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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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Nonlybody, 〈Towards Equilibrium〉: 사물과 연루되면서 상대를 지지해 내는 원초적 커뮤니케이션REVIEW/Dance 2026. 7. 30. 17:46
〈Towards Equilibrium〉은 긴 막대기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의 균형을 다룬다. 봉은 하나만 있고, 한 사람―Li-En HSU―이 봉을 점유하고 다른 사람―Yu-Chi CHEN―이 이를 따라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처음 이 모사는 하나를 다루는 둘의 관계로 곧 바뀌게 되는데, 그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중반 이후에 Yu-Chi CHEN은 Li-En HSU에게 시샘을 보이며, 봉을 걷어찬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자본주의적 경쟁의 가치를 가져가지는 않는데, 오히려 거기에는 상대를 따라가고 싶은 연합에의 갈망이 자리하는 것이다. 제목과 같이 ‘균형을 향한’ 여정은 끊임없는 불안정의 질서에 기초하며, 어떤 힘을, 그것의 효과를 주고받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는 봉을 매개로 상호 합입되는, 둘의 구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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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Lee K-Dance, 〈레이어스(LaYeRs)〉: 움직임을 전유하는 주체의 시간성REVIEW/Dance 2026. 7. 30. 17:42
〈레이어스(LaYeRs)〉는 모리스 라벨(Maurice Joseph Ravel, 1875~1931)의 《볼레로》(Boléro, M. 81)(1928) 아래, 이경은은 자신의 독무대에서 ‘여러’ 동시대 춤을 가져오는데, 이는 일정한 리듬 아래 점진적으로 커지고 고조되며 확장되는 반복 구조로 진행되는 음악을 ‘전유’하는 방식으로 그러하다. 결정적인 건 음악은 트는 대상이고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큐로서 적용되는 자기 지시적 매체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이 움직임-이미지의 부속이 되는 차원이 아니라, 음악을 ‘인지’하고 그것을 파악하는 가운데, 거기에 움직임을 얹는다는 걸 의미하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가능한 건 《볼레로》는 끊임없이 ‘다시’ 시작하는 음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러한 음악적 활용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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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Yotam Peled & the Free Radicals, 〈migrena2×2〉: 심리적 상관물로서 사물 혹은 물질적 차원으로의 심리적 응결REVIEW/Dance 2026. 7. 30. 17:33
〈migrena2x2〉는 선회하고 진자 운동을 하는 대상, 케틀벨을 매개로 하여 한 남자―요탐 펠레드―의 영성적인 내면의 차원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숭고하고도 엄숙한 어떤 분위기가 자리하는데, 이는 둔중하고도 정적인 신체의 양상으로 체현된다. 그러니까 신체는 주로 머물러 있으며, 어떤 하나의 중심적 좌표에 예속되어 있다. 무대 중앙으로 내려와 있는 케틀벨은 무대적 제약이 되거나 전적으로 활용되는 매체가 아니며, 하나의 배경적 사물이거나 일부 활용될 뿐인데, 그것은 그럼에도 결정적이며, 모든 것의 본원이 된다. 곧 케틀벨은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남자의 신체적 환유물로 자리하며, 곧 심리적 상관물로서 서사에 내속한다. 반대로 남자는 케틀벨로서 신체를 체현한다. 그러니까 이 작용은 케틀벨이라는 물성이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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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희의 춤―사제동연: 소탈한 움직임과 풍류의 정신 사이에서REVIEW/Dance 2026. 7. 28. 21:42
