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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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th LDP 무용단, 시선에 대한 두 가지 방식REVIEW/Dance 2017. 4. 4. 17:58
김동규, : 타자의 시선에 사로잡힌 타자 ▲ 김동규 안무, ©BAKI_2084 (이하 상동) 주렁주렁 꼬여 달린 옷들은 마치 오랜 동굴의 종유석들 같다. 이에 대한 최초의 물음은 마지막까지 어떤 해석을 유보하며 의미를 해명하지 않는다. 바닥 역시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얼굴 전체를 얇은 천으로 싸고 각기 다른 화려한 원색 또는 패턴을 지닌 옷 한 벌을 맞춰 입은 존재자들이 꿈틀거리듯 움직인다. 시선이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과 같이 정위되지 못하는 신체 움직임은 자율적이지 못하고 구속된 익명의 존재자들의 삶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작품의 주제와 형식을 결정짓는 얼굴을 가린 결정, 그리고 옷의 색과 무늬에 시선을 온통 뺏기게 한 결정, 그 대가는 그러나 개별 무용수들의 개별적 움직임들을 무화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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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안무 <지평선 아래 솟구치는 것들>: '안무의 사운드적 확장'REVIEW/Dance 2017. 3. 22. 00:30
▲ 김희중 안무 [사진 제공=컬처버스] (이하 상동) 3명의 사운드를 다루는 이들은 무대 뒤편에서 은폐되지 않고 오히려 디제잉 부스처럼 위치하며 따라서 작업은 움직임에 피처링을 하는 사운드적인 실험에 가깝다. 책을 쌓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그것을 허물 것을 전제한다. 이는 유기적 짜임의 구조를 이루는 대신 엔트로피적 발산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면모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으로, 강박적이고 제의적으로도 보이는 이런 '행위'는 안무의 체계적 질서를 보여주는 대신, 하나의 명령에 따른 프로그램화된 양상을 보인다. 그리고 이는 사운드 디제잉의 실험 자체의 단면으로 소급된다. 이 책을 펼칠 때 허약한 구조를 쌓고 허무는 일시적 건축 행위는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이의 자동 기술적 의식의 흐름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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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판 야무 <섬>: 행위로써 구성되는 시간과 존재REVIEW/Dance 2017. 3. 21. 23:36
▲ 춤판 야무 포스터 무대 바닥, 각목들을 쌓아 놓은 가변 구조물은 금배섭과의 거리를 두는 섬의 좌표로서 의미를 함축한다. 이는 제도라는 것의 미약한 울타리를 두른 불안전한 자기 지시적 경계를 나타내는 듯하지만, 이는 후반에 신체의 지지대로 사용된다. '예술로써 생존하기'는 예술계 내 하나의 화두로서 가끔씩 드러나는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작업 에서 안무가 금배섭은 이미 작품의 지원서를 읽는 등 제도와 결부된 기록과 경험 차원을 복기한 바 있다. 이번 작업의 모티프는 사실상 탈북자이고, 그를 향해 가상의 실제 같은 편지를 전단에 기록했는데, 타자를 향한 제스처와 함께 단순히 타자적 형상을 그대로 취하거나 하는 것이라기보다 상호간섭적으로 파생되어 가는 타자와의 섞임을 드러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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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SIDANCE] 카롤린 칼송 리뷰REVIEW/Dance 2017. 1. 13. 11:43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에 오지 못한 칼송의 작품 는 일부 축약한 영상으로 선보였고, 이는 추상표현주의 회화 작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대해 영감을 얻는 칼송이 직접 구성한 텍스트의 내레이션이 나오는 가운데, 여러 심리적이고 미니멀한 동작들이 출현한다−물론 이는 짧은 비디오 단편들로 분절된다. 