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Live EARTH MUSEUM 「EARTH」리뷰 : 우주적 인간의 탄생과 확장적 사고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10. 3. 14:45
▲ Live EARTH MUSEUM (대표 채홍덕) 「EARTH」[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인류적 차원의 사고, 우주적 차원의 사고, 다시 그 속의 개개인/개체로의 사고, 다시 너와 나의 사고, 「EARTH」는 사고의 전환과 변화를 사고의 확장과 초월, 또 보편적인 합리성의 잣대를 대입하는 과정에서 의도한다. 막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거기서 벌거벗은 다리와 발 그리고 팔과 오브제가 등장하는 시작은 부분 신체가 하나의 인격과 존재를 표상함을, 한편으로 얼굴을 지우고 시간을 거꾸로 돌려(마치 아담과 이브 적으로 돌아가는) 인류 전체를 표상함을 의미한다. 발에는 눈이 다리에는 몸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체현되는 듯하다. 여기에 온갖 오브제들이 신체를 중심으로 무중력 우주 공간 속 느린 속도를 구현하며 스쳐가는..
-
[2011 SIDANCE]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No. 8」리뷰 : '그림 이미지들과 동화적 판타지 공간'REVIEW/Dance 2011. 10. 3. 14:12
▲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 Tanzcompagnie Oldenburg No. 8 ⓒ Andreas J. Etter [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푸른 하늘에 구름 그림들을 무대에 조합하며 펼쳐 놓음으로써, 그리고 시퀀스의 변화마다 또한 동작이 이뤄지는 가운데, 그것들의 조합과 변전을 구현함으로써 마치 이들의 움직임을 현실/실재가 아닌 판타지의 측면, 또한 그림의 한 부분으로 들어간 것 같은 환영을 구축해 낸다. 이 동화/판타지의 세계에서 움직임을 양분하는 것은 빛과 그림자이고, 또 한편 음악의 물질로서 박자의 반복 구조, 실재적/배경적 사운드와 감정과 정서를 고양하는 피아노 등의 악기에 의한 연주이다. 연주에 있어 전자는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도출되기도 하고, 인형의 움직임을 상정하기도 하고, 군무..
-
「윤이상을 만나다」리뷰 : 윤이상의 목소리‧음악‧시각화를 통한 현시 작업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10. 3. 13:31
▲ 아지드 현대무용단 ,「윤이상을 만나다」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윤이상은 그의 육성으로 한국 음악을 소개한다. 서양적인 것 속에서 음양과 도道 등 동양적인 것을 현시하고 구현하고자 한다. 「윤이상을 만나다」는 윤이상의 음악, 그리고 다큐멘터리 안의 육성/목소리를 입히고(들을 수 있고), 그의 복잡한 음악을 안무로써 구체화한다. 비구조/파열의 구조, 불협화음, 음절/기표들의 장난스런 호흡, 가곡 「피리」가 지닌 복잡함의 구조, 파악/진단할 수 없음, 서스펜스/긴장적 요소들이 몸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몸은 이 안에서 강하게 자리 잡고 하나의 음표/악구처럼 분절적이고 독자적으로 기능하는데, 이 몸에 대해서 음악은 여전히 과잉으로 남는다. 반면 이 음악의 복잡성을 몸은 어떻게 시각화/구체화/표현..
-
「불안하다 ver. 02 - 인어이야기」 리뷰 : 실재와 판타지 간 우리의 현실 (감각)REVIEW/Theater 2011. 10. 2. 22:35
▲ 10월 1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 앞에서 펼쳐진 「불안하다 ver. 02 - 인어이야기」에서 인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배우) 「불안하다 ver. 02 - 인어이야기」 는 토크쇼 형식으로 인어가 된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그 항변을 듣는다. 이 현실적이지 않음, 가상의 현실로의 옮김 가운데 현실에서는 거짓으로 치부되는 사람들의 자리(그야말로 자리)를 만들어 준다. 리서치를 통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수중에서의 진화 가능성, 또 멸망/멸종의 이야기들을 포함해 떠도는 것(풍문)들의 옮김, 현실을 보여주는/현실의 미끄러지는 징후들의 자리를 만든다. 여기 가상·상상의 자리가 만들어진다. ▲ 「불안하다 ver. 02 - 인어이야기」에서 인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배우) 이러한 자리를 추궁함을 통한 차단함, 현실 감각을 통..
