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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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1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무대 2막REVIEW/Dance 2011. 7. 1. 03:31
조연진, 조인호 「우린 잘 살고 있어요」, 안무 이준희 : 바다의 이명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의 숨이 고동치듯 쏴 밀려오는 곳, 환상적 이명의 목소리가 신체를 채근하는 곳, 무대 전면에 푸른빛의 스크린은 바다의 육박하는 실재감을 환영 이상으로 조각한다. 바다의 사운드 기표들이 배경을 장식하는 가운데, 남자는 쉭 움직임을 잽싸게 놀리는, 그래서 시각적 잔상과 휘몰아치는 유영의 선을 만드는 가운데 바다 그 자체로 분한다. 반면 무대 막이 걷히기 전부터 누워서 바다의 의식, 무의식의 심연을 과거의 기억에 치인, 한 사람으로 상정되는 여자에게서는 바다 그 자체가 아닌 바다에 홀린 또는 바다로부터 무한한 내면의 누출과 그로 인한 진한 고백을 하게 되는 일종의 감정의 바다라는 은유가 작동한다. 곧 남자는 바다를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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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1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무대 1막REVIEW/Dance 2011. 7. 1. 03:29
이경은「Across the Street」, 안무 안드레야 왐바(Andreya Ouamba, 세네갈) : 변형된 신체 이미지의 선명함 음악 속에 그는 그 파동을 온 신체로 감내하고 있다. 그는 거기서 파묻혀 들어간다. 음악에 몸을 내주며 음악은 그 자체로 신체가 되고 공간의 장을 형성한다. 검은 옷에 어둠 속에서 고개를 젖혀 신체를 순간마다 약간의 약동을 반동을 주는 신체를 감싸고 주억거리는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되며 시각적 충격의 파장을 만든다. 즉 조명의 힘에 날카롭게 베인 듯 온전한 얼굴은 주어지지 않고, 턱이 위로 향해 약간 정도 치솟아 오른 이미지는 무대가 가질 수 있는 시각의 실재적인 놀라운 트릭이고, 이미 비정상적인 이미지의 실재로의 용인은 얼굴의 잔상으로 작동되며 변이된 신체를 조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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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무대, 호오가 확실히 갈리는 무대를 통한 절반의 성공REVIEW/Dance 2011. 7. 1. 03:28
천종원 안무, 김재덕ㆍ김재윤 「마이너 룸」(Minor Room) : 극적인 분위기에의 침몰과 감지되지 않는 내면 김재덕은 춤 이외의 것을 무대에 끌어오는 데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무대 하수에는 설치미술적인 풍경으로 조각되어 있고, 비닐 위에 물을 붓고 그것을 쳐대는 한 상반신을 벗은 남자의 모습이 한동안 무대를 잠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의 관건은 과연 둘의 관계를 무엇으로 볼 수 있는지, 내면의 풍광을 어떻게 조각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둘은,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보다 스쳐 지나가듯 하나의 복제된 모방의 움직임들로 포개지는데, 같이 동일한 춤을 추는 것에 있어서도 군무적인 성격을 갖기보다, 따로 따로 다른 생각들을 안고 춤을 추는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영향을 선사하지 않고 하나의 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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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경영 <구로동/백조> / 김용걸 <Work I> : 발레의 파격들...REVIEW/Dance 2011. 6. 28. 01:55
