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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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로미오와 줄리엣 3〉: 실재라는 환상성REVIEW/Theater 2026. 6. 26. 13:56
장소: 실재와의 거리 〈로미오와 줄리엣 3〉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로 올리는데, 무엇보다 5막 2장으로 이뤄진 희곡의 각 장을 음원들로 만들어 틂으로써 일종의 “리스닝 파티”의 전반적인 형식을 취하게 된다. 이때 희곡의 내용은 AI가 만든 음원의 가사로 압축되며, 특정 곡들의 장르와 고유성에 입각한 음악의 청취 안에서 그 가사 역시 자리하며 풀려나오는데, 그것은 또한 스피커의 물리적 위치를 가시화하는 소리이며, 거기에는 일종의 시각적 동조 작용을 일으킬 만한 존재의 이미지가 투여될 수 없이 그것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그것도 대개 빽빽하게 가지고 있음이 자리한다. 이 결정적으로 ‘빈’ 무대에 울려 퍼지는 소리들은 먼저 입구 쪽 아래에 위치한 조명 디자이너 안성현에 결착된다. 오퍼석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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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재, 〈오:O〉: 기원들을 향하여…REVIEW/Music 2026. 6. 26. 13:56
박우재의 〈오:O〉는 〈점〉, 〈번짐〉, 〈숲을 지나온 바람 이야기〉, 〈이상변이〉, 〈오름〉 순의 다섯 곡의 연주로 구성됐으며, 황태인, 김남진, 김매자 무용가의 출연, 국립국악관현악단 청년오케스트라(문화예술인턴단원·청년 교육단원)의 연주(조다은 지휘), 정가의 구민지 등이 참여했다. 〈오:O〉는 매체적인 혹은 장르적인 협업을 통해, 그리고 거문고라는 매체 자체의 실험을 통해 공연은 감각적이고 의식적인 경로를 제시하고자 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음악을 일종의 근원적 질료이자 물리적 매질로 비유할 수 있는 짧은 단어들로 이뤄진 제목들―가령 중간의 〈숲을 지나온 바람 이야기〉를 제한다면―로 그 매체 실험적 특성을 짐작할 수 있는 한편, 그리고 다시 〈숲을 지나온 바람 이야기〉를 거쳐 미시에서 증폭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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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극단,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에 대한 메모: 역사의 매개로서 형식REVIEW/Theater 2026. 6. 26. 13:56
보편적극단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이하 〈닐 암스트롱〉)는 조작 간첩 사건의 피해자들을 다룬다. 네 명의 실제 인물(의 대리물)들에 대한 인터뷰라는 형식을 경유하는 (착한) 증언의 양식으로부터 억울한 이들의 말을 듣는다라는 행위가 청자―인터뷰어―의 반영적 신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고문과 사회적 고립의 경험이 주가 되는 그 불편한 각자의 진실을 꺼내 놓게 하는 인터뷰이의 형상 역시 소거함으로써 그 증언의 무게는 관객을 직접 향하게 되는데, 이는 철저하게 신체적인 것을 동반하며 구성되는(나아가 이들의 이야기 역시 사건과 결부되는 자신의 신체적인 경험의 차원이 동반되어 있다.) 진정성으로부터의 윤리가 그 반대편에서 그것에 대한 반영적 신체의 자리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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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페르튜토 스튜디오, 〈다페르튜토 삼일로〉에 대한 주석: 동물로써 접근한 주역의 세계관REVIEW/Theater 2026. 6. 26. 13:56
다페르튜토 삼일로”라는 제목은 “어디로나 흐르는” 다페르튜토 스튜디오가 “삼일로창고극장”이라는 장소를 일시적인 스튜디오로 전유했음을, 특정 극장에 정박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이는 어떤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시작되는 장소, 그것을 감싸고 있는 극장을 환시하며, 그 극장과 장소의 불가분성을, 특정 장소로서의 내용(+극장)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재귀적이다. 이 임시적 극장, 아니 임시성으로서 극장을 보여주는 장소는 ‘주역’을 연극의 형식으로 가져오는데, 그것은 우연성과 복잡성의 궤를 구성한다. 〈다페르튜토 삼일로〉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다. 주역의 괘들은 인생의 각기 다른 알레고리를 품고 있고, 이는 추상성을 띠며, 또한 그 추상성의 미적 기호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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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에 대한 주석: 가상을 가설하는 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될 때REVIEW/Visual arts 2026. 6. 26. 13:56
