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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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 안유진, 유수현, 이태임 리뷰REVIEW/Dance 2026. 7. 22. 20:45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의 첫째 날의 아홉 공연 중에, 세 작업을 통해 동시대 무용과 안무의 새로운 모색의 움직임을 읽어보고자 한다. 우선, 그리고 가장 강렬하고도 인상 깊었던, 안유진의 〈eee〉는 두 존재의 쌍생아적 반영과 시차적 분출로 나타난다. 에어로빅복의 물성으로부터 탄성적 몸의 확장과 반 박자 차이의 움직임은 잔여적인 것으로 하나의 존재를 다른 존재가 반영한다고 느껴지게 하는데, 여기서 급격하고도 과격한 몸짓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안정화되는 대신, 곧 2인무의 복제로써 가능한 공간을 벗어나, 하나가 하나를 가로지르고 또 시야를 가로막는 교차에 의해 이뤄진다. 곧 몸짓의 형식은 몸짓의 경로에 상응한다. 결과적으로 공간 차원의 분산은 정신분석적 차원의 분열로 이어지는데, 더 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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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맥의 춤〉에 대한 메모: 전통의 계승으로서 이행REVIEW/Dance 2026. 7. 22. 20:34
〈한국 전통춤의 역사, 한영숙! 미래를 잇는 한맥의 춤〉(이하 〈한맥의 춤〉)에서 ‘한맥’은 의미화되는 대신 상기된다. “한국”과 “한영숙”의 ‘한’은 자연스레 “한맥”을 향하고, 한국 고유의 결정(決定/結晶)적인 전통으로서 한영숙의 춤은 오늘의 현장을 통해 하나의 맥으로 이어진다. 이는 미래 시제로서 발흥되며, 기원에 대한 의지의 소산물로서 자리한다. 순수함의 근원적 측면과 역사의 굴곡이라는 변화의 현실적 측면이 하나의 맥에 대한 양면을 이루지만, 한영숙, 한국의 전통이라는 영원성의 토대가 추모와 기념의 행위를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맥의 춤〉을 통해 오늘날 한국무용이 어떻게 전수되고 새로운 서사로 쓰일 수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맥의 춤〉에서는 서거 35주년을 맞은 충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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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 화음을 만들기, 또는 화음에 닿기REVIEW/Dance 2026. 7. 22. 14:21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음악과 정합되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흐름을 탄다는 인상을 준다. 일종의 ‘화음’적 공간에 놓인 주체는 그 안에 무던하고도 평안한 표정과 몸짓을 순탄하게 발산해 낸다. 그러니까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대는 잘 정돈된 기호들의 유연한 흐름을 하나의 표층적 경계로 갈음한다. 실제 악단이 등장하지 않고 음악을 튼 것 역시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무대에 가로 놓이는 효과를 파생하는데, ‘화음’은 따라서 장면 안에 있으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윤활한 연결부의 구사에 있다. 성미나, 최지은, 〈연화〉 성미나, 최지은의 〈연화〉는 꽃을 두 개로 분기시켜 두 무용수가 꽃송이와 가지로 역할을 나눠 갖되, 연꽃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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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 밤에 대한 난삽한 삽화를 꾀하기REVIEW/Dance 2026. 7. 22. 14:13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의 〈밤〉은 조명-구조물과 디제잉, 그리고 의상의 변화 아래, 질펀하고도 난삽한 양상을 띤다. 도시의 어둠과 밤 안에 세 명의 존재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거리를 둔 디제이가 있다. 〈밤〉은 어둠 속에서, 천장 중앙의 조명이 무대 전반에 쌓여 있는 타이어들과 무대 위 양옆에 구성된 관객석을 번갈아 가며 서서히 비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로써 무언가에 대한 주의보다 무언가가 주의된다는 감각, 곧 지시의 무차별성과 국소적 체현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 빛의 ‘감시’ 아래, 몇몇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선 중앙부의 사각 프레임이 내려와 멈추고, 빛은 그 프레임 안쪽으로 좁혀지면서 그 영역을 상당 시간 지정하면서, 프레임 일부에 맺히기도 한다. 