변승희, 〈대구광역시 무형유산 권명화류 살풀이춤〉 변승희의 춤은 어떤 긴장과 엄숙함 따위를 내려놓고 턱 힘을 뺀 소탈한 미가 있었는데, 이는 처연한 느낌을 전체적으로 가두거나 응결시키지 않은 채로 그저 흘러간다는 인상을 준다. 시작에는 단단하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는데, 악단의 구음이 재차 들어갈 때 그는 살짝 미소를 짓고서는 몸을 단번에 변환한다. 수건을 고개에 두르고 두 손목을 꺾어 내리는데, 이는 그 꺾임의 정도로 인해, 고꾸라진 신체를 또 무의지적인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이는 수건을 펼쳐서 오른쪽 어깨가 마치 탈구되듯 힘이 빠지며 내려가는 순간의 고꾸라짐으로 연결된다. 장구가 두드러지며 어떤 정체 구간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장구는 중심을 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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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ave #1] 곽민우, 〈동행〉: 지팡이라는 혹은 지팡이의 지지체REVIEW/Dance 2026. 7. 28. 21:35
〈동행〉은 지팡이를 주요한 오브제로 사용하는데, 처음 곽민우는 두 개의 지팡이의 손잡이를 맞물려 들고 하나씩 바닥을 짚어 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이 최소한의 사물로 한 사람인 양 걸어가는 모습을 취하는 첫 이미지가 보여주는 일종의 인형극적 재현의 양상은 짧지만 인상적인데, 이는 이후 두 사람―김혜현과 곽민우―이 만나 주로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로 진척되는 과정을 예기하는 상징적 장면으로서 결정적이다. 지팡이의 굴곡 있는 손잡이의 특성상, 손목을 가볍게 돌림으로써 곧 손잡이를 위로 띄우거나 아래를 지탱하거나 할 수 있는데, 이는 마술의 효과와 같이 지팡이를 허공에 띄우고 다시 내리는 과정에서 상대의 시선을 훔친다. 그리고 이러한 속임수는 무엇보다 그것을 또는 서로를 주고받는 유희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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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개꿈〉(정록이 안무): 상상계적 실재의 풍경들REVIEW/Dance 2026. 7. 28. 21:16
촉각과 시각의 횡단 정록이의 〈개꿈〉은 피부-살-파편의 촉각적 전이와 막-베일-구멍의 시각적 산만함의 기호학적 횡단으로 쓰이는데, 그에 따라 무대는 마치 다트판이나 융단의 하나의 균일한 바닥이 되거나 하나의 레이어―바깥을 숨기거나 차단하는―로서 이미지로 결정된다. 존재자들은 편재할 뿐인데, 이는 뒤섞이지 않음을 말한다. 또는 개별 기호로서 자족적이다, 또는 과잉되어 있다. 이것은 ‘개꿈’(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포스트모던의 낡은 비유에 가깝다.―, 반대로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강도를 주입한 것이(기에 개꿈이 가능하)다. 곧 개꿈은 은유적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환유적으로 도달하는 무엇이다. 개별 퍼포머들은 서로가 아니라, 점성의 하얀 물질, 반죽 같고 비정형의 구체이며 한 손에 제법 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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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무브먼트, 〈맨땅〉(안무 하지혜): 근본적이거나 핍진한 맨땅에 대한 두 가지 알레고리REVIEW/Dance 2026. 7. 25. 13:33
지지체로서 바닥 〈맨땅〉은 맨땅이라는 육체에 대한 지지체를 하나의 기원으로, 영도로 두는데, 이는 맨땅을 매체로서 탐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맨땅의 연장선상에서 움직임을 탐색해 간다는 걸 또한 의미한다. 소위 맨땅에의 몸, 맨땅과의 교감 작용을 통해 〈맨땅〉은 무엇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인가. 이는 쉬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우리의 현실, 곤궁한 삶에 대한 상투적인 비유로 환원될 위험을 갖는데, 그것은 신체적인 것이 단순히 비언어적인 것으로 재현될 수 있는 위험의 그 반대편에 위치한다. 곧 신체-움직임이 실은 언어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경유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그 언어를 궁극에는 가로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가로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언어와 신체가 양립할 수 있는 근거를, 또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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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C2dance, 〈모델하우스〉: 실재의 몸의 진실에서 현기증 나는 가상 환경으로REVIEW/Dance 2026. 7. 25. 13:33