‘앤리(Annlee)’라는 가상의 캐릭터는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인공이자 피규어이며 지표이다. 곧 앤리는 서사와 이미지와 작품들의 물리적 연결에 있어 주요한 기호로 부상한다. 이는 앤리를 경유한 어떤 주제의식의 구현 이전에 앤리라는 캐릭터의 인물에 초점을 둔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앤리는 곧 기능하기보다 그 자신으로서 발화한다. 앤리의 반복을 통한 앤리라는 자기 지시성의 획득이 하나의 주제로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가 1999년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로부터 배경 역할의 단역 캐릭터를 구입하고 이름을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3년 동안 위그와 파레노를 비롯해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회화, 조각, 영상, 포스터, 책,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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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작, 안경모 연출, 〈잔류시민〉: 실재-역사에 대한 환류 작용REVIEW/Theater 2026. 6. 22. 16:15
실존적 주체의 각성 〈잔류시민〉은 6.25 전쟁 발발 이후, 인민군 치하에 있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부역자 재판을 다룬다. 이는 9.28일 서울을 수복하고 나서 중공군의 개입에 따른 익년 1·4 후퇴까지 짧은 시기에 해당한다. 이때 ‘비상사태하의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 조치령’에 의거한 일련의 재판은 ‘전쟁’에 비유될 만큼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면을 보였던바, 이에 깊은 고뇌에 빠졌던 실존 인물 유병진 판사의 회고록이 『잔류시민』의 주요한 출발점이 되며, 그의 회고록을 따라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 전반이 주요한 줄기를 이룬다. “단순 조력 행위”에 대해서도 “초중형”을 선고하던 당대 상황은, 극 마지막에 이르러, 실제 여러 사건의 병합된 선고를 하는 실제 법정을 여는 것으로써 현실화되는데―이때 15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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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옵신 페스티벌’: 아이디어는 자본에 맞서 실재를 움켜쥘 수 있는가Column 2026. 6. 22. 16:15
‘2025 옵신 페스티벌’(=http://obscenefestival.com/festival)의 대부분의 공연이 비교적 소규모 인원만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 아닌 공간들에서 열렸는데, 그중. 정원이 있는 옛 주택의 구조로, 대사관저로 사용되었던 LDK가 주요한 거점 공간으로, 보통 전시와 퍼포먼스 공간으로 사용되는 윈드밀에서도 세 개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극장의 정교한 셋업 과정과 거기에 들어오는 대규모의 복잡다단한 물자, 기술, 테크니션의 협업이 소거 혹은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공연의 규모와 공연의 형식 모두를 주요하게 결정하는데, 그것은 결과적으로 거의 전적으로 퍼포머만의 역량으로 잠재된 공연의 성격을 현동화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출된 실재, 은폐의 비가시화를 통해 드러나는 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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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콘셉트 및 연출 예효승): 제도로부터 제도 바깥으로,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바깥인가REVIEW/Theater 2026. 6. 22. 