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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ylum>: 스펙터클에의 간극을 구성하기REVIEW/Dance 2019. 6. 16. 11:14
▲ 라미 비에르 안무 , 키부츠현대무용단(Kibbutz Contemporary Dance Company) ⓒEyal Hirsch 조명을 쨍한 햇빛인 양 ‘쬐는’ 가운데 군집된 확성기를 단 사람이 소리 치는 첫 장면은 분명히 어떤 세계의 환유다. 분명 그것은 증폭되는 사운드와 함께 단연 부각되는 한 명의 지배자의 논리를 통해 명확해진다. 이는 장소 잃은 난민의 형상을 주조하고 재현하는 대신 그 군중과의 거리를 형성하는 지배자만큼의 안전한 거리에서 이들을 포획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들은 계속해서 사실 입체적인 세계를 재구성한다. 이는 어떤 처절한 현실이나 비판적 거리 두기가 아닌 끊임없는 공간의 변전 자체, 그리고 그 속에 포화된 개인들의 행렬을 통해 동시적으로 드러난다. 확성기는 배경 음악으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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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해링 <Deep Dish>: 이미지-스크린-사운드의 비동기성REVIEW/Dance 2019. 6. 16. 11:06
▲ 크리스 해링 안무, ⓒ조태민(이하 상동) 극소를 잡는 카메라에 의해 사물들은 스크린에서 꽉 채워진 풍부한 세계를 구성한다. 실제로 미시적인 세계는 거대한 세계로 옮겨지는데, 이는 우주적 차원을 이룬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묘사 차원의 알레고리가 아니라 이 공연이 이를 알레고리로 제시하려는 의도 차원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다. 곧 행성들이 이루는 검은 그리고 적막한(아마 우리의 상상의 차원에서) 세계는 확대된 스크린에 의해 거대한 움직임-속도를 이루며, 현실 차원과 다른 세계를 지시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에서 유래, 아니 현실로부터 즉각적으로 추출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것이 실재의 반영이라는 것과 매체에 의해 전이된 현실이라는 것이 양립하며 공연이 진행된다. 우리는 실재를 ‘거쳐’ 또 다른 실재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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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플레이스 #1> 정규연, 김성현, 정소희 안무 작업 리뷰REVIEW/Dance 2019. 6. 15. 16:24
정규연 안무, ▲ 정규연 안무 ⓒ조태민[사진 제공=모다페] 고깔들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이는 등고선의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배경은 몸과 분리된 사물에서 나아가 사물들이 이룬 하나의 거대한 환경, 곧 자연의 상징물로 보이는데, 두 명의 무용수 사이에서는 의태 과정이 발생한다. 곧 한 명이 이를 쓰고 다른 한 명이 따라 쓴다. 이는 본다는 것, 그의 행위를 의식하고 내 몸에 입력하는 과정을 동반한다. 사실 이러한 공간에의 관계 맺음과 적응, (사물-몸의) 적용 과정은 공간의 반향에 대한 효과 차원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 이를 하나에 다 접어 한 번에 다 쓰고 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 이는 어떤 사물들을 가지고 노는 의미 없음의 견지에서 상상에서 비롯된 유희로도 보인다. 그러니까 여기서 프로그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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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 안무, <HereThere>: 개별적인 것들과 뒤섞임의 무늬REVIEW/Dance 2019. 6. 15. 16:06
▲ 안애순 안무 ⓒ조태민(이하 상동) 에서 우리가 보는 건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는 강강술래의 ‘전통적’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전통이라는 건 과거와 현재의 분리주의적 입장보다는 현재에 잔존하는 파편적인 과거를 상정할 때 유의미한 진단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러한 형태는 현재에 있어 재탐문됨으로써 동시대적 위상을 갖는다. 이러한 현재는 그 자체로 다성부적인 존재들의 구성에 의거한다. 이것이 의 독특함의 한 차원을 구성한다. 하나의 원이 있고, 이는 하나의 방향으로 일정하게 돌며 피치를 올리기 시작한다―강강술래의 ‘전통적’ 형태. 하지만 다시 하나의 원이 있고, 그 원에서 한 명이 나와 다른 한 명을 향한다. 이것이 바로 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채워짐을 비움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뒤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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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 <사이>, <Knock Knock> 리뷰REVIEW/Dance 2019. 4. 24. 17:46
LDP 무용단의 작업들을 조금 단순하게 결정화하자면 ‘움직임들의 향연’이랄까. 많은 무용수가 대극장에 동원되며 그들은 제각각의 움직임을 추구한다. 이들은 어떤 비슷한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되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춤을 춘다. 곧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그 안에서 자율적인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듀엣이나 그룹으로 곧 확장되며 개별 움직임의 유려함들 역시 종합된다. 사실 이런 파편적인 움직임들은 순간적인 미적 표상이며 곧 사라짐이다. 이는 어떤 안무의 반복적 코드를 구성하는 단편이 아니다. 곧 끊임없는 움직임의 선형적인 나열에 가까우며, 움직임에 있어서 시간의 구조적 내러티브를 만드는 대신 어떤 스타일들이라는 느낌으로 수렴됨에 가깝다. 이는 어떤 주제 의식을 전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