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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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씨어터, 〈호기우타〉(작 기타무라 소, 연출 윤혜숙): 무정형의 시간은 어디를 향하는가REVIEW/Theater 2026. 7. 28. 21:57
외부는 가능한가 〈호기우타〉는 낮과 밤의 바뀜만이 있는, 사막 같은 폐허의 환경에서 정처 없이 살아가는 또는 이동하는 교코와 게사쿠, 그리고 우연히 합류한 야스오 셋을 현상한다. 이 미지의 공간은 전쟁이 종식되었지만 미사일이 컴퓨터의 제어로 여전히 날아다니고, 인간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문명도, 외부도, 타자도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야스오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은 이 둘의 정처 없음에 저쪽의 거리라는 관념을 들여온다. 하지만 야스오를 경유해 그들의 내면이 상정되는 것 역시 아니며, 그 반대의 차원, 야스오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인물로 객관화되는 것 역시 아니다. ‘예수’와 이름의 유사성―중국식 발음으로 한자를 빌려 적은 음역어 耶蘇를 음독하면 ‘야소(やそ)’가 된다.―뿐만 아니라, 오병이어의 기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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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희의 춤―사제동연: 소탈한 움직임과 풍류의 정신 사이에서REVIEW/Dance 2026. 7. 28. 21:42
변승희, 〈대구광역시 무형유산 권명화류 살풀이춤〉 변승희의 춤은 어떤 긴장과 엄숙함 따위를 내려놓고 턱 힘을 뺀 소탈한 미가 있었는데, 이는 처연한 느낌을 전체적으로 가두거나 응결시키지 않은 채로 그저 흘러간다는 인상을 준다. 시작에는 단단하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는데, 악단의 구음이 재차 들어갈 때 그는 살짝 미소를 짓고서는 몸을 단번에 변환한다. 수건을 고개에 두르고 두 손목을 꺾어 내리는데, 이는 그 꺾임의 정도로 인해, 고꾸라진 신체를 또 무의지적인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이는 수건을 펼쳐서 오른쪽 어깨가 마치 탈구되듯 힘이 빠지며 내려가는 순간의 고꾸라짐으로 연결된다. 장구가 두드러지며 어떤 정체 구간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장구는 중심을 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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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ave #1] 곽민우, 〈동행〉: 지팡이라는 혹은 지팡이의 지지체REVIEW/Dance 2026. 7. 28. 21:35
〈동행〉은 지팡이를 주요한 오브제로 사용하는데, 처음 곽민우는 두 개의 지팡이의 손잡이를 맞물려 들고 하나씩 바닥을 짚어 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이 최소한의 사물로 한 사람인 양 걸어가는 모습을 취하는 첫 이미지가 보여주는 일종의 인형극적 재현의 양상은 짧지만 인상적인데, 이는 이후 두 사람―김혜현과 곽민우―이 만나 주로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로 진척되는 과정을 예기하는 상징적 장면으로서 결정적이다. 지팡이의 굴곡 있는 손잡이의 특성상, 손목을 가볍게 돌림으로써 곧 손잡이를 위로 띄우거나 아래를 지탱하거나 할 수 있는데, 이는 마술의 효과와 같이 지팡이를 허공에 띄우고 다시 내리는 과정에서 상대의 시선을 훔친다. 그리고 이러한 속임수는 무엇보다 그것을 또는 서로를 주고받는 유희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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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E아카이브, 〈한 몸에 얽힌(Intertwined)〉: 벽-스크린을 마주한/너머의 두 존재REVIEW/Performance 2026. 7. 28. 21:32
F-A-E아카이브의 〈한 몸에 얽힌(Intertwined)〉은 두 명의 퍼포머가 벽 ‘너머’의 카메라와 스크린-벽에 각각 반향하며 카메라-스크린의 이행 ‘안에서’ 서로를 횡단한다. 두 사람의 이미지는 동시적이고 혼합되지만, 이는 전자(권요셉)가 자신의 이미지를 후자(권요한)에게 쥐여준다는 일방향적 전개를 따른다. 하지만 전자가 후자의 이미지를 볼 수는 없다. 스크린은 동시에 투과되지 않는 벽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벽면은 일정한 양쪽 가를 통해 어렴풋하게 반대쪽의 일부를 노출하는데, 따라서 반대쪽으로 횡단해 전자를 전면 가시화할 수 있는데, 이는 전자의 ‘대부분’의 기각을 통해 스크린-인터랙티브 퍼포먼스를 동시에 바라보는 후자를 마찬가지로 전면 기각―일부 수용―함으로써 가능하다. 여기서 아마도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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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개꿈〉(정록이 안무): 상상계적 실재의 풍경들REVIEW/Dance 2026. 7. 28. 21:16