김경영 : 일상과 무대의 경계 넘나들기 발레의 기존 틀을 홀가분하고도 수월하게 깬 재미있는 무대를 창출했다. 고정된 자세, 외떨어진 테크닉의 독립된 층위, 고전 레퍼토리의 구현 및 완성 같은 기존 발레가 갖는 무거움을 떨쳐 버린다. ▲ 김경영 (사진 제공=국립발레단) 스텝에 집중하는 대신 팔을 딱딱하게 작게 좌우로 흔들어 빠르게 무대를 휩쓸 듯 이동하는 식의 초기 군무는 소극장 무대에의 빠른 적응을 의미하고, 이는 이후 남녀의 관계가 가일층 진전된 양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흐름에서, 같은 동선으로 두 사람이 서로 간에 팔을 상대방의 겨드랑이로 끼어 넣으며 교차시키는 장면으로, 확장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낳는 것으로 나아간다. 갑자기 놓인, 그렇지만 이는 음악으로부터 소극(笑劇)적 양상을 이끌어 내는 안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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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종필 <Iron II> 정미란 <The Quasar> : 발레가 주는 날 것으로서의 신체REVIEW/Dance 2011. 6. 27. 01:54
발레가 컨템퍼러리 아트의 문을 열 수 있는지의 가능성이란? ▲ 이종필 안무 발레가 소극장에서 별도의 프로시니엄 아치 역시 소거된 채 관객과 만난다는 것, 기존의 주 레퍼토리를 버리고 음악의 선별과 이에 맞춘 안무들로 하나의 콘셉트를 도출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것, 이러한 창작의 의도가 컨템퍼러리의 역동적인 춤의 현장에 멋진 자극의 포문을 열 수 있을까! 매우 가까이 발레의 동작을 간직한 무용수들의 춤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준다. 이는 조명과 대무대, 익히 알려진 레퍼토리의 이야기, 구조와 역할을 상정하는 의상, 주어진 음악의 공연에서 얻는 익숙함과 그럼에도 가능한 스펙터클함, 곧 공고함으로부터 출발한 미적 도취의 성취는 시대를 비껴나거나 시대에의 역동적인 피부로써 숨을 쉬지 않는 자족적인 측면에 고착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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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1 최원선 본댄스컴퍼니(Born Dance) Rendering IV - 동행 : 한국 춤 외연의 확장REVIEW/Dance 2011. 6. 27. 01:15
「여정: 29일간의 동행」: 이미지 퍼포먼스의 춤에의 접합 ▲ “Life Journey”, BORN DANCE COMPANY, 2009 종소리는 움직임의 출발점을 알린다. 움직임의 출발과 더불어 의식은 재점화된다. 마치 화두를 잡았다 놓고 다시 잡는 명상적인 과정에 의해 움직임은 오히려 의식을 갈음하고 붙잡아 두며 내면의 에너지를 점증시키는 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남녀 한 쌍은 동그란 기의 흐름을 만들어 그것들을 잇고 보존하며 즉흥적이고도 진지한 움직임을 통해 숨으로부터 숨을 이어간다. 그리고 검은 옷의 대별되는 여자가 등장 이후 무대 위로부터 내려온 커다란 화선지에 커다란 붓으로 글씨를 새겨 나가기 시작한다. 추상화된 글씨는 이미 추상적인 이미지의 표현으로 자리하고 획을 긋는 원력만큼이나 각각의 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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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발레단’의 디스 이즈 모던 2 : 이리 킬리안에서 허용순으로 - 모던의 기점을 전후로, 변화해 온 예술 속 자아들을 더듬어 가다REVIEW/Dance 2011. 6. 16. 00:38
「프티 모르」(PETITE MORT : 어떤 죽음) : 낭만적 아름다움의 선취 ▲ PETITE MORT ⓒ Daisy Komen 모차르트 콘체르토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춤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남녀가 어우러져 하나의 큰 신체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확장되고 하늘거리는 자취의 여운을 만들며 다층적으로 분화되는 신체의 파생 구조를 만드는 것은 음악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 창조하며 그 아름다움에 도취케 된다. 이는 음악 자체에 맞춰 어떤 주체적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 특정한 선분들을 만들고 이념 없는 이념으로서 신체를 꾸밈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순수한 이념의 성취를 통한 것이다. 한편 이는 문화적인 성역할과 시대적 인식의 차를 고스란히 체화시키며 구현될 수 있는데, 남자는 여자의 버팀 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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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ways Rain」 Alias : 감각의 트랜스한 전환REVIEW/Dance 2011. 6. 10. 04:01