춤에 대한 내적 동기, 곧 불가해한 작품이 놓이고 이를 마주하고 생겨나는 감상을 춤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적 욕구, 그리고 작품에 대한 심리적 대화가 안무를 구성하게 된다. 시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주의적 안무의 심상은 구체적인 작품, 물질에 대한 것에서부터 출발함으로써 동시대의 춤에 대한 래디컬한 질문을 정초하지 않고서 춤의 유인과 안무의 합목적성을 얻는다. '침묵의 사물'은 춤이라는 매체와 적절히 상응하며 또한 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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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안무다: 윤자영 <금박의 춤>REVIEW/Dance 2016. 6. 28. 21:59
텍스트와 등가하는 몸!, 너머 텍스트-감응? 윤자영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경마로 8,000만 원으로 빚은 진 중년 남자가 영웅의 동상이 된다라는 짤막한 인물에 대한 배경 및 그들의 수행적 변환의 예측을 담은 텍스트 제시 이후, 덥수룩한 수염에 배불뚝이와 벗겨진 머리 두 남자의 팬츠만 입은 몸은 하나의 포즈와 그 변환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시된다. 앞을 응시하는 전자의 남자의 시선이 뒤늦게 무대에 들어오는 후자의 남자 몸에 닿으며 시선이 몸에 인계된다. 시선의 안/바깥을 교차하는 식의 시선'의'/'과' 배치는 헐벗은 몸을 대하는, 마주하는 하나의 방법론쯤으로 자리한다. '여기 몸이 있다!' 그러한 시선, 특히 전자의 시선-그리고 후자의 몸이 가진 헐벗음 역시 그 매개를 통해 과장되게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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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죽고 싶지 않아>:청소년극의 불안정한 좌표REVIEW/Dance 2016. 6. 27. 01:45
공연 사진[=국립극단 제공] 청소년극이 함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청소년을 소재로 하여 청소년을 향한 이야기를 하며 청년으로부터의 시선을 창출한다, 정도가 될까. 절반이 노출된 정육면체 검은 큐브의 4면은 칠판을 대신해 빼곡이 낙서가 자리한다. 이는 복잡한 청소년의 머릿속을 은유하는데, 곧 정리되지 않은 분열된 언어의 카오스에 휩싸인, 온전한 신체가 아닌 오로지 가득 찬 머리를 가진 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에 대한 인공적 공간의 형상화인 셈이다. 이는 한편으로 초반에 교실로 자리하는데, 빠르게 가속하는 일과의 여정이 적당한 춤으로 재현된다. 여기서 '적당한'이란 춤의 테크닉을 현실적 몸짓으로 다듬어 내는 일이다. 재현과 표현의 중간쯤에 위치한, 곧 현실의 묘사를 통한 공감과 춤이란 예술의 폭력이 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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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안무다-장치: '여전한 안무 이후 혹은 현재'REVIEW/Dance 2016. 6. 27. 01:39
(이 글은 공연 실제 진행 순과 달리 관련 작업들을 연계하며 쓰였고, 마지막에 약간의 제언을 담았다. 첫날 프로그램인 윤자영, 오설영의 작업은 기술하지 않았다.) 공연 사진[국립현대무용단 제공](이하 상동) 에서 무대 위에 걸린 줄과 그 위의 봉지들은 얼굴의 (비)현상으로서 무대와 일상의 접면을 상정하는데, 그 경계로부터 위치한 여자, 곧 선-행위를 하고, 그 주위를 떠돌며 현장을 배치하고 '잉여'들은 그것을 수습하며 무대가 끊임없이 재생/소거된다. 곧 있는 것이란 그러한 사라진 행위 자체에 대한 기시감과 피로감 정도로, 매개자적 퍼포머와 현실 속 캐릭터의 접면에서 무대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서 퍼포머들은 직접적으로 관객에 접면한다. 그렇지만 무대라는 게임의 규칙 안으로 계속 소급시키며 이 작업을 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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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6 리뷰REVIEW/Dance 2016. 6. 10. 13:01
