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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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매칭 프로젝트 제26회 생생 춤 페스티벌》(240922) 리뷰REVIEW/Dance 2026. 1. 19. 20:51
김유미×오르난댄스컴퍼니의 〈Childlike〉는 무용수들이 지닌 젊음의 특징을 작품의 형식으로 고스란히 전환하는데, 패션은 그 물리적 특징과 차이의 기호학으로 적용된다. 파란 정장에서 하얀 티셔츠로의 변화는 해방과 일탈의 의미로 부상한다. 상의를 벗어 던지고 베개를 던지고 환호성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모습은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공간을 만든다. 말하듯 표현되는 보컬 아래, 정장의 움직임들이 세련됨의 기호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전환의 구문은 앞선 시간을 손쉽게 전복하고 탈환한다. 김민×KARTS무용단-Choreography의 〈BARCODE〉는 앞서 다룬 바 있는 작품으로(https://www.artscene.co.kr/1923), 이번에는 그 길이를 줄여서 진행되었다. 대중을 상대로 한 서커스의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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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매칭 프로젝트 제26회 생생 춤 페스티벌》(240921) 리뷰REVIEW/Dance 2026. 1. 19. 20:43
《안무가 매칭 프로젝트 제26회 생생 춤 페스티벌》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대규모로 출현하는 무용수, 그리고 연달아 작품이 소개되는 가운데 특별한 무대 장치를 동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작품 주제와 상관없지만, 작품의 형식을 결정하는 물리적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수많은 인원을 다루는 쉬운 방식은 통일된 안무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 무용수들의 차이보다는 동등함을 요청하며, 그 결과, 힘의 공식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그 춤의 구현이 개별자에게 어려울 수 있음에도 결과적으로 이것을 보는 이의 관점에서는 그 춤은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다. 동일한 욕망을 좇는 이들의 사유 없는 행위 양식은 어떤 의심 없이 명쾌하다. 그 동일함의 양태는 실상 당연한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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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새 작/연출, 〈시스터 액트리스〉: 미래를 위한 역사로의 잠입REVIEW/Theater 2026. 1. 19. 20:31
‘중세 시대의 수도원에 위장 전입한 로봇 수녀가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으로부터 〈시스터 액트리스〉는 출발한다. 이 가정은 극에서도 하나의 모티브로서 그 주변을 맴도는 네 명의 수녀와 한 명의 이야기꾼을 통해 보존된다. 〈시스터 액트리스〉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로봇은 등장하지 않으며, 그것은 거꾸로 로봇 서사를 재현할 임무가 그 주변에 자리한 수녀들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로봇과의 관계 속에서 변화되는 캐릭터의 양상과 함께 주어지며, 따라서 로봇을 제외한 여타의 존재들은 상호 관계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 유동적인 실체로 자리하는 한편, 그 관계의 이전을 통해 초점은 그들 자체로 옮겨간다. 곧 “세인트스완”으로 불리는 액트리스원(“시스터 액트리스”)은 이야기 안에 존재하되 등장하지 않는 대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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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연출 김예은, 〈이 세상 말고〉(2024): 상상적인 그러나 실재적인…REVIEW/Theater 2026. 1. 19. 20:20