〈모델하우스〉는 시작 시의 워킹패드, 이후 등장하는 투시도법을 차용한 파란색 그래픽 이미지 패널로 구현한 ‘모델하우스’를 주요한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전자가 신체의 직접적 지지체라면, 후자는 배경으로서 공간감을 가설한다. 이층 침대가 잠깐 등장하는 한편, 회색 정장에 흰색 선분이 동일한 간격으로 연이어 그려져 4선을 이룬,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무늬로 응결되는 의상 역시 하나의 주요한 이미지를 그린다. 전자에서, 처음 발전기와 같은 일정한 동력이 부여되는 장치가 내는 소음 아래, 어둠 속에서 모로 누워 꾸물꾸물 굴곡이 있는 구조물을 통과해가는 존재들의 첫 장면은, 컨베이어벨트 위에 부착되는 몸의 적나라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비교적 무대 바깥쪽 중앙에 임시로 위치하는―한번에 치워지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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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김보람 협력 안무): 절대적 경계를 기준으로 한 관계의 상대성REVIEW/Dance 2026. 7. 25. 13:32
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이하 〈집 속의 집〉)은 무대 막과 문틀 형상의 긴 높이의 직육면체 철재 구조물로써 안과 밖의 경계를 표시한다. 존재들은 그 경계에서 서로 마주하며 동시에 나뉜다. 그 ‘경계’는 두드리거나 열어야 하는 문 그리고 투과하는 투명한 창문의 메타포를 인장하며, 동시에 각자가 내속한 공간의 한계를 나타낸다. 처음 막이 일부 걷히며 틈이 생긴다. 그러니까 〈집 속의 집〉이 막 너머로, 저 너머로 이행하는 서사가 아니라, 그 막을 둘러싸고 분기된 두 영역의 영원한 간격을 확인하는 데 서사의 초점이 자리함을 환기할 필요가 있는데, 그 틈은 그것의 ‘속’을 불안하면서 동시에 기대를 안기는 차원에서 들여오면서 동시에 그 밖, 가장자리에 머문 신체의 영역에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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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더 벨트〉: 끝없는 소진을 위한 충전의 기술들REVIEW/Dance 2026. 7. 25. 13:32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더 벨트〉는 음악과 조명의 끊임없는 낙차 안에서 꼿꼿하고도 유유하게 대열을 이루는 일군의 선글라스 낀 무용수 집단이 보여주는 역동적 자태와 가속하는 몸짓에 대한 경이와 감응을 꾀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또는 세계의 변경이 있고, 각기 다른 몸들이 있고, 그 몸들이 일정 정도의 양식성과 구조적인 상응의 특성을 띠고 질주함을 지켜보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것은 이른바 우스꽝스러운 숭고미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거기에는 어떤 특별한 서사가 없으며, 단지 하나의 서사가 있다면, 이는 그것이 어떤 소진을 향해 간다는 것이다. 감응의 차원은 소진을 유예하는 지속의 힘, 아니 어쩌면 소진 자체라는 점에 있으며, 따라서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외양은 그 소진되는 바를 가장 진정한 것으로 보여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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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안무 김보라): 아직 말해지지 않은 신체를 던져놓기REVIEW/Dance 2026. 7. 23. 14:54
신체 밀착적 오브제들의 무의미적 절대성 〈내가 물에서 본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오브제가 등장하는데, 먼저 쿼터파이프에서 바닥으로 이어지는 금속 철판에 접착된 파란 비닐의 배경 자체이며, 또 하나는 물이 든 컵, 그리고 달걀이 담긴 계란판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신체와 연루되는데, 파란 비닐을 뜯는 초반 긴 행위의 연속으로, 물을 돌아가며 마셔 바닥에 뿜는 중반 일부 구간으로, 후반 계란판을 인 남자의 등장 이후, 무대에 어질러진 달걀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행위 구간이 그것으로, 오브제는 모두 행위에 따른 변용의 과정을 이룬다. 곧 이 사물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행위의 근거가 되는 동시에 그 행위와 결속된 차원에서 그 사물이 갖는 의미를 행위가 갖는 의미와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사실상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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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무용단,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 시청각적 이미지로서 춤의 기술REVIEW/Dance 2026. 7. 23. 14:50