스코틀랜드 국립현대무용단, Dreamers 클래식 음악은 몸의 충동을 묶어두는 데 부족하며, 따라서 몸은 그것을 초과해 그에 적응하려 하는 듯하다. 이는 한편으로 클래식에 대한 일반적인 적응이라 할 수 있는 유연함의 안무 동작들에 대한 벗어남을 의도하는 것으로, 과잉된 움직임으로 음악을 전유하며 기존의 춤에 비평적 시선을 덧댄 것으로도 읽힌다. 또 한편으로는 음악은 강박인 동시에, 그 강박으로부터 분열되는 몸이 하나의 메시지로 드러난다.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 Process Day 테크노 사운드에 따른 움직임은, 어떤 메시지를 담아내려는 의도가 없으며, 음악의 파장에 대한 움직임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려 밀도 있게 움직임을 그에 적응하며 나타내는 간명한 안무의 방안이다. 테크노의 분절된 사운드가 몸의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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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나이> 시선의 정치학/미학REVIEW/Dance 2016. 4. 29. 13:04
▲ [사진 제공=국립극장](이하 상동) 공연은 호세 몽탈보의 시선과 몸이 겹쳐져 있다. 이는 국립무용단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로부터 포착된, 그리고 몽탈보의 움직임을 무용수들이 전유한, 두 가지 결은 시선의 층위를 각각 몽탈보와 관객으로 달리 분배한다. 그 결과 몽탈보의 시선에 딸려 들어갔다가(소환됐다가) 몽탈보가 머금지 못한 (몽탈보로부터 비껴난) 시선의 나머지를 보게 된다. 이런 측면으로 인한 문화 차이의 간극은 어색한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느낌을 언뜻 주는 일면이 있다(어떻게 우린 몽탈보를 통과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이 관문을 몽탈보는 통과할 것인가의 물음을 낳는다). 여기에 영상과 음악이란 레이어는 움직임을 이미 선취하거나 다른 차원에서 개입한다. 가령 대도시의 삶을 떼를 지은 새들의 모습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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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무용단, <Nerf>/<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게>REVIEW/Dance 2016. 3. 22. 18:32
▲ ⓒBAKI "인간의 두려움을 인지하는 뇌와 그 인지 내용을 근육에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신경'"을 뜻한다고 하는 '네흐'를 제목으로 한 는 '두려움'이라는 생래적 감정을, 그러한 상황에 놓인 인류를 괄호 친 뒤, 체현한다. 감각적인 몸의 표출과 그것의 내용이 갖는 합목적성을 합치시키는 차원에서 인간의 시초와 변천사가 두려움이라는 하나의 전제를 가정하는 가운데 펼쳐진다. 이는 개인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관계의 측면에 집중을 요하는 대신, 파국적인 상황에 몰린 각자 도생의 인류 차원에서 절박한 몸짓의 표현이 눈앞에 펼쳐짐을 가능하게끔 만든다. 긴장 어린 사운드는 이내 군중 속의 한 명으로, 군중 자체의 무의식으로 빨려 들어가게끔 한다. 군중에는 개인 내재적인 파열이 모두의 이름으로 쓰이는 상황이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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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진 <안무사용법>, '기본'의 의지적 적용REVIEW/Dance 2016. 1. 29. 02:00
▲ 조용진 안무 공연 모습 [사진 제공=국립무용단] (이하 상동) '기본'을 '현재(라는 의식)'에 출현시키고 음악에 적용하며, 또 춤을 추는 과정 자체 안에서 발현되게 하는 과정으로서 안무를 '사용'하는 법은 주로 따라 하기라는 중간 단계를 거친다. 선글라스를 낀, 표정을 소거한 존재들로부터 상호 닮음이라는 기초적인 동작들이 나오는 긴 인트로 쯤을 지나, '기본'은 매일 익히고 반복 숙달하여 이미 몸에 익은 것으로 기호화되며, 이는 중간 중간 출현하며 그 사이를 메우는 따라서 그것을 분절하는 따라 하기를 비롯한 수많은 동작들이 존재하고, 또는 '기본'을 한 사람이 수행하는 가운데 다른 한 사람의 빈 시간은, 상대방의 몸짓을 잇고 자신의 몸짓으로 기본을 궁구하고 새로운 동작들로 그것을 연장하는 과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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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현 안무 <칼 위에서>: 제도-현실 비판의 외양 아래 이는 파열음REVIEW/Dance 2016. 1. 29. 01:57