또한 바깥쪽에서 세 남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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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시아르로니, 〈마지막 춤은 나를 위해(Save the Last Dance for Me)〉: 춤에 수여되는 축복과 환희의 어떤 순간들REVIEW/Dance 2026. 7. 13. 14:48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오랜 춤, 20세기 초 남성 둘이 추던 춤이라고 하는, ‘폴카 키나타(Polka Chinata)’를 소환하는데, 이는 명맥이 끊겨 가는 춤의 전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 흰색 테이핑의 네모 위에 네모―45도 기울여 모서리가 다른 네모에 닿는―를 따라 물 흐르듯 유유하고 잽싸게 그 선을 가로지르는, 그리고 두 무릎을 포개 뱅글뱅글 도는 폭발적 구심력의 움직임은 순식간에 치닫고 또 폭발하는 과정의 찰나적 반복인데, 그 ‘가속의’ 차원에 물리적으로 기여하는 속도 외에 두 사람의 유착, 애착, 애정으로 흐르는, 어떤 정동 차원의 전이 양상이 덧붙여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갈채를 보내게 된다. 이 테이핑이 바로 관객 앞까지 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조망되기보다 촉지적으로 연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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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헤이 나와(Kohei Nawa)×다미엥 잘레(Damien Jalet), 〈플래닛[방랑자](Planet[Wanderer])〉: 미래라는 은밀한 기원REVIEW/Dance 2026. 7. 8. 13:56
어떻게 공간에서 움직임이 출발한 것인가 〈플래닛[방랑자]〉(2021, 이하 〈플래닛〉)은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엥 잘레의 협업으로 이뤄진 공연으로, 그들의 두 번째 협업의 산물이다. 〈플래닛〉은 나와의 공간 위의 결정체로서 조각을 유동하는 생명체들의 움직임으로 바꾸는 잘레의 공연인바, 이 멈춰짐의 전제 조건을 신체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연장할지가 관건이다. 이때 신체에 가해지는 제약이 표현의 자율성과 표현의 변주 폭을 줄이거나 소거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하는 건 이 작품을 통상적인 무대 공연으로 환원시키는 협소한 비판의 한계에 갇힌다. 아마도 신체의 제약과 신체의 생명력을 가장 극적이면서도 명석하게 그린 장면인, 무대에 난 구멍들 위의 점성을 띤 하얀 액체를 앞뒤로 오가는 편재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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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제 이애주류 주연희 춤, 《의례》: 근본적 몸짓의 시간으로 돌아가다REVIEW/Dance 2026. 7. 8. 13:55
주연희, 〈태평춤본〉 〈태평춤본〉은 긴장감 속 결연함으로부터 출발한다. 음악이 요란해지며 앞발을 힘차게 차 내밀 때까지 걷고 어슬렁거리고 재고 땅을 밟고 점하며, 공간을 만지고 다듬는 공간(에)의 육화가 있다. 이는 익딘 유인상의 장구와 완만하게 거리를 잴 때 그리하여 춤과의 거리를 잴 때 놓이는 춤이며, 장구의 채편이 거세지고 잦아질 때 몸은 땅을 딛은 채 몰입되고 장구를 타며 분절되기 시작한다. 곧 공간 ‘위’에서 몸짓들이 쪼개진다. 하나의 중심이 공간에 박힌다. 몸에 생기를 돋우는 요란함은 몸을 이완시키고 재간을 수용한다. 덜그럭거리는 장구와 단속적 징(박주홍)의 잦아짐에 따라 몸은 활주한다. 곧 잦아들고 징이 주조음 격으로 장구보다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곧 장구가 무심하게 흐른다면 징은 배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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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사이스,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One Flat Thing, reproduced)〉에 대한 주석: 안무를 시차적인 것 안에서 재현한다는 것REVIEW/Dance 2026. 7. 8. 13:55