류무용단의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은 승무, 살풀이춤, 강강술래, 선입무 이상 네 개의 춤을 “다시 쓰”거나 “재해석”하고, 마지막으로 진도북춤과 우도설장구를 엮어 만든 〈한국의 미 Ⅱ〉를 선보이는데, 이는 특정 전통을 가져오되 그것을 편집하는 기술이 단지 그 위에 ‘부가’되는 것임이 중요한 듯 보인다. 이는 전통을 원본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범위 안에서 그것을 다룬다라는 이중의 가정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일단 이는 재구성의 방식이 전통을 어떤 식으로든 변형한다는 점임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분이 ‘전통’ 자체가 재해석된 결과임을 수용하기보다는, 그러한 재구성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어떤 의도로써 행해지는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원본을 앞에 세우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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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The New Wave #1_김은지, 〈어푸〉: 현상학적 헤엄의 어떤 양상들REVIEW/Dance 2026. 7. 23. 14:22
〈어푸〉는 무대를 장소 특정적으로 분화시켜, 실존적 상황의 여러 단계를 특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처음 전면 벽을 활용해 물구나무서기를 하다, 무대 중앙부로 나오며 관객을 마주한 채 불안과 망설임을 수반한 행위 양식을 가져가다, 상수 무대 앞쪽에서 의사-돈뭉치에 파묻혔다, 하수 뒤쪽에서 요가 동작들을 재현한다. 이러한 연극적 양상의 행위들이 수행적 차원에서 각각 일어남으로써 진정한 것으로 거듭나는데, 이때 연극이 실재를 재현하는 것―연극이 실재를 담아내는 매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연극적인 차원으로만 서술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곧 각각의 장면은 유기적으로 엮이지는 않고 또한 그 바깥에서 거리를 둘 수 있지 않은데, 그것은 장면이 무대를 물리적으로 초과하며, 심리적으로 또한 초과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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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1_시뮬레이션으로서 움직임REVIEW/Dance 2026. 7. 23. 14:16
김혜미,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실존의 결정적 변전의 순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은 두 남녀 사이에 의자를 주요한 매개로 두는데, 이는 두 사람 사이에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툼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김혜미와 김승욱은 2인무의 전형성에 기울기도 하는데, 곧 적대만이 아니라 어떤 매끄러운 연합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통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물리적 지지체가 되어 두 사람이 결착되는 순간인데, 아마도 이 지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찰나는 남자가 홀로 의자에 올라가 있고, 그 뒤에서 여자가 갑자기 뛰어들고, 이를 전광석화와 같이 포착해 그를 들고, 여자가 허공에 체류하는 순간 남자의 미세한 머뭇거림과 생각 따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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댑댄스프로젝트, 〈〉"Hello World";〉(안무: 김호연, 임정하): 세계에 손짓하는, 세계를 손짓하는REVIEW/Dance 2026. 7. 22. 21:03