촉각과 시각의 횡단 정록이의 〈개꿈〉은 피부-살-파편의 촉각적 전이와 막-베일-구멍의 시각적 산만함의 기호학적 횡단으로 쓰이는데, 그에 따라 무대는 마치 다트판이나 융단의 하나의 균일한 바닥이 되거나 하나의 레이어―바깥을 숨기거나 차단하는―로서 이미지로 결정된다. 존재자들은 편재할 뿐인데, 이는 뒤섞이지 않음을 말한다. 또는 개별 기호로서 자족적이다, 또는 과잉되어 있다. 이것은 ‘개꿈’(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포스트모던의 낡은 비유에 가깝다.―, 반대로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강도를 주입한 것이(기에 개꿈이 가능하)다. 곧 개꿈은 은유적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환유적으로 도달하는 무엇이다. 개별 퍼포머들은 서로가 아니라, 점성의 하얀 물질, 반죽 같고 비정형의 구체이며 한 손에 제법 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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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무브먼트, 〈맨땅〉(안무 하지혜): 근본적이거나 핍진한 맨땅에 대한 두 가지 알레고리REVIEW/Dance 2026. 7. 25. 13:33
지지체로서 바닥 〈맨땅〉은 맨땅이라는 육체에 대한 지지체를 하나의 기원으로, 영도로 두는데, 이는 맨땅을 매체로서 탐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맨땅의 연장선상에서 움직임을 탐색해 간다는 걸 또한 의미한다. 소위 맨땅에의 몸, 맨땅과의 교감 작용을 통해 〈맨땅〉은 무엇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인가. 이는 쉬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우리의 현실, 곤궁한 삶에 대한 상투적인 비유로 환원될 위험을 갖는데, 그것은 신체적인 것이 단순히 비언어적인 것으로 재현될 수 있는 위험의 그 반대편에 위치한다. 곧 신체-움직임이 실은 언어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경유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그 언어를 궁극에는 가로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가로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언어와 신체가 양립할 수 있는 근거를, 또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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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C2dance, 〈모델하우스〉: 실재의 몸의 진실에서 현기증 나는 가상 환경으로REVIEW/Dance 2026. 7. 25. 13:33
〈모델하우스〉는 시작 시의 워킹패드, 이후 등장하는 투시도법을 차용한 파란색 그래픽 이미지 패널로 구현한 ‘모델하우스’를 주요한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전자가 신체의 직접적 지지체라면, 후자는 배경으로서 공간감을 가설한다. 이층 침대가 잠깐 등장하는 한편, 회색 정장에 흰색 선분이 동일한 간격으로 연이어 그려져 4선을 이룬,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무늬로 응결되는 의상 역시 하나의 주요한 이미지를 그린다. 전자에서, 처음 발전기와 같은 일정한 동력이 부여되는 장치가 내는 소음 아래, 어둠 속에서 모로 누워 꾸물꾸물 굴곡이 있는 구조물을 통과해가는 존재들의 첫 장면은, 컨베이어벨트 위에 부착되는 몸의 적나라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비교적 무대 바깥쪽 중앙에 임시로 위치하는―한번에 치워지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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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애,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응시하는 섬들처럼〉: 매개되지 않는 실재의 몸들REVIEW/Performance 2026. 7. 25. 13:33