대위법적 안무로 유명한, 윌리엄 포사이스의 20여 년 전의 작업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이하 〈하나의 편평한 것〉)을 다시 소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무래도 이는 김성용 단장의 현재 작품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사전 포석이자 광고적 셈법이 전제한다는 느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더군다나 이 작업의 구조적 차원의 기술이 명료하고 적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인상은, 그것의 역사화가 성립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역사화가 현재화로 인해 지연된다는 인상에 가까운 것이다. 이 작품의 결정적인 건 철제 구조물과 무용수 간의 대위법적 구도에 있을 것인데, 이는 그 사물이 하나의 신체로서, 신체의 연장으로서, 또한 신체의 지지체로서 기능한다는 것을, 곧 그 사물이 결코 배경에 그치지 않고 진정 주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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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회 무아, 《무의 길, 이매방에서 이어지다》: 시각적 구조화로서 안무REVIEW/Dance 2026. 7. 8. 13:55
전통춤회 무아의 《무의 길, 이매방에서 이어지다》는 안정되고 정적인 움직임들은 하나의 이미지적 가시성으로 확장됨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는 이미지적 구상과 설계의 토대 아래 정돈된 움직임들의 화려한 세부적 기술이 운용됨을 의미한다. 악단이 무대 앞쪽에 등장해 뒤돌아 앉는 것으로 시작되는 극장의 첫 설계는 악단이 관객의 시선을 체현함을 의미한다. 그 시선을 따라 무대는 광활하게 펼쳐진다―포스트극장에서 오르는 대부분의 공연에서, 악단은 하수에 위치해서 그들이 무용수를 바라보고 있고 그에 맞추어 가며 연주를 한다는 것이 가시화된다. 이 더욱 ‘가까워진’ 무대에서 한눈에 펼쳐진 장면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들어온다. 이윤혜, 김정경, 김주연, 최지은, 〈장고춤〉 이윤혜, 김정경, 김주연, 최지은의 〈장고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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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컴퍼니, 〈Next Move〉: 사물의 도입, 그리고 춤으로의 연장REVIEW/Dance 2026. 7. 8. 13:52
김민주, 〈숨(삶-사람-사랑)〉: 세계를 포집하는 숨, 그리고 행위 〈숨(삶-사람-사랑)〉은 꿈속의 집을 찾아가는 상상적이고도 비의식적인 차원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데, 이는 너른 벌판-조각 이불보를 지나 종래 이르는 미니어처 모형 집을 손에 넣는 것으로 이어진다. 처음 이 패치워크된 천은 개어져 있으며, 상수 쪽 그 끝단에는 굴뚝이 달린 모형 집이 있다. 그리고 눕고 허우적대는 여자(김민주)가 있다. 혼란스러운 노이즈에 정위되지 않은 몸짓들을 틈 타 일종의 프로젝션-조명이 크게 이 터를 실루엣으로서 덮는다. 그것은 하나의 전체적인 덩어리로서 틀이자 윤곽이며 단속적으로 그 전체가 다른 전체로 전도된다. 그러니까 이미지가 아니라, 바닥과 맞물리는 네모난 틀의 바뀜이 공간을 주조한다. 이는 무용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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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100분 Relay 즉흥 공연》: ‘곁’으로서 춤추기REVIEW/Dance 2026. 7. 7. 15:05
26회를 맞은 서울국제즉흥춤축제는 대개 라이브 연주와 안무가-퍼포머와의 협업에 기초해 진행되는데, 이는 움직임에 선행하는 음악이 또한 움직임 이후에 출현하는 것이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주자는 움직임을 보조하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을 시험한다는 인상 역시 주는데, 연주자는 보통 퍼포머를 지켜보는 시선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퍼포머를 객관화하고 동시에 조정하는 건 연주자다. 그런데 동시에 연주자의 자율성으로부터 일정한 포맷이 아니라 비예측적이고 반구조적인 즉흥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곧 연주의 단락화는 퍼포머의 세계 자체를 자족적인 것으로 두기보다 그를 하나의 시험의 장에 둔다. 연주는 계속 변경된다. 이때 그 흐름 자체는 유기성의 차원보다 중요하며, 그것을 대체하게 되는데, 이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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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윤나라 프로젝트, 〈껍데기〉: 트라우마 흔적의 외화된 형상REVIEW/Dance 2026. 7. 7. 15:04