16:15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이하 〈우리는〉)의 무대는 생성되는 구조를 향한다는 점에서 시간적으로 열려 있는데, 이는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는 과거형의 서술과는 반대되는 부분이다. 이 진술은 이 공연에 참여한 무용수들이 모두 자신만의 무용단을 이룬 안무가들이라는 점에 기울어지며 ‘우리는’에 방점이 찍히는 듯 보이는데, 그렇다면 공연은 일종의 자전적 서사의 회상 같은 것일까. 일반적 무용의 형상은 하나의/소수의 안무가를 중심으로 각 무용수들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개별 무용수의 개성을 전화하거나 침식하는데, 이는 하나의 작품을 향한 안무가의 개념과 철학이 수렴되는 지점과 맞닿는 지점이다. 반면, 〈우리는〉은 연출―예효승―과 콘셉트―예효승, 박진영―, 그리고 공동창작의 명시만 있을 뿐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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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AF2025] 디앤 볼쉐이 림, 〈차정희를 찾아서〉(2010)에 대한 주석: 이름, 결핍을 메우는 기호REVIEW/Movie 2026. 6. 22. 16:15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감독 디앤 볼쉐이 림은 자신의 입양에 관한 분열적인 기억을 강박적으로 좇는다. 이는 6.25전쟁 이후 피폐해진 한국 사회와 이를 원조하는 미국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 입양의 오랜 역사와 교차되는 사적 다큐멘터리의 여정으로 표현된다. 디엔 볼쉐이에게는 강렬한 하나의 경험이 남아 있는데, 어렸을 때 어머니의 손에 선덕 고아원에 맡겨졌고 1966년, ‘차정희’라는 이름으로 입양됐는데, 실제로 그의 이름은 강옥진이었음에도 같은 곳에 있던 차정희가 입양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그의 아버지가 다시 데려 가는 바람에 신분을 위장해 보내졌던 일이 그것이다. 이는 이후 그 매개자 역할을 했던 박효선 사회복지사의 증언을 통하면,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위한 순수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미국의 시민 고객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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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댄스프로젝트, 〈player: 힘의 재배치〉: 치열한 합의 사태, 그리고 함께 됨의 사건REVIEW/Dance 2026. 6. 22. 16:15
나니댄스프로젝트의 〈player: 힘의 재배치〉(이하 〈힘의 재배치〉)는 물리적 지지체로서 의자와 테이블을 움직임과 결속시키는 가운데, 이를 존재들 간의 놀이적 관계 양상의 매개체로 연장한다. 여기서 관계의 양상은 표면의 반사신경적 긴장과 틈 없는 경쟁 구도의 물리적 균형이 지닌 역동성으로 나타난다. 실존의 차원을 현재의 배치와 재배치의 연속적 이행으로 전치시킴으로써 존재는 순간들(의 이미지)로 흡수되는데, 일종의 합을 정교하게 맞추는 과정으로서 안무의 기술은 지지체의 활용을 더함으로써 증폭된 이미지들을 만드는 가운데, 균열을 막고 잇는, 다양한 행위소들의 연속적 투여를 통해 안정화되어야 한다. 특히 테이블 위의 움직임들은, 그 가의 존재들이 테이블을 중심에 두고 밀고당기며 상호 간의 힘의 균형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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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2_조준홍, 이정은, 유하은, 김영웅: 시간의 이행에 대한 몇 가지 방식들REVIEW/Dance 2026. 6. 21. 23:50
조준홍, 〈The happening〉: 이행과 의지의 간극… 〈The happening〉은 의자와의 긴밀한 관계 맺기를 통해 2인무에 가까운 안무를 선보인다. 가령 의자를 두고 바닥을 미끄러지며 의자를 스쳐갈 때 멈춰 있는 의자는 굳건한 존재에 가까워지는데, 그것은 무심하고도 냉정하게 남자―조준홍―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조준홍은 처음 하수 뒤쪽에서 의자를 잡고 의자 다리로 바닥을 찍으며 등장하는데, 이는 일종의 의자와 결합된 삼보일배와도 같다. 이를 무대 중앙 쪽으로 호를 그리며 이동, 순간 의자를 넘는데, 의자는 일종의 불협화음의 산물로, 그를 순순히 맞아주지 않는 사물로 나타난다. 앉을 때마다 비켜나가는 건 조준홍의 의식하지 않은 사전 행위가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던’ 존재의 직후의 행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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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스톱모션〉: 죽음으로서 창작의 열망REVIEW/Movie 2026. 6. 21. 23:50