번역, 시차적인 혹은 연대하는 임지애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응시하는 섬들처럼〉(이하 〈섬들처럼〉)은 제목과 같이, 두 출연자인, 일본과 독일에서 각각 거주하는 재일조선인 4세 조혜미와 안무가 임지애의 한국(의 춤)이라는 공통점을 하나의 결절점으로 두고, 하나의 바다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지리적 차이로써 그 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의미화하는데, 역으로 일본과 한국의 부정적 관계성의 바깥으로 출현하는 실제적 차원의 의미-흔적을 특히 조혜미가 체현하고 있음에서 이것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이때 조혜미가 일본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특수한 한국인의 지위를 선취한다면, 그것과 공통의 근거를 이루는, 곧 그것에 공감할 수 있는 임지애는 그 반대편에서 한국의 환유물이 되는데, 이로써 제목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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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김보람 협력 안무): 절대적 경계를 기준으로 한 관계의 상대성REVIEW/Dance 2026. 7. 25. 13:32
모헤르×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집 속의 집: 문 밖의 문〉(이하 〈집 속의 집〉)은 무대 막과 문틀 형상의 긴 높이의 직육면체 철재 구조물로써 안과 밖의 경계를 표시한다. 존재들은 그 경계에서 서로 마주하며 동시에 나뉜다. 그 ‘경계’는 두드리거나 열어야 하는 문 그리고 투과하는 투명한 창문의 메타포를 인장하며, 동시에 각자가 내속한 공간의 한계를 나타낸다. 처음 막이 일부 걷히며 틈이 생긴다. 그러니까 〈집 속의 집〉이 막 너머로, 저 너머로 이행하는 서사가 아니라, 그 막을 둘러싸고 분기된 두 영역의 영원한 간격을 확인하는 데 서사의 초점이 자리함을 환기할 필요가 있는데, 그 틈은 그것의 ‘속’을 불안하면서 동시에 기대를 안기는 차원에서 들여오면서 동시에 그 밖, 가장자리에 머문 신체의 영역에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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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더 벨트〉: 끝없는 소진을 위한 충전의 기술들REVIEW/Dance 2026. 7. 25. 13:32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더 벨트〉는 음악과 조명의 끊임없는 낙차 안에서 꼿꼿하고도 유유하게 대열을 이루는 일군의 선글라스 낀 무용수 집단이 보여주는 역동적 자태와 가속하는 몸짓에 대한 경이와 감응을 꾀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또는 세계의 변경이 있고, 각기 다른 몸들이 있고, 그 몸들이 일정 정도의 양식성과 구조적인 상응의 특성을 띠고 질주함을 지켜보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것은 이른바 우스꽝스러운 숭고미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거기에는 어떤 특별한 서사가 없으며, 단지 하나의 서사가 있다면, 이는 그것이 어떤 소진을 향해 간다는 것이다. 감응의 차원은 소진을 유예하는 지속의 힘, 아니 어쩌면 소진 자체라는 점에 있으며, 따라서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외양은 그 소진되는 바를 가장 진정한 것으로 보여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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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안무 김보라): 아직 말해지지 않은 신체를 던져놓기REVIEW/Dance 2026. 7. 23. 14:54
신체 밀착적 오브제들의 무의미적 절대성 〈내가 물에서 본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오브제가 등장하는데, 먼저 쿼터파이프에서 바닥으로 이어지는 금속 철판에 접착된 파란 비닐의 배경 자체이며, 또 하나는 물이 든 컵, 그리고 달걀이 담긴 계란판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신체와 연루되는데, 파란 비닐을 뜯는 초반 긴 행위의 연속으로, 물을 돌아가며 마셔 바닥에 뿜는 중반 일부 구간으로, 후반 계란판을 인 남자의 등장 이후, 무대에 어질러진 달걀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행위 구간이 그것으로, 오브제는 모두 행위에 따른 변용의 과정을 이룬다. 곧 이 사물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행위의 근거가 되는 동시에 그 행위와 결속된 차원에서 그 사물이 갖는 의미를 행위가 갖는 의미와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사실상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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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무용단,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 시청각적 이미지로서 춤의 기술REVIEW/Dance 2026. 7. 23. 14:50
