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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돌파구, 〈구미식〉(작가 이홍도, 연출 전인철): 실재를 가로막는 허구, 그리고 실재를 경유하는 허구REVIEW/Theater 2026. 7. 22. 14:43
두 이화 전략: 서사와 인터페이스 〈구미식〉은 “가상의 지방 도시”인 구미를 배경으로 하며, 이는 허구임을 밝히는 대개의 픽션이 역(설적)으로 실제를 허구에 대응시키게 만들면서 실은 그 실제를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그러니까 전자가 실제와 허구의 차이 안에서 벗어날 근거를 명목상으로 마련한다면―‘이것은 사실 허구입니다!’―, 〈구미식〉 식의 명명은 실제 구미가 아닌 게 아닌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가상’이란 말이 구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미 자체의 내재적 차원의 명명임을, 곧 구미 자체가 가상의 차원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해 보는 건 타당해 보인다. 곧 제목은 징후적이며 실재적인 것을 향한다. 그리고 이는 〈구미식〉 자체가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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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 화음을 만들기, 또는 화음에 닿기REVIEW/Dance 2026. 7. 22. 14:21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음악과 정합되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흐름을 탄다는 인상을 준다. 일종의 ‘화음’적 공간에 놓인 주체는 그 안에 무던하고도 평안한 표정과 몸짓을 순탄하게 발산해 낸다. 그러니까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대는 잘 정돈된 기호들의 유연한 흐름을 하나의 표층적 경계로 갈음한다. 실제 악단이 등장하지 않고 음악을 튼 것 역시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무대에 가로 놓이는 효과를 파생하는데, ‘화음’은 따라서 장면 안에 있으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윤활한 연결부의 구사에 있다. 성미나, 최지은, 〈연화〉 성미나, 최지은의 〈연화〉는 꽃을 두 개로 분기시켜 두 무용수가 꽃송이와 가지로 역할을 나눠 갖되, 연꽃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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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 밤에 대한 난삽한 삽화를 꾀하기REVIEW/Dance 2026. 7. 22. 14:13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의 〈밤〉은 조명-구조물과 디제잉, 그리고 의상의 변화 아래, 질펀하고도 난삽한 양상을 띤다. 도시의 어둠과 밤 안에 세 명의 존재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거리를 둔 디제이가 있다. 〈밤〉은 어둠 속에서, 천장 중앙의 조명이 무대 전반에 쌓여 있는 타이어들과 무대 위 양옆에 구성된 관객석을 번갈아 가며 서서히 비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로써 무언가에 대한 주의보다 무언가가 주의된다는 감각, 곧 지시의 무차별성과 국소적 체현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 빛의 ‘감시’ 아래, 몇몇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선 중앙부의 사각 프레임이 내려와 멈추고, 빛은 그 프레임 안쪽으로 좁혀지면서 그 영역을 상당 시간 지정하면서, 프레임 일부에 맺히기도 한다. 또한 바깥쪽에서 세 남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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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로 라 플라사 Teatro La Plaza, 〈햄릿 Hamlet〉: 기표와 수행성 사이의 존재REVIEW/Theater 2026. 7. 14. 20:35
〈햄릿〉은 연극 바깥에서 연극으로 수렴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 같은 구심력은 원작을 수행하는, 배우들의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발생한다. ‘햄릿’(이 글에서는 원작 『햄릿』과 그 속의 주인공 햄릿, 여러 다른 〈햄릿〉의 판본, 〈햄릿〉들 모두를 가리키는 데 구분 없이 사용하였다.)은 일종의 역할 입기 놀이가 되며, 그들의 사적 진실을 토로할 공공의 장이 된다. 8명의 배우의 공통된 특징, 다운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시선, 곧 외재적 속성은 그 존재를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따라서 중요한 건 후속적으로 자리하는 그들 각자의 사적 진실의 고유성에 입각한, 곧 내재적 차원의 발화들이겠다.―, 이 같은 숙명을 〈햄릿〉은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 햄릿의 실존적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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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추니엔, 〈뉴턴〉에 대한 주석: 실험 박스 안의 존재REVIEW/Visual arts 2026. 7. 14. 20:25
〈뉴턴〉(2009.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4분 16초.), 〈지구〉(2009–2011. 단채널 영상, 5.1 서라운드 사운드, 42분.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컬렉션.), 〈굴드〉(2009-2013.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1분 49초.), 〈미지의 구름〉(2011. 단채널 프로젝션(16:9포맷), 컬러, 5.1 서라운드 사운드, 28분.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컬렉션.) 순으로 열린 호추니엔의 스크리닝에서, 나아가 1층과 2층의 전시에서 선보인 여러 영상 작업에서 역시도 두드러지는 건, 음악과 이미지의 공존이다. 오디오는 적극적인 화자가 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영상의 합목적적 결과로 나타난다. 이미지는 총체적 서사로의 이행, 중간 단계로서 복속되기보다는 장면 하나 하나 시각 체제의 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