-
아크람 칸 컴퍼니 「버티컬 로드 Vertical Road」 리뷰 : '초월로의 의지와 의식의 여정'REVIEW/Dance 2011. 10. 2. 11:57
'초월로의 의지와 의식(意識/儀式)의 여정' ▲ 아크람 칸 컴퍼니 「버티컬 로드」ⓒ Richard Haughton [사진 제공=엘지아트센터] 어둠 속에서 물의 흐름을 상정하는 사운드 기표는 동시에 공간적인 지표(촉각의 기능을 활성화)로 작용한다. 사막을 상정하는 실크 천의 무대 전면을 장식하는 일종의 윈도우/스크린은 그 가늠할 수 있는 크기로 인해 하나의 공간/무대를 입체적으로 조각하고, 이 안(관객의 바깥쪽)에 위치한 존재가 주는 강한 파동은 천으로 급격하게 흡수되며 번져간다. 이러한 강력한 힘은 강한 두드림의 박자/비트의 지정에 의해 구현되는데, 이러한 기저에 깔린 리듬은 실재(감각에의 자극)로, 또는 물질로 드러나며 무용수/관객의 의식을 모으고, 급박감을 주는(일종의 박자 기능 자체로서 시간을 측정..
-
「프리다 칼로의 푸른집」 리뷰 : 프리다 칼로의 고통 어린 삶의 환유적 무대REVIEW/Dance 2011. 10. 1. 10:09
▲ 9월 29일 프레스콜 장면 ⓒ 박상윤 [사진 제공=2011 서울세계무용축제] 커튼 위의 낙서, 이 중심 기표 없는 너저분함은 프리다 칼로의 상처/삶을 나타내는 것일까. 무대가 열리고 타악의 물결이 남미의 생래적 삶의 열정을 체감케 하는데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중심 기표로서 얼굴은 유지한 채, 그래서 자신의 다양한 표정의 얼굴로 분화와 조합을 가능케 하는 가운데 그 안에 있다. 이 짧은 (춤의 향연의) 순간은 정말 짧아 약간의 허망함과 그 자취를 남길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비해 붉게 물든 스크린에 검은 얼룩은 그 황홀한 젊음과 죽음으로의 하강을 대비시키며 또 조화시킨다. 이 삶과 사고의 나락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고 나서 기타 사운드는 변위된 칼로의 삶을 비추는데, 마치 몸을 전시하듯 흰색 물결 안에서..
-
음악극 「에릭사티」 리뷰 : '에릭 사티'의 꿈의 무대의 구현REVIEW/Theater 2011. 10. 1. 08:29
▶ 프레스콜 사진 더 보기 초승달을 굴려 가는 남자, 달빛 요정의 빛의 무대, 그리고 거울 뒤에 비치고 그네를 탄 여자의 등장, 여기서 현실 공간으로 넘어옴, 이와 같이 「에릭사티」의 처음은 환영 공간 안 (그것을 품음) 인물들을 표상한다. 붙이지 못 한 편지 초반에는 음악이 바깥에서 안으로 침투하는 방식을 택한다. 곧 인물의 내면의 분출이 아닌,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등장인물에 시선의/감정의 일부로 입히는 방식이다. 연주는 막이 바뀔 때마다 회전하는 문들로 인해 연주자들이 살짝 들여다보이게 되는데, 라이브 연주가 무대에 전적으로 투영됨으로써 단순한 배경 음악과는 다른 느낌의 생기를 무대에 부여하게 된다. 에릭 사티(박호산)는 음악과 삶이 일치하는 낭만주의적 삶의 전형을 보여준다. 피아노를 치다 지배인이..