▲ 류장현 안무 공연 모습 [사진 제공=국립무용단] (이하 상동) 검은 옷으로 얼굴부터 전신을 가린 개성을 탈색한 이들은 관객 한 명 한 명을 객석에서 무대 위로 소환해 이 시대의 캐치프레이즈들과 대면시키고 그것을 들고 있게 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이들이 좇는 건 잡히지 않고 달아나는 달(스포트라이트)인데, 이는 객석에 흰옷을 입은 이(무용수)를 무대에 불러내 신성한 제물로 삼고 그녀가 광기로 폭발하는 가운데 모두가 검은 옷을 벗어 하얀 옷으로 한판 굿을 크게 하는 것까지가 비교적 단순한 공연의 전반적인 구성이다. 피켓 시위와 밑에 길게 늘어뜨려진 걸개그림은 이곳이 원래 열린 극장이라는 사실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통제되지 않는 에너지는 각자의 춤에 자율성을 안긴 안무 방식인 동시에 공간을 최대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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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 TIRED>(아임 쏘 타이어드), '비주체들과 주인공'REVIEW/Dance 2016. 1. 22. 10:34
공연 사진후반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의 거의 독무대로 기록할 만한 '스모우크 핫 커피 리필' 부분은 기존 연주와는 달리 특이하게도 밴드가 어느 순간 개입되지 않으며 마치 하나하나의 음절이 드럼부터 시작해 베이스, 기타로 나아가는 단계들을 누락하며 그것으로부터 벗어난다. 곧 보통 음악이 무용 작업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데서 벗어나서 이 무대의 수많은 움직임들에 대한 주체의 서사를 주인공으로서 그제야 기입한다. 마치 그녀가 커튼콜에서 다른 무용수들과 한 무대에 서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수열로 이뤄진 장애물들을 뛰어넘기라는 정형화된 공식으로부터의 이탈과 그와 동시에 생겨나는 결과물인 환락을 무대 중심에 올린 이후, 음악은 무대 전체에 스피커를 통해 투과하는 한편 마찰음들을 통해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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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황주 안무 <Contact변태>: 시선과 말의 부재 혹은 과잉REVIEW/Dance 2016. 1. 10. 14:22
'몸의 새로운 내러티브' 공연은 작은 삼각형 바닥으로부터 점점 넓어지는 식으로 또 조명의 변화에 따른 어둠에서 빛으로 공간의 감각적인 부분이 확장되며 열려 가는 구조를 띤다. 세 퍼포머의 구도는 대칭적으로 짜이는데, 이는 작은 삼각형 구도를 하나의 유일한 움직임 공간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상징적인 도상 기호로 작용하거나 오직 미적인 안무 기호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마찰은 그러한 셋의 움직임 도식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않음을 가리키며 그것은 다시 이 공간의 협소함, 그리고 그것을 지켜야 하는 암묵적 규칙에 따른 비평적 시선이 곁들어 있음을 의미한다. 의식 없는 신체들의 마찰과 그로 인해 촉발되는 단말마적인 신음이 보여주는 무의식적 저항의 기제가 곧 각자의 공간 속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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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분의 1초>, ‘넘어짐의 기술’로부터REVIEW/Dance 2015. 12. 22. 19:03
▲ 연습 컷 @ 프로젝트 뽑기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넘어짐의 연습'에서 '걷기의 육화'로 나아가는 과정 전반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표현 과정은 매우 자유롭고 또 구체적인 한편, 일종의 일반적인 신체 자세와의 상관성으로 현실적인 감각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뗄 수 없는 맥락의 초점은 '세월호'라는 것으로, 공간 자체의 흔들림, 어떤 하나의 좁은 공간의 상정 등으로써, 지난 작품에서 어둠이 켜지며 눈을 덮는 것과 같이-곧 어둠이 있기에 눈을 감는다가 아닌 눈 자체로 어둠이 옮겨간다- 잠겨가는 신체에 대한 유비가 마지막을 장식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현실의 맥락이 투여, 연장되는 바 있다. 메리홀의 무대와 객석 사이를 무대로 재구축해, 벽의 질감이 평면으로 곧장 들어오고 그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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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여전히 안무다>REVIEW/Dance 2015. 9. 16. 12:30
