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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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씨어터, 〈통로〉(이양구 작, 전윤환 연출): 소통의 불가능성 혹은 시차로부터REVIEW/Theater 2026. 6. 5. 21:36
상연으로서 통로 〈통로〉는 학교 내 담배 피우는 장소를 공론의 합의에 입각해 가설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것이 아니라 어떤 면피의 통로임을 드러내는 지점에서, 〈통로〉는 상징계적 잔여 또는 실재에 다다르는 듯 보인다. “통로”는 학교 개구멍에서 이어지는 담벼락 사이 공간으로, 마을과 바깥의 경계에 있다. 이는 학교의 ‘권’역에 있지만, 마을 주민(다 은)의 개인 부지를 침입한다는 항의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담장의 위치를 다투는 측량의 사태―측량사(변준섭)의 소환―로까지 번진다. 근본적으로 그 두 행위자의 의도는 학생이 담배 피우는 장소를 비가시적인 것으로 두는 것에 있는데, 그것이 그들을 자유롭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학생(최현조)의 흡연 자체에 대한 비판, 곧 부정성을 갖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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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공독무 서울교방 6인전: 깎여나가며 자리 잡는 형식들REVIEW/Dance 2026. 6. 5. 21:36
6인전이 지시하는바, 홀로 춘다는 ‘독무’는 홀로 닦아 낸다는 ‘독공’과 운을 맞추는 기능적 구성에 가깝다. ‘독’은 완전함의 요체를 가정하고 거기에 대한 1인칭의 신화적 서사를 가설한다. 그 완성을 위한 스스로의 깎여 나감을 감내하는 지난한 노력의 비가시적 시간이 ‘독’이며, 그 ‘독‘의 시간이 펼쳐지는 건 침범하지 못하는 신성의 영역에 다다르게 됨을 암시한다. 곧 6인전에서의 각각의 방들, 일종의 모나드들은 혼자만의 온전한 공간을 구성한다. 제목에 가정되지 않은 “온습회”는 “근대 시기에 권번에서 수련생들의 예술적 기량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던 “행사”로, 여기에는 다시 대타자의 시선이 들어온다. 그것은 완전함의 요체에 선행하는 엄격함의 틀과 가치가 전제되며, 전통의 확립은 연대기적 시간 안에서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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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세 작, 심재찬 연출, 〈만선〉: 시대의 한계와 변경에서 이야기하다REVIEW/Theater 2026. 6. 5. 21:36
〈만선〉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어부 곰치와 그의 가족, 구포댁, 도삼, 슬슬이의 삶을 중심으로 다루는데, 이는 지극히도 비극적인 양상으로 흘러간다. 그 비극의 원인은 무엇보다 선주 임제순의 급작스러운/무리한/얄궂은 빚 독촉의 시점, 곧 부서 떼가 가득 밀려오는 시점에 배를 묶으며 요구하는 빚으로 인해 곰치가 바람이 심하게 불어오는 시점에 무리하게 배를 겨우 띄우게 되고, 당장 상환일을 앞둔 상황에서 엄청난 만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이는 결국 곰치의 고집스러운/굳건한/독단적 의지, 그리고 그에 선행하는 맹목적인 열정 때문인 것으로 환원되는 듯 보인다. 먼저, 자기 소유의 배가 없는 곰치는 선주 임제순에게 빚으로 묶여 있으며 동시에 배의 이용권 역시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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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론 작, 김재엽 연출, 〈베를리너〉: 이국성으로서 자유에 대한 이념REVIEW/Theater 2026. 6. 5. 21:36
〈베를리너〉의 무대는 원형 광장을 상정한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평화의 현재를 결말의 풍경으로 제시함에 따라 광장이라는 장소에는 초월적 이념으로서 메시지를 부여되며, 밤과 정전의 몇 순간을 제외한 시종일관 밝은 무대의 조도 설정에 따라 실질적으로 그 광장을 완성하는 건 옆에 나오는 그래픽 이미지가 아닌, 마주하고 있는 관객이다. 이 광장을 관통하는 건 2층 높이의 난간으로 이는 연극의 해설자의 독립적인 위치와 예외적 영역에서 베를린을 횡단하는 사다리, “저쪽”으로 가기 위한 “이쪽”의 말미로 상정되며, 이 분리된 경계 영역에서의 여러 죽음의 장면을 불러옴으로써 파생되는 트라우마의 상징적 이미지로 자리 잡는다. 현실과의 간격 아래, 잠재하는 기억의 이미지는 시선을 방해하고 공간을 관통하고 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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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젊은안무자창작공연] 박주환, 〈무언의 삼각형〉, 윤나영, 〈한낱 작은 존재들〉, 김재권, 〈생각 조종자들〉 리뷰REVIEW/Dance 2026. 6. 5. 21:35
