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Visu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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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과 쿠보타 시게코의 〈알란과 앨런의 불평 allan n allen's complaint〉: 비디오 아트의 형식과 정신의 유기적 관계성REVIEW/Visual arts 2026. 6. 13. 13:43
백남준과 쿠보타 시게코의 〈알란과 앨런의 불평 allan n allen's complaint〉(1982. 28분 33초, 컬러, 사운드.)은 재치 있는 작품이면서 비디오 아트의 특징을 선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퍼포먼스 아티스트 앨란 캐프로와 비트 세대의 시인 앨런 긴즈버그의 이름이 같은 발음이라는 착상은 이 두 사람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이 영상의 제목으로 나타나는바, 영상은 그 두 사람에 대한,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잇는 내용적 전개로 이어진다. 두 다른 인물의 언어 유희적 공명은 프랑스 예술비평가인 피에르 레스타니의 강연으로부터 각기 다른 두 매체와 장르로 변별되는 두 대립되는 인물로 묶임으로써 선취되며 그 근거를 얻는다―그리고 레스타니는 그 역할을 끝마쳤기 때문에 자신의 발화를 더 연장하지 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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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암 나트로슈빌리, 데투 진차라제, 〈So Far〉: 그다지 멀지 않은 역사…REVIEW/Visual arts 2026. 6. 11. 21:46
마리암 나트로슈빌리와 데투 진차라제의 작업들은 조지아의 역사적 잔여로 남은, 망각과 현재로 뒤덮인 공간을 조명하고 더듬으며 현대사의 기억을 되불러오는데, 이는 그들이 전시장 벽면에 새긴 일종의 그들 고유의 표어이자 전시명으로서 유일한 기입, “So Far”을 경유해, 그 현재와 밀착된 시점과 함께 또한 그로부터 너무 멀리 있는 역사의 진실―지금으로 뒤덮인―을 중의적이고 역설적으로 전달한다. 공간에 부착되는 이 작업은 공간에의 새로운 기입―미소한 조처로서 개입―을 통해 또 다른 시간의 지층을 임시적으로나마 더하는데, 이는 (이) 공간이 역사를 기입한 공간이며, 또한 많은 곳이 사라져 흔적들로 기워져 더듬더듬 발화하는 곳임을 드러내며, (이) 공간을 다시/새롭게 특정하기보다 또한 정체화하기보다 그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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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오도라마 시티》: 나열과 대비라는 전시의 시각적 단면REVIEW/Visual arts 2026. 6. 7. 19:30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는 작가의 이름과 제목의 혼합된 형식은 베니스비엔날레의 전시명과 작가의 간단한 식별 절차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표기 방식을 연장해 온 것일 수 있다. 전시를 재현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시차적으로 펼쳐놓는 행위는 전시의 이전 맥락을 보존하는 한편, 그 전시를 물리적으로 해제하는 방식으로, 곧 더 친절한 언어의 서브 텍스트의 나열과 그 텍스트로부터 추출한 향들의 분포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아마도 비엔날레의 국가 박람회라는 형식 속에, 서구의 동시대적인 공통된 주제 대신에, 세계 속 다른 한국은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이질성과 타자성의 기호를 체현함으로써 각인시키는 방식은 한국(인)이라는 원재료의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추출 방식과 비시각적인 산출의 실험으로 이행되었다. 작가는 한국인의 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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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황예간, 《눈치채길 기다리며》: 감각하거나 해석을 통한 작품의 존재방식을 읽어내기REVIEW/Visual arts 2026. 6. 2. 19:18
황예간 작가의 비교적 덜 잘려나간 그래서 읽을 수 있는 글자 동시에 의미가 아닌 읽는 우리의 능력에 단지 대응하며 시각적으로 더 부각되는 기호로서의 글자와 많이 잘려나간 신체 부위들과 그 기능을 온전히 달성하지 못하는 배경 이미지, 그리고 잘려나갔지만 여기서 유일하게 주체가 되는 어떤 존재의 이미지, 그렇지만 특정 언어가 온전히 구성되지 않는 것과 더불어 특정 발화를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이미지가 중심된 위치를 차지하면서 회화를 보는 순서를 어느 정도 결정 짓는 바 있다. 그러니까 회화의 색감은 여기서 다소 부가적이며 오히려 도상의 해독 가능성의 차원에서 이 회화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거기에 물론 회화의 색 역시 따라붙는다. 〈찰싹!화들짝!풀썩!〉은 화면 위에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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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월, 《허공에 뜬 그림자》: 허공을 산출하는 그림자 혹은 그림자를 기워 내는 허공REVIEW/Visual arts 2026. 5. 28. 13:33