16살 이언과 키코, 두 사람이 자신만의 아지트 안에서 학교 테러를 기도한다. 키코는 학교에서 왕따가 돼 괴롭힘을 당하고, 이언은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탓에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역시 도피처가 되지 못한다. 아지트는 둘만의 테러에 대한 계획과 작전, 모의 시뮬레이션의 주요한 장소일 뿐 아니라 괴롭힘의 사실들을 상기하고, 선언문을 함께 읽으며 테러의 의식을 고취하고 체현하는 한편, 테러로 인한 절멸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둘만의 임시적이고도 최후의 안식처로 자리한다. 〈이 세상 말고〉는 세상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 무기력한 삶의 자각과 포기로서 운명 공동체의 협약을 맺은 둘의 자살과 사회에 대한 테러가 실현될 운명의 시간으로부터 측정된 현재 그 둘의 상태, 행동, 의식의 흐름을 좇아 나간다.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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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주의(최치원×김서영), 〈그린 폴터가이스트〉: (외)화면을 벗어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6. 1. 18. 23:11
〈그린 폴터가이스트〉는 녹색 크로마키 전신 수트를 입은 배우(심민섭)의 등장으로 제4의 벽을 깨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그가 한결같이 포문을 여는 말은 “원래대로라면…”으로, 그에 따르면 이것은 영화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곧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영화로 구현되기 전의 촬영 현장으로, 영화를 선취할 일부로, 원래대로라면 볼 수 없는 것, 새로운 이미지가 덧대어지며 지워져야 할 것들이다. 따라서 원래대로라면 이것은 미래로의 가능성의 목적 아래 있는 잠재적 영역으로, 그것이 드러날 때, 곧 시각적 불가능성이 전도될 때 그것에 대한 본래의 통제 영역을 잔여의 초과된 실재가 가로지르기 때문에, 이곳은 불필요한 것―보지 않아도 되는 것―에서 관음증적 영역―(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것―으로 뒤집힌다. 그것이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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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_롤란트 쉼멜페니히/ 연출_윤한솔,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 서사는 어떻게 시작되고 또 시현되는가에 대한 여정REVIEW/Theater 2025. 11. 12. 16:19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에서, 독일어로 인류세(Anthropozän)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Polis)를 결합한 조어인 안트로폴리스는, ‘프롤로그’와 ‘디오니소스’, 두 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그 사이의 인터미션 20분을 포함하면 3시간에 가까운 상연 시간으로, 대규모 무대 세트, 디자인된 자막과 핍진한 이미지들, 그리고 실시간 영상이 중계되는 중앙의 커다란 막, 라이브 밴드와 18곡의 곡목, 18명의 배우의 연기와 노래, 춤은 총체적인 종합예술로서 연극 무대를 선사한다. ‘프롤로그’가 도시 테베가 설립되고, 그 설립자인 카트모스의 딸 세멜레와 제우스 사이에 생긴 디오니소스의 탄생 신화까지를 다룬다면, ‘디오니소스’는 디오니소스가 테베에 도착하고 난 후,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축제를 거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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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 〈묵티〉: 영속적인 이주민으로서 삶 혹은 끊임없이 유동하는 신체에 대하여REVIEW/Theater 2025. 11. 12. 15:52
〈묵티〉는 이주민, 난민으로 표상되는 존재들을 신화의 기원적 존재로 위치시킨다. 또는 신의 형상은 이주민의 현재적 삶으로 전환된다. 산스크리트어로 ‘해방’이라는 뜻의 ‘묵티‘는 먼곳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이주민들의 몸을 빌려 이따금 나타나는데, 이는 자막에서 단지 몸을 지닌 본래 그들의 이름으로 처리된다. 하나의 영혼과 다른 하나의 신체의 만남에서 신체가 우선함은, 그것이 비가시적인 것을 현실로 처리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리고 영혼과 신체의 이원설을 주장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신체 자체가 진정 중요하다는 걸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결국 멀리서 온 존재인 것처럼 가까이에 있는 이가 타자성으로서 나에게 머물러 있었음을 깨닫는 지점, 곧 구원이 초월적 신의 현실 너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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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길, 〈초록이가 거짓말을 하면 우린 모두 박수를 치는 거야〉: 연극이라는 외양은 현실에 대한 망각적 진리를 시현하는 것…REVIEW/Theater 2025. 11. 5. 14:17