대부분의 안무가들에게는 텍스트와의 길항 작용이 느껴졌다. 이는 ‘실험실’이라는 진공의 비움직임적 장소에서의 생각들의 나눔이 나은 하나의 결과로 볼 수 있는 부분인가? 어쨌건 간에 두 시간을 전후로 나눈다면,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전반전에서 후반전은 꽤 지루해졌다. 그 정점은 아마 윤자영의 의 후반부 이후여서였을 것이다. 진향래 안무가는 객석 입구 들어가기 전 로비에서 관객을 줄 세우고 좁은 텐트 안으로 통과시키기를 종용한다. 극장을 소수를 위한 매우 좁은 문으로 바꾸고, 정신없는 요설로 관객을 안무화한다. 곧 여기에는 안무도, 고정된 관객도, 극장도, 아무것도 없다. 무대 역시 없고 다만 가상의 우주여행을 하는 상황으로 퍼포머를 관객의 자리로 바꾼다. 정신없는 중계 상황은 혼란스런 카메라 워킹으로 연장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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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사회] <줄자 - / 정류장> 배치적 안무의 동적 역학REVIEW/Dance 2015. 9. 13. 03:34
무대에 놓인 정렬된, 무용수 둘이 갖고 잇는 사적 소유물들의 일종의 아카이브는, 그의 삶을 구성(한다고 판단되게)하며 (삶을 축소 재현하고 은폐한다) 그 하나의 배치된 사물들이 놓인, 정박된 장소성으로부터 그들은 그 물체의 쓰임과 결부돼 일상의 행위를 재현한다. 가령 양치를 한다거나 하는. 노경애의 작업은 사물과 결부된 신체의 배치를 통해 사물이 주는 어포던스 감각을 시현하는 한편, 신체를 사물화하는 극도로 일시적인 순간의 실험을 감행하기도 하는 편인데, 맨 처음 놓인 장면은 그 전자에 해당하고, 이후 이뤄지는 장면은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두 남녀의 분별된 성의 차이는 가령 여성 무용수가 줄을 감는 행위를 마저 다 하지 않아, 단지 그 사물을 어떤 관객이 인지 가능한 프로그램화된 행위의 일부로서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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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5 리뷰: 특기할 만한 몸짓들, 현재 유효한 질문에 대한 질문REVIEW/Dance 2015. 7. 1. 11:21
스펠바운드 컨템포러리 발레단의 는 하나의 작은 큐브를 가지고 사계절의 변화와 그 속에 존재들의 관계를 구현한다. 커다란 무대는 작은 하나의 무대이자 공간인 큐브에서부터 시작되며 큐브로 돌아간다. 큐브에서부터 확장되며 큐브로 압축된다. 이 큐브는 입체적이고 모서리가 비대칭적으로 깎여 나간 다변형의 구조로, 계절의 분기에 맞춰 위치를 달리한다. 매우 변화무쌍한 건축적 구조물은, 그럼에도 유선형이 아닌 직각적이고 평면적으로 공간에 상정되며 이와 합치되려는 움직임들은 다분히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이는 수직 축을 유지하며 그것을 은폐하는 유연함의 몸짓들과 전체적인 활강의 동력을 가져가는 발레를 공간 안에 결부 지으며 다소 더뎌지는 흐름으로 인한 탈은폐의 측면일지도 모른다. 개막작인 만큼, 사계절의 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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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Amore Amore Mio>: 반복의 적층과 순간의 영원REVIEW/Dance 2015. 7. 1. 10:12
막이 오르기 전, 전미숙 안무가의 솔로 무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막이 되어 갔는데, 가령 둥글게 말아 흩어지지 않는 무거운 몸짓의 원환은 어떤 하나의 무게이자 몸으로, 막이 오르기 전에 무겁게 어둠으로 녹았다. 이는 이후 펼쳐진, 화려한 무대의 와 대칭을 이루며, 수많은 문들로 이뤄진, 그러나 그것들은 소통 불가능성으로 소급되는 각각의 모나드들로, 그것들이 만든 가상의 세계 그 문을 열었을 때 마치 그것들 모두가 해체되어 산화되는 것과 같은, 그 빛의 심핵을 건드리고 있는 듯했다. 전미숙의 솔로가 삶의 솟구치며 다져진 이야기의 주름, 그 궤적이라면, 는 그 찬란한 표면의 입자들이었다. 이 분자적 진동을 가리키는 가장 명징한 기호는, 결국 처음 무용수들이 들고 온 찻잔 위의 컵이 떨리며, 자신의 움직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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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헨 롤러 <그림문자>, 다만 이것은 하나의 음악-춤의 리듬과 속도!REVIEW/Dance 2015. 6. 20. 13:05
