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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선 안무, <곰에서 왕으로>: '재현을 표면의 수행으로 전도시키기'REVIEW/Dance 2018. 5. 10. 13:03
▲ 공연선 안무, , 출연 김승록, 박유라, 공영선 ⓒ 옥상훈 (이하 상동) 공연의 제목은 나카자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의 철학이 담긴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의 한 권인 ‘곰에서 왕으로’를 차용했다. 책을 따르자면, 토템 신앙으로도 치환될 수 있는 인간-동물의 호혜적 쌍을 이루던 신화의 시대는, 왕이라는 존재의 탄생과 함께 거짓 신화의 중심축을 상정하며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거리,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위계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명의 책이 인간과 자연(동물)의 대칭성이 상존하던 신화의 시대로 도약한다면, 본 공연은 오히려 현대의 신화에 대한 비판적 독해를 수행하려는 롤랑 바르트가 말한 신화학을 드러내는 데 가깝다. 이는 공연의 재현-상에 대입되는 몰입의 기제를 공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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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 정기공연 리뷰_안무 임샛별, 김성현, 이정민REVIEW/Dance 2018. 4. 3. 12:24
▲ 임샛별 안무, , 출연: 신호영, 김보람, 정록이, 김수인, 이주희, 양지연, 한윤주, 이홍 ⓒBAKI[사진 제공=LDP](이하 상동) 오른쪽에 위치한 실루엣을 드러내는 얇은 천의 구조물은, 안과 밖의 경계를 만드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좁고 드러나지 않는 공간인 만큼 내밀하고 신비한 공간으로 상징화된다. 따라서 이 공간 안으로 들어감은 어떤 변화의 부분을 상정하게 된다(사실 이는 실제 미의 지배적 도상으로 자리하는 웨딩드레스의 거대한 밑으로, 실제의 웨딩드레스 안에 사람들이 위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들은 거대한 규칙 혹은 지배적인 힘 아래 움직이는 타율적 존재들로 표상되는데, 따라서 개별성을 갖기보다 어떤 제의적 장면들 또는 마법의 힘에 예속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들이 개별화된 주체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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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카운터 포인트(Point Counter Point)》: '공간에의 분포'REVIEW/Visual arts 2018. 3. 16. 03:06
▲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Point Counter Point)》 2층 전시 전경 ⓒ김연제[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 5명의 작가가 아트선재센터 2, 3층을 사용한 전시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Point Counter Point)》[기획: 김해주(아트선재센터 부관장)]는 공간 디자인의 성격이 강한데, 작업은 공간의 재형성을 통해 관람객을 공간에 대한 인식으로 이끈다. 따라서 작업은 공간을 포함하며 공간에 포함된다. 모든 작업은 2018년 제작된 것으로, 한편 2층과 3층으로 분리되는 동일 작가(이수성, 김동희, 김민애)의 작업에서, 이수성 작가의 작업()의 경우, 한 작업의 다른 판본으로서 공간의 중심에 자리하며 연결돼 두 개 층을 잇고 횡단시키는데, 반면 김동희 작가의 공간적으로 분리된 두 작업()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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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송은미술대상전 리뷰REVIEW/Visual arts 2018. 3. 9. 12:25
▲ 진기종, , 혼합매체, 가변설치, 2017 [사진 제공=송은아트스페이스](이하 상동) 플라이 낚시는 미끼가 되는 수서곤충의 이미테이션 제작을 통해 실제 물고기를 잡아낸다. 결과적으로 잡은 고기를 다시 방생하는 낚시는 작가의 취미 생활로, 수서곤충에 대한 공부 및 자연에 대한 관찰이 전제된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과 물고기를 한 화면으로 병치한 사진들, 수서곤충과 물고기를 그린 수채화들, 동물의 털로 모방한 바늘들을 과정을 담은 비디오, 제작 키트 등의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곧 그 자체가 결정물이라기보다 그러한 작업의 전반적인 과정을 보여주며 작업을 재구성하는 데 가깝다. ▲ 진기종, , 사진_32개, 각 21×29cm, 2017 이는 흥미로운 취미생활이라기보다는 실재와 모사물에 대한 예술의 오래된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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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카 메시티, 《릴레이 리그(Relay League)》: 번역의 수행적 확장REVIEW/Visual arts 2018. 3. 2. 12:55
▲ , 2017, 3채널 비디오 설치, 8분, [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이하 상동) 3개의 스크린이 막으로 구분되어 설치된 는 마치 회전문처럼 분할되는 공간에서 소리의 간섭으로써 또 이전 영상의 잔해로써 스크린-공간을 접합한다. 이 문은 물론 돌아가지 않으므로 세 개의 분리된 스크린을 지나야만 입구를 출구로 대체할 수 있다. 3개의 영상은 공통되는 원본에 대한 번역으로서 또(는) 그 번역의 또 다른 번역으로서 존재하는데, 그 번역의 원본이라 할 “수신자 전원에게 알림. 이것은 영원한 침묵에 앞선 우리의 마지막 함성”은, 1997년 1월 31일, 130여 년 만에 해양 조난 통신에 사용되던 모스 부호의 종언을 알리며 송출한 프랑스 해군의 마지막 전신의 기의이다. ▲ 이를 장단음의 분리로써 (하나의 고정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