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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1 리뷰] 김황 :「모두를 위한 피자」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5:02
북한에의 경계를 타고 넘는 것, 북한으로의 접속망 개설을 감행하는 것. ▲ 4월 10일 작품 상연 후 작가와의 대화에서 배우들 중간에 앉은 김황 작가 김황은 북한으로 가는 중국 밀수꾼을 북한에서 편지를 건네주는 우편배달부이자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콘텐츠는 북한 사람으로 분한 두 남녀 배우가 피자 만드는 법, 대중가요와 춤 따라 하는 법 등을 유튜브 형식으로 찍은 영상을 담은 CD로 제작하여 이것을 무작정 그곳에 500장 분포하고, 이후 편지 등을 통해 반응을 전달 받는 것이다. 꽤 유치하고도 재미있는 영상들은 북한 사람을 전유하여 이뤄지고 이 CD들을 불특정 다수에게 건넨다는 사실 또한 재기발랄하다. 경계를 보고 경계에서 감행하는 전략은 남한과 북한을 분리해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코드화된(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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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조기숙의 현대적 <백조의 호수> 시리즈 마지막 작품PREVIEW/Dance 2011. 5. 12. 13:22
클래식 발레 ‘사랑 테마’를 현대 정서에 맞게 재해석 5월 12일(목)-13일(금) 8시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안무가 조기숙(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의 연작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 가 오른다. 지난 2008년부터 1년 단위로 제작돼 온 연작 시리즈는 클래식 발레인 『백조의 호수』를 재해석, 발레가 가진 지나친 권위와 보수성을 과감히 무너뜨리는 신개념 발레 공연으로서 공연계 안팎에 큰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조기숙은 인간의 지성, 영성, 감성을 통섭하는 지점에서 몸의 진실을 추구하는 안무가의 이념을 담아 인간의 보편적 감성이자 영원한 화두인 사랑의 문제를 온 몸으로 그리며 다양한 시각으로 성찰해 낸다. 이는 제목에서도 나타난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각각 ‘사랑에 반(되돌릴 反/홀리다)하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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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오셨다」, 집의 주인은 누구인가?REVIEW/Theater 2011. 5. 2. 10:18
「주인이 오셨다」, 이 집의 주인은 누구인가? 근대화의 물결에 휩쓸려 간 공동체적 ‘온정 주체’, ‘버려진 타자’의 이야기이자 ‘우리 안의 타자’ 간의 멀고 가까움, 원형질적 본능인 선과 악의 양면적 특성. 신경증적 자기 영역과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원시적 삶과 치유. 이 작품은 매우 많은 알레고리들이 대구를 이뤄 줄달음질 치고 있다. 순수한 영혼의 주인공 자루가 악의 화신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전과 후의 인격은 크게 우리가 공감이 가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하나의 단독자적 주체로 위상 지어지는 것이 아닌, 어쩌면 우리였거나 우리가 버려둔 것, 우리 외부에 밀쳐둔 것이자 우리 내부의 타자로서의 영역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그를 밀고 당긴다. 이른바 집단을 이뤄 주인공을 배척하고자 하는 것은 계급적 층차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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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orus ; OEdipous 오이디푸스」 쇼케이스 후기REVIEW/Theater 2011. 5. 2. 08:39
스펙터클의 소용돌이적 감각으로 체현시킨 오이디푸스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운명은 무대 내 단독자가 아닌 코러스의 한 구성으로 화한다. 서재형은 코러스를 무대 전면에 내세운다. Chorus 장이 무대 앞에서 무대와 관객 간 매개 장치를 건다. 이 무대 안에 삼백 석의 관객들이 함께 자리하게 된다. 코러스가 뒤 쪽 서브로 위치하는 게 아니라 무대에 서고 그 안에 오이디푸스가 섞이게 되는 것, 그리고 대사 역시 음악을 입고 등장하는 가운데 오이디푸스는 그 단단하고 밀집된 주체 속에 있다. 이들은 하위 주체로서 서브 텍스트 내지 심층 내러티브를 형성하기보다 그 자체로 튀어나온 단독자로 힘을 지니게 된다. 곧 이 안에서 운명의 힘은 구체화‧명시화‧실체화된 표현으로 나타나며 오이디푸스는 주체의 역능을 잃고, 오히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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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르시시스트다” 혜화동 1번지 5기동인 봄 페스티벌PREVIEW/Theater 2011. 4. 20. 09:37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시즘 Narcissism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나르키소스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타자를 나와 동일시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국 사회에 팽배한 현상으로 보는 데서 혜화동 1번지 5기동인 봄 페스티벌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는 출발한다. 또한 ‘순전히 개인적인 나르시시즘 안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 연극 행위라는 공동의 작업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까?’, 곧 예술가로서 예술을 하는 동기와 목적 역시 창작자를 포함한 예술가 각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른바 젊은 연출가들의 동인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혜화동1번지’의 5기 동인의 첫 페스티벌인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는 예술가 스스로에 대한 물음과 사회적 현상을 포착하는 시선이 예술과 사회에 대한 교점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