-
「강화된 지혜-동물행동풍부화를 통한 고찰」 학술발표 리뷰 : 인간에 관한 메타 언설REVIEW/Theater 2011. 9. 30. 12:05
▲ 학술대회 종료 후 기념사진 ‘행동풍부화’는 야생동물을 제한된 구역에서 살게 했을 때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모든 행위를 총괄한다. ‘Interactive Eenrichment(I.E.)’, 먹이를 주는 것의 놀이 방식으로 치환한 동물원에서의 행동풍부화 프로그램 중 상호풍부화 프로그램을 보고, 환경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적절히 통제/조절할 수 있으리라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됐는데, 이것보다는 먹이를 주는 방식을 놀이로 치환한 데 그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강화된 지혜-동물행동풍부화를 통한 고찰」은 이러한 행위/실험을 동반한 수행이 일련의 이 안에서의 체계 담론/명제/문장들을 성립시키게 되는데 이것은 그 체계 안에서 진릿값으로 성립되고 일시/임시적으로 수행성을 얻게 된다. ‘종 특이성’ 동물에게 기회를 ..
-
<메갈로폴리스 : 거대한 도시> 실존(지루함)에 허덕이는 현대사회(관객)REVIEW/Dance 2011. 9. 29. 11:55
▲ [사진 제공 = (재)한국공연예술센터] 도무지 집중할 수 없음, 파편/조각처럼 너저분하게 펼쳐 놓는/깔려 있는 청각 기표/시각 기표의 병치·혼합·소거 이른바 기표들의 콜라주/배치는 기표 그 자체를 표현/극적 몰입/서사의 흐름으로 바꾸지 않는다. 알랭 바디우가 『비미학』에서 연극(안의 역할)의 정치성을 이야기했던 것과 또한 다르게 여기서의 인물/존재들은 탄츠 테아터(Tanztheater)의 표현주의적 양식과 맞닿아 있고, 역할들을 제각기 표현하는 와중에 각자의 파편 속으로 사라진다(이는 어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징후적이고 또한 생채기, 이후의 발현될 징후로 남는다. 그러니까 이것은 발산적인 표현을 만들지만, 한편 증발되는 기표에 가까운데, (또한 하나의 그 자체의 메시지 그리고 기의가 되는데..
-
최재선 댄스컴퍼니, 「Roleplaying」 : 전이/변환의 기제로서 미디어 동력REVIEW/Dance 2011. 9. 27. 08:25
마치 패션쇼와 같은 시작은 이들이 표피/기표 자체만으로 기의를 두지 않는 기표/기의의 증발과 기표의 또 다른 생성으로서 기표를 내세우는 움직임, 그리고 환호성을 안고 펼쳐진다. 「볼레로」 음악의 그 신비한 맥동/흐름을 지우고, 기계적으로 위를 올려다보는, 몸의 충동을 이길 수 없는, 내면의 힘과는 다른 외부의 힘, 주어지는 힘(이는 능동적인 도취와 몰입인가, 이 상황 자체에서 구성되는 환경의 제약을 받음인가)은 roleplaying이라는 제목 아래 유희의 원칙을 가져가지만, 게임이라는 조종되는 캐릭터와 연관 지어 자유로운 역할 전용이 가능한 존재들의 예측 불가한 알고리듬의 노정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사진 더 보기 두 존재는 한 명의 기댐과 의식의 외부로의 전이, 그리고 그 눈..
-
퍼포먼스 「영혼매춘」 리뷰 : ‘영혼의 목소리, 영혼의 기제/장치’REVIEW/Performance 2011. 9. 27. 06:00
[문래예술공장 MAP선정작] 서현석의 장소특정 퍼포먼스 「영혼매춘」 「영혼매춘」(직접 이 퍼포먼스를 겪고 나면 매춘이라는 직접적/실재적인 말보다 오히려 영혼의 구원/영혼에의 구원으로서 영혼결혼식이라는 제목이 조금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은 귀신이란 존재(그에 대한 인식)를 수면으로 끌어 올린다. 이 영혼을 감각하는 기제로, 목소리는 신체와 분리됨으로써 그 실재의 감각을 체현한다. 가까이 밀착해 텅 빈, 사실상 과거의 결혼의 흔적들이 재현되고 있는, 피아노를 누군가 켜고 있고, 그것이 전조(轉調)되고 불협화음을 형성하는 가운데, 조성을 구성하지 않는 냉랭한 구성 속에서, 결혼식장에서, 영혼/귀신의 시선에 따라 재편된 이곳에서, 밀착된 누군가가 내 옆에 속삭이는데, 이는 관계 맺음이 아니라 내 내면을 구성..