류무용단의 〈호남춤: 그 수작(秀作)의 시간〉은 승무, 살풀이춤, 강강술래, 선입무 이상 네 개의 춤을 “다시 쓰”거나 “재해석”하고, 마지막으로 진도북춤과 우도설장구를 엮어 만든 〈한국의 미 Ⅱ〉를 선보이는데, 이는 특정 전통을 가져오되 그것을 편집하는 기술이 단지 그 위에 ‘부가’되는 것임이 중요한 듯 보인다. 이는 전통을 원본으로 전제하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범위 안에서 그것을 다룬다라는 이중의 가정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일단 이는 재구성의 방식이 전통을 어떤 식으로든 변형한다는 점임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분이 ‘전통’ 자체가 재해석된 결과임을 수용하기보다는, 그러한 재구성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어떤 의도로써 행해지는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원본을 앞에 세우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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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재필, 〈파란 밤, 파란 그림자〉: 두꺼운 기호학적 층위에 대해…REVIEW/Performance 2026. 7. 23. 14:33
은재필의 〈파란 밤, 파란 그림자〉는 번역으로서 수행의 몫을 가져간다. 이는 중국의 경극 배우 메이란팡(梅蘭芳, Mei Lanfang)에 관한 리서치와 연구를 토대로, 『세설신어』에 나온 이야기 한 토막, 입장 전에 나눠준 길다란 작은 종이 토막에 적힌 문장―“날개를 자른 것은 단지 새를 곁에 두기 위할 뿐. 꽃을 기다리고 바람과 함께 꿈꾸는 새.”―으로부터 극을 구성한다. 남성이지만 여성만을 연기한 메이란팡의 일례는 버틀러의 젠더는 수행에 입각해 쓰이는 것이라는 젠더 수행성의 개념을 즉각 상기시킨다―이는 비근한 예로, 정은영의 ‘여성국극’ 관련 작업들을 들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 타자성의 존재로서 메이란팡을 경유해, 경극을 수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경극 자체가 기존의 젠더 개념을 전복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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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The New Wave #1_김은지, 〈어푸〉: 현상학적 헤엄의 어떤 양상들REVIEW/Dance 2026. 7. 23. 14:22
〈어푸〉는 무대를 장소 특정적으로 분화시켜, 실존적 상황의 여러 단계를 특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처음 전면 벽을 활용해 물구나무서기를 하다, 무대 중앙부로 나오며 관객을 마주한 채 불안과 망설임을 수반한 행위 양식을 가져가다, 상수 무대 앞쪽에서 의사-돈뭉치에 파묻혔다, 하수 뒤쪽에서 요가 동작들을 재현한다. 이러한 연극적 양상의 행위들이 수행적 차원에서 각각 일어남으로써 진정한 것으로 거듭나는데, 이때 연극이 실재를 재현하는 것―연극이 실재를 담아내는 매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연극적인 차원으로만 서술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곧 각각의 장면은 유기적으로 엮이지는 않고 또한 그 바깥에서 거리를 둘 수 있지 않은데, 그것은 장면이 무대를 물리적으로 초과하며, 심리적으로 또한 초과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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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26] Spark Place #1_시뮬레이션으로서 움직임REVIEW/Dance 2026. 7. 23. 14:16
김혜미,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실존의 결정적 변전의 순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은 두 남녀 사이에 의자를 주요한 매개로 두는데, 이는 두 사람 사이에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툼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김혜미와 김승욱은 2인무의 전형성에 기울기도 하는데, 곧 적대만이 아니라 어떤 매끄러운 연합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통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의 물리적 지지체가 되어 두 사람이 결착되는 순간인데, 아마도 이 지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찰나는 남자가 홀로 의자에 올라가 있고, 그 뒤에서 여자가 갑자기 뛰어들고, 이를 전광석화와 같이 포착해 그를 들고, 여자가 허공에 체류하는 순간 남자의 미세한 머뭇거림과 생각 따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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댑댄스프로젝트, 〈〉"Hello World";〉(안무: 김호연, 임정하): 세계에 손짓하는, 세계를 손짓하는REVIEW/Dance 2026. 7. 22. 21:03
