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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ia : [고래]>: ‘유토피아는 어떻게 가시화될 수 있는가’REVIEW/Dance 2019. 6. 25. 12:42
IntroE-conscious Dance Project의 (신희무 안무/연출)는 크게 대별되는 두 개의 신(scene)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신에서 다음 신으로 넘어감은 바닷속에서 그 바깥으로의 이동, 그리고 개체에서 사회로, 의태적 움직임에서 집단적 몸짓으로의 변화를 상정한다. 무용수들은 공간에의 분포를 통해 형태를 만들고, 이어 공간 속에서 사회적 신념 체계를 이야기한다, 또는 공간을 하나의 사회로 상정한다. 이후, 그에 대해서는 주로 움직임이라는 몸의 매체적 쓰임에 대한 묘사에 기초하기로 하자. #1.▲ 신희무 안무/연출, E-conscious Dance Projectⓒ김덕원[사진 제공=E-conscious Dance Project](이하 상동)인트로에서 신수연의 모습은 고래를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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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에서>: 책임질 수 없는 판타지!REVIEW/Theater 2019. 6. 20. 21:41
▲ (작,연출 박상현) 포스터 는 세월호 당시를 정리하고 죽은 자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차원에서 징후적이다. 이제는 그것을 거리를 갖고 볼 수 있는 시점에 이른 것일까. 결론에 이르러 ‘명왕성’은 그 죽은 자들의 발신지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로부터 그들의 안부가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애도 불가능성’이 소실되어 가는 작품은 그 자체로 비정치적이며 무지의 판타지를 구현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을 안긴다. 그러한 판타지를 통해 이 작업은 신파에 도달한다. 저 작업을 보며 울고 있는 당사자들을 부정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반대로 이 작업의 발신 방향이 즉물적으로 당사자성에 쉬이 기대고 있음으로 되돌이켜 그 의도를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곧 그러한 위로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그 방식과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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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천에는 똥이 많다>: 뛰어난 공간(에의) 감각, 문학적 소실점, 그리고 현재에 안착하기REVIEW/Theater 2019. 6. 20. 21:27
공간, 형태, 세계관의 연장 ▲ 드레스 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이하 상동) 를 구성하는 공간은 블랙박스의 형태를 비껴나서 작품의 세계의 면모를 구성한다. 또는 역설적으로 그렇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공간에의 경험이 말과 캐릭터와 이야기를 파악하는 데 있지 않도록 무대는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캐릭터와 말을 포함한 소리가 그 공간을 더듬어 나가는 것이 이 작업의 과정이 된다. 마지막에 이르러 주인공(화자)의 “거대한 오욕의 세계”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는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문학적 서술 방식을 띤 탓에, 그리고 중간 중간 구체적으로 주인공 내면의 목소리가 3인칭 시점으로 전환되는 탓에 현실은 그 바깥이 되고 내면은 파악되어야 할 중핵이 되는데(현실에 위치한 인물들은 바깥으로 전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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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리얼리티(의 마법)를 관찰하기REVIEW/Theater 2019. 6. 16. 13:12
▲ 제프 소벨, [사진 제공=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회](이하 상동)) 은 무대 위에 하나의 집, 한 면이 전면에 드러나게 집을 짓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속살을 마치 관음증처럼 드러낸다. 가령 옷 갈아입을 때나 화장실을 쓰거나 샤워를 하는 장면에서 누드는 빈번하게 출현한다.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인데, 이것이 그야말로 보통의 우리가 집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전제가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계속 사라지고 나타나며 지속된다. 그러니까 건축과 해체, 이사가 크게 하나의 사이클을 그리기는 하지만 그 단편들은 삶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고저 없는 동일 차원으로 반복된다. 그러니까 이 과정의 서사가 인물들에게서(개별적인 목소리나 관계에서) 오기보다는 시간의 변화라는 큰 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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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또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동기화(봉합/간극), 그리고 또 다른 서사 가능성REVIEW/Theater 2019. 6. 16. 12:50
▲ 라꼬르도네리 [사진 제공=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회](이하 상동) 는 제목과 같이 ‘백설공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고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작업은 우선 스크린에 현장 더빙과 연주가 더해진다는 사실이 전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음악극이라는 축제 자체의 장르적 명명 속에서 한층 미묘하게 접힌다. ‘음악-극’, 곧 음악으로도 연극으로도 수렴되지 않는, 반면 그 둘을 더하는 것으로도 구성되지 않는 장르의 예외적 개념이랄까.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원래의 소리를 삭제한/음소거한 스크린을 본다는 것은, 그 스크린이 온전하거나 그 자체로 충만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스크린 속 인물의 입과 그 바깥의 소리를 일치시키려 애쓰는데, 이는 단순히 연습/훈련을 통한 뛰어난 퍼포머들의 동기화에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