-
'미디어퍼포먼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리뷰, 미디어의 파도 속에 몸/감각의 분배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9. 26. 09:48
이미지(영상)와 춤, 사운드의 문법. 이 세 개의 층위는 각기 어떻게 작동되는가, 아니 어떻게 엮이는가. 어떻게 충돌하는가. 기계의 분절적이고도 정확한 결합의 소실점을 향해 가는 이미지 패턴의 운동들을 만드는 가운데 레이어들은 중첩된 배치와 소멸, 끊임없는 생성을 만드는 한편, 그 소실점이라는 것으로 인해 카타르시스로 치닫는 시각적 속도감으로 문을 연다. 그 세계는 철저히 닫힌 세계(그 소실점은 이 이미지 상에서 구현되지 않기 때문에), 또한 현실 차원을 넘는 하나의 세계로 가는 창구가 된다. 영상이 그려낸 현실 공간과 문 그 안에서 노니는 사람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구불거림과 명징한 선의 부유하는 이미지로 들락날락 문을 오가며 등장한다. 어떤 신체 자체가 온전히 무대를 전개해 가는 법은 없다. 이미 ..
-
「상주국수집」 리뷰 : 시간을 붙잡아 두는 말. ‘괴물 기억’의 귀환REVIEW/Theater 2011. 9. 26. 08:59
아들은 할머니의 외양을 한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하나의 외상/금기/현재의 단절·절단/과거의 반복이다. 반면 그 딸에게는 자신의 외상/금기/현재의 기억하기 싫은 증상/과거의 사건이다. 어머니에게는 과거가 현재의 사건으로 재현되고 이어지지만, 딸은 과거에 대한 치유가 어머니의 치유,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망각, 현재로의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치유가 자신의 치유에 선행했으면 하는 이상화된 바람을 가져갈 수밖에 없고, 자신의 치유란 실제 그것을 개별적으로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어머니의 과거로의 돌아감, 곧 일회적인 사건의 계속된 발발의 그 끔찍함의 상처가 주는 것과 결부되어 있어 오히려 자신의 상처, 오빠를 잃어버림의 상처는 오히려 망각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배우들의 대사는 일상의 언어와는 다른 언어,..
-
'예술의 정치화'「루핑 더 두리반, 샘플링 더 두리반」 제13회 서울변방연극제 개막작REVIEW/Performance 2011. 9. 25. 23:20
밤섬해적단 : 폭력에의 냉소와 전유, '우리는 아방가르드' 두리반, 6개월간의 그 기록은 무엇이었을까, 싸움의 동력은 어디서 얻는 것일까, 이 싸움은 반드시 역설적으로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즐겁게) 승리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이는 현실에 대한 거리두기(소격 효과/비판)와 함께 그 안에서의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 싸움의 터전을 즐겨라’, 거꾸로 ‘병신건설의 신입 용역 오리엔테이션’ 현장을 만들고, 거들먹거림의 태도로써 이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는 밤섬해적단은 전경의 모습을 띠거나 두리반을 부수는 용역을 전유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폭력의 지축을 오히려 뒤집는 것으로 그 폭력을 전유하여 극단에서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약한 비폭력주의에 대한 폭력/냉소/전복의..
