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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시청 앞 공연에서 간과된 사실들카테고리 없음 2012. 10. 4. 22:32
'세계시민으로서 자랑스런 서울시민이 되는 길' 싸이의 서울광장에서의 공연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빌보드 차트 1위를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1위에 오륵게 되면, 시청 앞에서 웃통을 벗고 공연을 하겠다고 공약을 했다. 싸이의 이러한 공약은 2위임에도 우리가 그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시혜를 베푸는 형태로 전환됐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긍정적인 수용으로 싸이의 공연을 볼 수 있게 됐다. 공약이란 원래 현실에서의 성사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고, 약속이란 하나의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공약이 어느새 약속으로 둔갑하는 가운데 사실상 싸이가 처음 내뱉은 공약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허공에 붕 떠 있었지만, 이는 정말 불가능할(?) 정도로 쉽게 실현됐다. 언론이 말하는 하나의 오류를 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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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도미부인>, 꽉 찬 무대는 가능성. 세세한 안무와 이야기 부분은 아쉬움REVIEW/Dance 2012. 9. 18. 14:43
처음부터 무대는 꽉 찬다. 군무의 크기는 엄청나다. 이른바 스펙터클의 미학이다. 처음 뒤돌아서 추는 군무, 그리고 스텝의 잔 이동은 하나의 판 자체가 유동하는 형국이다. 이 대규모 군무는 사당패의 춤에 따라 넘실대는 벼의 물결 같이 촘촘히 뭉쳐 커다란 흐름으로 여겨진다. 안무는 이 커다란 판짜기에 요체가 있다. 곧 판의 흐름을 통제하고 다루는 데 있다. 여기에 우리식 교향악이 무대를 뒤덮는다. 주로 태평소와 같은 요란하다 싶을 정도의 거센 악기의 멜로디가 무대의 스펙터클을 가져가는 데 힘을 더하고 장구 등의 악기는 이 분위기를 급변시키는 역할을 한다. 덩실대고 굼실거리며 팔랑이는 잔 몸짓들은 사실 이 큰 도저한 흐름 속에 순간적으로 두드러진다. 사실상 이 밝음의 놀이판의 군무는 이 극의 스토리텔링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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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 <카우보이>, 2012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작REVIEW/Movie 2012. 8. 24. 22:59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라는 영화제가 있습니다. 이 청소년은 청소년만을 위한 영화를 가리키는 걸까요. 내지는 청소년만이 만든 영화를 말함일까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청소년을 위한, 또 청소년에 의한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제 개막작 카우보이(감독: 부드윈 쿨)을 보고 청소년의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한 가지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소년의 청은 ‘푸를 청(淸)’입니다. 이는 언 대지가 녹고, 푸르른 생명들이 자라나는 봄이라는 계절을 닮아 있습니다.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에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공동체적인 삶의 영토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생명의 가치, 생명으로서의 가치를 잃었기 때문인 것도 중요한 까닭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바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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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리허설 현장]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 '라이브 연주와 극중극 양식이 만나다'REVIEW/Theater 2012. 8. 23. 03:06
'I love coffee, I love tea'를 기본적인 아카펠라 화음에 피아노와 건반 연주를 약간 곁들이며 오프닝 무대를 연다. 마치 무대는 열린 소통으로 관객을 맞는 콘서트장 같다. 여기에 커피숍 사장 죠바니가 돈 호세와 카르멘의 이야기를 담은 '카르멘'을 읽어주는 것으로, 극중극 형식을 안고 간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은 '카르멘'이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얼마나 자주 소개되는지 등의 현재 '카르멘'에 대한 외부(메타)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연스레 카르멘이 갖는 예술 텍스트로서 지위를 언급한다. 이로써 극으로의 매개를 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극은 그에 맞춰 만들어 가는 형식을 띤다. 배우들은 음향 효과를 내는 악기로 나타나기도 하고, 사다리를 여럿이서 펼쳐 잡고 돌리며 등장인물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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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는 무거운 연극의 성지다?,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PREVIEW/Festival 2012. 8. 20. 21:22
찰리 채플린의 “인생을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은 실상 비극과 희극으로 나뉘는, 전반적인 연극의 두 범주와 그 연극을 만드는 방법론을 포함한 말임을 알 수 있다.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는 오랜 연극의 역사인 『시학』의 저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한 ‘미메시스’(재현) 개념과 카타르시스(감정의 이입과 그를 통한 감정의 해소) 이론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에서 온다. 가령 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코너를 보면, 상투적으로 미디어 속에서 반복되는 정형화된 남녀(김기리, 김지민) 간의 이야기를 다루되, 황현희가 클라이맥스에서 사건을 멈추고 개입해 방금까지의 장면이 사실 매우 이상한 것임을 드러낸다. 사실 이는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돌연 극 외부에서의 개입을 통해, 관객의 몰입을 막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