〈껍데기〉는 군무 안에서 예외적인 일자의 위치를 대비, 분별하는데, 후자는 곧 인형극적 수행으로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는 ‘껍데기’에 대한 물질적 증거물이다. 그런데 이 인형극의 수행 질서에 따라 그 의미는 모호해지는데, 곧 마네킹 얼굴과 그에 붙어 있는 회색 상의와 그 뒤에서 그것을 조종하는 존재는 누가 누구에 대해 껍데기인 것인가. 이 인형 조종자는 대개 어둠 속에서 인형을 일자로 분화시키지만, 밝음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일종의 2인무를 성사시킨다. 처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며, 영어 문장들을 발화하는데, 이는 공통적으로 바깥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나’에 대한 실존 차원에서의 인식―“Can you hear me?”―과 존재 차원에서의 인식―“Do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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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예술감독, 《정민류 교방춤》: ‘정’중동의 미학REVIEW/Dance 2026. 7. 7. 14:38
《정민류 교방춤》의 일곱 개의 춤은 정중동의 미학에서도 ‘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였는데, 이는 동으로 가기까지 정이 움직임의 요체를, 근거를, 기본을 안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이는 동으로부터 정이 신중함을, 단단함을, 동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악사의 연주가 동의 기운을 안고 있다면, 춤은 정을 잡고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더디게 풀어낸다는 인상을 준다. 아마도 이것이 동으로서 가장 확장된 춤은, 또는 기꺼이 혹은 쉬이 자신을 내어주는 게 부채춤, 〈화선무〉였다. 결국, ‘정’은 내부의 중심으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재적 중심은 손에 든, 손안에 있는 어떤 대상과의 관계에서 발현된다. 곧 그것이 부채이든, 수건이든, 칼이든, 장구에 맞닿는 채든 간에 그것은 신체의 중심, 나아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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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IN Company, 〈귀신날〉(김주빈 안무): 인간과 귀신을 또는 전통을 매개하기REVIEW/Dance 2026. 7. 6. 14:27
초재적인 목소리의 권능 〈귀신날〉은 귀신의 비가시적 존재를 상정하기 위해 마이크로 증폭된 목소리를 사용하는데, 처음과 끝 모두 그러하듯 이때 화자의 신체는 비가시화된다. 이는 크게는 또 주요하게는 장소 너머에서 출현하는, 특정 장소에 결착되지 않는, 그곳에 근거를 두지 않는 유령적 신체성을 가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예측 불가능한 차원을 향해, 공간의 더 많은 곳에서 편재하는 것, 변칙적으로 출현하는 것과 같이 가시성을 일부 유예하는 방식 역시 포함하는데, 그 외에도 신체를 부풀리거나 또 다른 신체를 도입하는 것으로써도 시도되는데, 이는 모두 장소를 수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된다. 곧 처음 무대 뒤쪽 전면에 높게 솟아있는, 발이 어둠에 잠겨 희미하게 보이는 귀신의 지배적 이미지와 이내 공중을 일정한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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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인 & 이진형, 〈어떤 힘 (Invisible Forces)〉: 신비주의적인, 그리고 기술적인REVIEW/Dance 2026. 7. 6. 14:25