세계로 번역되기 전의 언어 〈〉"Hello World";〉의 제목은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그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언어를 쓰는 세계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곧 "Hello World"가 인용의 차원으로 삽입되는―큰따옴표로 인해 부호화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첫 번째 공통된 출력 값의 언어를 나타낸다면, 그것이 코딩 내재적인 언어임을 명시하는 건 앞뒤로 따라붙는 별개의 기호들이며, 이는 은유가 아니라 그 세계 내의 실재를 ‘출력’하는 형식이 된다. 언어가 아닌 부호들로서 변환되며 그리하여 무언가를 프로그래밍하는 개념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이 코딩 언어들은 무대 뒤쪽 벽면에 얇은 수직선상으로 구성되는 글자들의 깜빡임으로 프로젝션되며, 이른바 세계의 ‘표면’을 뒤덮고 있는데, 그것은 일종의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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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임지훈, 〈욕조안에서 바깥이 더 잘보였다〉: 사물적 상상력의 세계REVIEW/Dance 2026. 7. 22. 20:54
김정균과 임지훈이 공동으로 안무하고 출현한 〈욕조안에서 바깥이 더 잘보였다〉(이하 〈욕조〉)는 현실 세계의 장면들을 실제적으로 표현하는데, 여기에는 병풍, 돗자리, 스툴, 병풍으로 다시 이어지는 사물들에 의존한 그림 그리기가 있다. 처음 무대에 놓인 병풍을 어슬렁거리는 것으로 시작해, 그 앞의 매트에서 꾸물거리다 모래시계 모양 스툴을 타고 격자 무늬 돗자리 위를 한 칸 한 칸 이동하여 서로의 때를 밀어주는 것으로써 목욕탕 장면을 연출하다 마지막으로 눕힌 병풍의 가 쪽을 무대 안쪽에서 접어 마치 ‘욕조’ 안의 뒷모습을 연출하는 장면까지 변화되는 장면들은 다소 밋밋하거나 무미한 일상을 상상력의 공간으로 풍부하게 채우는 취미에 기원하는 듯 보인다. 〈욕조〉는 거대한 시간 질서를 그리며 거기에 예속된다기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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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 안유진, 유수현, 이태임 리뷰REVIEW/Dance 2026. 7. 22. 20:45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32회 신인데뷔전의 첫째 날의 아홉 공연 중에, 세 작업을 통해 동시대 무용과 안무의 새로운 모색의 움직임을 읽어보고자 한다. 우선, 그리고 가장 강렬하고도 인상 깊었던, 안유진의 〈eee〉는 두 존재의 쌍생아적 반영과 시차적 분출로 나타난다. 에어로빅복의 물성으로부터 탄성적 몸의 확장과 반 박자 차이의 움직임은 잔여적인 것으로 하나의 존재를 다른 존재가 반영한다고 느껴지게 하는데, 여기서 급격하고도 과격한 몸짓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안정화되는 대신, 곧 2인무의 복제로써 가능한 공간을 벗어나, 하나가 하나를 가로지르고 또 시야를 가로막는 교차에 의해 이뤄진다. 곧 몸짓의 형식은 몸짓의 경로에 상응한다. 결과적으로 공간 차원의 분산은 정신분석적 차원의 분열로 이어지는데, 더 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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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맥의 춤〉에 대한 메모: 전통의 계승으로서 이행REVIEW/Dance 2026. 7. 22. 20:34
〈한국 전통춤의 역사, 한영숙! 미래를 잇는 한맥의 춤〉(이하 〈한맥의 춤〉)에서 ‘한맥’은 의미화되는 대신 상기된다. “한국”과 “한영숙”의 ‘한’은 자연스레 “한맥”을 향하고, 한국 고유의 결정(決定/結晶)적인 전통으로서 한영숙의 춤은 오늘의 현장을 통해 하나의 맥으로 이어진다. 이는 미래 시제로서 발흥되며, 기원에 대한 의지의 소산물로서 자리한다. 순수함의 근원적 측면과 역사의 굴곡이라는 변화의 현실적 측면이 하나의 맥에 대한 양면을 이루지만, 한영숙, 한국의 전통이라는 영원성의 토대가 추모와 기념의 행위를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맥의 춤〉을 통해 오늘날 한국무용이 어떻게 전수되고 새로운 서사로 쓰일 수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맥의 춤〉에서는 서거 35주년을 맞은 충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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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가 편지》: 미술 전시의 새로운 것으로서 비미술적 대상!?REVIEW/Visual arts 2026. 7. 22. 20:26