〈초록이가 거짓말을 하면 우린 모두 박수를 치는 거야〉(이하 〈초록이〉)에서 극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면, 초록이가 꾸었다며 들려주는 ‘갈색수염을 입은 북극곰’ 이야기로, 사냥을 하러 온 인간인 갈색수염을 죽이고 이를 뒤집어쓰고 그의 외양으로 인간 세계에서 살아가는 북극곰이, 알고 보니 주변의 모든 인간이 북극곰이 위장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진짜 요지는 그들 모두가 북극곰이었다는 사실에서 나아가 그만 빼고 모두가 그 위장에 대한 사실을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놀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북극곰과 인간 사이의 공통의 지점이 그 존재적 본질을 구성하며 연결될 수 있는, 어떤 신화적 시간을 가리키는 ‘대칭성 인류학’적 진리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일종의 위장된 존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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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판야무, 〈누수〉: 세계를 메우고 매듭짓는 존재의 기약 없는 몸짓들REVIEW/Dance 2025. 11. 4. 22:18
‘누수’는 물리적 현상으로, 어떤 구조의 손실, 구멍, 빠져나가는 것들을 의미한다. 이는 그 구조의 와해라기보다 누수를 갖는 구조 자체로 새롭게 정의될 수 있다. 〈누수〉는 이 누수를 나로부터 찾는데―“나에게서 새어나오는 것”―, 이것이 더 큰 세계의 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을 탐색하는 것으로 외부와의 연결성을 추구한다―“이것은 어디로 흘러 무엇과 만나지는가.”. 여기서 ‘누수’는 심리적 차원의 메타포로 이해되어야 하는가 하면, 무엇보다 〈누수〉의 즉물적인 표현의 층위에 의거해 일차적인 의미로 그 단어 자체에 접근하는 것이 맞는다고 보인다. 무대 곳곳에는 테이프가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 있다. 그 중앙부로 온 남자(금배섭, 등장인물들은 크레디트상에서는 모두 “누수공”으로 기재된다.)은 위아래로 시선을 규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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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유인매장〉: 유인(誘引)하는 유인(有人)들로서 극장REVIEW/Theater 2025. 11. 4. 22:12
〈유인매장〉은 실재의 오프라인과 넷상의 온라인이 연동된 〈유인매장〉은, 무인매장을 특정 스케줄표에 맞춰 “출연/노동”자를 그것에 투입하는 것으로써 유인매장으로 전유하는 한편, 온라인상의 중개와 개입을 통해 이를 다시 전유한다. “서울 강북구 번동 470-1 1층 무인아이스크림할인점 아가 변동점”이라는 실제 장소를 기준으로, 그와 연동된 웹페이지가 여러 차원에서 연속적으로 상황을 기록하고, 또한 유저 역시 로그 기록을 남기며 참여 가능한데, 이는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으로 연장되는, 일종의 스트리밍 연극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는 장소 일부만을 비추는 매우 해상도 낮은 카메라 렌즈를 경유하며, 그 장소에 대한 결여된/불충분한 시선과 텅 빈 제스처를 드러낼 뿐인데, 따라서 그 밑에 따라 오는 출연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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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관, 〈이빨, 다리, 깃발, 폭탄〉: 미소한 사적 자리로부터REVIEW/Movie 2025. 11. 4. 22:02
백종관 감독의 〈이빨, 다리, 깃발, 폭탄〉(이하 〈깃발〉)은 감독 자신이 모은 라디오 방송 아카이브와 영상들에서 각각 추출한 사운드와 이미지를 결합해 만든 작업으로, 그 둘은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데, 이는 라디오를 듣는 이의 시점에서 그 앞에 펼쳐진 것들에 결부되려는 어떤 시도로서 그 이미지들을 눈여겨보게 하지만, 그 간극은 라디오가 가진 본래적 장소성, ‘보이는 라디오’가 아닌, 듣는 이의 고유한, 특정한 장소성으로 환원되는 그 장소의 차원을 근본적으로 상기시킨다. 더 정확히는 전혀 뒤늦지 않은, 동시적으로 합성되는 이 이미지의 자의성이 필연적인 가운데, 그 목소리는 그와 상관없이 명확하게 보존된다라는 라디오의 하나의 장소와 두 개의 몸―들리는 몸과 보이지 않는 몸―을 〈깃발〉은 따라간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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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 불탄 것들을 향한 아카이브 충동과 역사적 얼룩들REVIEW/Visual arts 2025. 11. 4. 21:54