〈스톱모션〉은 클럽에 가서 좌에서 우로, 또 우에서 좌로 끊임없이 교차하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한 여자의 얼굴에서부터 시작한다. 평범함과 도발적인 두 면모의 정위할 수 없는 얼굴 둘 사이에서 서서히 하나의 얼굴이 전면으로 맞춰지는 첫 번째 장면은, 스톱모션 영화를 다루면서 그 영화의 일부가 돼버리는 주인공을 다루는 〈스톱모션〉이 그 여자가 지닌 자아의 이중적 분열과 통합이라는 주제를 나타낼 것임을 예고한다. 너무나 강력한 여자의 얼굴이라는 차원으로부터 역으로 그를 둘러싼 현실이 미미하게 작용할 뿐이라는 것―현실의 지배력이 무기력하게 소실되는 형국―을 추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는 합목적적 성취로 연장되기보다는 일종의 합리화를 위한 징후적 표면의 차원에서 그러하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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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매칭〉: 탐정 스릴러라는 불순물적 확장REVIEW/Movie 2026. 6. 21. 23:50
〈매칭〉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구조를 띠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다음 시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서 주인공 여자 린카의 부모와 관계된 전사와 데이트 매칭 앱을 통해 결혼한 부부의 끔찍한 살해 사건들은 병렬적으로 교차하고 마침내 하나로 꾀어지며 풀려가다가 결국 난관의 결말에 봉착한다. 그 과정에서 여자의 미스터리는 해결된다면, 후자의 사건은 사회적으로는 미제의 그것으로 봉합되지 않고 닫힌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탄식과 황당함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수수께끼의 인물, 스스로 모에화되고 캐릭터화되는 토무라는 남자는 미스터리의 한 축을 이룬다. 그는 묘하고도 안정된 표정과 어투로 그의 정서를 비가시성의 차원으로 두는데, 곧 그가 온전히 파악되지 않고, 선과 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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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송 작, 이래은 연출, 〈엔들링스〉: 하나의 힘일까, 또 다른 스테레오타입일까.REVIEW/Theater 2026. 6. 21. 23:49
〈엔들링스〉는 만재도와 맨해튼 두 지역을 횡단하며 각각 세 해녀, 한솔, 고민, 순자, 그리고 하영을 만난다. 전자의 삶은 하영의 희곡으로 접혀 들어간다는 점에서 보면 픽션이지만, 후반 고민과 하영의 대화로부터 희곡은 그의 손을 벗어나 그의 삶을 포함하며, 삶과 희곡은 서로를 반영하는 것으로 나아간다―곧 픽션은 실재로 접혀 들어간다. 희곡은 그의 삶이고 삶은 그의 희곡인데, 오직 그 둘이 서로를 마주하는 가운데서만 이는 성립한다. 나아가 희곡은 삶의 반추를 통해 쓰이며, 삶은 희곡을 통해서만 구성되며 구제될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한복을 입은 한솔과 하영은 한국의 역사적 전통을 체현하며, 엄마와 딸의 관계로 서 있다. (초반, 한솔에게 걸려온 전화상에서의 딸의 발신과 그 딸의 어렴풋한 정보, 곧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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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1.5〉: 회고적이거나 긴박한 과거와의 시차REVIEW/Dance 2026. 6. 21. 23:49
전미숙의 〈거의 새로운 춤 1.5〉의 ‘새로운’ 춤은 자기 지시적 차원으로 소급된다는 점에서, 다분히 수사적인 차원에 머물거나 설사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결국 대립하는 기호의 언어이므로, 춤에 대한 마니페스토의 측면에서 좀 더 과격한 일면을 띠게 되거나 춤에 대한 정의의 차원에서 메타 언술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 언급의 주체가 전미숙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는 네 개의 공연에 대해 진술하며 공연을 새로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하나의 근거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는 그것을 목도하고 가시화하는 유일한 발표자의 위치에 서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역설적으로 그는 사라지는 매개자의 위치를 획득한다. 