정철인과 이진형의 〈어떤 힘〉은 어떤 힘이 누군가의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가시화한다. 그의 바깥에서 순전히 미치는 영향력으로서 사운드는 그 세계가 예상치 못한 것으로 이 세계에 새롭게 접지되는 경계를 지정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변에서 덜그럭거리고 진동하며 움직이는 여러 사물의 움직임보다 한층 더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차원을 선취하고 또 전제한다. 이름이 정의되지 않는 홀로 사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남자(정민수 무용수)는 이 사태를 정의할 수도 구분할 수도 장악할 수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도 쉽지 않다. 어떤 힘을 보여주기 위해 남자의 곤궁하고도 수동적인 양상이 강조됨으로써 〈어떤 힘〉은 일종의 소극적 양상이 된다. 남자는 그 어떤 힘에 붙잡히는 하나의 실험 대상이 됨으로써 그 반대의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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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나는 여기에서 모든 것을 숨쉰다〉: 숨을 바라보는 법REVIEW/Dance 2026. 7. 5. 14:13
이윤정의 〈나는 여기에서 모든 것을 숨쉰다〉(이하 〈숨쉰다〉)는 제목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숨의 가시화, 숨의 제어와 숨을 통한 신체 전반의 제어로써 숨의 언어를 보여준다. 여기서 숨은 숨을 다루는 테크닉 혹은 메소드인 동시에, 그것의 결과 자체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의 근거가 강조되는바, 그것을 채우는 건 숨으로 바뀌는 모든 것이다. 이 문장에는 두 개의 목적어가 자리하는데, “나”는 ‘숨을 쉰다’라면, 그 나머지의 것 혹은 그를 포함한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숨을 쉰다라기보다 타동적으로 숨을 쉬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나’가 그 모든 것을 숨을 쉬게 한다 이윤정 안무가는 지난 〈아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에 이어 이번 작업의 제목 역시, 언어를 내파하는, 언어가 교착되는 지점에서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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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회, 〈몸시〉(2024)에 대한 주석: 언어로서 몸과 몸의 언어 그사이REVIEW/Dance 2026. 7. 5. 14:13
창무회의 〈몸시〉는 몸시라는 개념의 정초와 함께 그 개념의 구현으로서 열 두 편의 예시들을 나열한다. 열 두 장은 각각의 몸시이며, 몸시의 철학을 명징화하는 것이 된다. 중간에 빈 무대에 내레이션으로 도입되는 몸시에 관한 시는 “나”를 숨·춤·빛·땅·하늘·가락·놀이로 명명한다. 이 병렬되는 서로 다른 범주와 층위의 개념들을 통해 ‘나’가 정의되는데, ‘나’는 서술어들 안에 내포되거나 접속되며, 그것들 안에 매개됨으로써 또는 체현됨으로써 나타나는 특별한 주체가 된다. 그리고 ‘몸시’가 발생할 것이다. 몸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발생하는 시적 풍경 또는 시로서 몸은 일차적으로 몸을 전제하고, 그다음으로 몸의 매개적, 변전의 위상을 전제한다. 따라서 ‘나’의 정의에서, 어떤 몸은 춤을 포함하면서 그 춤의 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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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댄스프로젝트, 〈player: 힘의 재배치〉: 치열한 합의 사태, 그리고 함께 됨의 사건REVIEW/Dance 2026. 6. 22. 16:15
나니댄스프로젝트의 〈player: 힘의 재배치〉(이하 〈힘의 재배치〉)는 물리적 지지체로서 의자와 테이블을 움직임과 결속시키는 가운데, 이를 존재들 간의 놀이적 관계 양상의 매개체로 연장한다. 여기서 관계의 양상은 표면의 반사신경적 긴장과 틈 없는 경쟁 구도의 물리적 균형이 지닌 역동성으로 나타난다. 실존의 차원을 현재의 배치와 재배치의 연속적 이행으로 전치시킴으로써 존재는 순간들(의 이미지)로 흡수되는데, 일종의 합을 정교하게 맞추는 과정으로서 안무의 기술은 지지체의 활용을 더함으로써 증폭된 이미지들을 만드는 가운데, 균열을 막고 잇는, 다양한 행위소들의 연속적 투여를 통해 안정화되어야 한다. 특히 테이블 위의 움직임들은, 그 가의 존재들이 테이블을 중심에 두고 밀고당기며 상호 간의 힘의 균형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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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2_조준홍, 이정은, 유하은, 김영웅: 시간의 이행에 대한 몇 가지 방식들REVIEW/Dance 2026. 6. 21. 23:50