김성환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에서 한국과 하와이를 연결하는 근대의 역사적 시공간에 대한 방대한 인용, 너머를 재기입하기 위한 바깥의 여러 참조 체계를 구성하는 것, 수많은 자료의 병치를 경유하는 느슨한 환유의 기술은 일차(원)적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직접 말한다기보다 무언가가 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료로 남는다, 또는 자료는 작품을 초과하는 작품이 된다. 캡션이 붙지 않는 자료들, 또는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에 끼워 넣어진 작품 곁의 좌대들은 더욱 복잡하게 전시의 지형도를 그린다. 그 가운데 자료는 작가를 통과한다. 따라서 그것은 2차적 표현을 위한 유예되는 질료 같은 것이며,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형식을 이룬다―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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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수평선 옆에 (여전히)〉: 진동하는 서사 혹은 시각REVIEW/Theater 2025. 11. 3. 01:29
이민진의 〈수평선 옆에 (여전히)〉에서 누드는 지배적인데, 이는 어떤 ‘수평선’을 상기시키는 서사의 시작과 연결된다. 누드는 그 서사의 일부로서 튀어나와 그 서사를 완성시키는 보족물이자 수행적인 신체의 매체적 전환으로서 그 서사를 찢고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누드는 또 다른 이야기에 대한 반향, 처음의 순전한 픽션이 아니라 두 번째 다큐멘터리적 기록의 차원에 대응하는, 감각의 차이를 가진 똑같은 춤의 반복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옷을 하나씩 벗어가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어느 해변에서 뒹구는 남녀를 조심하라는 조언을 듣고 걷던 안무가의 일행이 급작스럽게 마주친 누드로 배낭을 멘 남자를 먼저 실루엣으로 식별할 즈음에 이르러, 작가는 거의 누드를 완성한다. 그러니까 누드에 대한 (경험의 외양을 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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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람, 〈순희, 영숙, 연수-ㄴ〉: ‘엄마’를 호명할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REVIEW/Theater 2025. 11. 3. 01:09
〈순희, 영숙, 연수-ㄴ〉은 ‘엄마’를 직접적인 대상으로 추출하고 또한 개념으로서 사유하고자 하는데, 출연하는 세 배우, 이우람, 정혜민, 이 청이 각각 소환한, 조순희, 이영숙, 전연수/임연순―전연수의 (시)어머니―이라는 자신들의 어머니를 마주하고 서사를 구성해 분배하는 방식은, 후반 이 셋이 이루는 가족의 방식과 토대에 대한 탐구로 선회한다. 이는 아마도 연극의 실질적 출발점이 ‘엄마’가 아닌, 그것을 모티브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합의에 이른 세 배우의 관계성에 있음이 착안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순희, 영숙, 연수-ㄴ’은 우람, 혜민, 청으로 다시 바꾸어 쓸 수 있을 텐데, 이 셋이 자신들의 엄마에 다가가고자 한 부분에서 드러나는 건 이들 자신으로, 또 그 과정에서 논의와 실천을 함께 하는 작업 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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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령은, 〈swallow swallow quick quick〉: 춤에 대한 망각 혹은 메타 학습REVIEW/Dance 2025. 11. 3. 00:56