세계로 번역되기 전의 언어 〈〉"Hello World";〉의 제목은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그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언어를 쓰는 세계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곧 "Hello World"가 인용의 차원으로 삽입되는―큰따옴표로 인해 부호화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첫 번째 공통된 출력 값의 언어를 나타낸다면, 그것이 코딩 내재적인 언어임을 명시하는 건 앞뒤로 따라붙는 별개의 기호들이며, 이는 은유가 아니라 그 세계 내의 실재를 ‘출력’하는 형식이 된다. 언어가 아닌 부호들로서 변환되며 그리하여 무언가를 프로그래밍하는 개념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이 코딩 언어들은 무대 뒤쪽 벽면에 얇은 수직선상으로 구성되는 글자들의 깜빡임으로 프로젝션되며, 이른바 세계의 ‘표면’을 뒤덮고 있는데, 그것은 일종의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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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임지훈, 〈욕조안에서 바깥이 더 잘보였다〉: 사물적 상상력의 세계REVIEW/Dance 2026. 7. 22. 20:54
김정균과 임지훈이 공동으로 안무하고 출현한 〈욕조안에서 바깥이 더 잘보였다〉(이하 〈욕조〉)는 현실 세계의 장면들을 실제적으로 표현하는데, 여기에는 병풍, 돗자리, 스툴, 병풍으로 다시 이어지는 사물들에 의존한 그림 그리기가 있다. 처음 무대에 놓인 병풍을 어슬렁거리는 것으로 시작해, 그 앞의 매트에서 꾸물거리다 모래시계 모양 스툴을 타고 격자 무늬 돗자리 위를 한 칸 한 칸 이동하여 서로의 때를 밀어주는 것으로써 목욕탕 장면을 연출하다 마지막으로 눕힌 병풍의 가 쪽을 무대 안쪽에서 접어 마치 ‘욕조’ 안의 뒷모습을 연출하는 장면까지 변화되는 장면들은 다소 밋밋하거나 무미한 일상을 상상력의 공간으로 풍부하게 채우는 취미에 기원하는 듯 보인다. 〈욕조〉는 거대한 시간 질서를 그리며 거기에 예속된다기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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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 안유진, 유수현, 이태임 리뷰REVIEW/Dance 2026. 7. 22. 20:45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의 첫째 날의 아홉 공연 중에, 세 작업을 통해 동시대 무용과 안무의 새로운 모색의 움직임을 읽어보고자 한다. 우선, 그리고 가장 강렬하고도 인상 깊었던, 안유진의 〈eee〉는 두 존재의 쌍생아적 반영과 시차적 분출로 나타난다. 에어로빅복의 물성으로부터 탄성적 몸의 확장과 반 박자 차이의 움직임은 잔여적인 것으로 하나의 존재를 다른 존재가 반영한다고 느껴지게 하는데, 여기서 급격하고도 과격한 몸짓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안정화되는 대신, 곧 2인무의 복제로써 가능한 공간을 벗어나, 하나가 하나를 가로지르고 또 시야를 가로막는 교차에 의해 이뤄진다. 곧 몸짓의 형식은 몸짓의 경로에 상응한다. 결과적으로 공간 차원의 분산은 정신분석적 차원의 분열로 이어지는데, 더 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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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맥의 춤〉에 대한 메모: 전통의 계승으로서 이행REVIEW/Dance 2026. 7. 22. 20:34
〈한국 전통춤의 역사, 한영숙! 미래를 잇는 한맥의 춤〉(이하 〈한맥의 춤〉)에서 ‘한맥’은 의미화되는 대신 상기된다. “한국”과 “한영숙”의 ‘한’은 자연스레 “한맥”을 향하고, 한국 고유의 결정(決定/結晶)적인 전통으로서 한영숙의 춤은 오늘의 현장을 통해 하나의 맥으로 이어진다. 이는 미래 시제로서 발흥되며, 기원에 대한 의지의 소산물로서 자리한다. 순수함의 근원적 측면과 역사의 굴곡이라는 변화의 현실적 측면이 하나의 맥에 대한 양면을 이루지만, 한영숙, 한국의 전통이라는 영원성의 토대가 추모와 기념의 행위를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맥의 춤〉을 통해 오늘날 한국무용이 어떻게 전수되고 새로운 서사로 쓰일 수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맥의 춤〉에서는 서거 35주년을 맞은 충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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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 화음을 만들기, 또는 화음에 닿기REVIEW/Dance 2026. 7. 22. 14:21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음악과 정합되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흐름을 탄다는 인상을 준다. 일종의 ‘화음’적 공간에 놓인 주체는 그 안에 무던하고도 평안한 표정과 몸짓을 순탄하게 발산해 낸다. 그러니까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대는 잘 정돈된 기호들의 유연한 흐름을 하나의 표층적 경계로 갈음한다. 실제 악단이 등장하지 않고 음악을 튼 것 역시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무대에 가로 놓이는 효과를 파생하는데, ‘화음’은 따라서 장면 안에 있으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윤활한 연결부의 구사에 있다. 