조준홍, 〈The happening〉: 이행과 의지의 간극… 〈The happening〉은 의자와의 긴밀한 관계 맺기를 통해 2인무에 가까운 안무를 선보인다. 가령 의자를 두고 바닥을 미끄러지며 의자를 스쳐갈 때 멈춰 있는 의자는 굳건한 존재에 가까워지는데, 그것은 무심하고도 냉정하게 남자―조준홍―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조준홍은 처음 하수 뒤쪽에서 의자를 잡고 의자 다리로 바닥을 찍으며 등장하는데, 이는 일종의 의자와 결합된 삼보일배와도 같다. 이를 무대 중앙 쪽으로 호를 그리며 이동, 순간 의자를 넘는데, 의자는 일종의 불협화음의 산물로, 그를 순순히 맞아주지 않는 사물로 나타난다. 앉을 때마다 비켜나가는 건 조준홍의 의식하지 않은 사전 행위가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던’ 존재의 직후의 행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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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1.5〉: 회고적이거나 긴박한 과거와의 시차REVIEW/Dance 2026. 6. 21. 23:49
전미숙의 〈거의 새로운 춤 1.5〉의 ‘새로운’ 춤은 자기 지시적 차원으로 소급된다는 점에서, 다분히 수사적인 차원에 머물거나 설사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결국 대립하는 기호의 언어이므로, 춤에 대한 마니페스토의 측면에서 좀 더 과격한 일면을 띠게 되거나 춤에 대한 정의의 차원에서 메타 언술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 언급의 주체가 전미숙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는 네 개의 공연에 대해 진술하며 공연을 새로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하나의 근거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는 그것을 목도하고 가시화하는 유일한 발표자의 위치에 서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역설적으로 그는 사라지는 매개자의 위치를 획득한다. 곧 공연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거의 새로운 무엇을 가리키기 위한 일종의 전거들이 되는 한, 그리고 그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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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다 실바 페레이아 Marco da Silva Ferreira, 〈카르카사 CARCAÇA〉: 혁명을 혹은 공동체를 체현하는 몸REVIEW/Dance 2026. 6. 20. 09:42
〈카르카사〉는 롤 형태의 막 위에서 집단 차원의 수행성을, 의식을, 운동성을 움직임으로써 고취한다. 여기에는 환호, 독려, 기합 등 각종 관계적 신호로서 음성이 뒤따르며, 막 모서리 가 하수와 상수에서 각각 실시간으로 드럼과 전자음악이 투여된다. 바디수트와 팔과 어깨에 두른 붉고 얇은 상의를 입은 채 이들은 주요하게 척추를 곧추세우고 바깥으로 신전한 몸에서 쭉쭉 펼쳐내는 팔 움직임과 같이 탄력적인 신체 움직임과 경쾌한 발놀림을 기초로 그와 조응되는 신체 전반의 움직임을 구사하는데, 이는 모두 특정 영역 내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이고도 극대화된 차원에서 피드백을 완성한다는 공통점을 띤다. 이 집단 체제는 아마도 박쥐와 같은 특정한 동물 토템을 가진 원시 부족의 공동체적 삶의 영위로 일견 비치는데, 이는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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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International Relay 즉흥 공연: 즉흥과 춤의 상관관계REVIEW/Dance 2026. 6. 20. 09:42
즉흥과 춤의 상관관계 즉흥 공연은 어떤 점에서 유의미한가. 또는 그것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25회를 맞은 서울국제즉흥춤축제에서 “즉흥춤”이라는 명명에서, ‘즉흥‘은 ‘춤’을 설명하는 또는 춤의 합목적성을 구성하는 수식어가 되는 듯 보인다. 춤은 즉발적이며 곧 예측과 계획의 논리에서 어긋나며, 거기에는 흥이라는 촉발의 작용이 있다. 곧 즉흥춤은 즉흥적으로 발생되는 춤,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며 동기 없이 생산되는 춤의 비의지적 양태를 춤이라는 보편의 순간으로 긍정한다. 거기에는 춤의 아키타입에 대한 정의가 전제된다. 무용이 아닌 춤, 라이브니스를 구가하는 수행성은 무용의 규칙과 콘셉트, 안무의 시야와 관점, 철학 너머에 임시적으로 실천되고 자리한다. 이는 무용 공연의 가치에 대립되기보다 변별적 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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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컴퍼니, 〈창조력〉: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현시키기REVIEW/Dance 2026. 6. 19. 20:58