▲ Guilherme Botelho, 「Sideways Rain」ⓒJean-Yves Genoud 전자음의 공명이 공간을 진공 상태로 의식을 무화시키는 경계에서 이들은 그 묘연한 흐름을 타고, 옆으로 무대 하수에서 상수로 끊임없이 이동한다. 처음에 그들은 마치 동물 되기를 구현하듯 네발짐승의 자세로 무대를 활보한다.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이어 자세를 약간은 하수 쪽으로 비튼 상태에서 내지는 하수에 부착된 출발의 시간과 시선을 완전히 떼어놓지 않는 상태에서, 이러한 끊임없는 이동은 공간과 신체를 전유하기보다 어떤 관계성을 형성하거나 시선과 주체적 의식을 형성하기 이전에 끊임없는 시공간의 흐름을 엮어내는 심연의 시공간의 터널을 지나가며 끊이지 않는 시간의 부피, 측정할 수 없는 공간의 크기를 창출해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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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모다페 리뷰] 「The beginning」 이주형 : 드라마틱한 내러티브와 정서 속에...REVIEW/Dance 2011. 6. 3. 09:52
욕조 속에 누워 있는 여자는 의식이 없고 벽을 무대 곳곳에 만들어 둠으로 인해 현실의 한 시공간에 젖어들게 되며 남녀 간의 복잡한 치정 관계의 과거와 같은 것이 상정되게 된다. 두 명의 남자 세 명의 여자가 출현하며 이 안에 분절된 관계 양상을 만든다. 남자 둘은 여자들을 지배하며 죽음으로 등가 되는 의식의 지배를 감행하는데, 이들은 마치 한데 뭉쳐 죽음과 살의의 어떤 모종의 계획과 숨은 의도를 감추고 카니발적 제전을 벌인다. 붉은 핏빛의 어둠을 밝히는 욕망의 극점을 달리고 있고 이 안에 모두 융해된다. 여성의 무의식의 침잠하는 바는 욕망의 상대적인 관계 쌍을 형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욕조 안의 물 내지는 보이지 않지만 피의 환유적 감각, 그리고 바깥을 형성하는 비 소리는 그 연속성과 관계성을 상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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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모다페 리뷰]「Sunday」 고흥균 : 일상의 흐름과 꿈결의 의식REVIEW/Dance 2011. 6. 3. 09:40
한 명이 중앙에서 양복을 단정히 빼입고, 서서 미소를 거두지 않고 있는데 이를 둘러싸고 놀이터의 광경이 펼쳐지게 된다. 갓 잠에 깨거나 졸린 듯 눈을 비비며 등장하는 잠옷 입은 어린 여자로 상정되는 무용수의 움직임 이후 걷고 뛰며 다양한 선분의 층차를 만들던 무용수들이 출현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순간을 선사하는 유희성의 기호들은 눈을 비비는 동작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놀이의 원형적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중첩될 때 규칙을 띠고 자연스레 공유되는 어떠한 놀이의 체계 안에 이들을 속하게 만들고, 이들은 잠결에 솟구치고 일어나며 털썩 주저앉고 뒹굴고 하는 동작으로 의식이 미치는 한 곧 그것이 놀이의 에너지로 치환되는 순간들을 안긴다. 마치 정제되지 않고 딱딱하지 않고 흐늘거리되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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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2011 리뷰]《 Last Man 》_Mitsutake Kasai :REVIEW/Dance 2011. 5. 30. 12:25
Last Man_Mitsutake Kasai : 시간의 체현 ▲ 《 Last Man 》_Mitsutake Kasai ⓒYoichi Tukada 일본 안무가 미츠다케 카사이는 매우 가볍고 쾌활하게 움직인다. 한국에서 본 대중가수의 노래‧움직임 기표를 상투성을 안고 고스란히 표현하는 순간을 가져가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시간에 대한 알레고리로서 시계를 무대에 놓고 시간을 현시시키는 측면에서 물질화하거나 시간에 몸을 섞어 그 경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먼저 작은 시계가 무대 앞쪽에 놓이고 그것을 확장하는 카메라의 영상이 무대 후면의 스크린에 놓이며 그 앞에 같은 시계가 하나 놓여 있다. 시계를 통해 시간은 분절되고 단위화되며 결국 시간의 개념을 갖게 된다. 무대 앞쪽으로 나타나 일상적인 측면에서부터 현재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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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모다페 리뷰]《멱》장혜주 /《Last Man》Mitsutake Kasai/공동작업REVIEW/Dance 2011. 5. 30. 12:08