《애호가 편지》는 우리의 트로트와 뽕짝, 혹은 트로트 혹은 뽕짝을 아시아 음악의 범주로 확장하는데, 그 기원의 다양한 문화적 혼종적 영향에 대한 추적 대신에, 유사한 차원의 비교 문화적 토대를 확충하는, 곧 역사적 차원의 음악적 이해로 수렴되는 대신, 대중문화의 하위문화적 성격을 지닌, 체험적 차원의 ‘다양성’의 시차로 눈을 돌리는데, 이는 별도의 독립된 연계 전시이자 전시의 연계 아카이브로서 포함되는 〈아시아의 대중음악 컬렉션〉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대중음악 컬렉션 일부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만든 전시장 내 전시를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다. 이는 〈아시아의 대중음악 컬렉션〉이 아마도 전시 서문에서 아시아의 뽕짝 리듬이라고 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직접적 사례로서, 흔히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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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돌파구, 〈구미식〉(작가 이홍도, 연출 전인철): 실재를 가로막는 허구, 그리고 실재를 경유하는 허구REVIEW/Theater 2026. 7. 22. 14:43
두 이화 전략: 서사와 인터페이스 〈구미식〉은 “가상의 지방 도시”인 구미를 배경으로 하며, 이는 허구임을 밝히는 대개의 픽션이 역(설적)으로 실제를 허구에 대응시키게 만들면서 실은 그 실제를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그러니까 전자가 실제와 허구의 차이 안에서 벗어날 근거를 명목상으로 마련한다면―‘이것은 사실 허구입니다!’―, 〈구미식〉 식의 명명은 실제 구미가 아닌 게 아닌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가상’이란 말이 구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미 자체의 내재적 차원의 명명임을, 곧 구미 자체가 가상의 차원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해 보는 건 타당해 보인다. 곧 제목은 징후적이며 실재적인 것을 향한다. 그리고 이는 〈구미식〉 자체가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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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 화음을 만들기, 또는 화음에 닿기REVIEW/Dance 2026. 7. 22. 14:21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음악과 정합되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흐름을 탄다는 인상을 준다. 일종의 ‘화음’적 공간에 놓인 주체는 그 안에 무던하고도 평안한 표정과 몸짓을 순탄하게 발산해 낸다. 그러니까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대는 잘 정돈된 기호들의 유연한 흐름을 하나의 표층적 경계로 갈음한다. 실제 악단이 등장하지 않고 음악을 튼 것 역시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무대에 가로 놓이는 효과를 파생하는데, ‘화음’은 따라서 장면 안에 있으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윤활한 연결부의 구사에 있다. 성미나, 최지은, 〈연화〉 성미나, 최지은의 〈연화〉는 꽃을 두 개로 분기시켜 두 무용수가 꽃송이와 가지로 역할을 나눠 갖되, 연꽃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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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 밤에 대한 난삽한 삽화를 꾀하기REVIEW/Dance 2026. 7. 22. 14:13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의 〈밤〉은 조명-구조물과 디제잉, 그리고 의상의 변화 아래, 질펀하고도 난삽한 양상을 띤다. 도시의 어둠과 밤 안에 세 명의 존재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거리를 둔 디제이가 있다. 