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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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100분 Relay 즉흥 공연》: ‘곁’으로서 춤추기REVIEW/Dance 2026. 7. 7. 15:05
26회를 맞은 서울국제즉흥춤축제는 대개 라이브 연주와 안무가-퍼포머와의 협업에 기초해 진행되는데, 이는 움직임에 선행하는 음악이 또한 움직임 이후에 출현하는 것이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주자는 움직임을 보조하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을 시험한다는 인상 역시 주는데, 연주자는 보통 퍼포머를 지켜보는 시선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퍼포머를 객관화하고 동시에 조정하는 건 연주자다. 그런데 동시에 연주자의 자율성으로부터 일정한 포맷이 아니라 비예측적이고 반구조적인 즉흥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곧 연주의 단락화는 퍼포머의 세계 자체를 자족적인 것으로 두기보다 그를 하나의 시험의 장에 둔다. 연주는 계속 변경된다. 이때 그 흐름 자체는 유기성의 차원보다 중요하며, 그것을 대체하게 되는데, 이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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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초이스] 윤나라 프로젝트, 〈껍데기〉: 트라우마 흔적의 외화된 형상REVIEW/Dance 2026. 7. 7. 15:04
〈껍데기〉는 군무 안에서 예외적인 일자의 위치를 대비, 분별하는데, 후자는 곧 인형극적 수행으로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는 ‘껍데기’에 대한 물질적 증거물이다. 그런데 이 인형극의 수행 질서에 따라 그 의미는 모호해지는데, 곧 마네킹 얼굴과 그에 붙어 있는 회색 상의와 그 뒤에서 그것을 조종하는 존재는 누가 누구에 대해 껍데기인 것인가. 이 인형 조종자는 대개 어둠 속에서 인형을 일자로 분화시키지만, 밝음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일종의 2인무를 성사시킨다. 처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며, 영어 문장들을 발화하는데, 이는 공통적으로 바깥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나’에 대한 실존 차원에서의 인식―“Can you hear me?”―과 존재 차원에서의 인식―“Do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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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고 故 The Late〉: 떠도는/유리된 신체로부터 죽음을 분별하기REVIEW/Visual arts 2026. 7. 7. 15:02
배치: 절단된 동시성 임영주의 〈고 故 The Late〉(2023-2025. 비디오, 사운드, 물체, 퍼포먼스, 웹사이트, 책, 60분.)는 12채널 영상으로 이뤄진 작업으로, 공간 전체는 영상에 맞춘 시각을 기준으로 크게 3면의 배치로써 재조정되며 부분적으로 적용되는 어포던스, 곧 일정한 자리 잡음에 대한 모순과 비틀림을 초래한다―아마도 이러한 물리적 차원의 배치를 제외하고 순수 형식으로 전시를 환원한다면, 고정된 스크리닝의 핵심적 차원만을 추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혼동으로서 이 전시의 포맷 자체를 애써 무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곧 관객은 영상들의 동시성의 산출 아래, 시간과 이미지 들의 비선형적 전개를 물리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으로 해제해야 함의 곤궁을 초래한다―하지만 결국 전시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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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예술감독, 《정민류 교방춤》: ‘정’중동의 미학REVIEW/Dance 2026. 7. 7. 14:38