장혜주, '멱' : 유연한 테크닉과 기발한 포즈, 광기로부터... 장혜주는 돼지로 상정되는 비인간으로 분하는 데 있어 동물 되기로 존재를 탈바꿈하는 대신 오히려 그 안에 인간의 탐욕과 광기를 뒤섞고 중간 중간 비존재 내지 귀신의 존재를 현시함으로써 기괴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녀의 움직임은 매우 유연하고 테크닉적으로 우월한 한편, 존재의 탈각, 비인간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뒤집고 구르고 리드믹컬하게 신체 작용을 일으키는 과정을 가져간다. 돼지 멱을 딴다는 말을 쓰는 것처럼 돼지의 목덜미를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한 제목과 같이 자연으로서 동물이 인간 세계에 반란을 꾀하는 것을 그리는 대신 오히려 인간에게 공포를 주는 어떤 인간의 타자성과 같은 부분, 인간 스스로의 쾌하지 못 한 모습들로써 비존재로서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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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모다페 리뷰]《 당신이 머문 자리는……? 》_이광석 : 낭만적 사랑의 자리REVIEW/Dance 2011. 5. 30. 11:59
골반을 내밀고 다리를 구부정하게 다리를 굽혀 앞으로 걷는 추임새가 작품 내 대표적인 표식으로 기능한다. 조명을 통해 무대를 양분하여 남녀의 다른 층위로 무대를 구분하며 우스꽝스럽게 광대의 움직임을 직조하는 이광석은 옆 우아하고 슬픈 깨지기 쉬운 섬세한 타자성을 지닌 존재에 대한 움직임을 보는 슬픈 시선의 존재로 변한다. 이는 그들 앞에 등장한 다른 관계상으로 확장되고 그들은 또 환유적 심상으로 치환된다. 발레를 하는 듯한 우아한 신체의 환영적인 감각의 결을 직조하는 타자성의 신체는 낭만 주체의 마치 기사도 문학과 같은 이광석의 범접하지 못 하는 상태로 섬세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접촉하는 것으로 타자성을 간직하고 대상화될 수 있는 분리의 간극을 내면에 이는 미적 가치로 고양시킨다. 다른 이들의 그룹이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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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모다페 리뷰] 《 Inspiration 》_유호식 : 음악의 전유로서 움직임REVIEW/Dance 2011. 5. 30. 11:56
음악은 조명을 통한 시공간의 달라짐의 양상을 지정하는 데 어떤 시선과 이야기를 부여한다. 조명으로 인한 무대의 네 개 공간으로의 분리, 공간의 분화 혹은 옮겨감의 변화가 수반되며 클래식은 무용수의 등장을 유예시키며 동시에 빈 공간에 지나간 무용수의 존재를 상기시켜 무용수의 존재를 우리 스스로 유예시키게 되는 모종의 시간성을 갖게 된다. 이윽고 나타난 유호식은 음악을 전유하며 있는 그대로 투박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데, 발레 동작 같이 유연하고 우아한 몸짓은 큰 몸피의 그에게 미끄러지며 오롯하게 몸을 휘감지 않는다. 반면 그는 음악을 있는 그대로의 에너지로 받아들여 자신의 감정을 그 속에 담그고 그것을 체화하는데, 이것이 너무 단순하여 어떤 다른 뜻이 있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어둠 속에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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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모다페 리뷰]《 Pause Philo ver.2 (쉼의 철학) 》_이현범&최진주 : 재기 발랄한 관계성의 움직임REVIEW/Dance 2011. 5. 30. 11:46
무대를 채우는 이현범과 최진주는 끈질기게 서로를 좇고 도망간다. 존재의 확인은 상대방의 신체를 통해서고, 자신의 작용에 대한 그의 반작용을 통한 것이다. 핀 조명이 부분화시킨 무대 구석에서 머리를 관객 쪽으로 하고 팔을 끊임없이 접고 펼치는, 하나의 신체 덩어리가 되어 움직이는 이들의 시작은 육화된 관계의 양상을 단단하게 또 단순화해 제시한다. 관계는 추억의 전유나 비탄력적 오고 감의 메시지 운용을 통한 드라마적이고 일상적인 한 부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탄탄한 시공간 안에 존재에 묶인 존재의 드러냄으로, 역동적인 변주로써 일종의 상대방의 타자성은 긴밀하게 자신의 자아와 결부되어 나타나고, 자아는 점층 되는 동시에 벗어나며 또 다시 자신을 일깨운다. 끈끈함 몸의 서사를 쓰는 둘의 전략은 일방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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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_에린 플린] 도쿄‧서울‧몬트리올을 잇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DANCE-X : Tokyo-Seoul-MontrealREVIEW/Dance 2011. 