-
孝뮤지컬 <바리> 리뷰, '순정함'은 어떻게 보존/계승되는가.(2011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국내 우수작)REVIEW/Musical 2011. 9. 24. 01:09
▲ 21일 수요일 오후 4시경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孝뮤지컬 '바리' 최종리허설 장면에서 바리의 어머니인 길대부인 역의 박혜경 ▶ 최종 리허설 사진 더 보기 공주를 낳는 것에 대한 기피/공포, 그리고 생명 자체는 하늘의 뜻과 연결되고, 원망의 감정도 그 안에 들어간다. 왕위를 계승하는 것, 필연적으로 그 왕의 존재가 남자라는 것은, 바리공주를 출현시킴은 그러한 고착된 세계를 저버리게 하는 데 어떤 하늘의 숨겨진 뜻 안 신념체계(그것을 고착화하고 전유하는)를 전복하는 또 다른, 그러니(인간이) 알 수 없는 하늘의 뜻이기도 할 터. 풍악을 울리는 밝은 분위기는 딸들을 낳음으로써 어두운 분위기로 급변한다. 이 어두운 현실을 덮는 그림자에 존재는 두려움/불안감에 휩싸인다. 정신적인 오염. 이 나라의 왕..
-
국립극단 「주인이 오셨다」 리뷰, 검은 빛과 삶의 어둠의 부인否認과 부상浮上REVIEW/Theater 2011. 9. 19. 01:45
주인이 오셨다는 존재/역할보다는 사건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 있다. 곧 어머니의 등장 자루의 출현 죽이는 자의 소문(으로서 사건, 죽임의 발생)이 모든 것이 하나의 존재로부터 나오는 양태, 그로써 구성되는 세계가 아닌, 오히려 세계는 불투명하고 또 그래서 획정 지을 수 없고 무한한 양태를 띠는 가운데, 존재는 분석할 수 없는 세계/사회의 징후들을 안고 남길 뿐이다. 이는 정서적인 측면의 고양, 동정심과 안타까움의 카타르시스로는 이 작품이 주는 폭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이야기는 연결되거나 흐르지 않고 (뜻밖에) 출현한다. ‘오는 주인’은 주종 관계의 구조적 선분을 그리기보다도 오히려 버려둔 것들의 귀환, 억압·방기된 것들의 아가리를 펼치는 것을 의미하기에 이는 표면적인 권력 주체가 아..
-
인도-레이지극단, 「푸네 하이웨이 Pune Highway」 : ‘현실을 유예시키는 말/신체의 징후들’REVIEW/Theater 2011. 9. 18. 11:23
폭력의 징후와 비극적 초상, 차가운 현실 인식의 프라모드(Pramod), 말 더듬(인식에 앞서는 언어의 명확한 표징, 그 폭력에 대한 신체의 명확한 저항, 곧 언어는 현실을 전제하고 사고를 획정하며 대상을 지배하는 하나의 폭력적 사태, 그리고 불안함과 두려움을 온 몸의 떪으로 나타내는 신체, 그리고 언어)의 남자 닉(Nick), 현실에 차가운 유머를 던지는 현재를 직시하는 거리두기의 시선을 관철시키는 남자, 비쉬(Vish). 현재는 말들의 징후, 말에 휩싸인 폭력과 불안, 현실로부터의 탈바꿈을 통해 도착한다. 아니 현재는 현실로 도착하기까지 신체의 징후들을 드러내며 머물러 있다. 누군가를 죽였음을 방기했고 이것이 불러올 사태, 하지만 그 현실에 대한 명확한 현실 인식의 부재, 어둠으로 쌓여 있는 벗어날 ..
-
‘옥상에서 마주한 영상’, 옥상과영상 시즌 2 마지막 날 리뷰 : ATmen, 유비호, 정기현, 심혜정REVIEW/Visual arts 2011. 9. 13. 21:57
▲ 금좌빌딩 옥상에서 바라본 인사동 풍경 옥상과영상 시즌 2 스크리닝의 마지막 날 9월 4일, 금좌빌딩 옥상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좁다란 골목을 끼고 들어간 끝에 찾은 매우 허름한 건물, 빌딩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세월의 풍화(현대사)를 겪은 건물을 통과한 끝에. ATmen의 영상/퍼포먼스 : '도시 옥상에서 숨쉬다' 아트멘의 무용 공연/퍼포먼스는 먼 곳에서의 바라봄으로 이뤄진다. 몸의 궤적은 그 커다란 시야 공간에서 사라질 것으로, 미약한 자리‧목소리를 남기며 간다. 결코 흘러간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다만 여기에 목소리가 입히는데, 바로 라이브 연주로, 실제 현장과는 달리(멀리서 바라본 카메라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그것은 영상을 뚫고 화면 너머에 있고(외화면 소리), 그..