〈밤〉은 어둠 속에서, 천장 중앙의 조명이 무대 전반에 쌓여 있는 타이어들과 무대 위 양옆에 구성된 관객석을 번갈아 가며 서서히 비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로써 무언가에 대한 주의보다 무언가가 주의된다는 감각, 곧 지시의 무차별성과 국소적 체현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 빛의 ‘감시’ 아래, 몇몇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선 중앙부의 사각 프레임이 내려와 멈추고, 빛은 그 프레임 안쪽으로 좁혀지면서 그 영역을 상당 시간 지정하면서, 프레임 일부에 맺히기도 한다. 또한 바깥쪽에서 세 남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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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로 라 플라사 Teatro La Plaza, 〈햄릿 Hamlet〉: 기표와 수행성 사이의 존재REVIEW/Theater 2026. 7. 14. 20:35
〈햄릿〉은 연극 바깥에서 연극으로 수렴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 같은 구심력은 원작을 수행하는, 배우들의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발생한다. ‘햄릿’(이 글에서는 원작 『햄릿』과 그 속의 주인공 햄릿, 여러 다른 〈햄릿〉의 판본, 〈햄릿〉들 모두를 가리키는 데 구분 없이 사용하였다.)은 일종의 역할 입기 놀이가 되며, 그들의 사적 진실을 토로할 공공의 장이 된다. 8명의 배우의 공통된 특징, 다운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시선, 곧 외재적 속성은 그 존재를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따라서 중요한 건 후속적으로 자리하는 그들 각자의 사적 진실의 고유성에 입각한, 곧 내재적 차원의 발화들이겠다.―, 이 같은 숙명을 〈햄릿〉은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 햄릿의 실존적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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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추니엔, 〈뉴턴〉에 대한 주석: 실험 박스 안의 존재REVIEW/Visual arts 2026. 7. 14. 20:25
〈뉴턴〉(2009.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4분 16초.), 〈지구〉(2009–2011. 단채널 영상, 5.1 서라운드 사운드, 42분.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컬렉션.), 〈굴드〉(2009-2013.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1분 49초.), 〈미지의 구름〉(2011. 단채널 프로젝션(16:9포맷), 컬러, 5.1 서라운드 사운드, 28분.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컬렉션.) 순으로 열린 호추니엔의 스크리닝에서, 나아가 1층과 2층의 전시에서 선보인 여러 영상 작업에서 역시도 두드러지는 건, 음악과 이미지의 공존이다. 오디오는 적극적인 화자가 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영상의 합목적적 결과로 나타난다. 이미지는 총체적 서사로의 이행, 중간 단계로서 복속되기보다는 장면 하나 하나 시각 체제의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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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로비 싱 Robbie Synge, 퍼포머 크리스틴 타인 Christine Thynne, 〈메커니즘〉: 생의 응결점REVIEW/Performance 2026. 7. 13. 14:49
사물과의, 사물들의 틈〈메커니즘〉은 사물들의 배치와 아상블라주로써 완성해 가는 퍼포먼스로서, 이는 2024년 당시 81세의 나이로 크리스틴 타인(Christine Thynne)이 처음 선보였던 독무대 공연이다. ‘메커니즘’이라는 제목 역시 사물의 작동과 변화, 그 원리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사물을 다루는, 더 정확히는 자의적인 사물들의 조합을 구성하는 타인의 행위는 사물들 사이의 틈, 행위 안의 간격이 지닌 차이를 발생시키며, 이는 역시 대체로 사물들을 소리로 변환하며, 기본적으로 행위와의 동조에 바탕을 둔, 폴리 아티스트에서 디제이 그사이에 위치하는, 칼럼 패터슨(Calum Paterson)으로부터 지지를 받는다. 사물들의 운용 그 중심에 타인이 있다는 점이 실은 어떤 통제 불가능한 변수와 예측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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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의 직접성(이라는 조건): 이동하의 〈도파민네이션〉 사례를 경유해Column 2026. 7. 13. 14:49