5. 19. 07:57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안무가 에린 플린(Erin Flynn)의 「FROM ASHES COMES THE DAY」 : 내면의 알레고리 : 방, ‘시공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옷의 알레고리는 일상의 흔적들 현재의 시공간을 지정하는 기호들의 차원에서 차용된다. 옷은 몸 자체를 환유하는 대신 벗어남의 열망, 변화의 욕망 따위에 닿아 있다. 옷을 벗고 입는 과정은 누차 보이는데, 이 안을 변화되는 현재, 명확하게 반응하고 구축되는 현재로 놓음으로써 구성된 춤의 기능은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반면 이 안에서 풀어헤쳐지는 풀어 놓는 몸은 단단하지도 원형적 기호를 누출하지도 않는다. 시공간을 유영하는 이 둘의 행위는 허무하고 또 표층적이다. 옷의 벗음 이후 드러나는 살갗의 표피는 나약한 자신을 누설시키고 있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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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_밝넝쿨&인정주] 도쿄‧서울‧몬트리올을 잇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DANCE-X : Tokyo-Seoul-MontrealREVIEW/Dance 2011. 5. 19. 07:54
밝넝쿨&인정주의 「트랜스포밍 뷰」(Transforming View) : 몸의 소진성을 지정하는 놀이의 규칙으로서 춤 밝넝쿨과 인정주는 둘의 관계 맺기적 춤의 과정을 만들기 위한 규칙rule들을 지정한다. 둘의 움직임이 일치 반복되며 서로 교차하는 시간들을 중간 중간 가질 것. 놀이play를 위한 규칙은 단순해 보인다. 주로 인정주가 앞에 밝넝쿨이 뒤에서 행동을 따라 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움직임은 움직임 그 자체로 놓이는, 표현의 완성이 아닌 표현 그 자체에 방점을 둔다. 곧 이들이 빠르게 또 힘겹게 육체의 노동을 이어감은 춤을 완성하는 몸의 소진성을 그 자체로 드러내는 메타 언설의 투명한 몸 춤을 보여주는 것에 가깝다. 인정주를 따라 하는 밝넝쿨에게 인정주는 마치 주어지는 움직임을 추는 복제된 타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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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_모리시타 마키] 도쿄‧서울‧몬트리올을 잇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DANCE-X : Tokyo-Seoul-MontrealREVIEW/Dance 2011. 5. 19. 07:48
일본 출신 안무가, 모리시타 마키(Maki Morishita)의 「TOKYO FLAT」: 코드적 사운드의 흡착과 특별한 전유 어둠 속에 문 뒤의 사다리만이 비교적 선명하다. 이어 몸으로 소리를 내고 박자를 맞춘다. 다양한 음악들이 장면 놓이고 전환되는 가운데 소리에 따른 움직임의 코드들이 장면들에서 발생한다. 이를 음악에서부터의 출발인지 아님 몸으로부터의 출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곧 음악은 몸의 독해를 통해 몸에 입혀진 음악의 과거로부터 발현된 현재가 구성되는 것인데, 음악은 생성되는 것 이전에 생성된 것이고, 특정한 시간의 축을 안고 있는 곧 코드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기억에 의해 전유되는 음악은, 단순히 그것들을 끊임없이 바꿈으로써 코드 자체의 특성을 드러내면서 그것을 하나의 변화의 물결로 직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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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서울 국제 즉흥춤축제 리뷰, 16일 그룹 컨택 즉흥REVIEW/Dance 2011. 5. 14. 07:40
▲ 에오시 무용단의 즉흥 모습 보통의 즉흥은 음악과의 에너지적 충돌과 마찰, 밀접한 관계 내지 그룹을 만드는 가운데 영향의 주고받음으로 관계,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이 만드는 내러티브, 리듬, 에너지 층위는 무대 전체로 확대되고 이 영향권 아래서 움직임 또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시작 지점에서 동기와 이야기를 전한다면 이후 움직임에 그것이 덧입혀지는 측면도 크고, 이는 어차피 음악의 영향권 아래 움직임이 영향을 받고 있음을 뜻하면서 동시에 시선의 영향권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면 움직임은 그것을 전복하고 때로 침묵하며 축을 새로 틂으로써 음악의 양상을 변화시킨다. 즉흥은 의외로 탈코드의 탈주 전략을 일관되게 펼치는 것만이 아닌 코드를 쌓아 가는 코드의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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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TOK Choice-이정윤&에투왈』 리뷰, 이정윤의 원숙한 존재감이 살아 있는 무대REVIEW/Dance 2011. 5. 14. 06:00