-
영화 「모차르트 타운」 : 비루하고 적막한 도시 풍경, 현대인의 목소리 없는 영혼REVIEW/Movie 2011. 9. 13. 21:00
외로운 영혼들, 언제부터 ‘영혼’은 표면의 허함만을 간직한 현대인의 실존적 측면에서 결코 드러나지 않는, 그렇지만 그러한 정서를 강하게 체현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현재적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 영화「모차르트 타운」 포스터 [이미지 제공 = 트리필름] ▶ 기자 간담회 취재 기사 보기 영화「모차르트 타운」에서 삶은 건조하고 실재에 가깝게 제시되며 재현되지 않는 낯섦과 즉각적인 양태를 띤다. 각 인물이 사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공유‧공감할 수 있는 삶의 형태가 아닌 밑바닥 삶으로 불리는 것, 깨끗하게 정돈된 현실 바깥에서 더러운 욕망의 토해냄을 받거나 대리하는 존재들, 또는 불특정한 다수에 대한 특정 공간의 문 지킴이이자 상품 서비스업자 역할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주변주에 얽힌 동종업자 ..
-
연극 <환장지경> : 비존재의 삶, ‘소외로부터 소외를 택한 양녕대군’REVIEW/Theater 2011. 9. 13. 20:36
역사는 재구성되는 것, 현재의 유의미한 지점을 얻기 위해서는 존재들의 삶을 재현이 아닌 방식이 필요하고, 그 삶을 현현시키기 위해서는 고증과 복원의 개념이 아닌 현재 시각에서의 재해석과 창조가 필요할 것이다. ‘환장지경’에서 보여주는 삶은 시공간이 거세된, 허무하고도 지루한 삶의 역설에 가깝다. 나약하고 여성/모성에게 의존적인 모습의, 삶의 미래를 향하지 않는, 현재에 파묻혀 있고 싶어 하는 양녕대군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고, 그의 옆에 그가 애원하다시피 매달려 차지한 여성, 표독스럽게도 보이고 그 속에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모습의 양녕대군이 납치한 前중추부사 곽선 대감의 첩 어리, 그리고 양녕대군의 정실부인(세자빈)의 소외/귀양의 삶, 또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 하는 그녀의 버림받은 삶, 그의 부하로..
-
우리 현실에 있어 '컨템퍼러리성'이란? : 2010년까지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김철리 예술감독)는 어떻게 판단/고찰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REVIEW/Theater 2011. 9. 13. 18:47
컨템퍼러리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예술에 있어, 나아가 정치에 있어 유럽중심주의의 그늘 하 시선의 재편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 예술의 발전 속도 흐름이 뒤쳐져 있다는 것은, 곧 이들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하는 묘한 불합리한 뉘앙스를 남기고 있다. 과연 컨템퍼러리성은 무엇인가, 동시대의 시각, 이 동시대가 누구의 것인가의 문제는 역설적으로 해외 컨템퍼러리라는 것을 이식해 들어올 때 생겨난다. 컨템퍼러리성은, 동시대성은 곧 시간이 우위에 있는 개념이지만, 장소‧문화 그 공고한 사람들의 의식과 사고방식 삶의 터전에서 유리되어 조각될 수 있는 개념인가. 그렇다면 컨템퍼러리성은 우리의 동시대성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는 이 하나의 컨템퍼러리성으로 지칭되는 것 같은 이 양태/흐름의 예술을 어떻..
-
연극 「됴화만발」 : 신화적 세계, 순간(죽음 망각)에서 영원(죽음 인식)으로.REVIEW/Theater 2011. 9. 13. 05:00
신화적 세계, 이곳은 어디인가의 질문에 선행하는 이곳은 무엇인가?, 곧 이곳은 어떤 질문에 소급되기보다 오히려 이곳이 주는 감각에 대처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여기는 어떤 한 시공간의 재현(다다를 수 없는 측면에서 이미 주어진)이자 현시(그 다다름의 지점이 이미 와 있기에 지금 펼쳐지는)가 오가는 특별한 공간. 이곳에 떨어진 소녀, 서술자로 변함, 그리고 (관객의 시선으로) 현실에 개입하기, 이와 같은 소녀의 시선, 말, 자리가 없다면 이 작품은 어쩌면 매개되지/보이지 못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노래의 기능, 허공에 울려 퍼지는 노래, ‘나는 간다네~’, 어딘가로 흐르는 주변자/ 서술자의 목소리, 무의식의 기제들, 곧 떠도는 것들의 이야기의 전제. 죽음과 삶이 맞닿아 있는 일, 비규칙적 신화의..