김재권, 〈생각 조종자들〉: 나로서의 너의 현상학 생각을 조종한다는 건 몸짓을 통해 어떻게 표현 가능한가. 한 남자(박현규)와 여자(고시아), 마네킹이 등장하는 〈생각 조종자들〉에서 한 남자가 부착하는, 한 남자에 부착되는 마네킹 혹은 여자의 표현에서 보면, 그것은 타자가 이전된 형식으로서 ‘나’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곧 몸짓이 나의 의식적 주체성을 상대에게 저당 잡힌 채 발현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무의지적으로 산출될 때 나의 생각이 조종되고 있음이 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생각을 조종당하는 것과 그 반대의 존재가 하나의 짝을 이룰 것인데, 거의 둘씩의 관계에서 생각 조종자’들’은 어떻게 가능한가, 또는 또 다른 누구를 호명하는 것일까. 〈생각 조종자들〉은 인형극의 원리를 차용하고 있는데, 뒷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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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블룸 2026] (2) MOTOKO, AMELIE DUCHOW, ∈Y∋ + C.O.L.O: 심연의 대상 너머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6. 6. 4. 22:02
사운드가 생성되고 출발하는 지점에서, 이미지의 최초는 어떤 모습일까. MOTOKO의 평면이 이미지 너머를 이미지의 표층으로 드리우면서 세계를 표층 이미지의 급격한 확장과 전이의 타격과 함께 암시한다면, AMELIE DUCHOW에게 평면은 피부적인 것이다. 그것은 그것을 뚫을 듯 긴밀하게 접지하며 내려오는 인공적 직선에 의해 탄력적인 것으로서 드러난다. ∈Y∋ + C.O.L.O에게 그것은 우주 배경 복사를 담은 텔레비전의 기본적 영점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후 MOTOKO가 검은 바탕의 흰 얼룩에서 점차 푸티지 영화 필름의 이미지로, AMELIE DUCHOW가 피부를 입은 채 테트리스 블록의 하강하는 모습의 연속적 재출현과 함께 빠르게 뒤바뀌는 언어들의 전사 그리고 세계 지도로서 이미지의 지배로, ∈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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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군더슨 작, 김민정 윤색·연출, 〈사일런트 스카이〉: 우주라는 질서의 숭고함에 대한 서사, 그리고 남는 미완의 부유물들REVIEW/Theater 2026. 6. 4. 22:01
〈사일런트 스카이〉는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안은진 배우)이 하버드 천문대에서 일할 기회를 잡게 되면서부터 별의 좌표를 기록하고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화에 집중하며 눈부신 과학적 성취를 이루게 되는 그의 일대기를 펼쳐 내는 작품이다. 여기에 전제된 제약 조건은 레빗이 보청기를 껴야 하는 약한 청력의 신체를 가지고 있음이 아닌, 여성이라는 것으로, 20세기 초의 역사적 배경은 바로 그러한 차원에서만 주요하게 드러난다. 남성 중심적 사고, 여성 차별적 시선의 사회적인 조건이 레빗의 삶을 지배한다. 그에 비한다면, 의상, 편지라는 커뮤니케이션 체계, 과학의 연구 방식과 과학의 패러다임 등과 같은 오늘날과 다른 시대적 사실의 차이는 표피적이고 부차적인 차원이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대형굴절망원경으로 직접 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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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민 쿠엉 카스테잉(Erik minh Cuong Castaing), 〈삶의 형태(들) Forme(s) de Vie〉: 공통과 차이의 변증법REVIEW/Performance 2026. 6. 4. 22:01