렉처, 전수, 학습 권령은 안무가의 〈swallow swallow quick quick〉(이하 〈swallow〉)은 한국 컨템퍼러리 댄스의 역사와 무의식에 대한 보고(서)와도 같은데, 명료하고 분석적인 서술에 입각한 연대기적 차용의 형식은 근본적으로 부정된다기보다 춤의 형식으로 승화된다. 그리고 이는 그 춤이 무엇이라는 지시 아래 성립한다는 점에서, 〈swallow〉는 일종의 춤에 관한 렉처 퍼포먼스라 볼 수 있다. 이는 춤에 대한 특정한 시간의 형식 아래 기입되는데, 춤이 주요한 전거로 드러나는 가운데 그에 대한 말은 그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선제적으로 또는 사후적으로 그 춤을 의미로 획정한다는 점에서 주요하다. 결과적으로, 컨템퍼러리 댄스라 불리는 일군의 춤을 ‘학습’한다는 차원에서 그것이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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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코스믹 댄스〉: 우주인의 시점을 경유한 춤의 재활성화REVIEW/Dance 2025. 11. 3. 00:51
정지혜 안무가의 〈코스믹 댄스〉는 우주에 보낼 춤을 관객이 직접 실시간으로 투표해 그 결과를 두 명의 무용수가 구현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설문은 모두 두 개의 선택지에서 주어지며, 선택되지 않은 다른 한 춤이 어떤 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점에서, 엄밀히 관객은 ‘그’ 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이미지 혹은 단어가 이러한 춤이었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 반대편의 춤이 어떤 춤일 것이라는 상상에서는 가로막히게 된다. 그러니까 〈코스믹 댄스〉는 우주로 보낼 춤이 순간적인 판단에 의해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일종의 선택에 대한 자유가 제약된 상상력과 선택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우주에 보낼 춤’이 대중의 무지하고 무심한 판단과 제도의 허술함과 성의 없음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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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 역사에 대한 몇 가지 태도들 혹은 방식들REVIEW/Visual arts 2025. 11. 2. 23:43
초과되는 것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는 사회적인 것을 미술로 불러오는데, 이는 그 대상일 뿐만 아니라 주체이기도 하다는 점―이는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에서 나아가 그 비중이 오히려 역전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어떤 현상으로 되비추어 보게끔 한다. 특히 전면에 나와 있는―역설적으로 사회와 명시적인 관계를 맺는 것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작업은 물리적으로 후면을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해, 제주4·3평화재단,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에 이르는 주체는 “작가”가 아닌, “협업기관”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사실상 동등한 참여 주체로 명시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른 강을, 타자를 바라보는 주체, 그것을 활용하고 또 이용하는 주체는 ‘우리’ 곧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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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해금을 켜는 사슴》: 과도기적인 작업 혹은 시간성REVIEW/Visual arts 2025. 11. 2. 23:30
조영진 작가의 《해금을 켜는 사슴》은 반구대 암각화의 모티브를 가져오되 이를 동학의 이념들을 산출하는 방법론적 양식으로써 활용하는데, 투박하고 명확한 선분들로 새겨진 기호들의 배치, 생명의 묘사와 압축의 표현 방식을 보이는 암각화의 형식은, 오목하고 볼록한 평평하지만은 않은 동시에 결과 살, 선분을 지닌 비정형적 평면으로서 석벽이라는 지지체라는 특징에 조응하고 결부되며 지지되는데, 곧 내용적 유비, 곧 형상을 싸고 있는 이 배경의 특질을 그 형상과 함께 어떻게 회화적으로 처리하느냐가 실은 까다로운 부분이 되며, 조영진의 추상회화가 본질적으로 형상에 대한 독해, 재현의 차원에 수렴되지 않고 그 매체의 독자적인, 독립적인 분기를 이룰 수 있느냐의 분기가 된다. 대부분의 작업들에서 형상과 배경은 뚜렷하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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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려진, 《플라스틱 풀과 물고기의 영역》: 체현되고 감각되고 변용되는 그것REVIEW/Visual arts 2025. 10. 29. 00:52