▲ 요헨 롤러 ,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가령 두 사람의 얽힘에서 상하의 위치 전환의 양상과 그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의 판은, 일종의 몸이 시각적으로 드러난 기계 버튼이 된 디제이 믹싱의 변전에 다름 아니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보면 음악과 맞물린 무대가 몸을 촉발하고 움직임은 그 음악에 합당한 지점에 위치함을 의미한다. 음악은 몸을 위한 일종의 수많은 참조자료들의 성격을 띤다. 단지 음악과 춤 그 하나로 합쳐지며 무한하게 달려 나가는 무대가 주는 쾌감은, 곧 변화에 있었다. 어떤 과거나 돌아감 따위는 없다. 의식을 갖춘 주체나 존재 양상도 찾을 수 없다. ‘구성은 없다!’ 다만 뭔가 흘러가는 양태들만이 있을 뿐이다. 이 단순한 무대 구성의, 그러나 화려한 흐름은 감각을 완전히 사로잡기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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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리뷰REVIEW/Dance 2015. 4. 14. 13:52
언어-움직임-이미지의 균열적 총체▲ 국립현대무용단 끝-레지던시 공연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짏어’는 ‘싫어’와 ‘질어’(‘짊어’/‘집어’……) 등의 무수한 유사 기표의 착시를 ‘짊어’진다. 이것은 그 어떤 확정/이해 가능한, 단어를 거부(‘싫어’)하며 그것을 포섭한다. 독립적인 단어의 쓰임을 이탈하는 초과된 단어의 전시는 말을, 침묵을 대신한다. 말의 침묵은 침묵으로서 말하기가 된다. 무대의 현존은 그러나 그 앙다문 그러나 비죽 나온 두꺼운 입술에, 그 입술이 지니는 묘한 웃음의 흔적으로 수렴된다. 곧 눈과 입의 다른 층위에서 이 작품은 어쩌면 전적으로 쓰이고 있다. 곧 보는 것과 말하는 것의 간극이 이 작품을 추동한다. 이 기묘한 마스크의 무용수, 최민선이 갖는 침묵의 말은, 각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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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춤의 전형적인 재구성과 아카이브에의 열망REVIEW/Dance 2015. 1. 5. 14:25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는 춤을 보는 것에서 춤의 말을 듣는 것으로 춤의 위치 전환을 감행한다. 그러나 렉처 퍼포먼스의 형식을 차용한 이 작품이 제목에서 가리키는, 이 위치 전환은 추상적이고 비언어적 춤에 대한 구체적이고 언어적인 해설/해석의 차원이 더해지는 것만을 이야기하진 않는데, 말하는 주체를 춤에 관련된 누군가가 아닌, 춤 그 자체로 본질적이고 환원적인 차원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곧 ‘춤을 말하다’의 메타 차원이 아닌, 곧 말 자체의 자율성을 가져가기보다, ‘춤이 말하다’라는 그 춤 자체의 신비주의 강령을 온전히 해체/재구성하기보다 춤 그것의 본질에 다시 사로잡힐 공산이 큰 것이다. 여섯 명의 춤꾼/무용가들은 한국무용계를 대표할 만한 다양한 분야에 속한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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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개인전 <춤 그녀 미치다>: 정면을 마주하며, 감각을 의식하기REVIEW/Dance 2015. 1. 5. 14:13