『The NTOK Choice-이정윤&에투왈』은 이정윤의 안무적 영향력과 성숙도, 스타일이 돋보인 무대였다. 서로 다른 무대 장르는 너른 배치를 보였지만, 한국적 정서, 여유 있는 감상, 다양한 채색의 무대적 배합이 즐거움을 선사했다. 곧 촘촘하게 엮이거나 이어지지 않는 대신 흩어지기보다 잔잔한 흐름 하에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남궁연의 드럼에 스크린에 배치되는 추상적인 도형 기호들의 확장과 변환은 음악적 에너지의 확장과 일치 아닌 변신의 에너지를 선사했다. 마지막의 커튼콜에서도 드럼은 관객을 흥분시키며 무대의 여흥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역할을 했다. 중간의 다른 무대에도 섞여들며 다른 색채의 드럼 멜로디가 형성되기도 하는 등 남궁연은 전체적으로 음악의 강한 영향력을 현장에서 발휘했다. 발레와 한국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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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김재덕/모던테이블의 댄스콘서트 「Kick(부제: 차인 사람들의 러브노트)」REVIEW/Dance 2011. 4. 2. 14:51
김재덕의 풍만한 끼, but 채울 틈이 없는 무대 문래예술공장에서 했던 쇼케이스 이후 같은 공연을 두 번째 보았다. 엄밀히 말해 미완성의 공연에서 완성된 정식 공연 형태를 보게 되었다. 첫 번째 보았던 생각들 그 때 들었던 갖가지 의문들과 생각들은 배제한 채 새롭게 보기로 했다. 콘서트인가? 무용인가? 한 시간 여의 시간 동안 관객은 김재덕의 완연한 독무대를 보게 된다. 중요한 건 이 작품이 시종일관 음악이 강하게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덕의 춤은 남김이 없다. 또한 시간의 알레고리와 침잠의 사유가 없다. 힘 있게 내뻗고 조합하는 자신의 포즈에서 멈추고 다시 동작을 전개시켜 나가는 과정은 흡사 무술과 비슷하다. 강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은 소진되지 않는 끊임없는 현재 리비도의 옮겨감과 같이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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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HanPAC Rising Star) : 이현범 「Lonesome」REVIEW/Dance 2011. 4. 2. 03:17
음악과의 상응, 반응, 관계 ▲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밴드의 등장으로 인해 무대는 밴드 앞 춤추는 사람들로 재편된다. 밴드 각각의 악기가 내는 사운드를 실재화하는 측면에서 움직임이 빚어진다. 사운드는 조금 더 비음악적이며 동시에 하나의 매질을 질감으로 표현하며 주의케 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음악적 본질과 맞닿는 측면이 있다. 결과적으로 음악에 어떻게 움직임이란 것을 만들 수 있는가, 어떻게 직면할 수 있을까의 질문이 무대 전체를 지배했다고 생각하고, 음악이 만드는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안무의 구조화를 꾀하며 즉흥적인 움직임의 파편들 음악과의 조응을 이뤄낼지는 그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관찰되는 바다. 곧 음악에 맞춘 움직임이라기보다 음악에 직면한 몸, 음악에 따르는 움직임이 아니라 음악에서 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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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이동원 「일상을 위한 일상 Ver.디지털」REVIEW/Dance 2011. 4. 2. 03:13