이려진 작가의 《플라스틱 풀과 물고기의 영역》은 유년 시절의 응결된, 해소되지 않은 한 기억을 모티브로 그것을 작업으로 재승화하는 시도로, 그 기억은 이른바 내밀하고도 사적이며 투박한 양상을 띤다. 키우던 두 마리 거북이를 봉선사 연못에 방사한 것이 그것으로, 거북이가 바다로 향할 것이라는 소망은, 합리화의 기제는 〈바다로〉(2025.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00:04:32. 제작 및 편집 협업: 구은정.)의 바다로 나아간 마지막 장면에서 결정되는데, 여기서 동인천 근방과 여러 장소가 영상에서는 물론, 전시 곳곳의 작업의 소재로 차용된 건, 봉선사 연못-거북이-홍제천-바다의 연접 관계에 더해 다시 인천을 추가하는 또 다른 비약에 다름 아닌데, 그리고 이는 어쩌면 그 반대의 출발점, 곧 인천을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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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타고타고〉: 나와 대상과의 무한하고도 가까운 거리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5. 10. 28. 00:13
유수연의 〈타고타고〉는 미얀마 거리, 함박마을, 차이나타운의 순으로 인천 동구의 외국인 마을을 차례로 들르는 이동형 퍼포먼스인데, 각 세 장소에는 그곳 지역에 대응하는 세 명의 외국인―포툰(35, 미얀마), 구잘(70, 우즈베키스탄), 주희풍 역(50, 화교 3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영상이 있고, 이는 이동 과정에서 개별 시청이 권장되지만 현장에서 임시 거점 장소에서 역시 상영되는데, 그 셋에 해당하는 “입자”―심창훈, 유은재, 홍서연―가 퍼포머로서 자리하지만, 발화로서 연장되거나 하지는 않으며, 그 결과, 영상이 마치 각자의 ‘그’의 시선을 체현하는 것처럼 그가 사는 지역의 풍경만을 비추듯, 그 입자 역시 풍경의 한 기호를 이루는 데 그친다. 따라서 서사는 현실의 차원을 추출하되 재현하거나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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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폭발하는 구멍 작은 것이 커질 때〉: 이미지로 수렴되지 않는 움직임REVIEW/Dance 2025. 10. 20. 16:37
춤은 온전히 이미지로 수렴될 수 있는가. 또는(그것이 불가능한 차원임을 전제한다면) 그 반대편에서 이미지가 아닌 온전히 시간일 수 있는가. 사실 임은정 안무가의 안무의 출발선상은 모든 움직임이 재현의 움직임, 곧 그것이 춤으로서 어떠한 의심도 할 수 없는 명증한 이미지들이 되는 것에 대한 반-테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이미지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텍스트가 아닌 시간을 상정할 수 있는 건, 결과적으로 임은정의 시공간은 춤의 소멸 직전을 향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두드러지는 건 극소의 춤으로서, 그로부터 어떤 멈춘 시간 자체가 체현되기 때문이다. 임은정이 생각한 움직임은 무언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뺐을 때 얻는 효과에 가깝다. 원래 움직임이 (전형적인) 움직임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인지되게끔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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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빨강도마뱀, 〈먹태깡에 대한 명상〉: 세계로의 확장, 그리고 내면으로의 재반환REVIEW/Theater 2025. 10. 20. 16:09
극단 빨강도마뱀의 〈먹태깡에 대한 명상〉은 먹태깡의 주요한 원물(元物) 하나 하나를찾아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데, 이는 다섯 명의 배우를 포함한 창작의 과정 자체이기도 한 점은, 5장을 한 명의 배우가 각각 한 장씩 주도하여 전개하는 규칙 안에서 자기 지시성을 띤 발화의 형식으로 드러나는데, 이와 같은 특징은 역할이 따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그 만드는 과정 안에서 본래적 자기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 연극의 한 예시로 드러난다. 먹태깡의 원물들은 이들이 리서치와 답사를 통해 찾아 나서는 시도 안에서 조명되게 되는데, 이는 명태, 밀가루, 설탕, 시즈닝, 팜유 순으로 진행된다. 이 원물의 여정, 그것이 과자 한 봉지에 담기기 위한 이동의 경로는 미국의 세계적인 초대형 기업 카길을 인터넷 지도상에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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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컴퍼니, 《모내기》_배현우, 이소진, 천영돈, 김희준REVIEW/Dance 2025. 10. 20. 01:15