〈삶의 형태(들)〉은 신체 활동이 불편한 퍼포머들과 그를 보족하는 퍼포머들의 상호 긴밀하게 일어나는 움직임의 과정을 드러낸다. 전직 권투선수였던 카말 메세레카와 전직 무용수였던 엘리스 아르고의 두 축으로 연장되는 특이성의 신체들은 공통의 집합적 장에 분포함으로써 어떤 삶의 형태를 구성한다. 움직임은 그 집합적 덩어리 자체가 아닌 그 ‘안’에서 일어난다. 또한 그 안의 한 부분에서 다른 한 부분으로, 혹은 그 반대의 방향으로 발생한다. 이 형태는 형식의 이름이기도 하며, 표현 자체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잠재적 신체의 영토를 따른 우연성과 예측 불가능성으로부터 형식이 정의하는 틀을 벗어나며 표현이 수여하는 완결적 면모를 기각한다는 점에서, ‘형태’라는 물리적이고 형용하기 어려운 형상 그 자체로 일단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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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작, 유영봉 연출, 〈내 무덤에 너를 묻고〉: 역사를 추출해 현실을 장면화하기REVIEW/Theater 2026. 6. 4. 22:01
〈내 무덤에 너를 묻고〉에는 커다란 관 하나가 놓여 있는데, 이는 집이 하나의 무덤이라는 극의 주요한 모티프이자 메타포를 견인해 낸다. 무덤으로서 무대는 극의 은밀한 담론과 내밀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비좁은/한정된 영역을 수여하며, 이 같은 공간감은 극을, 극 안의 존재들을 지배하는 물리적 요인으로 따라 붙는다. 또한 이러한 지나치게 큰 오브제로서 무대는 그 위에 선 자와 아래에 있는 자 간의 극단적인 시각적 비대칭성을 구현한다거나 그 바깥에 선 자들―주요 등장인물의 죽음을 상징하거나 그밖의 인물들 혹은 코러스 등―대사가 등장하지 않는 지문 행위의 처리나 마이크를 사용한 형식적이고도 물리적인 무대의 확장을 통해, 수직적 구도로 또는 입체적 확장으로 연장된다. 신체적 환유로 자리하며 신체들과 상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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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레이크 컴퍼니 Stephanie Lake Company, 〈콜로서스 Colossus〉: 재현이 아닌 현전이 담보하는 정치적인 것REVIEW/Dance 2026. 6. 4. 22:01
45명의 무용수가 출현하며 거대한 “파도”나 “홍수”의 흐름과 부피를 창출하는, 스테파니 레이크 컴퍼니의 〈콜로서스〉에서 그 묘사가 지닌 온전한 심미적 형상을 정치성 저편의 움직임으로 괄호 칠 수 있을까. ‘거대한’ 형상, 곧 거대한 것 혹은 거대한 조각상을 가리키는 ‘콜로서스’라는 단어와 결부되는 외피와 함께, 〈콜로서스〉는 군중, 통치, 파시즘, 판옵티콘과 같은 정치에 상응하는 개념들을 첨예화하는데, 이는 종국에는 순수한 형태를 직조하는 데 총력전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거대한 물결이 조직하는 장면을 관통하는 건 또한 해외 안무가와 현지 무용수들의 협업의 과정 아래, 아마추어리즘의 솔기를 적극적으로 노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현장 자체의 정동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시간적인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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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블룸 2026] (1) HAIHM, RICARDO GIOVINETTO, ROBERT HENKE: 오디오에서 비주얼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6. 6. 2. 19:27
소닉 블룸은 전자음악 혹은 실험음악의 일환이면서 무엇보다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의 특질을 보여주는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그것은 오디오와 마찬가지로 비주얼의 압도적인 지점이 그것과 함께 공명함을 의미하며, 어쩌면 싱크레즈적 현상에 따라, 오디오가 비주얼과 동기화되는 지점에서 함께 감각됨을, 곧 전복됨을 뜻할 수 있다. 물론, 이는 VJing과의 유사성도 짙은데, 반면,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에서는 무엇보다 이미지가 사운드와 직접적으로 공명하는 지점에서 출현한다는 점에서, 따라서 이미지는 사운드‘만큼이나’ 진지한 실험의 근거가 되며, 합목적적인 경로로 소급된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기서의 이미지는 배경이나 장식과는 다르다, 물론 VJing을 그렇게 정의 짓는 건 아니며, 오디오와 비주얼을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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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극본, 서정완 연출, 〈덴동어미 화전가〉: 이야기하기와 연행 속 교직되는 여성들의 삶과 현재성REVIEW/Theater 2026. 6. 2. 19:21