곧 공연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거의 새로운 무엇을 가리키기 위한 일종의 전거들이 되는 한, 그리고 그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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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로런 무니(Lauren Mooney) & 제임스 예이트먼(James Yeatman), 연출 민새롬, 〈모어 라이프〉: 정신과 신체의 모호한 경계가 지시하는 과도기적 현재성REVIEW/Theater 2026. 6. 20. 09:42
역사를 가로지르는 무한한 신체의 정초 〈모어 라이프〉는 메리 셸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 1797~1851)의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을 모티브로 하는데, 이는 당시 작가가 살던 세계의 환경을 포괄하는 차원에서 그러하다. 곧 『프랑켄슈타인』의 모티브가 된 당대 과학적 조류였던 갈바니즘, 곧 동물에 전기 자극을 주고 생명을 재생하는 실험이 서사의 영도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을 만든 박사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2074년 미래에 인간 뇌를 하드웨어로 치환해 일종의 휴머노이드와 같은 다른 신체에 입혀 계속 삶을 살아가도록 만드는 기술 실험의 책임자인 빅터로 재창안된다면, 갈바니즘의 실험체, 살인자 조지 포스터 그 자신의 영혼은 빅터의 주요 실험체인 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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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쓰니 Szu Ni WEN, 〈나를 잊지 말아요〉: 타자의 목소리 혹은 타자로서 목소리REVIEW/Theater 2026. 6. 20. 09:42
원 쓰니 Szu Ni WEN의 〈나를 잊지 말아요〉는 모르타르 반죽으로 만든 벽돌을 비롯한 재료로써 쌓아올린 몇 개의 토대물들로부터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공사 현장의 모습을 연출해 놓은 것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수직으로 부상하는 ‘기념비’라는 메타포가 관철되는 물리적인 하나의 출발점이 된다. 그것이 물화된 것으로 공허한 이념과 억지스러운 제도적 산물일 수 있음이 의심된 상황에서, 우뚝 선 살아있는 존재의 차원은 그것과 대비되면서 기념비의 의미를 갱신한다. 곧 렉처에 가까운 직접 발화 양식이 역할이 아닌 존재와 결부되는 지점에서 역시 기념비에 대한 이념이 생겨나는데, 예컨대 현재의 시간을 관통하고 있는 존재의 잠재성과 질문의 양상이 그것이다. 모든 질서는 경계를 내포하며 이는 기념비라는 물질로서 특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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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다 실바 페레이아 Marco da Silva Ferreira, 〈카르카사 CARCAÇA〉: 혁명을 혹은 공동체를 체현하는 몸REVIEW/Dance 2026. 6. 20. 09:42
〈카르카사〉는 롤 형태의 막 위에서 집단 차원의 수행성을, 의식을, 운동성을 움직임으로써 고취한다. 여기에는 환호, 독려, 기합 등 각종 관계적 신호로서 음성이 뒤따르며, 막 모서리 가 하수와 상수에서 각각 실시간으로 드럼과 전자음악이 투여된다. 바디수트와 팔과 어깨에 두른 붉고 얇은 상의를 입은 채 이들은 주요하게 척추를 곧추세우고 바깥으로 신전한 몸에서 쭉쭉 펼쳐내는 팔 움직임과 같이 탄력적인 신체 움직임과 경쾌한 발놀림을 기초로 그와 조응되는 신체 전반의 움직임을 구사하는데, 이는 모두 특정 영역 내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이고도 극대화된 차원에서 피드백을 완성한다는 공통점을 띤다. 이 집단 체제는 아마도 박쥐와 같은 특정한 동물 토템을 가진 원시 부족의 공동체적 삶의 영위로 일견 비치는데, 이는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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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International Relay 즉흥 공연: 즉흥과 춤의 상관관계REVIEW/Dance 2026. 6. 20. 09:42