배현우 〈SYSTEM IDLE〉: 극장이라는 규칙을 시험하기배현우 안무가의 〈SYSTEM IDLE〉은 공연의 규약을 공연 안에 반영시킴으로써 실질적인 공연 외부의 규약과의 혼선을 일으키는 전략을 꾀하는데, 이를 컴퓨터상의 CPU의 사용되지 않은 자원, 유휴 시스템의 퍼센트를 나타내는 ‘시스템 유휴 프로세스(System Idle Process)‘에서 가져온 개념으로써 일종의 시스템에 대한 사고 차원에서 공연과 공연 바깥의 경계를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SYSTEM IDLE〉에서 그 시작과 끝에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극장 입장과 동시에 공연이 시작됨으로써 그리고 공연의 끝을 앞당겨 지정함으로써 공연으로서 경계가 명확해지는 것이다. 가령 객석 입구 두 곳에서 검은색 고무줄 머리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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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풍경설계》: 과도기적 차원에서 본 해체적 분열의 심상REVIEW/Visual arts 2025. 10. 20. 00:16
김보경 작가의 《풍경설계》에서 우선해서 들어오는 건 파편들로서 이미지다. 파편은 조합이 아닌 재조합을 경유할 수밖에 없는데, 온전한 하나의 상을 파편으로 분절한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것들을 하나로 공존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그것은 새로운 원본을 구성하는 동시에 그 새로운 원본의 솔기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곧 파편들의 불연속적인 나열이라는 재조합의 결과는 이미지의 형해화 또는 종합과 포획이 힘든 이미지가 주는 조망이 불가능한 사태이다. 곧 파편은 이미지의 부분적인 전개를 나타내지만, 재조합은 이미지를 엮기보다는 파편 자체로 되돌려 준다는 점에서, 파편은 고유한 것으로 남는데, 곧 불완전한 무엇이거나 온전하지 못한 무엇의 정체성 안에 발산의 기호로 자리하게 된다. ‘풍경설계’라는 조어처럼 풍경은 설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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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푸름 안무, 〈관객, 되기: 떨어진 감각을 이어 붙이기〉: 관객이라는 선두, 관객의 이전 그리고 너머REVIEW/Dance 2025. 10. 19. 23:52
윤푸름 안무가의 〈관객, 되기: 떨어진 감각을 이어 붙이기〉(이하 〈관객, 되기〉)는 별도의 퍼포머의 등장 없이 관객을 그 자리에 대신 놓는데, 이는 관객이 어떤 것이 되는 것 이전에, 관객 옆(,)에 ‘되는 것’이 놓이며, 그 사이의 간격을 관객의 선택지에 두는 방식을 택한다. ‘되기’ 앞에는 필연적으로 무언가로의 이행이 명시되는데, 그것이 소거된 상태는 이 극장의 기이함이 연유하는 비어 있음의 질서, 시간, 체계가 가리키는 의지, 이념, 철학을 가리킨다. 마치 관객-되기에 대한 작은 혼란 혹은 혼선을 안기면서, 명시되지 않는 되기의 주체의 자리에 먼저 관객을 제시하는 이 같은 제목상의 유희는, 관객이 되기의 주체가 아닌 동시에, 되기의 주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그 단서이면서, 부제를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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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우, 《녹색은 잎으로》: 사물, 지층, 시간으로서 회화REVIEW/Visual arts 2025. 10. 19. 23:19
정석우 개인전, 《녹색은 잎으로》(2025년 8월 23일~9월 20일, 드로잉룸.)는 두 개의 대형 작업과 그 밖의 작은 작업 일곱 점을 포함한다. 따라서 동명의 회화 시리즈 다섯 점은 대형 작업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그 질적 차원에서 복잡한 구성과 다양한 색과 형식적 시도가 총체적인 차원으로 출현하는 대형 회화의 특별한 가치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이를 전제로 하면, 그리고 좀 더 이르게 도착해 보자면, 다섯 점의 〈녹색은 잎으로〉 역시 어떤 하나의 총체의 일부로서 자리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어떤 더 거대한 세계의 일부로서 단지 드러날 뿐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는 이 작업들이 그것이 작든 크든 간에 하나의 독립된 회화로서 어떤 선형적 구성과 배치의 경로를 전적으로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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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직, 〈착생 안티 식물 고네〉: 『안티고네』라는 매개REVIEW/Theater 2025. 10. 19. 22:57