〈덴동어미 화전가〉는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이야기하기의 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일종의 재현의 기법을 차용한다. 이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에 의탁할 수 없는 기구한 여성의 삶이 얼마만큼 한의 정서를 함축하는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힘을 가질 수 있는지로 나아가는 결절점들을 여성들의 연대에 두는 역사를 재현하면서 동시에 연장, 수행하는 기술이 된다. 남편을 잃은 청춘과부의 장면에서 시작되는 〈덴동어미 화전가〉는 그에게 들려주는 덴동어미의 회고 속에 네 명의 남편을 잃은 사연이 플래시백처럼 흘러가게 되는데, 그에게 삶의 안식처를 기꺼이 제공했던 국밥집 여성들의 연대로써 이어지는 삶에 대한 긍정으로 끝이 난다―그리고 청춘과부는 자신의 삶과 유사한 덴동어미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감화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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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황예간, 《눈치채길 기다리며》: 감각하거나 해석을 통한 작품의 존재방식을 읽어내기REVIEW/Visual arts 2026. 6. 2. 19:18
황예간 작가의 비교적 덜 잘려나간 그래서 읽을 수 있는 글자 동시에 의미가 아닌 읽는 우리의 능력에 단지 대응하며 시각적으로 더 부각되는 기호로서의 글자와 많이 잘려나간 신체 부위들과 그 기능을 온전히 달성하지 못하는 배경 이미지, 그리고 잘려나갔지만 여기서 유일하게 주체가 되는 어떤 존재의 이미지, 그렇지만 특정 언어가 온전히 구성되지 않는 것과 더불어 특정 발화를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이미지가 중심된 위치를 차지하면서 회화를 보는 순서를 어느 정도 결정 짓는 바 있다. 그러니까 회화의 색감은 여기서 다소 부가적이며 오히려 도상의 해독 가능성의 차원에서 이 회화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거기에 물론 회화의 색 역시 따라붙는다. 〈찰싹!화들짝!풀썩!〉은 화면 위에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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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신세계, 〈하미〉: 역사를 마주하는 절대적 체험성…REVIEW/Theater 2026. 6. 2. 19:13
연극 〈하미〉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한 다크투어로부터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 취해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질문한다. 130분간의 긴 러닝타임에서 이 다크투어는 현장의 체험과 현장에서 벌어지는 반응과 관계 들을 ‘여과 없이 ‘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따라서 극은 생생하지만 들러붙는 잉여를 수용함으로써 그것의 합목적성을 타진하게 한다. 체험과 반응은 순전한 입력과 출력의 관계 아래 있고, 관계는 그것이 증폭되거나 확장돼 다른 이슈와 접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하미〉는 생생한 체험 아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일차적으로 그것과 거리를 벌리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는 그것을 의도한다. 이러한 직접성은 사유의 파편들을 심어놓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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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미, 〈폐기호흡-감각의 사변적 수행〉: 리허설과 퍼포먼스 사이에서 결정되는 지각들REVIEW/Performance 2026. 6. 1. 18:51