즉흥과 춤의 상관관계 즉흥 공연은 어떤 점에서 유의미한가. 또는 그것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25회를 맞은 서울국제즉흥춤축제에서 “즉흥춤”이라는 명명에서, ‘즉흥‘은 ‘춤’을 설명하는 또는 춤의 합목적성을 구성하는 수식어가 되는 듯 보인다. 춤은 즉발적이며 곧 예측과 계획의 논리에서 어긋나며, 거기에는 흥이라는 촉발의 작용이 있다. 곧 즉흥춤은 즉흥적으로 발생되는 춤,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며 동기 없이 생산되는 춤의 비의지적 양태를 춤이라는 보편의 순간으로 긍정한다. 거기에는 춤의 아키타입에 대한 정의가 전제된다. 무용이 아닌 춤, 라이브니스를 구가하는 수행성은 무용의 규칙과 콘셉트, 안무의 시야와 관점, 철학 너머에 임시적으로 실천되고 자리한다. 이는 무용 공연의 가치에 대립되기보다 변별적 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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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천, 《스터디(Studies)》: 이미지의 잔여 혹은 내파된 시각체제REVIEW/Visual arts 2026. 6. 20. 09:41
김희천 작가는 늘 뭔가 그럴듯함을 안기는 서사를 직조해 왔는데, 이는 뚜렷한 이념에 대한 정향이 아니라, 현재에 있어 어떤 결정적인 세계관이나 관점의 창조가 거기에 전제되어 있다는 인상을 창출함을 의미한다. 김희천의 개인전 《스터디》는 2채널로 된 하나의 영상 작업에 대한 스크리닝 설치로, 고교 레슬링팀의 선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한 상황 아래 놓인 코치의 미묘한 내면의 층위로 수렴하며, 이를 속마음-내레이션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사라지는 존재들은 그제야 존재하는 존재들로, 사라졌음이 고지됨으로써만 인지되는 대상들이다. 사실상 실존하는 이, 배우라는 클리셰의 형상을 경유하는 이는 연습 영상을 재생할 때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이 한 명뿐이다. 아카이브 푸티지 삽입에 따른 등장인물의 소거와 대체 전략은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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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컴퍼니, 〈창조력〉: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현시키기REVIEW/Dance 2026. 6. 19. 20:58
〈상대의 진심을 알기까지의 시간〉: 휘감기는 관계 안에서 〈상대의 진심을 알기까지의 시간〉(이하 〈상대의 진심〉)은 남녀의 내밀한 관계를 표현하는데, 직접적 관계의 차원은 일종의 환상물로서 “상대”를 마주하는 것 안에서 맺어진다. 구성적 묘와 유연함, 조화로움 등의 심미성을 갖춘 듀엣의 예는 대표적으로 발레가 상기시키는바, 그것은 내재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장르적인 차원으로 종합되는 부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물론 여자와 남자의 사랑을 직접 표현한 것이며, 각각 원심과 구심의 차이, 곧 일종의 지지물로서 남자의 역할과 그 안에서 테그닉을 고도화시키는 여자의 역할로 구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상대의 진심〉은 이런 장르적 형식으로부터 연장되는 공연인데, 또는 그것을 독립시켜 더 잠재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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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페어손, 〈산 짓기〉: 구조에 대한 실험 그리고 이념REVIEW/Dance 2026. 6. 19. 20:58
안나 페어손의 〈산 짓기〉는 구조적으로 반복되는데, 이는 노이즈 사운드의 흐름과 조응되며, 현장에서 조율되는 사운드는 움직임에 어느 정도 마이너스 피드백으로 ‘적용’―전형적으로 무대의 퍼포머들을 보는 건 연주자이고,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에 따라―되는데, 곧 움직임이 공간에 포화될 때 사운드는 그치고,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어 장소에 고착될 때 사운드는 다시 활성화된다. 이는 공간 내 엔트로피의 총량 제한의 법칙 같은 것을 추정케 하는데, 프로시니엄 아치가 아닌 화이트 큐브에 가까운 공간인 ‘윈드밀’에서 열린 탓에 퍼포머들의 움직임은 평행한 차원으로 또 암전이 없는 가운데 투명하게 관객에게 도달한다. 이는 180분으로 고지된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는 공연에 대한 적당한 정도의 주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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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5] Mór Jessica Mizrachi, 〈AvoiDance〉에 대한 메모: 옷과 움직임의 시차 혹은 연결REVIEW/Dance 2026. 6. 19. 20:58
