한 문학과의 연결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 당연함이 허락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은 『벽오금학도』의 재현일 수 없다. 을 보며 『벽오금학도』를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에서 느꼈던 이미지들을 고스란히 떠올리는 데 아마 실패할지도 모른다. 책이 구체적 언어로 쓰였다면,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작인 국립현대무용단의 은 단 하나의 언어도 없이 비-언어의 추상적인 표현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만 책이 갖는 힌트는 춤의 순수 표현의 부분에서보다는 무대 중간 중간 설치되는 상징 이미지들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집단 무의식으로의 초대 빨간 실을 타자의 몸에 휘감기 시작한다. 이 타자의 피부에 닿는 매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