장수미의 〈폐기호흡-감각의 사변적 수행〉(이하 〈폐기호흡〉)은 호흡을 일종의 순간의 질적, 인식론적 물질의 단위로 처리하며 이를 기입하여 ‘폐기’ 조처하고 다시 시작하는 연습~훈련(practice)의 기저를, 곧 리허설의 시간을 연장한 것과 같다. 공간 전체에 편재하는 문장의 조각들, 그리고 울퉁불퉁한 종이로 만들어진 반쪽의 구 형상으로, 속이 드러나도록 뒤집혀 있으며, 그 안에 호흡에 대한 연습 단위의 기술들이 빼곡하게 혹은 산재한 채 있는 흰색 오브제가 여기저기에 있으며, 입구에서 가장 먼 맞은편에는 음향 장비와 장수미의 〈폐기호흡-감각의 사변적 수행〉(이하 〈폐기호흡〉)은 호흡을 일종의 순간의 질적, 인식론적 물질의 단위로 처리하며 이를 기입하여 ‘폐기’ 조처하고 다시 시작하는 연습~훈련(p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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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작, 윤혜진 연출, 〈선애에게〉: 입구에서 출구로REVIEW/Theater 2026. 6. 1. 18:50
“선애에게”는 일종의 편지와 같이 시간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존재에게서 출현할 수 있는 호칭의 말이다. 나아가 이는 동등한 지위와 친분을 전제한다. 〈선애에게〉에서 이 말이 가능한 이는 선애(성수연 배우) 자신과 그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하는 해원(박용우 배우)뿐인데, 이 말이 존귀한 것은 선애 주변의 가족과 사람들 모두 그를 기능이나 수단의 차원으로 대하기 때문이며, 이 말이 비로소 (그에게 보내는 발신의) 의미로 구성되는 건 선애가 자신으로 깊이 ‘잠수’를 시도하는 순간 이후이다. 선애에게는 온갖 모욕과 멸시가 점증되고, 이는 반복되며 일종의 스테레오타입을 형성한다. 그들에게는 그들 자신이 선애를 바라볼 때와 같이 인격이 없고, 따라서 이해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일종의 일정한 플롯을 구성하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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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댄스어브로드×Petri Dish×JUBIN Company, 〈스트러글〉: 누구를 향한 투쟁 혹은 투쟁의 주체는 존재하는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26. 6. 1. 18:48
〈스트러글〉 의 도입부는 길고 또 인상적인데, 공간 전체에 퍼지는 불안정한 사운드-진동과 함께 거대한 폴 아래, 희미하게 감지되기 시작한 여러 덩어리들은 대체로 한쪽 다리가 또는 예외적으로 한쪽 팔이 묶여 올라가서 축 늘어진 신체로 판명난다. 안쪽에는 화장대 앞에 선 여자가 일상의 시간을 점유하고 있다. 이 두 다른 시간과 이미지의 축은 〈스트러글〉의 명암을 드러내는 꽤 긴 시간의 지속이다. 후자에 의한 전자의 지배 양상이 드러나면서 두 존재들은 인접된다. 여자는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해 관객과 마주하고 호응을 유도한다. 그는 현실의 면에 접촉할 수 있는 존재이고, 동시에 그 안쪽의 존재들을 고깃덩어리 같은 출현으로부터 사육과 위협을 가하는 대상으로서 동등하지 않고 기능하는 차원에서만 유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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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비엔(Gisèle Vienne), 〈사람들〉: 음악과 춤의 상응 관계에 대한 탐구REVIEW/Dance 2026. 6. 1. 18:45
지젤 비엔의 〈사람들〉은 음악이 춤을 대리하고 정지하거나 잠잠하거나 실은 단순한 몸은 음악을 들음으로써 순전하게 발화되는 음악의 영역이 미시적인 몸의 영토의 광대함으로 되먹임된다. 처음에 무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등장하는 여자 무용수는 느려지고 무거워지며 장면을 입체화한다. 시각을 왜곡하며 시간성을 굴절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확장된 이 같은 느림의 층위는 ‘지연의 숭고함’을 발생시킨다. 모든 것은 지연되고 유예되며 그를 통해 나아가고 시간축의 변화로서 공간을 발생시킨다. 현재를 붙잡고 늦추며 순간들의 집적으로 영원화함으로써 현재는 무화되고, 과거의 시간이 곧장 미래로 향한다는 인상을 준다. 또는 미래로부터 추출되는 시간이 과거의 시간과 접면하고 있다. 순간의 영원성은 현재주의의 강박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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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진 · 황태인, 〈조금만 바꿔볼까?〉*: 좁은 지대에서 너른 시간으로 전통을 구가하기REVIEW/Dance 2026. 6. 1. 18:44
