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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2018] 졸탄 버쿠여 & 첸 웨이 리 <함께 홀로(Together Alone)>: '나체는 그 자체로 (침묵의) 언어를 갖는가'REVIEW/Dance 2018. 10. 14. 13:20
▲졸탄 버쿠여 & 첸 웨이 리 공연 사진ⓒPark Sang Yun [사진 제공=SIDance](이하 상동)관객의 입장 직전부터 나체로 공연 전반을 활보하는 둘의 움직임은 접촉 즉흥(contact improvisation)을 닮았다. 첫 번째로 신체가 밀착돼 자연스럽게 신체의 전면을 무대에 투사하며 두 번째로 수십 분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체 사이에서의 흐름 그 자체로부터 다시 출현하는 또 다른 흐름이 전적으로 중요해진다. 적확하게 짜인 안무나 서사의 얼개에 포섭되는 변주로서 장식적인 움직임들과는 거리가 있다. 이러한 신체 전부를 드러냄과 지속적인 관계 맺음으로만 짜이는 안무는 생생함을 강조하고 동시에 신체 전면에 대한 변환의 순간들을 주장한다. 이는 즉흥으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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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2018]<난파선-멸종생물 목록(WRECK-List of Extinct Species)>: ‘현상학적이고 상징적인 오브제의 현존’REVIEW/Dance 2018. 10. 10. 09:33
▲피에트로 마룰로(Pietro Marullo)/인시에미 이레알리 컴퍼니(INSIEMI IRREALI Company), : ⓒCreamart[사진 제공=SIDance](이하 상동)Company), : ⓒCreamart[사진 제공=SIDance](이하 상동)작품 설명에서 언급되는 ‘아르테 포베라’는 60년대 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느슨한 동인의 성격에 가까운 미술 조류로, 표면적으로는 ‘비천한 오브제’(할 포스터)로 귀결되지만, 재료 자체의 재현적 기능을 담보하는 대신, 오브제를 사물 자체로 소급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미니멀리즘의 현상학적 체험에 상응하는 부분이 있다. 가령 1969년 줄리오 파올리니의 “사방 벽에 동일한 흰색의 캔버스를 서로 바라보도록 배치”한 의 캔버스가 “많은 다른 것들을 깨닫게 하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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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of Exhibition of Exhibition》: 전시라는 이름을 작동시키기REVIEW/Visual arts 2018. 6. 20. 14:12
컬렉션으로서 작품, 고유명으로서 큐레이터▲《Exhibition of Exhibition of Exhibition》 전경 ⓒ김진호(이하 상동)아카이브(?)된 50명의 작가 중 49개의 작품은, 한정된 그러나 꽤 풍요로운 선택지 속에 큐레이터들의 선택으로 분절된다. 선택의 교집합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이 작품들의 ‘선택’들은 가령 큐레이터마다의 하루에 해당하는 개별적 전시들의 얼개를 띤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작품의 확장(적 수렴) 대신, 큐레이터 각각의 컬렉션 자체로 소급되며, 컬렉션 내 작품들은 의미로부터 표백된다(마치 90년대 히트 팝송 모음 테이프들처럼 그것들은 일종의 명확하지만 불투명한 비-아카이브다). 전시‘들’은 큐레이터(들의 서문)들을 통해 필터링되지만, 작품의 의미와 내용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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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안무, <우는 감각>: ‘화음적 공간과 이동하는 시선’REVIEW/Dance 2018. 5. 27. 00:59
▲ 황수현 안무, : 퍼포머: 강호정, 손나예, 황다솜 © 조현우(Hyunwoo Jo)[이하 상동] 미술관은 3개층의 구역으로 분리되며, 이는 동시에 조망 불가능하다. 2개쯤 되는 공간에서의 퍼포머들의 행위를 볼 수 있을 따름인데, 이는 3개 구역의 퍼포먼스가 약간의 시차만을 둔 동시적인 상동의 것이라는 데서 이동과 정착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 관(람)객이 보는 것은 공간 안의 행위이다. 하지만 2개 층을 점유한 바깥으로부터의 시선은 관객을 그 안에 포함시킨다. 이 행위는 거의 정적과도 같고, 따라서 그 공간 안의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소리는 다시 공간을 포화/포함시키는 어떤 매질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 스피커에는 하얀 천이 앞에 바로 놓여 있는데, 이로써 스피커는 직접적인 물질과의 접촉을 가시화하는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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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스윙>: '라이브 바(bar)라는 형식!'REVIEW/Dance 2018. 5. 10. 13:32
▲ 안성수 안무, ⓒ황승택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빠른 음악과 춤 모두 과잉적이다. 소곡 단위로 작품은 자르고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몰입은 이러한 호흡의 단위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는 것에서 적절해진다. 중요한 부분은, 여기는 ‘바(bar)’다! 플로어의 ‘가’는 일종의 움직임이 멈춘 대기 공간이 아닌, 공연의 연장선상에서 퍼포머의 움직임을 관람하고 호응하는 적극적인 주체가 자리한다. 이미 무대 뒤쪽 별도의 단상 위에 위치하며, 이곳이 ‘바’임을 선언하고 이미 보컬로 작동해온 스웨덴 남성 6인조 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 Gentlemen&Gangsters’의 멤버, 폴 월프리드슨(Pål Walfridsson)에 따라 무대는 주변부 영역을 재단하지 않는다. 모든 곳은 관객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