《정민류 교방춤》의 일곱 개의 춤은 정중동의 미학에서도 ‘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였는데, 이는 동으로 가기까지 정이 움직임의 요체를, 근거를, 기본을 안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이는 동으로부터 정이 신중함을, 단단함을, 동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악사의 연주가 동의 기운을 안고 있다면, 춤은 정을 잡고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더디게 풀어낸다는 인상을 준다. 아마도 이것이 동으로서 가장 확장된 춤은, 또는 기꺼이 혹은 쉬이 자신을 내어주는 게 부채춤, 〈화선무〉였다. 결국, ‘정’은 내부의 중심으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재적 중심은 손에 든, 손안에 있는 어떤 대상과의 관계에서 발현된다. 곧 그것이 부채이든, 수건이든, 칼이든, 장구에 맞닿는 채든 간에 그것은 신체의 중심, 나아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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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원, 〈잔향:나무의 노래〉: 의식으로서 장소, 그리고 수행REVIEW/Music 2026. 7. 7. 14:14
〈잔향:나무의 노래〉는 무대 중앙에 턱 하고 놓인 거대한 뒤집힌 나무를 중심으로, 구석과 가장자리에서 자리하며 나무를 주체로 한 여러 의식 음악의 갈래를 선보인다. 다분히 수행적으로, 이는 형식적인 차원을 흡수한다. 심미적 형태는 수행적 시간에 녹아든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수행은 ‘의식’ 음악의 본질, 그것이 향하는 목적에 부합한다. 나무는 뒤집혀 자리해 인간의 신체 유비를 연장하며, 신성한 존재로서 특별한 의식적 대상이 된다. 나무는 마을 입구의 당산나무와 같이 종교적 대상으로 삶의 입구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그 옆으로 쳐진 투명 갈래 막들은 한지로 친 막들을 대체하고, 이 막들과 허공에 프로젝션 영상이 투사된다. 이는 단순한 배경 이미지라기보다 비가시적 생명체들이나 굿에 쓰이는 무구의 확장 오브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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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IN Company, 〈귀신날〉(김주빈 안무): 인간과 귀신을 또는 전통을 매개하기REVIEW/Dance 2026. 7. 6. 14:27
초재적인 목소리의 권능 〈귀신날〉은 귀신의 비가시적 존재를 상정하기 위해 마이크로 증폭된 목소리를 사용하는데, 처음과 끝 모두 그러하듯 이때 화자의 신체는 비가시화된다. 이는 크게는 또 주요하게는 장소 너머에서 출현하는, 특정 장소에 결착되지 않는, 그곳에 근거를 두지 않는 유령적 신체성을 가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예측 불가능한 차원을 향해, 공간의 더 많은 곳에서 편재하는 것, 변칙적으로 출현하는 것과 같이 가시성을 일부 유예하는 방식 역시 포함하는데, 그 외에도 신체를 부풀리거나 또 다른 신체를 도입하는 것으로써도 시도되는데, 이는 모두 장소를 수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된다. 곧 처음 무대 뒤쪽 전면에 높게 솟아있는, 발이 어둠에 잠겨 희미하게 보이는 귀신의 지배적 이미지와 이내 공중을 일정한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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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인 & 이진형, 〈어떤 힘 (Invisible Forces)〉: 신비주의적인, 그리고 기술적인REVIEW/Dance 2026. 7. 6. 14:25
정철인과 이진형의 〈어떤 힘〉은 어떤 힘이 누군가의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가시화한다. 그의 바깥에서 순전히 미치는 영향력으로서 사운드는 그 세계가 예상치 못한 것으로 이 세계에 새롭게 접지되는 경계를 지정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변에서 덜그럭거리고 진동하며 움직이는 여러 사물의 움직임보다 한층 더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차원을 선취하고 또 전제한다. 이름이 정의되지 않는 홀로 사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남자(정민수 무용수)는 이 사태를 정의할 수도 구분할 수도 장악할 수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도 쉽지 않다. 어떤 힘을 보여주기 위해 남자의 곤궁하고도 수동적인 양상이 강조됨으로써 〈어떤 힘〉은 일종의 소극적 양상이 된다. 남자는 그 어떤 힘에 붙잡히는 하나의 실험 대상이 됨으로써 그 반대의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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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메이크랩, 핍진한 미래에 대한 거리 두기 혹은 틈새: 〈뉴 빌리지〉(2025)와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2023)을 중심에 두고REVIEW/Visual arts 2026. 7. 6. 14:15