〈상대의 진심을 알기까지의 시간〉: 휘감기는 관계 안에서 〈상대의 진심을 알기까지의 시간〉(이하 〈상대의 진심〉)은 남녀의 내밀한 관계를 표현하는데, 직접적 관계의 차원은 일종의 환상물로서 “상대”를 마주하는 것 안에서 맺어진다. 구성적 묘와 유연함, 조화로움 등의 심미성을 갖춘 듀엣의 예는 대표적으로 발레가 상기시키는바, 그것은 내재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장르적인 차원으로 종합되는 부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물론 여자와 남자의 사랑을 직접 표현한 것이며, 각각 원심과 구심의 차이, 곧 일종의 지지물로서 남자의 역할과 그 안에서 테그닉을 고도화시키는 여자의 역할로 구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상대의 진심〉은 이런 장르적 형식으로부터 연장되는 공연인데, 또는 그것을 독립시켜 더 잠재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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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페어손, 〈산 짓기〉: 구조에 대한 실험 그리고 이념REVIEW/Dance 2026. 6. 19. 20:58
안나 페어손의 〈산 짓기〉는 구조적으로 반복되는데, 이는 노이즈 사운드의 흐름과 조응되며, 현장에서 조율되는 사운드는 움직임에 어느 정도 마이너스 피드백으로 ‘적용’―전형적으로 무대의 퍼포머들을 보는 건 연주자이고,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에 따라―되는데, 곧 움직임이 공간에 포화될 때 사운드는 그치고,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어 장소에 고착될 때 사운드는 다시 활성화된다. 이는 공간 내 엔트로피의 총량 제한의 법칙 같은 것을 추정케 하는데, 프로시니엄 아치가 아닌 화이트 큐브에 가까운 공간인 ‘윈드밀’에서 열린 탓에 퍼포머들의 움직임은 평행한 차원으로 또 암전이 없는 가운데 투명하게 관객에게 도달한다. 이는 180분으로 고지된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는 공연에 대한 적당한 정도의 주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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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5] Mór Jessica Mizrachi, 〈AvoiDance〉에 대한 메모: 옷과 움직임의 시차 혹은 연결REVIEW/Dance 2026. 6. 19. 20:58
Mór Jessica Mizrachi의 넉넉한 하얀 셔츠는 매끄럽고도 유연한 미끄러짐과 분절의 신체 형상을 솔기 없이 드러내는 완벽한 봉합물로, 신체의 연장이 아닌, 신체의 유비로 작용하는데, 고정된 축 없이 팔을 휘젓고 살랑거리는 동작들에서 바닥을 휘젓다 순식간에 일어나며 반전되는 동작들, 그리고 큰 보폭으로 왔다 갔다 하며 팔을 놀리는 동작들의 연쇄 과정은, 어떤 외부적 요인도 없는, 그렇다고 의식적인 정념도 드러나지 않는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추를 간직한 신체가 만드는, 자동인형과도 같은 일종의 내부적, 자기 조직적 시스템의 일환이다. 여기서 신체는 헐겁게 꾸려진 의상이며, 거의 무게 없는 실크 천이며, 그 천의 유연함 자체이다. 터덜터덜 걸어갈 때 뒷모습이 비치는 것 정도를 예외로 하면, 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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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미인〉: 시대착오적, 전통의 물신화REVIEW/Dance 2026. 6. 19. 20:58
〈미인도〉의 시작과 〈신미인도〉의 맺음 사이에 아홉 개의 전통 춤을 각 막의 독자적인 표현 양식 속에 주로 무대 디자인과 그리고 드문드문 병치의 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 전통 춤의 추출과 비정합적/자의적 나열의 방식을 택한 〈미인〉은, 그 제목이 가진 한계, 곧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전복하지는 못한다. 이는 미인의 서사의 (재)구성이 아닌, 미인으로서 어떤 이미지들을 제시함 속에서 드러나는 사실이다. ‘미인’이라는 말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면, 오로지 그것이 주체로 갱신되며 특정한 서사의 경로를 개척해 낼 때만이 미인은 자신에게 가해진 굴레를 바깥으로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시작과 끝은 이 작업이 하나의 살아 있는 그림의 알레고리 아래, 그림 속 등장인물들이 마치 현실로 빠져나와 움직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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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무브먼트, 〈삼십육점오도〉: 공통의 온도를 향한 몸짓REVIEW/Dance 2026. 6. 19. 20:57