성미나, 최지은, 〈연화〉 성미나, 최지은의 〈연화〉는 꽃을 두 개로 분기시켜 두 무용수가 꽃송이와 가지로 역할을 나눠 갖되, 연꽃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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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 밤에 대한 난삽한 삽화를 꾀하기REVIEW/Dance 2026. 7. 22. 14:13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의 〈밤〉은 조명-구조물과 디제잉, 그리고 의상의 변화 아래, 질펀하고도 난삽한 양상을 띤다. 도시의 어둠과 밤 안에 세 명의 존재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거리를 둔 디제이가 있다. 〈밤〉은 어둠 속에서, 천장 중앙의 조명이 무대 전반에 쌓여 있는 타이어들과 무대 위 양옆에 구성된 관객석을 번갈아 가며 서서히 비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로써 무언가에 대한 주의보다 무언가가 주의된다는 감각, 곧 지시의 무차별성과 국소적 체현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 빛의 ‘감시’ 아래, 몇몇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선 중앙부의 사각 프레임이 내려와 멈추고, 빛은 그 프레임 안쪽으로 좁혀지면서 그 영역을 상당 시간 지정하면서, 프레임 일부에 맺히기도 한다. 또한 바깥쪽에서 세 남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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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시아르로니, 〈마지막 춤은 나를 위해(Save the Last Dance for Me)〉: 춤에 수여되는 축복과 환희의 어떤 순간들REVIEW/Dance 2026. 7. 13. 14:48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오랜 춤, 20세기 초 남성 둘이 추던 춤이라고 하는, ‘폴카 키나타(Polka Chinata)’를 소환하는데, 이는 명맥이 끊겨 가는 춤의 전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 흰색 테이핑의 네모 위에 네모―45도 기울여 모서리가 다른 네모에 닿는―를 따라 물 흐르듯 유유하고 잽싸게 그 선을 가로지르는, 그리고 두 무릎을 포개 뱅글뱅글 도는 폭발적 구심력의 움직임은 순식간에 치닫고 또 폭발하는 과정의 찰나적 반복인데, 그 ‘가속의’ 차원에 물리적으로 기여하는 속도 외에 두 사람의 유착, 애착, 애정으로 흐르는, 어떤 정동 차원의 전이 양상이 덧붙여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갈채를 보내게 된다. 이 테이핑이 바로 관객 앞까지 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조망되기보다 촉지적으로 연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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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헤이 나와(Kohei Nawa)×다미엥 잘레(Damien Jalet), 〈플래닛[방랑자](Planet[Wanderer])〉: 미래라는 은밀한 기원REVIEW/Dance 2026. 7. 8. 13:56
어떻게 공간에서 움직임이 출발한 것인가 〈플래닛[방랑자]〉(2021, 이하 〈플래닛〉)은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엥 잘레의 협업으로 이뤄진 공연으로, 그들의 두 번째 협업의 산물이다. 〈플래닛〉은 나와의 공간 위의 결정체로서 조각을 유동하는 생명체들의 움직임으로 바꾸는 잘레의 공연인바, 이 멈춰짐의 전제 조건을 신체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연장할지가 관건이다. 이때 신체에 가해지는 제약이 표현의 자율성과 표현의 변주 폭을 줄이거나 소거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하는 건 이 작품을 통상적인 무대 공연으로 환원시키는 협소한 비판의 한계에 갇힌다. 아마도 신체의 제약과 신체의 생명력을 가장 극적이면서도 명석하게 그린 장면인, 무대에 난 구멍들 위의 점성을 띤 하얀 액체를 앞뒤로 오가는 편재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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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제 이애주류 주연희 춤, 《의례》: 근본적 몸짓의 시간으로 돌아가다REVIEW/Dance 2026. 7. 8. 13:55