사회라는 외부 〈도파민네이션〉에서 중심적 오브제는 옥수수알로, 이는 프라이팬과 결합하면서 팝콘 튀기는 소리로서 연장된다. 그리고 또한 초반 여기에 입혀지는 휴대폰 알람 소리는 신경에 직접 미치는 효과로서, 소위 의식을 쪼아대고 나아가 튀겨내는 것과 같다. 곧 우리는 프라이팬에서 옥수수를 덜덜 볶으면서 그 프라이팬 안의 옥수수처럼 미결정적이고 불안정하게 의식이 난도질당하는 중이다. 〈도파민네이션〉은 도파민에 중독된 현대인의 일상을 비판적으로 지시하려는 의도를 갖는데, 두 번의 공연에서 중심적, 결정적 오브제가 대체되는 해프닝을 겪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기입된다. 곧 무대 하수 앞쪽에 놓인 직각의 통로 구조물은 일종의 단으로 자리하며, 그 위의 전자레인지가 자리하는데, 여기에 두 번째 공연에서는 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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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시아르로니, 〈마지막 춤은 나를 위해(Save the Last Dance for Me)〉: 춤에 수여되는 축복과 환희의 어떤 순간들REVIEW/Dance 2026. 7. 13. 14:48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오랜 춤, 20세기 초 남성 둘이 추던 춤이라고 하는, ‘폴카 키나타(Polka Chinata)’를 소환하는데, 이는 명맥이 끊겨 가는 춤의 전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 흰색 테이핑의 네모 위에 네모―45도 기울여 모서리가 다른 네모에 닿는―를 따라 물 흐르듯 유유하고 잽싸게 그 선을 가로지르는, 그리고 두 무릎을 포개 뱅글뱅글 도는 폭발적 구심력의 움직임은 순식간에 치닫고 또 폭발하는 과정의 찰나적 반복인데, 그 ‘가속의’ 차원에 물리적으로 기여하는 속도 외에 두 사람의 유착, 애착, 애정으로 흐르는, 어떤 정동 차원의 전이 양상이 덧붙여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갈채를 보내게 된다. 이 테이핑이 바로 관객 앞까지 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조망되기보다 촉지적으로 연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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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숙, 〈더 텀블 올 댓 폴〉에 대한 주석: 횡단적 사고와 환원론적 사고 사이에서REVIEW/Visual arts 2026. 7. 13. 14:48
〈더 텀블 올 댓 폴〉(2024. 가변 크기, 1채널 비디오 설치(FHD), 30분, 컬러, 사운드, 아카이브.)은 일반적인 “에세이 필름”보다는 화자의 내레이션이 감싸는 오디오 비주얼 필름에 가까워 보이는데, 이는 인터뷰 당사자의 신체 역시 그래픽적 이미지의 전체 영상 미감에 흡수되어 있고, 일종의 이미지와 재료로서 융해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원주민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입과 강탈의 현장에 원주민 당사자의 목소리를 맞세우는데, 이로부터 도출되는 인간과 인간의 영적이고 신성한 만남이라는 전제는 내레이션의 형태로 명상적 정서 아래의 윤리적인 정언 명령으로 삽입되고, 이는 근대적 해석과 분석보다는 절대적인 타자의 형상을 수용하는 레비나스적 진리에 입각해 부족과 부족,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에서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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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량, 《증발하는 것들 Things Evaporating》에 대한 주석: 사물-공간 ‘위‘의 임시적 결정들로서 순간REVIEW/Visual arts 2026. 7. 13. 14:48
“증발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은 “존재하는 것들”로 통칭되는 개별 작업들에 대한 적극적 외화를 기획한다. 여기에는 시간의 격차와 물리적 거리를 아우르는 일종의 태도가 개입한다. 추상회화의 전형적 표면은 캔버스, 나무, 리넨 등의 지지체와 결착되며 물질성의 토대로부터 연장된다. 회화는 철저히 후자의 배경에 대한 여유분을 어느 정도는 가장자리에 남기고, 그 위에 덩어리를 구성하는 형상의 운동성을 앞세운다. 물질적인 부분과 이미지의 차원이 쌓이는 가운데, 회화는 조각적인 구상에 포섭되며 현실의 재현적인 영역에 상응하게 된다. 별도로 구분된 레이어의 하단에 “Propositional Form 명제형식 L.taeR24”라고 쓰인,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검은 덩어리 형상의 〈존재하는 것들〉(2024. 리넨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