언메이크랩의 영상들이 시작되는 장소는 모두 비어 있다. 그곳에 어떤 미래를 가설하기 위함이다. 〈뉴 빌리지〉(2025)에서 석양의 델타 위, 그리고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2023)에서의 불탄 산, 그리고 〈시시포스의 변수〉(2021)의 꼭대기가 그것으로, 이는 끊임없는 역설을 초래한다. 그것들은 일견 파국과 폐허에 대한 상상력과 연접해 있는 듯 보이는데, 〈시시포스의 변수〉에서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돌들은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에서 온갖 비인간, 인간 존재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신적 폭력’으로, 〈뉴 빌리지〉에서 도시 자체의 떨어짐으로 변주된다. 그리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는 건 인간을 경유한 언어, 이미지 따위를 데이터셋으로 다시 뭉쳐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재산출하는 것이다. 〈뉴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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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태풍〉(2025.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번역·재구성 마정화, 연출 박정희): 세상만사로부터 소거의 수행을 통해 영원한 안식에 이르기REVIEW/Theater 2026. 7. 6. 13:58
박정희 연출의 〈태풍〉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구성해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를 각각 프로스페라와 알론자라는 여성 캐릭터로 전환하는데, 일종의 젠더 프리 캐스팅의 일환은 극의 전제가 되는, 공작의 음모로 왕에서 내려와 섬에 유폐되었다는 전사에서 대비되는 권력의 정점의 두 인물을 여성으로 바꾼다. 이는 남성 가부장 중심의 사회의 제일 윗단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그 외의 배역에 대한 성별 전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식이다. 중요한 건 이로써 주인공 프로스페라를 예수정 배우가 맡게 되었다는 것인데, 주도적인 여성이 주인공이면서 유명한 배우가 그것을 승계한다는 점에서, 전 작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을 배우 이혜영이 맡은 바를 떠올리게 한다. 프로스페라는 자신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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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안녕, 평안굿〉: 평안함, 여성들이 이룬 세계REVIEW/Music 2026. 7. 6. 13:34
〈안녕, 평안굿〉의 도입부는 “여성농악이 누렸던 부흥의 순간”을 기도한 것과 같이, 가장 열린 형태의 공간에서 현장을 구축하는데, 이는 극장 뒤편에서 하나둘 등장해서 관객을 연희자들이 에워싼 채 일종의 현존 차원의 입체 서라운드 환경을 조직한 후, 무대에 오르는 제법 긴 시간의〈어헛〉이다. 전자 사운드의 단속적 출현 아래, 무대로 온전히 소리 환경이 옮겨져 단단한 초점이 그로부터 응결되어 확장되는 〈열림의 굿, 다시 연결되는 우리〉의 시작까지 〈어헛〉의 고양된 순간은 매끈하고 밀도 있게 연장된다. 〈어헛〉은 또한 끊임없이 혼돈을 안겨주는 곡이기도 한데, “아~”를 길게 끄는 가운데 소리의 진폭이 내내 요동치며 하나의 주기를 이루는데, 이때 “헛”의 결단은 단호하지만 그만큼의 짧은 여운을 남긴다. 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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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랑, 《뒤의 달 Black Moon》: 심연적 실재를 거스르기 혹은 뒤돌아서기REVIEW/Visual arts 2026. 7. 5. 14:14
막 너머에서 금시랑의 《뒤의 달》에서 “뒤의 달”은 우주와 같은 검은 배경에서 유추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는데, 그 ‘앞’에 놓이는 건 무지개와 같은 얇고 출렁이는 천막과 같은 것이며, 이때 현실은 본질을 잠시 가리고 있는 일시적인 이미지의 상연으로 보인다. 그 일종의 베일을 펀치로 뚫어 나타난 작은 구형의 구멍이 ‘검은 달’인 셈으로, 그것이 예외적으로 두 개의 작품에서 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현실은 제대로 흘러가고 있고, “뒤의 달”이 ‘검은 달(Black Moon)’임을, 곧 뒤집힌 현실의 이면을 보고 있었음이 분명해진다. 여기서 검은색은 그야말로 어둠으로서 곧 화면의 절대적인 무게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혹은 거의 절대적으로 높은 채도의 베일은 산뜻하면서 가벼운 그리고 생동하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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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디아스포라영화제]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혁명 너머가 아닌 혁명 이전의 시간으로REVIEW/Movie 2026. 7. 5. 14:13