주연희, 〈태평춤본〉 〈태평춤본〉은 긴장감 속 결연함으로부터 출발한다. 음악이 요란해지며 앞발을 힘차게 차 내밀 때까지 걷고 어슬렁거리고 재고 땅을 밟고 점하며, 공간을 만지고 다듬는 공간(에)의 육화가 있다. 이는 익딘 유인상의 장구와 완만하게 거리를 잴 때 그리하여 춤과의 거리를 잴 때 놓이는 춤이며, 장구의 채편이 거세지고 잦아질 때 몸은 땅을 딛은 채 몰입되고 장구를 타며 분절되기 시작한다. 곧 공간 ‘위’에서 몸짓들이 쪼개진다. 하나의 중심이 공간에 박힌다. 몸에 생기를 돋우는 요란함은 몸을 이완시키고 재간을 수용한다. 덜그럭거리는 장구와 단속적 징(박주홍)의 잦아짐에 따라 몸은 활주한다. 곧 잦아들고 징이 주조음 격으로 장구보다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곧 장구가 무심하게 흐른다면 징은 배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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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사이스,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One Flat Thing, reproduced)〉에 대한 주석: 안무를 시차적인 것 안에서 재현한다는 것REVIEW/Dance 2026. 7. 8. 13:55
대위법적 안무로 유명한, 윌리엄 포사이스의 20여 년 전의 작업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이하 〈하나의 편평한 것〉)을 다시 소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무래도 이는 김성용 단장의 현재 작품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사전 포석이자 광고적 셈법이 전제한다는 느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더군다나 이 작업의 구조적 차원의 기술이 명료하고 적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인상은, 그것의 역사화가 성립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역사화가 현재화로 인해 지연된다는 인상에 가까운 것이다. 이 작품의 결정적인 건 철제 구조물과 무용수 간의 대위법적 구도에 있을 것인데, 이는 그 사물이 하나의 신체로서, 신체의 연장으로서, 또한 신체의 지지체로서 기능한다는 것을, 곧 그 사물이 결코 배경에 그치지 않고 진정 주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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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회 무아, 《무의 길, 이매방에서 이어지다》: 시각적 구조화로서 안무REVIEW/Dance 2026. 7. 8. 13:55
전통춤회 무아의 《무의 길, 이매방에서 이어지다》는 안정되고 정적인 움직임들은 하나의 이미지적 가시성으로 확장됨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는 이미지적 구상과 설계의 토대 아래 정돈된 움직임들의 화려한 세부적 기술이 운용됨을 의미한다. 악단이 무대 앞쪽에 등장해 뒤돌아 앉는 것으로 시작되는 극장의 첫 설계는 악단이 관객의 시선을 체현함을 의미한다. 그 시선을 따라 무대는 광활하게 펼쳐진다―포스트극장에서 오르는 대부분의 공연에서, 악단은 하수에 위치해서 그들이 무용수를 바라보고 있고 그에 맞추어 가며 연주를 한다는 것이 가시화된다. 이 더욱 ‘가까워진’ 무대에서 한눈에 펼쳐진 장면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들어온다. 이윤혜, 김정경, 김주연, 최지은, 〈장고춤〉 이윤혜, 김정경, 김주연, 최지은의 〈장고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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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컴퍼니, 〈Next Move〉: 사물의 도입, 그리고 춤으로의 연장REVIEW/Dance 2026. 7. 8. 13:52
김민주, 〈숨(삶-사람-사랑)〉: 세계를 포집하는 숨, 그리고 행위 〈숨(삶-사람-사랑)〉은 꿈속의 집을 찾아가는 상상적이고도 비의식적인 차원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데, 이는 너른 벌판-조각 이불보를 지나 종래 이르는 미니어처 모형 집을 손에 넣는 것으로 이어진다. 처음 이 패치워크된 천은 개어져 있으며, 상수 쪽 그 끝단에는 굴뚝이 달린 모형 집이 있다. 그리고 눕고 허우적대는 여자(김민주)가 있다. 혼란스러운 노이즈에 정위되지 않은 몸짓들을 틈 타 일종의 프로젝션-조명이 크게 이 터를 실루엣으로서 덮는다. 그것은 하나의 전체적인 덩어리로서 틀이자 윤곽이며 단속적으로 그 전체가 다른 전체로 전도된다. 그러니까 이미지가 아니라, 바닥과 맞물리는 네모난 틀의 바뀜이 공간을 주조한다. 이는 무용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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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100분 Relay 즉흥 공연》: ‘곁’으로서 춤추기REVIEW/Dance 2026. 7. 7. 15:05