Mór Jessica Mizrachi의 넉넉한 하얀 셔츠는 매끄럽고도 유연한 미끄러짐과 분절의 신체 형상을 솔기 없이 드러내는 완벽한 봉합물로, 신체의 연장이 아닌, 신체의 유비로 작용하는데, 고정된 축 없이 팔을 휘젓고 살랑거리는 동작들에서 바닥을 휘젓다 순식간에 일어나며 반전되는 동작들, 그리고 큰 보폭으로 왔다 갔다 하며 팔을 놀리는 동작들의 연쇄 과정은, 어떤 외부적 요인도 없는, 그렇다고 의식적인 정념도 드러나지 않는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추를 간직한 신체가 만드는, 자동인형과도 같은 일종의 내부적, 자기 조직적 시스템의 일환이다. 여기서 신체는 헐겁게 꾸려진 의상이며, 거의 무게 없는 실크 천이며, 그 천의 유연함 자체이다. 터덜터덜 걸어갈 때 뒷모습이 비치는 것 정도를 예외로 하면, 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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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미인〉: 시대착오적, 전통의 물신화REVIEW/Dance 2026. 6. 19. 20:58
〈미인도〉의 시작과 〈신미인도〉의 맺음 사이에 아홉 개의 전통 춤을 각 막의 독자적인 표현 양식 속에 주로 무대 디자인과 그리고 드문드문 병치의 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 전통 춤의 추출과 비정합적/자의적 나열의 방식을 택한 〈미인〉은, 그 제목이 가진 한계, 곧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전복하지는 못한다. 이는 미인의 서사의 (재)구성이 아닌, 미인으로서 어떤 이미지들을 제시함 속에서 드러나는 사실이다. ‘미인’이라는 말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면, 오로지 그것이 주체로 갱신되며 특정한 서사의 경로를 개척해 낼 때만이 미인은 자신에게 가해진 굴레를 바깥으로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시작과 끝은 이 작업이 하나의 살아 있는 그림의 알레고리 아래, 그림 속 등장인물들이 마치 현실로 빠져나와 움직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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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무브먼트, 〈삼십육점오도〉: 공통의 온도를 향한 몸짓REVIEW/Dance 2026. 6. 19. 20:57
아하무브먼트의 〈삼십육점오도〉는 구조적이며, 연극적인 차원에서 그러한데, 이는 먼저 각양각색의 인물들의 첫 등장 장면의 갖는 무용함이 어떤 의미를 추동하는 데 이르러서 명확해진다. 이 등장은 한 번 더 반복되는데, 처음이 관객을 맞는다는 지점에서 단순하게 수행된다면, 중반 이후의 두 번째 반복에서는 하나의 의자를 가지고 벌이는 소극적 양상이 극의 시간 내에서 펼쳐지면서 그러하다. 후자가 행위의 차원에서 재현의 양상에 가깝다면, 춤의 무늬는 전자에서 더 다양한 차원으로 나타난다. 춤은 그 극으로의 편입 이전에 이미 닫힌다. 아마도 그 생명력의 그림자 형상이 후반 극의 맥없는 풍경으로 연장된다는 건, 그 허물어져 가는 풍경을 기어코 붙잡고 가는 행위에 대한 의문, 곧 그 의문이 의도로서 부상하는 바로 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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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궈융캉, 연출 이준우, 〈원칙〉: 원칙 너머에서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가REVIEW/Theater 2026. 6. 14. 14:56
진정한 행위 〈원칙〉은 새로운 교장이 부임하고 나서 세운 새로운 교칙 이행에 대한 학교 내 여러 반발에서 시작돼 종래 파국을 향하는데, 여기서 ‘원칙’은 교감이 내세우는 융통성―“유두리”―의 관념과 대립하며, 그 둘은 변증법적으로 종합되는 대신, 영원히 평행선상을 그리는 것으로써 그친다. 이러한 종합 혹은 변화는 물론 한 인물에게서도 체현될 수 있는 부분으로, 그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교감이 계속 권하던 배드민턴을 마침내 교장과 교감이 함께하는 것으로써 교장이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느냐에서 그 약간의 여지가 있는데, 그것은 명확하지 않고 암시적이면서, 그 말의 그 자체로의 실현을 통한 임시적인 봉합의 차원에 더 가깝다. 아마도 학생회장과의 대화에서 학생회장이 그 대화를 기각하고 떠날 때 교장이 중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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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지, 〈별도깨비〉: 경계 공간의 이-존재들REVIEW/Dance 2026. 6. 14. 14:56