혁명의 의식 없는 두 번째 삶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하나의 혁명이 실패하고 또 다른 혁명을 그려보는 것으로 나아가는, 곧 두 개의 단락된 혁명의 시기가 연결되는 구조를 취하는데, 그 중심에는 여성이 있고, 이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로 이뤄진다. 그리고 그사이에는 아버지가 있다. 첫 번째 혁명은 과격하고 급격하게 나타나고 또 사라진다. 먼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교량을 지나는 첫 번째 장면의 지배적 이미지는 그 첫 번째 여성, 레지스탕스 집단 프렌치 75의 퍼피디아로, 그의 내레이션으로 그는 혁명의 닫힘과 자신의 세계의 종식을 동시에 선고한다. 경찰에 붙잡혀 감옥행의 기로에서 동료를 밀고한 그는 쓸쓸하고 무력한 퇴장을 하며, ‘과거’ 역시 그러하다. 실제로 그는 살아있지만 정신이 죽었기 때문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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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윤, 이초록, 《핑킹가위 증후군》: 하나의 공간으로서 작품, 디자인 혹은 명명을 통한…REVIEW/Visual arts 2026. 7. 5. 14:13
《핑킹가위 증후군》은 세운상가의 상품을 적재하는 공간인 10의 n승을 활용해, 여러 오브제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재함으로써 가장 긴 면이 3미터 남짓인 윈도우 공간을 잡동사니 사물들의 우주로 ‘나열’하며 ‘디자인’한다. 두 명의 작가로 양희윤과 이초록이 각각 글과 디자인으로 참여했는데, 그 둘의 역할은 꽤 모호하게도 혼재되고 또 혼동된다. 우선 《핑킹가위 증후군》은 하나의 윈도우 공간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며, 수많은 사물 배치로 이뤄진 이 하나의 작품을 일일이 나열한 캡션을 일종의 하나의 글로 볼 수 있는데, 일종의 서문 역할을 하는 또 다른 글에서 양희윤은 우리, 곧 양희윤과 이초록에 포함되는 최초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이 전시 제목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 두 주체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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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나는 여기에서 모든 것을 숨쉰다〉: 숨을 바라보는 법REVIEW/Dance 2026. 7. 5. 14:13
이윤정의 〈나는 여기에서 모든 것을 숨쉰다〉(이하 〈숨쉰다〉)는 제목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숨의 가시화, 숨의 제어와 숨을 통한 신체 전반의 제어로써 숨의 언어를 보여준다. 여기서 숨은 숨을 다루는 테크닉 혹은 메소드인 동시에, 그것의 결과 자체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의 근거가 강조되는바, 그것을 채우는 건 숨으로 바뀌는 모든 것이다. 이 문장에는 두 개의 목적어가 자리하는데, “나”는 ‘숨을 쉰다’라면, 그 나머지의 것 혹은 그를 포함한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숨을 쉰다라기보다 타동적으로 숨을 쉬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나’가 그 모든 것을 숨을 쉬게 한다 이윤정 안무가는 지난 〈아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에 이어 이번 작업의 제목 역시, 언어를 내파하는, 언어가 교착되는 지점에서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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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회, 〈몸시〉(2024)에 대한 주석: 언어로서 몸과 몸의 언어 그사이REVIEW/Dance 2026. 7. 5. 14:13