▲ 차진엽 개인전 ⓒKIMWOLF (이하 상동) 한국 춤계에서의 인지도나 나이 측면에서나 여러모로 어떤 현재적 지표가 될 만한 점에서, 그리고 독자적인 안무가-무용수로서의 입지를 시험·시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차진엽의 공연은 춤계에서 무엇보다 이목이 집중됐다고 보인다. 5시 평일(수요일) 공연에서도 관객석은 80퍼센트 이상 찼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명확했고 단단했다. 여러 아이디어와 무대의 짜임을 시험했고, 하나의 춤의 결로 소급되는 움직임을 구축하려 했고, 내용/서사 면에서도 완결성을 갖추려 했다. 시간도 길지 않았고, 각 신들은 모두 정확한 이유를 갖고, 명확하게 감각되는 움직임들로 짜였다. 또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자기 목소리로써-처음 인사말부터- 기입하는 연출은 개인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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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훈무용단 <씨저테일 서전트>: 파열과 기울기의 연쇄적 안무REVIEW/Dance 2014. 12. 31. 11:36
▲ 박나훈무용단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하 상동) ‘드르륵’의 더딘 가격과 일시적인 파열, 곧 시선을 무력화하는 일시적 멈춤과 굼뜬 움직임을 체현하는 규칙적인 박자가 형성하는 리듬과 그것을 빠르게 재생하며 입체적으로 뿌리고 펼치는 ‘드르륵’ 갈리는 소리의 이어짐, 가령 움직임들의 교차와 반복을 지속케 하는 사운드들이 생생하게 의식을 조인다. 이 우화 같은 반복에의 강박적 리듬은 작품 전체의 리듬의 규격이 되는데, 이 작품이 경사진 탄력적 4면의 정사각형 판에 올라탄 존재자들이 일종의 머릿속을 유영하는 식의 알레고리를 형성하는 부분과도 관계를 맺는다. 이 사각형의 경계에서 잔디를 만지며 이 땅을 하나의 세계로 구성하는 시선, 동시에 그 세계에 파묻히는 시선을 그 사각형의 세계/잔디밭에 세 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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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옥무용단 <심청> : 눈-우주의 알레고리, 그리고 미디어를 매개하는 몸REVIEW/Dance 2014. 12. 29. 10:48
▲ 이경옥무용단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하 상동) 은 와이어를 통해 허공에 매달려 공중 회전하는 ‘심청’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바닷가에 굴절된 빛으로 편재된 물의 입체적 폭과 부피를 무용수-퍼포머를 둘러싼 거울들을 통해 무대로부터 그 바깥으로 전달한다. 곧 퍼포머(와 그에 맞춘 거울)의 높이는 폭과 부피감을 도출하는 혹은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 거울의 둘러쌈과 쪼개짐은 바다 공양을 거울(빛-) 제의의 상징성을 드러내거나, 또는 바다 속에 침잠해 들어가며 고요하게 일으키는 물결의 운동성을 표현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 바다 속의 신비함이 관객 너머까지 전달됐다면, 곧 일종의 수족관의 생생함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면, 이어지는 검은 땅위의 죽음의 제의와 그 잔영들이 만든 스크린, 그리고 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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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무용단 <계보학적 탐구> '역사 바깥에서'REVIEW/Dance 2014. 12. 29. 10:36
▲ 트러스트무용단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하 상동) 설경 아래 기차 여행의 실제 무대에 트랙을 또는 기차 장난감으로 끝나는, 는 어둠 속 바퀴 달린 이동형 낮은 의자를 타고 등장한 존재자들은 무대 옆에서 물속을 헤치고 유영하며 시작한다. 무대 중심을 차지하기보다 거대한 풍광의 측면을 이루는 인간에 대한 망원경적 시선은 개인이 아닌 인류를, 디아스포라로서의 타자적 주체와 그 삶을 반추하는 듯하다. 그 안에서 발화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이는 어떤 장면의 표면을 이루는 기억들이고 역사의 한 전형에 가깝다. 이들이 군집하는 몇몇의 길지 않은 순간은 무대가 흘러갈수록 탄생을 나타내는 것에서, 역사를 찢고 나오는 인간의 새의 날갯짓을 표현형으로 구성한 것으로 나아간다. 여기에는 과또한 힘이 부여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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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안무, <저장된 실제>: ‘편집적 리얼리티의 세 가지 방식들’REVIEW/Dance 2014. 12. 28. 21:59