-
'경계로부터의 시각', 경쟁 부문 EX-Now 4 :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VIEW/Movie 2011. 9. 11. 15:19
무채색의 섬 The Achromatic Island(소피 토르센 Sofie Thorsen, Austria, Denmark/2010/B&W/15min/DigiBeta) : '세계 구성의 시지각 조건' 삶은 하얗고 검은 색 지각의 조건 ‘무엇을 보는가?’가 아닌 ‘어떻게 보는가‧보이는가?’의 질문, 곧 보통의 영화에서 카메라는 제 3의 눈으로 화면 바깥에서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투명한 존재라면 이 영화는 하얀색과 검은색 간 빛의 채도만이 이 세계를 구분 짓게 되는 화면/시선에의 필터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불투명한 존재로 자리한다. 사물은 명확치 않고 세계는 인공적이며 이 다른 하나의 세계의 장면들이 한 때 Fur섬인가의 색맹인 사람들을 표상해서 그 시선의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는 다르게 보이는 세..
-
박나훈 「되기되기되기」 리뷰 : ‘무대를 벗어나 다시 무대로 돌아오다’,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9. 9. 13:33
무대‧장르‧춤의 근원적인 ‘새개념’이라 함은 이것이 단순히 형식적 측면에서의 변화가 아님을 말하며 시작해 본다. 곧 새개념은 이것 자체를 완전히 또 새롭게 바꾸는 데 주안점이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무대‧장르‧춤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데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 무대‧장르‧춤의 모습을 가져가되 이것이 이전의 것과는 다른 어떤 것 곧 그것과의 간극을 벌이고 그 간극을 가져감을 의미한다. 곧 이것(무대‧장르‧춤)이되 이것이 아닌, 이것 같은데 무언가 차이가 있는, 그래서 이것이 과연 이것이었나 하는 질문을 안기는 것. ▲ 두개의 문(2010 모다페), 사진 제공=박나훈무용단, 박나훈은 자신에의 안무를 자신으로써 안무를 자신으로서 안무를 버림으로써 안무를 구현한다. 무대‧장르‧춤..
-
댄스씨어터 까두 「휘어진 43초 속의 여행자」 리뷰 : ‘과잉의 미디어 환경 속 신체의 재편’,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9. 8. 10:09
미디어로 편재된 세계와의 조우, 아니 그것의 충격을 주려 함과 폭력, 이 이후에 출현하는 신체는 시각에서 청각의 과잉으로 밀어 닥치는 실재의 물결에 기꺼이 자신의 동력을 쏟아 붓게 된다. 곧 사운드 기표의 과잉에 몸은 흐름과 속도의 주저함 없는 급물살의 하나의 움직임 흐름을 만들게 된다. ▲ 사진-댄스씨어터 까두 제공_시카쿠 공연(2010) 사운드는 하나의 실재 층위, 음악 층위를 단지 하나의 레이어를 추가하는 개념만으로 쉽게 혼재하고 배치한다. 이는 음악적인 하모니와는 상관없는 중층 레이어를 이루고 또 프레이징과 관계없는 우연성을 띤 구문적인 배치로써 몸을 조각한다. 곧 이 불확정적인 사운드의 접합, 엄밀히 말해 몇 개의 사운드 층위가 대위법적으로 흐르고, 이 가운데 하나가 두드러지는 시점에서 변환되는..