26회를 맞은 서울국제즉흥춤축제는 대개 라이브 연주와 안무가-퍼포머와의 협업에 기초해 진행되는데, 이는 움직임에 선행하는 음악이 또한 움직임 이후에 출현하는 것이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주자는 움직임을 보조하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을 시험한다는 인상 역시 주는데, 연주자는 보통 퍼포머를 지켜보는 시선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퍼포머를 객관화하고 동시에 조정하는 건 연주자다. 그런데 동시에 연주자의 자율성으로부터 일정한 포맷이 아니라 비예측적이고 반구조적인 즉흥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곧 연주의 단락화는 퍼포머의 세계 자체를 자족적인 것으로 두기보다 그를 하나의 시험의 장에 둔다. 연주는 계속 변경된다. 이때 그 흐름 자체는 유기성의 차원보다 중요하며, 그것을 대체하게 되는데, 이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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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윤나라 프로젝트, 〈껍데기〉: 트라우마 흔적의 외화된 형상REVIEW/Dance 2026. 7. 7. 15:04
〈껍데기〉는 군무 안에서 예외적인 일자의 위치를 대비, 분별하는데, 후자는 곧 인형극적 수행으로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는 ‘껍데기’에 대한 물질적 증거물이다. 그런데 이 인형극의 수행 질서에 따라 그 의미는 모호해지는데, 곧 마네킹 얼굴과 그에 붙어 있는 회색 상의와 그 뒤에서 그것을 조종하는 존재는 누가 누구에 대해 껍데기인 것인가. 이 인형 조종자는 대개 어둠 속에서 인형을 일자로 분화시키지만, 밝음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일종의 2인무를 성사시킨다. 처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며, 영어 문장들을 발화하는데, 이는 공통적으로 바깥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나’에 대한 실존 차원에서의 인식―“Can you hear me?”―과 존재 차원에서의 인식―“Do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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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예술감독, 《정민류 교방춤》: ‘정’중동의 미학REVIEW/Dance 2026. 7. 7. 14:38
《정민류 교방춤》의 일곱 개의 춤은 정중동의 미학에서도 ‘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였는데, 이는 동으로 가기까지 정이 움직임의 요체를, 근거를, 기본을 안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이는 동으로부터 정이 신중함을, 단단함을, 동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악사의 연주가 동의 기운을 안고 있다면, 춤은 정을 잡고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더디게 풀어낸다는 인상을 준다. 아마도 이것이 동으로서 가장 확장된 춤은, 또는 기꺼이 혹은 쉬이 자신을 내어주는 게 부채춤, 〈화선무〉였다. 결국, ‘정’은 내부의 중심으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재적 중심은 손에 든, 손안에 있는 어떤 대상과의 관계에서 발현된다. 곧 그것이 부채이든, 수건이든, 칼이든, 장구에 맞닿는 채든 간에 그것은 신체의 중심, 나아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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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IN Company, 〈귀신날〉(김주빈 안무): 인간과 귀신을 또는 전통을 매개하기REVIEW/Dance 2026. 7. 6. 14:27
초재적인 목소리의 권능 〈귀신날〉은 귀신의 비가시적 존재를 상정하기 위해 마이크로 증폭된 목소리를 사용하는데, 처음과 끝 모두 그러하듯 이때 화자의 신체는 비가시화된다. 이는 크게는 또 주요하게는 장소 너머에서 출현하는, 특정 장소에 결착되지 않는, 그곳에 근거를 두지 않는 유령적 신체성을 가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예측 불가능한 차원을 향해, 공간의 더 많은 곳에서 편재하는 것, 변칙적으로 출현하는 것과 같이 가시성을 일부 유예하는 방식 역시 포함하는데, 그 외에도 신체를 부풀리거나 또 다른 신체를 도입하는 것으로써도 시도되는데, 이는 모두 장소를 수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된다. 곧 처음 무대 뒤쪽 전면에 높게 솟아있는, 발이 어둠에 잠겨 희미하게 보이는 귀신의 지배적 이미지와 이내 공중을 일정한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