아하무브먼트의 〈삼십육점오도〉는 구조적이며, 연극적인 차원에서 그러한데, 이는 먼저 각양각색의 인물들의 첫 등장 장면의 갖는 무용함이 어떤 의미를 추동하는 데 이르러서 명확해진다. 이 등장은 한 번 더 반복되는데, 처음이 관객을 맞는다는 지점에서 단순하게 수행된다면, 중반 이후의 두 번째 반복에서는 하나의 의자를 가지고 벌이는 소극적 양상이 극의 시간 내에서 펼쳐지면서 그러하다. 후자가 행위의 차원에서 재현의 양상에 가깝다면, 춤의 무늬는 전자에서 더 다양한 차원으로 나타난다. 춤은 그 극으로의 편입 이전에 이미 닫힌다. 아마도 그 생명력의 그림자 형상이 후반 극의 맥없는 풍경으로 연장된다는 건, 그 허물어져 가는 풍경을 기어코 붙잡고 가는 행위에 대한 의문, 곧 그 의문이 의도로서 부상하는 바로 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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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지, 〈별도깨비〉: 경계 공간의 이-존재들REVIEW/Dance 2026. 6. 14. 14:56
〈별도깨비〉는 다양한 별도깨비들의 차례차례의 등장이라는 하나의 서사 구조를 지닌다. 먼저 모든 도깨비들이 무대를 포함해 극장에 방사된 가운데, 무대 가운데로 모이면서 시작되는데, 양손에 칼을 든 도깨비(도로시)가 그것을 부딪치지 않는 게 주요하다. 하나의 환상적 음악의 경계 안에 있기 위해서인데, 곧 음악을 파열하는 요소가 되지 않는 것이다. 무대는 레이저에 의해 분할되고 초점화된다. 그리고 이는 마침내 무대 뒷면이 열리면서 회전하는 또 다른 조명과 함께 또 다른 등장을 부르고, 더욱 확장된 공간으로 나아간 채,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좁아지며 무대로 돌아오는 필연적인 순서를 밟는다. 그러니까 등장은 단순히 하나의 존재로 갈음되지 않고, 경계의 시간적, 공간적 영역의 포집과 해체로 연장된다. 〈별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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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Logic〉: 무덤으로서 논리REVIEW/Dance 2026. 6. 14. 14:56
무대 안쪽 하수의 쌓여 있는 뼈대만 있는 의자들은 공연의 중심 도상이다. 이는 공연 중간쯤 허물어져 산포된 뒤, 마지막 장면에서 간략화된 버전으로 오케스트라 피트의 부상과 함께 다시 출현한다. 곧 공연은 무너지기 쉬운 빈약한 논리의 차원이 반복되는 사회적 차원의 증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구체적 사물의 등장에 대응하는 건 무엇보다 음향인데, 이는 몇몇 신호음과 마찰음 들이 단속적으로 구가되며 하나의 리듬 단위를 이루면서 행위들의 파편적 요소들, 분산된 존재들, 관계되지 않은 원자들의 집합을 형식적으로 지시한다. 여기서 움직임은 형식 자체라기보다 그 음악의 구조적 성분을 드러내는 것에 가깝다. 어쩌면 이 음악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 음악과 같이 음악 위에서 부유하는 몸짓들이 아닌 부분은 가장 처음에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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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 서사로서 몸 VS 서사라는 이미지REVIEW/Dance 2026. 6. 14. 14:55
김민 안무가의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이하 〈라이트〉)는 현실의 입구에서 환상을 경유하고 돌아온 찰나의 한 순간을 그리는데, 어쩌면 이는 이 환상이 유지되고 있음을 가리기 위하여, 곧 그 환상이 깨어지지 않을 정도의 그 내부의 장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침없이 단 하나의 순간만을 기약하며 달려 나가는 듯 보이는데, 이 밀도의 차원은 다분히 집단적 축의 이동과 배치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선회와 교차, 그리고 초점으로 결정되는 손 안의 빛―손전등―으로써 수여된다. 이 동력은 곧 수상한 것인데, 이 세계가 빛을 향한, 빛을 동경하고 흠모하는 집단의 광기와 일차원적 본능에 충실한 것이라는 지점이 인물들의 유일한 특징으로 자리하면서 서사의 전부이자 결말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곧 서사에는 어떤 결락이나 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