창무회의 〈몸시〉는 몸시라는 개념의 정초와 함께 그 개념의 구현으로서 열 두 편의 예시들을 나열한다. 열 두 장은 각각의 몸시이며, 몸시의 철학을 명징화하는 것이 된다. 중간에 빈 무대에 내레이션으로 도입되는 몸시에 관한 시는 “나”를 숨·춤·빛·땅·하늘·가락·놀이로 명명한다. 이 병렬되는 서로 다른 범주와 층위의 개념들을 통해 ‘나’가 정의되는데, ‘나’는 서술어들 안에 내포되거나 접속되며, 그것들 안에 매개됨으로써 또는 체현됨으로써 나타나는 특별한 주체가 된다. 그리고 ‘몸시’가 발생할 것이다. 몸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발생하는 시적 풍경 또는 시로서 몸은 일차적으로 몸을 전제하고, 그다음으로 몸의 매개적, 변전의 위상을 전제한다. 따라서 ‘나’의 정의에서, 어떤 몸은 춤을 포함하면서 그 춤의 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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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목소리 포럼: “리더 없는” 타운홀 미팅』 에 대한 주석: 무엇이 필요한가 아니 욕망하는가Column 2026. 7. 2. 13:56
리더 없음에 대한 현안 『예술인의 목소리 포럼: “리더 없는 타운홀 미팅”』은 다소 독특한(비문의) 또는 기이한(증상적) 이름이라 할 수 있는데, “예술인의 목소리”가 주최의 이름에 해당한다면, 자연. 실제 포럼명은 부제의 자리로 옮겨지는데, 그런데 이는 “없는” 곧 부재를 가리킨다. 그리하여 현장에는 실제 리더 곧 기관장이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그 이름은 실로 징후적인 이름이 된다. 정책 결정권자가 반대로 지역 주민을 초청하는 자리라는 ‘타운 홀 미팅’을 전유한 이 이름은, 그 역할을 전복하며, 그들을 리더 없음의 자리로, 곧 유령성의 신체에 입각하게 만든다―누구보다 ‘명확한’, 식별 가능하며 하게 된 그들은 마땅히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 기관장의 부재를 확인함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깨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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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후, 〈두 다리, 몬스터와 인간들〉: 존재에 대한 공고한 거리로서 미학적 완수REVIEW/Performance 2026. 7. 2. 13:56
이신후의 〈두 다리, 몬스터와 인간들〉(이하 〈두 다리〉)은 얽힌 두 신체와 이를 강탈하는 두 신체의 대립 쌍으로 이행되는데, 이때 전자는 항거하지 않으며, 후자는 전자를 사물처럼 다룬다. 막의 구분은 장소의 분기를 따르는데, 1막 주차장 공간의 “연인”에서, 2막 옥상의 “댄서”로 전자가 하나의 희생 제의의 제물의 자리를 ‘순환’하는 가운데, 3막 전시실에서 이 모두가 한데 종합되어 끝이 나는 구성이다. 이 세 개의 막에서 사용되는 오브제는 모두 고유하고 또 다른데, 그것은 공간의 특질을 함입하는 신체의 지지체로 작용한다. 그러니까 신체는 절대적으로 그 지지체에 묶이고 결속된다. 1막의 연인은 한데 얽혀 ‘정지’되어 있고, 이는 그 앞의 커다란 괘종시계와 동기화되는 초침 소리와 이를 파고드는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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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우 작, 김현 연출/출연, 〈나누〉: 편재하는 그리하여 애도하는REVIEW/Theater 2026. 7. 2. 13:56
나누라는 누빔점 〈나누〉는 작은아빠 나누를 그를 기억하던 사람들을 만나며 탐문하는 과정을 엮는다. 이 조각 모음은 선형적이지도 인과적이지도 않아서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기억으로 응결된다. 이 안에서 나누는 여러 잠재적인 차원으로 분화하는데, 곧 그 다양한 각자의 기억 속 나누는 일종의 잠재태가 ‘나누어져’ 도착하는 n개의 버전들인 셈이다. 이는 나누의 죽음 이후에 그 이전을 따라 가는 여정이며, 타인을 경유해 그의 타자성을 조각하는, 부재의 채울 수 없음을 매개의 들러붙는 언어들로써 가늠하는 독특한 시도가 된다. 이때 한 명의 배우가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곧 1인극의 형식으로써 희곡이 옮겨짐은, 그 모두가 나누가 아니면서 나누를 말하고 듣는 이로서 공통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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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기군상, 각색·연출 고선웅, 〈조씨고아〉: 역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또는 그 너머에서 읽히는가REVIEW/Theater 2026. 7. 2. 13:56