일상의 환영적 환기 ▲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랩톱이 만드는 사운드가 건반처럼 공간에 작은 파동을 낼 때 이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사운드의 생성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한편 무대 바깥에 새로운 공간을 생성한다. 이 안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일상에서의 반복적인 움직임이 다고, 이는 분절적으로 수행되며 의미 없는 움직임에 거대한 이미지의 의미를 부여한다. 계속 반복을 통하는 가운데 이것이 일상이라는 의미가 강제되며 환영 같은 기시감을 남김에 따라 일상의 무게는 묘하게 퍼뜨려져 뭉개지며 대기와 같이 점착된다. 이는 계속 생성되는 것이면서 일상이라는 경계를 지움으로써 그것을 점차 무섭고도 강박적으로 뒤덮게 된다. 여기서 생성은 반복에 따른 것인데, 반복은 사운드의 점층적 변주가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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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김성훈 「우리는 영웅을 믿지 않는다.」REVIEW/Dance 2011. 4. 2. 03:09
영웅의 그릇된 초상 ▲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쇼케이스 당시 모습 강렬한 빨간색을 띤 복장에 라틴 음악, 군중의 무리가 만드는 움직임, 우스꽝스러운 슈퍼맨의 등장 이후 무대는 괴물과 스펙터클로 나타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웅은 없다’라는 것을 나타낸 것일까?, 작품은 영웅의 실상 부재가 현대 신화에서의 영웅 만들기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고독한 자아의 실존, 슈퍼맨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며 단절되어 있다. 반면 그를 제외한 사람들은 군중을 이뤄 휩쓸려 다니며 권력 구도를 양산한다. 라틴 음악이 강렬하게 춤을 형성하는데, 이들의 춤은 대단히 강하고 발산적인데, 그것이 외피적 차원에서의 집중을 부르는 반면 내재적인 차원에서의 존재를 상기시키지 않는다. 이는 거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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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심새인 「合, Reorganization」REVIEW/Dance 2011. 4. 2. 03:01
음악과의 공명 장치로서의 신체 ▲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쇼케이스 당시 모습 음악에 버티고 튕김과 엔트로피적 발산, 그밖에는 작품에서 무엇이 있었을까? 거문고와 가야금의 강렬한 힘에 안무는 저항이나 전복을 시도치 않았다. 즉 안무적 개념이 신체를 재위치시키는 게 아니라 단지 음악의 발산에 정신없는 아지랑이 같은 광경으로 증발되어 가는 것이 다였다. 하나라도 안무에서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가? 두 축으로 갈라 서로 간의 내재화되어 있는 벽을 열어젖힐 때 내지는 문을 두드릴 때의 행위는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하는데, 이는 뒤에서도 반복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존재 자체에 대한 집중의 짧은 순간을 엮고자 만든 것으로 보이고, 한편으로 선율의 연주를 미세한 손짓으로 구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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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안영준 「Musical Chairs」REVIEW/Dance 2011. 4. 2. 02:58
재구성, 재조합, 응축을 통한 발산의 과정 ▲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쇼케이스 당시 모습 나무 계단의 압축적이고 환유적인 구조물에서의 오르고 내림, 이는 이 작품이 전형적인 구조에의 안무를 구성해 나갈 것임에 대한 사전 제시 성격을 띨까. 나무 구조물은 해체되어 각각의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전유된다. 움직임은 구조물을 전제로 구성되어지고 그 바깥을 벗어날 수 없다. 이후 구조에 대한 해체와 구조의 순간적인 도입이 작품을 지배한다. 일렉트로니컬한 리듬이 전면에 배치된다. 이는 끊임없는 파열과 마찰의 에너지를 감염 시키며 상승한다. 여성은 남자들 가운데 중심을 차지하며 단독적인 주체의 위치를 점하는 듯 보이지만 음악이 상승하고 이후 국면이 전환되고 어둠을 띤 남자들이 새로운 역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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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김설리 「흰 그늘」REVIEW/Dance 2011. 4. 2. 02:53