“조금만 바꿔볼까?”라는 제목은 한국무용이 가진 형식에 대한 다른 접근을 일컫는다. 착장의 방식, 음악의 혼종적 결합, 전통의 재수용의 차원 등 공연 전반을 통한 한국무용의 형식에 변화를 두는 시도는, 제안의 형태를 띤 문장으로 나타나고, 이는 한국무용의 동시대적 쇄신에 대한 필요성을 전제한다. 조용진, 황태인, 박소영, 이태웅, 이상 네 명의 출연자는 모두 국립무용단 단원이며, 서울남산국악당과 국립무용단의 협력으로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다소 길게 자리하는 인트로는 〈조금만 바꿔볼까?〉가 지닌 태도를 일종의 콩트와도 같은 재현의 형식을 의도적으로 차용한다. 무대 안쪽 중앙에서 시냇물 소리와 함께 거문고를 연주하는 목기린을 두고, 무대 왼쪽에 등장한 이태웅은 두 발을 뻗고 먼지를 떨궈 내고 겹버선에 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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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 린 작, 진해정 연출, 〈너울〉: 삶에 대한 진정한 선택에 대하여REVIEW/Theater 2026. 5. 31. 13:30
너울거리는 관계들 〈너울〉은 28년 전 벨과 아나이스, 플로 셋이 만난 순간 이후의 역사가 현재와 교차하여 진행되며 따라서 극은 그 사이에서의 툭 끊긴 과거를 앞뒤로 복원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한데, 곧 과거가 어떻게 현재의 발단이 되었으며, 현재는 어떻게 과거로써 영속화된 순간을 맞았는지를 인지하는 것과 같다. 무대 전체에 편재된 네 개의 테이블과 그 곁의 의자들은 일종의 ‘통로’로서 무대를 구성하는데, 어둠과 구음의 음악에 감싸이는 막 전환의 순간에 이는 현격화된다. 그리고 인물들은 이때 그림자처럼 너울거리게 되는데, 그것은 하나의 총체적 형상, 곧 상호 연루적 비접촉의 차원의 어른거림 아래 그러하다. 기억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고 또한 진실의 흔적으로서 유출되고 있는데, 〈너울〉은 바로 이 이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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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샛별, 〈휴먼볼트〉: 미래 시점으로부터 출현하는 특이성의 경로REVIEW/Dance 2026. 5. 31. 13:30
〈휴먼볼트〉는 가상의 미래 환경을 상정하는데, 이는 다분히 SF적 상상력과 실재하지 않는 현재의 지반에 기초한다. 종자은행을 가리키는 시드볼트의 씨앗/종자를 인간에 대입/전유하며 그 미래가 현재화된다. 이는 인류의 절멸이라는 디스토피아적 공상이며 인간에 대한 보존과 배제의 과정에서 기능적 타진과 판단, 나아가 우월함과 열등함의 기준에 따른 차별적 사상까지 가늠하게 하는 비판적 서사의 수용이라 할 수 있다. 〈휴먼볼트〉를 관통하는 중심적 몸짓 기호는 머리에 올린 두 손의 반짝거림이다. 전류, 또는 기계의 단자와 연결된 포스트휴먼적 신체를 상징하는 기호이든 인간의 지혜를 상징하는 상상 차원의 휴머니즘적 기호이든 간에(전자라면 움직임 기호는 재현적이고, 후자라면 자의적이라 하겠다.) 이는 시드볼트가 된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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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윤 원작, 김윤식 각색, 신진호 연출, 〈애도의 방식〉 : 서사의 틈을 메우다REVIEW/Theater 2026. 5. 31. 13:29
〈애도의 방식〉은 다른 두 개의 사건을 기점으로 살아남은 자, 소윤과 동주, 미정을 중심으로 하며, 이들을 비롯해 사건을 둘러싼 여러 당사자 간의 트라우마로 확장되는 세계를 보여준다. 분리된 세 장에서 떨어진 시간들의 독자적인 진행과 중심인물의 시점 변경으로 인해 옴니버스식 구성처럼 보이는 〈애도의 방식〉은, 각각 작가 안보윤의 「완전한 사과」, 동명의 「애도의 방식」, 미출간작 「딱 한 번」을 추출, 각색, 연결해 만든 것이고, 극의 독립된 장의 순서 역시 위와 같다. 소윤의 사건이 수면으로 가라앉는 데 반해, 동주의 사건은 수면으로 부상한다. 폭력적인 오빠가 일으킨 사건으로 인한 멍에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 소윤이 친구 승규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을 당하는 동주의 하교 도우미 일을 하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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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판 마넨 안무, 〈캄머발레〉: 모더니즘의 어떤 완성…REVIEW/Dance 2026. 5. 31. 13:29