〈조씨고아〉는 복수를 위한 인내의 긴 세월과 그 허망함의 짧은 순간을 다루는데, ‘조씨고아’는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가 조씨 가문을 멸족시킬 때 마지막 핏줄로, 문객으로 온 의사 정영이 자신의 아들과 바꿔치기해서 그가 살아남도록 돕고 키우며 장성한 뒤에 그 사실을 알려주며, 비로소 복수가 시작된다. 전반부에서 중심이 되는 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정영과 뜻을 같이 한 주변 사람들의 의로운 희생, 그리고 아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정영의 아내 송향의 만류와 절규, 그 안에서 번민하고 갈등하고 탄식하는 정영이며, 도안고는 그 과정의 직전에 음모를 계획하고 성사함을 제하고서는 주요한 플롯을 점하지 않는다. 이는 진나라의 정세 자체에 대한 비평적 주석으로서가 아니라, 조씨고아의 희생을 막기 위한 생사의 고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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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타이틀 매치: 홍이현숙 VS 염지혜, 《돌과 밤》: 주름의 두 가지 양태 혹은 이념REVIEW/Visual arts 2026. 7. 2. 13:56
서울시립미술관의 “타이틀 매치”라는 제도적 형식은 두 명의 주연을 링에 세우고, 하나의 전시를 둘의 차이로 분화시키며 구성하는데―접근 방식과 표현의 양태 모두 비교의 근거가 된다.―, 《돌과 밤》은 세대 차를 가진 두 여성 작가, 홍이현숙과 염지혜를 전면에 내세웠다. 각각 돌과 밤이라는 추상적이고도 간단한 명사가 그 둘에게 대입되고, 이 둘을 엮는 서사로 재앙(=밤)과 재앙에 덮힌 사물(=돌)이라는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진다. 전시의 지형을 그리기 위해, 두 작가는 공통의 토대를 글로써 유추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것은 주제 의식을 향한 작가의 고유한 언어를 노정하는, 그 둘의 상응점을 건져 올리는 방식에 가깝다. 그리고 이를 낭독함으로써 작가의 신체성을 전면에 드러내고―여기서 자신의 목소리를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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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당연히, 극장,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구자혜 작/연출): 고통을 발굴하는 언어(의 역능)REVIEW/Theater 2026. 7. 1. 15:09
‘발굴되지 않은’ 〈발굴되지 않은 언어의 고통〉(이하 〈발굴되지 않은〉)은 어린 시절 학교에 오지 않은 친구(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묘사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에 ‘나’의 내면을 흘러가는 현재형의 발화들이기에 이 언어는 집요해진다. 고통을 겪는 건 존재가 아니라 언어인데, 그것은 명명할 수 없는 개인의 고통에 대한 속성, 고통에 관한 당사자성, 곧 그가 지닌 ‘고통의 언어’가 아니라, 그것을 고통으로 명명하지 않으려는 제3자인 어른으로부터 밀려나는, 유예되는 고통이, 곧 언어 자체로 소급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보인다. 곧 언어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통과 함께 밀려나는 게 아니라, 고통 너머로 밀려나며 고통을 겪는다. 사실상 여기서 언어는 매개의 언어이다. 또는 매개의 매개의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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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이홍도, 연출 정은순, 〈꿈의 연극〉: 핍진한, 그러나 비재현적인REVIEW/Theater 2026. 7. 1. 15:08
〈꿈의 연극〉―원작은 희곡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뮤직페스티벌〉이다.―은 스웨덴의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Johan August Strindberg, 1849∼1912)의 동명의 희곡을 모티브로 한다. 신의 딸 수정(성수연 배우)이 지구에 내려와 인간을 만난다는 신화적 원형의 요소가 함축된 설정이나 꿈의 무의식적 흐름에 따른 파편적인 이야기 전개의 양상과 같이 그 기본적 얼개를 바탕으로 함에도, 그 내용은 철저히 한국의 근현대사와 사회 단면에 대한 해부를 토대로 전개되는데, 오히려 “원작”이라 함은 또 다른 함의에서 파악된다. 그것은 연극(인)의 꿈, 그리고 그에 대한 파악이다. 극 후반에는 『꿈의 연극』을 쓴 스트린드베리(해리 벤자민 배우)와의 작가와의 대화를 극의 일부로 삽입하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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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김멜라, 작·연출 이상숙, 음악감독 이향하, 〈이응이응〉에 대한 주석: 채워질 수 있는 주체의 공백!?REVIEW/Theater 2026. 7. 1. 15:08