〈별도깨비〉는 다양한 별도깨비들의 차례차례의 등장이라는 하나의 서사 구조를 지닌다. 먼저 모든 도깨비들이 무대를 포함해 극장에 방사된 가운데, 무대 가운데로 모이면서 시작되는데, 양손에 칼을 든 도깨비(도로시)가 그것을 부딪치지 않는 게 주요하다. 하나의 환상적 음악의 경계 안에 있기 위해서인데, 곧 음악을 파열하는 요소가 되지 않는 것이다. 무대는 레이저에 의해 분할되고 초점화된다. 그리고 이는 마침내 무대 뒷면이 열리면서 회전하는 또 다른 조명과 함께 또 다른 등장을 부르고, 더욱 확장된 공간으로 나아간 채,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좁아지며 무대로 돌아오는 필연적인 순서를 밟는다. 그러니까 등장은 단순히 하나의 존재로 갈음되지 않고, 경계의 시간적, 공간적 영역의 포집과 해체로 연장된다. 〈별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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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Logic〉: 무덤으로서 논리REVIEW/Dance 2026. 6. 14. 14:56
무대 안쪽 하수의 쌓여 있는 뼈대만 있는 의자들은 공연의 중심 도상이다. 이는 공연 중간쯤 허물어져 산포된 뒤, 마지막 장면에서 간략화된 버전으로 오케스트라 피트의 부상과 함께 다시 출현한다. 곧 공연은 무너지기 쉬운 빈약한 논리의 차원이 반복되는 사회적 차원의 증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구체적 사물의 등장에 대응하는 건 무엇보다 음향인데, 이는 몇몇 신호음과 마찰음 들이 단속적으로 구가되며 하나의 리듬 단위를 이루면서 행위들의 파편적 요소들, 분산된 존재들, 관계되지 않은 원자들의 집합을 형식적으로 지시한다. 여기서 움직임은 형식 자체라기보다 그 음악의 구조적 성분을 드러내는 것에 가깝다. 어쩌면 이 음악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 음악과 같이 음악 위에서 부유하는 몸짓들이 아닌 부분은 가장 처음에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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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 서사로서 몸 VS 서사라는 이미지REVIEW/Dance 2026. 6. 14. 14:55
김민 안무가의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이하 〈라이트〉)는 현실의 입구에서 환상을 경유하고 돌아온 찰나의 한 순간을 그리는데, 어쩌면 이는 이 환상이 유지되고 있음을 가리기 위하여, 곧 그 환상이 깨어지지 않을 정도의 그 내부의 장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침없이 단 하나의 순간만을 기약하며 달려 나가는 듯 보이는데, 이 밀도의 차원은 다분히 집단적 축의 이동과 배치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선회와 교차, 그리고 초점으로 결정되는 손 안의 빛―손전등―으로써 수여된다. 이 동력은 곧 수상한 것인데, 이 세계가 빛을 향한, 빛을 동경하고 흠모하는 집단의 광기와 일차원적 본능에 충실한 것이라는 지점이 인물들의 유일한 특징으로 자리하면서 서사의 전부이자 결말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곧 서사에는 어떤 결락이나 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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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경, 〈바디 레시피〉: 인류의 영생적 신체와 탈주체적 경로 사이에서REVIEW/Dance 2026. 6. 14. 14:55
유민경 안무가의 〈바디 레시피〉는 인간의 미용, 건강, 성별, 임신 등의 여러 범주에 대한 역능을 극대화하는 산업적 차원의 과학 기술이 일종의 ‘바디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가능해진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가정하는데, 이는 처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 비례〉를 연상시키는 포즈의 실루엣에서 위로 솟아오르며 투명 지퍼백 안의 실험 대상과도 같은 존재로 드러나는 남자의 모습으로 선취된다. 이상적 인체의 이미지가 가진 역사의 그림자가 미래적 차원의 생물학적 공정으로 조명되며 입체화되는 이 순간, 역으로 과거로부터 미래의 욕망을 추출하고 선취하는 이 장면은, 인체 해부를 향한 열정을 섬뜩하고 기이한 차원에서 다시 쓰는 한편, 공연 예술이 가진 무대라는 가능성의 가시화 자체이기도 하다. 좌우로 세 개씩 여섯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