이성직의 〈착생 안티 식물 고네〉는 착생 식물이 공간 전체를 장식하는 하나의 무대가 되는 환경 아래에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에 등장하는 안티고네의 서사를 파편적으로 전개해 나가는데, 이는 안티고네와 착생 식물의 형태소 차원에서 언어적 분절과 재조합을 통해 두 개의 단어가 갈라지며 주렁주렁 하나의 신체로 기이하게 엮이는, 또는 환유되는 명명에 대한 구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안티고네를 착생 식물로 비유하는 하나의 착안이 전제되며, 이 같은 명명은 두 사람의 시차를 둔 두 단어에 대한 호명으로도 볼 수 있을 텐데, 〈착생 안티 식물 고네〉에는 공교롭게 두 명의 “퍼포머”가 등장한다. 이 둘은 희곡을 다만 읽어낼 뿐이다. 반면, “안티고네”는 따로 있는데, 그는 처음 중앙의 착생 식물로부터 떨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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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작, 〈안젤리나 졸리 따라잡기〉: 여성에게 허락된 의무(?!)REVIEW/Theater 2025. 10. 19. 21:45
〈안젤리나 졸리 따라잡기〉는 가슴 재건 수술을 1년 앞둔 여성 문솔의 경험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방식을 택한다. 작가의 자전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공연은 유방암에서 실리콘 가슴 재건 수술로 이어지는 단계를 필연적인 옵션으로 선택하고 마는 여성의 신체적 경험의 특수성 ‘너머’ 사회적 시선의 작용을 파고드는데, 이는 가슴을 가진 매력적인 신체의 여성이라는 상징 언어와 문솔의 꿈을 지배하는 상상적 영역의 관계가 절대적으로 상응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문솔이 꾸는 꿈은 현실의 영역만큼, 그 이상으로 그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반영되는데, 안젤리나 졸리와 얽힌 꿈은 무의식적이라도 분명히 신체 체현적인 무엇으로, 상상계의 영역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거꾸로 상징계의 이데올로기 작용과 결부된 실제적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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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 〈슬라임〉: 해방적 주체를 향한 경로REVIEW/Dance 2025. 10. 19. 21:40
슬라임적 움직임 점액을 가리키는 슬라임(slime)은 대표적으로 〈슬라임〉에서 좌우를 오가는 끈적거리는 움직임의 요체에 부합해 보인다. 즉물적이고 일차적 차원에서 점성이 있는 유체를 체현하는 수평적 차원의 움직임이 있고, 이는 기본적인 차원의 움직임 메소드로서 몸의 토대가 되며, 대체로 군중적이고 집단적인 모습으로 발현된다. 그리고 이는 다시 수직적 차원에서 하늘을 보며 손을 뻗는 구원과 환희의 제스처로 급작스럽게 승화된다. 직접적 양태를 구축하는 움직임의 형식은 몇 개의 질적 변환의 절차 안에서 그 양태가 갖는 내용으로서 코드로 이전되는데, 그중에서도 이 전자와 후자의 움직임의 도상적 차원의 대립과 (극적) 차이는 주제가 가진 하나의 메시지를 구성한다. 결국, ‘슬라임’적 움직임은 무엇인가에서 그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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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일기〉: ‘그들’을 불러오는 방식들REVIEW/Theater 2025. 10. 19. 21:37
〈산재일기〉는 각종 산업 재해의 피해자들, 그 주변의 여러 이해 당사자 및 관계자 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다. 소속 및 지위가 함께 표기된 이들의 이름이 극장 전면에 띄워져 있고, 암전과 함께 나타나는, “2,080 / 122,713”은 2021년 산업재해 사망자 수와 재해자 수로, 산재보험을 받은 인구, 법망의 테두리 안에서 등록된 인구에 해당한다. 〈산재일기〉는 이 숫자의 바깥을 향하는 동시에 이 숫자 자체를 비판하는데, 전자는 이 숫자에 포함되지 않을 수많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을 하나의 범주로 조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후자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그 존재들의 발화를 경유해 이 숫자의 다분한 관념성과 피상성을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숫자가 무언가를 확인시키면서 다른 많은 것을 (내용적으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