이향하의 〈이응이응〉은 김멜라의 단편 「이응 이응」을 각색한 음악극으로, 애도를 돕는 트레이닝 어플을 등장시켜 현대인의 그리움, 욕망 따위의 감정을 체계적이고 정교한 방식을 경유해 조작 가능한 것으로 전이할 수 있다는 어떤 전제를, 어떤 미래를, 그러한 기술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를 도입한다. ‘이응’은 동그란 캡슐 형태로서, 일종의 AI가 탑재된 휴먼 스케일 차원의 디자인이 적용된 감정 조작 장치인데, 이응의 인격에 대응하며 “코치”로 정체화하는 이승희와 애도 불가능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의 김율희 두 명의 소리꾼이 기타 역할까지 모두 소화하지만, 판소리 창법은 예외적으로만 도입하며, 음악에서도 베이스 기타와 드럼, 건반이 부상하며 현대적 음색과 흐름의 강세를 만든다. 중요한 건 이 공연이 판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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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민, 〈설킨〉에 대한 주석: 전체로서의 일자의 세계에 대해REVIEW/Theater 2026. 7. 1. 15:08
〈설킨〉 은 동일자들의 무한회귀라는 형식 안에, 원과 주해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양상을 풀어낸다. 처음 지하철이 지나가는 주해의 집에 초대되어 대용량 국수를 대접하며 이 국수를 다 먹고 헤어지기로 하는 첫 장면은, 후반 둘의 상반된 위치로 한 번 더 반복된다. 이 형식은 국수 그릇의 원의 형상, 그리고 지하철이 지나갈 때의 네모난 프레임이라는 상징적 형태의 반복적 결정 역시 동반하는데, 가령 ‘원’은 주해가 보는 망원경으로, 직사각형은 원 앞의 TV로 옮겨진다. 곧 TV 앞에 선 원을 보는 주해의 망원경이라는 엮임은 주해와 원의 엮임이면서 배경과 형상의 엮임이기도 하다―그리고 이는 역전, 전도 가능한 관계이다. 주해라는 형상의 시점이 배경을 향하며 그에 용해될 때, 주해는 원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또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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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숙, 〈시위 기피의 역사〉에 대한 주석: 역사의 포물선형 궤적REVIEW/Theater 2026. 7. 1. 15:08
성화숙의 〈시위 기피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시위의 역사 그 주변부의 목소리를 따라 가는데, 5.18 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되어 근래의 계엄을 경유하고 다시 5.18을 향한다. 역사의 중핵은 곧 5.18에 있으며, 다른 역사의 시위는 이를 우회하여 접근하기 위한 맥거핀들에 가까운데, 이는 암묵적으로 광주와 서울이라는 두 개의 지리적 경계를 만들고, 동시에 역사와 상대적으로 현재라는 시간적 경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성립한다. 결과적으로, 이때 기피는 시위가 절대적인 몫―환경―에서 상대적인 차원으로 변화하는 그 낙차를 방어하기 위한 탈승화로서 전유된 부정성으로 보이는데, 이는 물론 5.18을 바라보는 시점의 사람들의 시점에서를 말한다. 곧, ‘기피’는 근래의 시위들이 아닌 5.18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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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 원작, 류이향 각색/연출, 〈모린〉: 막 너머로 환치되며 교환되는 개념들REVIEW/Theater 2026. 6. 30. 23:01
미란에서 모린으로 〈모린〉은 다양한 소수자성의 인물을 지닌 인물들을 교차시키는데, 이는 콜센터 직원으로 한 고객의 지속적인 갑질로써 우울 증세를 겪는 미란이 시각장애인 영은을 만나면서, 연인이 되는 하나의 서사를 중심 축으로 하며, 일종의 서브 플롯으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미란의 친구 보현의 서사는, 영상을 통해 전화 너머의 세계로 건너온다. 이때 보현은 미란이 영은과 성큼 만나볼 것을 경청하며, 그것을 새삼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케 한다. 곧 시각장애인과의 내밀한 만남과 자폐 스펙트럼 자녀를 두는 것은 비례하며 우정을 경유하여 상호교차성의 잠재적 범주 안에서 횡단한다. 또한 모린이 겪는 우울은 요제프 코발스키의 산문 『보이지 않는 것들』의 낭독 도서 제작을 신청하고, 낭독 녹음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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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수유, 〈고트〉(페르디난트 폰 시라호(FERDINAND VON SCHRACH) 작, 류주연 연출): 자기 죽음에 대한 자율적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REVIEW/Theater 2026. 6. 30. 23:00