합일되지 않는 자아, 관계 ▲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어 무대 위에서 철골 구조물이 내려와 있고, 이를 철봉 삼아 두 팔로 매달린 채 다리를 휘젓는 등의 움직임을 만든다. 그리고 한 명은 한 팔로 구조물을 잡으려고 하는 불가능성의 노력을 표현하며 다시 시퀀스가 바뀐다. 두 여자가 춤을 추되 배치의 층위를 달리 둠으로써 전면과 후면을 구분한다. 북 소리가 둥둥 울리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음악의 채워짐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고, 두둥거리는 공기와의 마찰 안의 출렁거리는 공간의 틈입과 내재된 긴장에 지속된 시간에서 몸은 둘 곳 없이 유동하며 소리에서 미끄러진다. ▲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몸을 역동적으로 펼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안무의 긴장과 부분의 확대를 감행하며 춤의 유동하는 멋과 에너지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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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홍경화 「오래된 미래」REVIEW/Dance 2011. 4. 2. 02:46
표현주의적 심상의 도취 ▲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전체적으로 작품은 대작을 펼치려는 것 같았지만 이 안에서 내재적 심상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듯 보인다. 무엇보다 표현주의적 심상이 가득하지 않은가? 무대로의 신체 확장은 나무 구조물의 배치를 통한 선분 긋기, 그리고 그 위에서의 이동 또한 추락의 우울함을 반드시 동반하는 상승의 계단 쌓기 등의 움직임 양상을 통해 구현됐다. 결국 어떤 주어진 구조 안에서의 이동만이 가능하다는 것, 다시 말해 갇힌 울타리 바깥을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은 무용수들의 우울하고도 슬픈 몸짓의 전유에서 드러났는데 , 과연 이 슬픔이 단지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무의식적 인식의 과정이었는지 실제적인 에피소드가 개입되지 않은 가운데 온전히 수용키 어려운 측면이 있다.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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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 2011 한팩 라이징스타 : 김보람 「TOUCH season 1 "플랑크 타임“」REVIEW/Dance 2011. 4. 2. 02:33
볼레로의 신선한 전유 ▲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쇼케이스 당시 모습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의 육화라는 모티브가 깊숙이 자리하는 작품에는 음악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지향적 태도, 또한 거기서 자유롭게 음악을 해석하고자 하는 전유의 태도가 동반된다. 음악은 거대하고 반복적이지만 이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일하게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반복된 동작의 점층적인 상승에 따른 시간의 누적 뒤에 뒤늦게 이들의 입을 통해 튀어나오며 앙상블을 이룬다. 시선을 가린 무용수들은 하나의 덩어리 신체의 움직임 양상을 만든다. 주체적 시선이나 대면의 자리, 감정의 동요 같은 것은 없다. 이는 흥미로운 음악적 문맥을 반복과 확장의 움직임으로 치환하기 위함이며 누워서 다리를 위로 뻗는 동작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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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팩 라이징스타 쇼케이스 리뷰REVIEW/Dance 2011. 3. 13. 21:28
김보람, 김성훈, 심새인, 안영준의 무대 안애순(한국공연예술센터 무용 예술감독)이 선택한 8명의 신진무용가(김보람, 김설리, 김성훈, 심새인, 안영준, 이동원, 이현범, 홍경화)로, 2011년 한국공연예술센터(이사장 최치림) 차세대 안무가 육성 프로그램, 17일부터 8일간 진행되는 ‘2011 한팩 라이징스타’ 무대에 오르기 전 3월 7일 월요일 5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기자간담회에 이어 네 명의 안무가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김보람 「TOUCH season 1 “플랑크 타임”」은 무용수들이 공간에 서면서 사건 차원에서의 존립으로 시작됐다. 춤을 추되 부자연스럽게 추는데 이는 공간에 위치한다는 것, 부분 부분에 움직임을 주목시킨다는 것을 무용수 스스로 일정 정도 자각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