▲ 황수현 안무, 에서 무용수 강호정 [사진제공=황수현] 세 개의 방에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작품이 이뤄지고, 균등하게 그 수가 나뉘어 관객이 동시에 각각의 방으로 입장한다. 세 개의 방(방1-장홍석, 방2-공영선, 방3-강호정)에는 각기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저장된 기억과 저장된 몸 장홍석은 불이 켜지면 옷을 벗는(그리고 불이 꺼지면 다시 입는) 일련의 움직임을 반복하여 동일한 순간에서 오는 기시감을 준다. 지난 현재가 현재로 재생되는 순간은 시간 축(에 대한 감각)을 이전으로 되돌리고, 시간의 유예, 영원한 현재에의 위태로움 속의 어둠으로 지연되는데, 이 현재가 다시 찾아옴의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가령 그 순간은 현재에서 벗어나며 진정한 ‘미래’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곧 다시 찾아오는 현재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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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섭 <횡단보도>, 건널 수 없는 도돌이표 정세, 그리고 제도에 쓰는 자조적 편지REVIEW/Dance 2014. 12. 9. 10:29
▲ 금배섭 포스터 한편으로는 한국 근현대사의 대통령(의 계보)의 현전/재현들과 다른 한편으로는 작품이 아직 오르기 전의 단계, 지원서 양식의 기획 의도와 작품 구상을 통한 작품의 얼개가 수직적으로 작품을 관통하고, 일종의 단락 지점들로 적용되면서, 그 중간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러 남녀의 소극(笑劇)적 양상으로 채워진다. 일종의 전자가 각각 역사와 작품을 둘러싼 직접적인 연관으로서 동시적인 부분이라면, 후자는 현실 세계의 이상한 재현이고, 여러 다른 시간/관점에서의 다각적 구성이다. 또한 공시적(일시적)인 삶의 에피소드(들)이다. 삶은 지나가기보다 거의 다시 도래하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명확한 가짜-선언에 이은 반복-움직임의 배치는 역사는 변함없고 안무는 미묘하게 달라질 뿐 그것(역사)을 해체하거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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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뽑끼 <사소한>, 사적인, 그래서 소중한 것들REVIEW/Dance 2014. 12. 9. 10:20
▲ 프로젝트 뽑끼 중 '사소한 공간' [사진 제공=컬처버스] 용혜련의 몸은 장소에서의 기억을 체현한다. 이는 장소는 기억을 담지하고 있고, 몸은 장소를 구획하는 일정한 움직임을 만듦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한 존재의 삶의 영역, 삶의 물리적·신체적 장이 활성화되는 영역에서의 반복이기도 하다. 세 명이 되기 이전에, 관객의 시점을 반영하면서 무대에 선행하는 인물로서 일종의 주인공 같은 캐릭터로, 그것이 자연스러운 밖의 영역이 교차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동선이 방해받아 그의 움직임 영역이 구겨지고 멈칫하게 될 때이다. 김명진, 전지예, 용혜련, 이 셋이 복잡계의 일단을 보여줌으로써 ‘지저분한’ 무대를 보여주고자 하는 듯하지만, 실은 더 이상 삶의 영역의 (불완전한) 상정도 아니고, 즉 개인에서 관계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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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미·허성임 <튜닝>: 연대의 틈 그리고 바깥의 언어들REVIEW/Dance 2014. 12. 9. 08:49
▲ 장수미·허성임 [사진 제공=LIG문화재단](이하 상동) 장수미·허성임의 지난 작품, 필리아(philia), 곧 우정을 통해 타국에서 두 무용가의 따로 또 같이 하는 활동들에서 나오는 느슨한-지속적 연대와 그 공연들에 감응을 시험·실험하던 전작의 현장을 이어, 둘의 만남에서 이번 작품은 그들의 어떤 좌표를 그 역사에 또 그들 몸에 ‘새김’하는가. 아님 기실 전적으로 다른 실험인가 또는 유사한 어떤 짧은 호흡으로 그것과 가깝게 위치하는가. 텅 빈 무대에 전자-기타 한 대는 연주에 대한 기대-상상을 가능케 한다면 한다. 그 기타를 손 대고 연주하며 소리 울림의 무대를 만드는 대신, 그들은 그 바닥에서 단지 그 파장이 소리로 치환되는, 사운드 역학 장에서 감응돼 버리거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구성하는 위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