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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아,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 혼란의 물음 뒤 달뜬 참여로REVIEW/Dance 2013. 4. 1. 02:59
전반적으로 관객을 한데 몰고 그룹을 짓기, 이어 섞여 춤추기의 과정 그리고 마지막 춤 보여주기로 귀결되는 안무의 과정은 의도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끔 ‘의도된 의도가 어느 정도 보이는 참여의 형태’로 만들어진다. 안무가는 그 엔트로피적 마치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무대에서 제일 처음 세 개의 물음을 각각 순차적으로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던진다. 이를 나이브하게 축약하면 ‘여긴 어디냐’·‘춤이 뭐냐’·‘걷는 게 춤이 되냐’, 이 세 가지 정도가 핵심적이다. 우선 첫 번째 질문부터 살펴보자 ‘여기’는 존재하게 되는 것이지 어떤 확정될 수 없는 공간이 맞다. 곧 이 질문은 무대가 원래 ‘생성의 공간’이라는 암묵적 규약을 드러낸다. 반면 춤추는 이는 이 확정지을 수 없는 공간을 관객 스스로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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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 <사라지기 위한 시간> : 사물화된 흔적에서 일상의 생기로REVIEW/Dance 2013. 4. 1. 02:51
최승윤의 사랑의 흔적을 드러내는 방식은 사물과 하나 되어 있는 스스로를 현상화하는 차원이다. 비닐봉지라는 안전막을 쓰고 물이 차오르는 가운데 잠겨가는 모습과 시계의 흘러감 그리고 거리에 펄럭이는 바람의 매무새는 무의미한 삶의 영도에 흔적이 갖는 무의식을 정초하며 침묵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는 한편에서 무릎 꿇고 앉아 촛불을 피우고 머리에 꽃무늬 띠를 두르고 TV를 켜며 풍선을 부는 등의 행위 안에 제의적인 의식의 차원으로 흔적들을 대면하며 그 무상함을 표면으로 흘려보낸다. 처음 오페라 아리아에 입을 뻐끔거렸다면, 그리고 스크린 속 일종의 거리 두기적으로 스스로를 진공 포장 상태로 놔두었다면 무대 중앙에 이르러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노래 'Emotion'이 작동하기 시작하자 몸은 위아래로 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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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애, <뉴 먼스터(New Monster)>: 관습적 상징을 영도의 표현으로 만들기REVIEW/Dance 2013. 4. 1. 02:42
의도된 관습 정형화된 움직임들과 평면성의 규칙으로 말미암은 관습적 연극의 외양은 실은 의도된 것으로 일종의 인형-되기에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들로부터 균열을 발견하고 참조적 변형의 지점을 만드는 게 임지애의 의도라 하겠다. ‘이미지 전이 놀이’로 표현한 그의 안무 방식은 재현적 이미지들을 펼쳐 놓는 가운데 순간적으로 그것의 미끄러짐을 가져가며 잇기보다 균열을 발생시키고 평면에 예속된 형태로 그리고 표면을 캡처하는 식으로 몽타주하는 차원에서 진행됨으로써 달그락거리는 종이 인형의 외양을 고스란히 표현해 낸다. 자연에 대한 환유적 심상은 세 번째 전이에서 구체적이고 가상적으로 이미지들을 통해 드러내지만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전 파도소리를 무대에 배치하여 방향성을 상실케 하며 그들에 대한 응시로 혼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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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의 정신을 음미하다', '윤명로: 정신의 흔적' 전PREVIEW/Visual arts 2013. 3. 27. 23:55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한국 현대추상회화의 대표적인 원로 작가 윤명로(1936~)의 50년 화업을 총망라하는《윤명로: 정신의 흔적》전을 오는 6월 23일까지 과천 본관 제2전시실 및 중앙 홀에서 개최한다. 각 시대별 대표 작품 및 최초 선보이는 대형 회화 신작 등 총 60여 점이 공개된다. 이북에서 월남한 윤명로 작가는 남북 분단의 시기를 어린 시절 직접 겪었다. 사범학교 시절 그렸던 그림에서 칭찬을 받고 작가의 소질을 발견하게 된 이후 ‘환쟁이’라는 화가에게 부여된 편견이 자리하던 시절,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원한 서울대학교 미술학과에 합격하게 된다. 사르트르나 카뮈로 대표되는 실존주의가 크게 지배하던 대학 시절에 작가가 접한 사르트르의 소설 『벽』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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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13 한팩 라이징스타'PREVIEW/Dance 2013. 3. 27. 22:09
한국공연예술센터는 오는 3월 29~30일, 4월 5~6일 ‘차세대공연예술가시리즈’ 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에는 안무가 6명이 선정됐고, 우선 컨템퍼러리 댄스 안무로 2012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포스트에고무용단의 안수영과 뉴욕 시더 레이크 컨템퍼러리 발레 컴퍼니(Cedar Lake contemporary ballet company)에서 4년여 활동했던 최수진, 한국무용을 전공한 이후 독일 베를린에서 안무자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지에서 안무가로 활동 중인 임지애, 이 3명의 안무가는 활동과 경력을 주목받아 선정됐다. 한편 와 연계된 프로젝트로 지난 쇼케이스에서 심사위원단의 일치된 고득점을 받은 곽고은, 정정아, 최승윤이 선정됐다. 임지애의 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