-
사다리움직임연구소 「하녀들」 리뷰, 옷장과 시스템적 삶의 함수REVIEW/Theater 2011. 9. 7. 06:32
눕힌 옷장에서 거의 모든 사건이 벌어진다. 옷장은 문이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벽이나 다름없다. 열 수 있지만, 엶은 닫음을 전제로 한다. 아니 닫힘이 더 자연스럽기에 열림은 닫힘에 종속된다. 그 닫힘에는 욕망이 있고 문을 통한 욕망의 통로가 있다. 욕망은 여닫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문을 열고 빠져 나오는 것이다. 이 문 닫힌 구조는 하녀들과 마담의 관계를 상정한다. 반면 옷장을 구성하는 것은 그 욕망들 그 안에 닫힌 채 놓여 있는 것들이다. 마담은 처음에 옷장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손을 맞닿아 억누르고 있고, 이는 그 손이 곧 빠져 나올 것임을 그 탄탄한 장력이 걸린 지점에서 알 수 있고, 그녀가 사라지고 난 뒤 하녀들의 마담 행세로 이어진다. 하녀(하인)와 마담(주인), 이 둘의 상관관계를 옷장의 여닫음..
-
② 개별 아티스트/기획자가 밝히는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공연들(기자간담회)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9. 5. 04:10
이경옥무용단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 ▲ 이경옥 무용단 대표 이경옥(사진 왼쪽) 영국의 사회적 폭동 가정의 붕괴 등의 최근 일련의 사건과 부모가 자식을 내다 버리는 역사 속 현실을 보면서 이 시대의 소외받고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또는 너무 과잉되어 있는 부모‧자식 간의 괴리감을 표현하고자 했고, 건축 전공 설치 작가와의 지속적인 작업을 함께 진행해 오고 있다. 현실 사회에 비교되는 극적인 것을 재밌는 요소를 들려 주고자 한다. 똥자루무용단「움직이는 프리젠테이션」 ▲ 똥자루무용단 대표 이성재(사진 왼쪽) ‘무용 공연 안 보시나요’가 부제로, 무용 공연을 어떤 기대를 안고 보는지 또 보지 않는지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물었다. 관객이 어떤 식으로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 너무 정답을 쫓아가는..
-
①'새개념' 컨템퍼러리성인가, 실험성인가?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기자간담회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9. 5. 03:50
지난 8월 19일 시작되어 10월 2일까지 계속되는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에서 '새개념'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혹시 정책에서 그 사용을 전유하다 다시 멈춰 버린/포기한 다원예술의 대치인가, 컨템퍼러리한 조류와 흐름을 의미하는가, 이는 한 장르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탈장르, 복합장르적 성격을 지닌다. 새개념은 개념화되는 순간 다시 지난 개념이 된다는 점에서 새개념은 그 자체로 아포리아다. 한편 어떤 것도 가리키지 않고-지난 날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한 지난 날의 것이 된다는 점에서, 과연 새개념 공연 축제에 들어오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 어떻게 선별된 것일까, 내지는 어떻게 이들에게서 새개념을 거꾸로 추출할 수 있는 것일까, 최치림 한팩 이사장의 말을 듣자면 새개념은 6..
-
똥자루무용단, 「움직이는 프리젠테이션」 리뷰 : ‘무용은 언어의 이해로 환원되는가!’, 『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REVIEW/2011 HanPAC 새개념 공연 축제 2011. 8. 29. 09:25
언어는 상징계의 일환, 법과 질서적인 성격을 띠고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단다. 반면 언어는 실재로 바로 내닫을 수 없고 치환될 수 없으며 모두가 의미하는 것 역시 두루뭉술하게 그렇다고 각자 생각될 뿐이다. 반면 춤의 언어란 어떠한가, 그러고 보면 굳이 춤에 언어로 설명을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언어를 벗어나는 사운드 실험의 측면이라면 몰라도. ▲ 똥자루무용단, 「움직이는 프리젠테이션」(2006,첫번째 돌출춤판)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똥자루무용단은 MC를 둠으로써 그의 설명 이후 공연을 보는 식으로 presentation의 형식을 차용한다고 하지만, 실은 ‘보여주기’, 직접적으로 맞닿는 게 아니라, 중개를 통해 중간의 과정으로 보여주는 re-presentation재현의 형식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