‘캄머(kammer; chamber, 작은 방)’는 현실적인 배경의 이미지를 끌어온다. 여기에 중심적인 오브제이자 구조물로서, 나무로 만든 여덟 개의 스툴은 네 개의 색으로 분화된 여성과 남성의 여덟 무용수의 등장과 함께 무대에 놓이며, 이를 실현한다. 스툴의 배치는 움직임의 도구적 기능을 넘어, 각 인물의 동등한 영역을 전제한다. 등장과 함께 스툴을 제각각의 장소로, 비정형적으로 놓고 그 위에 앉을 때까지의 긴장감은 이후, 서로를 견주며 계급적 차이의 일별이라는 과시로서 움직임으로 연장되며, 선제 타격과 물러섬의 역학을 구성하게 된다. 텅 빈 공간을 하나의 지형학적 무대로, 또 현실의 영토로 바꾸는 기호학적 오브제로서 스툴은 자리하며, 모두 다른 단색 계열의 의상들이 갖는 시각적 차이는 신분과 계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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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엽 안무, 〈백조의 잠수 Ritardscendo〉: 발레를 전복하기 또는 흐트러뜨리기REVIEW/Dance 2026. 5. 31. 13:28
우리가 익히 아는 음악이자 발레 작품, ‘백조의 호수’가 호수 곁의 백조라는 존재를 의미한다면, 그 유사한 명명, 실제 그 음악을 후반에 차용하는 이 작품의 제목, ‘백조의 잠수’는 깊은 물 혹은 바다 안의 백조의 행위를 가시화한다. 다른 매질 안의 움직임은 애초에 굳건한 지층 위의 움직임이 전제되는 발레의 고유한 속성과의 차이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견고한 신체 정렬과 스텝과 점프는 부력 안에서 본질적으로 전복되어야 한다. 차진엽은 여기에 Ritardscendo라는 의문의 단어로써 그 내용이 아닌 형식적 특질을 작품으로 명명한다. 곧, ritardando(점점 느리게)와 decrescendo(점점 작게)에서 각각 접두사, ritard-(느리게)와 접미사 -scendo(점점)을 추출해 하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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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지 이케다/앙상블 모데른, 〈현악기를 위한 음악〉: 시각으로 쓰인 연주REVIEW/Music 2026. 5. 28. 13:34
료지 이케다/앙상블 모던, 〈현악기를 위한 음악〉은 연주자의 배치를 통한 음악적 연장을 시도한다. 기다란 악보 양 끝에서 읽어 들어가며 서로를 교차되는 지점을 만드는 ‘독립된’ 세 곡을 엮은 〈거울, 둘을 위한 하나〉(2020~2023)와 횡 축으로 일렬 배치하는, 중앙의 컨트라베이스를 기준으로 좌우로 가면서 작아지는 찰현악기들의 조합, 〈프리즘, 현악 9중주를 위한〉(2023)과 〈반사, 현악 9중주를 위한〉(2022/2023)이 그것이다. 전자가 악보의 연장으로서 이동이라는 이행적 배치를 구성한다면, 후자는 선형적 음의 배치로써 소리의 순환을 시각화한다. 언플러그드 음악으로부터 이 배치는 음원을 시각화/장소화하는 것을 수월하게 하는 것과도 같은데, 전개에는 언제나 배치, 곧 음들의 독립된 장소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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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월, 《허공에 뜬 그림자》: 허공을 산출하는 그림자 혹은 그림자를 기워 내는 허공REVIEW/Visual arts 2026. 5. 28. 13:33
박시월 작가의 개인전 《허공에 뜬 그림자》에서 유리 프레임이라는 지지체는 형상이 기입되는 장소이자 형상을 가두며 흐릿하게 배어 나오게 하는 이미지를 구성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매체와 서사 혹은 알레고리, 곧 프레임이면서 이미지인, 프레임이거나 이미지인 작업의 양상은 접합의 양식으로부터, 이 프레임‘들’의 겹침으로부터 생산된다. 이로부터 “허공”과 “그림자”는 그 매체적 표출이거나 그 매체가 담고 있는 서사적 산출이 된다. 이 유리라는 성질로 인해 작품들은 일종의 조각이나 설치 작업의 일환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은 캔버스와 물감은 하나의 평면이 아닌, 접합되는 개별 매체로 분기되는 가운데 성립하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전시명과 같은 세 작품에서, 즉물적으로 ‘그림자’는 작품에 비친 조명으로 인해 맺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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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진 작, 김 정 연출, 〈모든〉: 동시대의 생태적 동경에 대하여REVIEW/Theater 2026. 5. 28. 13:26