〈고트〉는 자기 선택사라고 하는 자기 죽음에 대한 자율적 권리를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첨예하게 의견이 난립하는 한 공청회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것이 일종의 현재 진행형의 성격을 띠며 작동하는 말의 차원을 구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건, 말 그대로 공청회의 특징이 충족시키는 연극의 성질, 곧 현실에 대한 어떤 결과나 변화를 산출하지 않는 영역에서 시뮬레이션 차원에서 판단과 선택의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공청회의 발화 행위들이, 곧 제4의 벽을 넘어, 의제를 던지고 수행성의 차원에서 그것이 작동하는 연극의 전면으로 고스란히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미에 실제 관객의 참여를 통해 관객은 찬반, 혹은 기권의 의견을 거수의 과정에서 표현하는데, 그보다 더 본원적인 차원에서 각 패널의 진술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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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독백연습〉: 언어의 재경계를 표식하는 움직임(의 언어)들REVIEW/Performance 2026. 6. 30. 23:00
허윤경의 〈독백연습〉에는 안무가 자신이 찾은 또는 그를 거쳐 간 여러 텍스트를 움직임과 연관 짓는데, 그 둘은 공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이때 언어와 신체가 갖는 각각의 공간성은 절합 가운데 교섭되는 여지를 마련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은 언어 안에 움직임이 재포섭되는 절차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언어가 움직임으로 재분절되며 연장되는, 곧 확장되는 것일 수 있다. 곧 움직임은 언어의 공간이며, 언어의 공간에는 움직임이 담긴다. 그러나 움직임은 순수한 언어의 어떤 가능성을 전달할 수도 있을까. 허윤경은 움직임의 경로를 찾아 나간다, 언어를 빌려―몸은 전제되는 무엇이다.―, 또는 언어에 빗대―몸은 언어로서 구성된다.―. 텍스트를 담은 종이는 구멍에 박혀 있다. 그것은 손과 바닥 사이의 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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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 《예언과 시나리오》: 믿음의 체계 혹은 비틀림REVIEW/Visual arts 2026. 6. 30. 23:00
‘예언’과 ‘시나리오’는 미래에 대한 두 다른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전자가 미래를 확약하는 믿음의 체계를 전제한다면, 후자는 미래를 예측하(려)는 현실에 뿌리를 둔다. 시나리오가 예언을 현실과 봉합하는 표현이 되거나 예언의 비현실성을 구체화하는 형식으로 복무하는 지점에서의 균열을 찾아내는 방식, 아마도 이 둘이 상호 복무하며 통합되는 지점에서의 간격, 그 둘을 각자의 자리로 다시 돌려놓고자 하는 태도가 둘의 병치 속에 자리하며 전시의 실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에 다가와 있는 미래, 다른 현실에 대한 반영, 미래를 바라보고 지각하는 여러 태도들은 미래에 대응하는 유사 과학적 혹은 핍진적 현실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서사, 비인간의 상이한 지각 체계, 분산되며 재발견되는 파편으로서 사물들을 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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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민, 〈누구의 마을도 아니게 될 때〉에 대한 메모: 지방 소멸에 대한 동시대적 우화REVIEW/Theater 2026. 6. 30. 23:00
김연민의 〈누구의 마을도 아니게 될 때〉는 인구 소멸 지역의 마치 근미래를 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현재의 핍진한 묘사인지 SF적 상상력의 차원인지 혼동을 준다. 이는 그 지역에 대한 타자로서 존재 양상에서 기인하는 결과로 보인다. 곧 지역과 존재의 간극, 격차로 인해 지역은 이질적인 차원으로 극대화된다. 처음 일본의 한 인형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 마을을 인형으로 채워 만든 츠키미 아야노라는 “소멸의 예술가”의 일화는 소개되기보다 초반 인구 소멸 지역에 대한 단면을 경험하는 차원에서 클로즈업되는데, 이때 한 할머니의 형상이 진짜인지에 대한 물음을 갖고 고용된 배우인지, 공무원인지 정체를 추정하는 의식의 흐름에서처럼 멈춰 버린 기이한 시간의 마을이 드러난다. 두 번째 일화는 소 축사에서 벌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