“모든”이란 수식어는 후반 말미를 여러 번 장식하며 다소 과잉된 것으로 느껴진다. 나와 모든 것과의 연관성이 돔 바깥의 현실, 밀폐되고 균일한 양식의 세계를 벗어났을 때 확인된다는 것, 비로소 일부의 분리된 것과의 분리적 접촉이 아닌, 모든 것의 일부로 내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뚜렷한 메시지이면서 단순하고도 낭만적이며 결과적으로 환원적이다. 주인공 랑의 해방과 자유로의 이 환원은 곧 〈모든〉의 이념이 모든 것으로 손쉽게 적용될 수 있음을, 문명의 질서를 허물어뜨리면서 무한한 세계의 잠재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과도 같다는 점에서,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단위의 이 ‘모든’은 여러 차원에서 과잉으로 다가온다. 사실상 랑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가 인류의 새로운 문을 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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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네이스 작, 민새롬 연출, 〈크리스천스〉: 종교적 믿음에 관한 근거를 다시 쓰기REVIEW/Theater 2026. 5. 28. 13:25
〈크리스천스〉(작: 루카스 네이스 Lucas Hnath, 번역·드라마투르그: 정지수, 연출 민새롬)는 대형 교회라는 배경 아래 목사를 비롯한 종사자, 신도 등 여러 크리스천 사이에서 종교적 윤리를 다룬다. 성서의 원전에 대한 문헌학적 해석에 전제를 둔다는 점에서 특정 종교의 한 형식이 되는 작품 속 명제는, 신앙을 지속시키는 가상의 이미지, 끊임없이 회의하는 인간의 실존적 내면의 추이와 결부된다는 점에서, 종교의 특정성을 벗어나게 된다. 꽤 치열하고도 열정적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극은 웅변술과 설득의 기술이 동원되는 거대한 법정극으로서 연극의 한 근원을 상기시키는 데 충분하다. 물론 이에 대한 동시대성의 진단, 한국의 문화사회적 맥락과 어떻게 결부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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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 2024] 부르키콤(Burkicom), 〈The Island!(섬!)〉: 분기되는 관객에게 투과되는 세계의 실재REVIEW/Dance 2026. 5. 28. 13:23
부르키콤(Burkicom)의 〈The Island!(섬!)〉은 검은 화면의 자막과 내레이션을 통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꾀하는 이완으로써 수행사로서 명상의 흐름을 처음과 끝에 만든다. 그 사이에는 밀림―명상의 끝 이후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이미지―의 풍경 아래 살아가는 동물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The Island!〉는 우리의 현재적 시간을 내재적 깊이로 전환하고, 실재의 자연에 대한 몰입을 유도한 후에, 다시 각성의 순간을 맞은 후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선회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면의 평안은 자연 속 동물들의 절절한 고통을 마주하며 깨어지며, 최종적으로는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는 광고가 지닌 언어의 한 범주로 기입된다. 〈The Island!〉는 우리의 평안한 내면을 설정하고 다시 깨뜨리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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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타이헨, 〈브레인〉: 생명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우연적 존재들의 분투를 기입하기REVIEW/Theater 2026. 5. 27. 13:38
막으로서 신체〈브레인〉은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어류, 포유류, 직립하는 인간에 이르는 생명의 일대기를 수십 개의 막을 열고 닫는 것으로써 편집해 보여주는데, 이때 원형으로 둘러쳐진 막은 자동 제어에 의해 매끄럽고 일정하게 열리고 닫히는 대신, 다만 그 경계를 오고가는, 더 정확히는 구르는 하나의 신체 양식을 따르는 신체들에 의해 달싹거리며 하나의 틈으로만 드러날 뿐 기본적으로 닫혀 있다. 곧 신체는 막의 연장이면서 막 너머의 세계로 ‘퇴장’하는 대신 그 막 자체가 된다. 신체는 막을 초과하지 못하며 그것을 침투할 뿐으로, 동시에 막은 무대와 무대 바깥의 경계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신체로써만 표지되는 영원한, 어둡기보다 (불)투명한 사물이 된다. 이때 신체와 막은 교환되고, 신체 자체가 막이 된다.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