박시월 작가의 개인전 《허공에 뜬 그림자》에서 유리 프레임이라는 지지체는 형상이 기입되는 장소이자 형상을 가두며 흐릿하게 배어 나오게 하는 이미지를 구성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매체와 서사 혹은 알레고리, 곧 프레임이면서 이미지인, 프레임이거나 이미지인 작업의 양상은 접합의 양식으로부터, 이 프레임‘들’의 겹침으로부터 생산된다. 이로부터 “허공”과 “그림자”는 그 매체적 표출이거나 그 매체가 담고 있는 서사적 산출이 된다. 이 유리라는 성질로 인해 작품들은 일종의 조각이나 설치 작업의 일환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은 캔버스와 물감은 하나의 평면이 아닌, 접합되는 개별 매체로 분기되는 가운데 성립하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전시명과 같은 세 작품에서, 즉물적으로 ‘그림자’는 작품에 비친 조명으로 인해 맺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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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경, 〈늦게 온 보살〉에 대한 주석: 이미 온 미래를 부인하며 마주하는 법REVIEW/Visual arts 2026. 5. 20. 13:15
빅찬경의 〈늦게 온 보살〉(2019, 단채널 영상, 흑백/컬러, 사운드, 55분.)은 곽씨상부(槨示雙趺) 서사를 미래의 재난을 경유해 불러오는데, 이는 내러티브의 설명으로 시작된 작품은 제의의 차원에 다다르는 수미쌍관의 형식을 이룬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었을 때 관에 불이 붙지 않다가 가섭존자의 도착 이후에 부처의 양발이 관 밖으로 나오고 비로소 다비식이 가능해졌다는 기존의 서사에서, ‘늦게 온 보살’은 등산 차림으로 산을 배회하던 여자의 모습으로 옮겨지는데, 이때 그에 대응하는 ‘석가모니’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그 여성의 행위가 시종일관 그 발에 대한 클로즈업의 순간을 위해 유예되었음에 조응한다. 곧 여성의 서사 안에서의 무목적적인 방랑은 전사의 부재, 상실에 대한 산만한 방어로서만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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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PAF] 얀 마르텐스, 〈도그 데이즈, 오버 2.0〉: 몸이라는 착각 혹은 의무REVIEW/Visual arts 2026. 5. 18. 19:55
얀 마르텐스의 〈도그 데이즈, 오버 2.0〉(이하 〈도그 데이즈〉)은 브라 톱과 쇼트 팬츠, 레오타드, 크롭티, 네온 컬러의 레깅스 등의 의상을 입은 채 무릎을 굴신하여 앞뒤로 점프하는 발 구름 동작을 하나의 ‘토대’로 두고 그야말로 공연 전체를 거의 일관되게 관통하는데, 이는 흔들리면서 정확한 몸의 지층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자세는 제자리이면서 그렇지 않은, 나아가지만 다시 소급되는 몸의 정형된 기억을, 고착된 체계 아래 종속되면서 그것의 틈새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인데, 그것은 집단적 대열을 재정비하며 그리하여 유지하는 차원에서, 후반에는 그 틈새 자체로부터 집단을 재배열하는 것으로 나아가면서 그 체계 자체를 전복하게 된다. 따라서 〈도그 데이즈〉은 집단 체계 아래 종속된 개체들의 프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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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시우, 《비프리 B-FREE》: 비평가에의 풀이REVIEW/Visual arts 2026. 5. 17. 19:56
권시우의 《비프리》에는 권시우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한 하나의 랩 곡이 흘러나오는데―〈안티 비평가〉(2026. 사운드 설치, 8분 15초.), 이는 랩퍼 비프리(B-FREE)의 〈네르갈〉을 배경음으로 전유한 것이다. 음악 매체의 전용을 지시하는 제목은 비프리를 (일차적으로) 겨냥하고 독해하는 대신, 카세트테이프의 B면이 비어져 있음을 지시하는(b-free) ‘비프리’의 또 다른 의미로 이행되고, 이어 포스터 이미지와 실제 전시 조각―〈mixtape〉(2026)―의 오직 B면만이 일곱 개의 트랙으로 채워져 있음을 경유해, 그 부재를 자유의 위치로 바꾼다, 또는 공백으로서 주체의 자유로움을 현상한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무엇보다 비평가 자신으로 (우선) 돌아옴으로써 어떤 환시로서 오지각을 동반하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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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형제, 〈풍경〉에 대한 주석: 4·16 세월호 참사를 경유하여...REVIEW/Visual arts 2026. 5. 15. 13:33
경기도미술관의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념전 《우리가, 바다》(2024.04.12~ 07.14)는 4·16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작가의 여러 방식, 또 주제의 확장성과 연계성의 테마를 생각해보게 한다. 곧 세월호를 재현하거나 지시, 정의하려는 것 대신에 작가의 태도가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상기하고 연장시키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몫이 관람객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각 작품이 세월호 참사와 모두 상응하고 직접적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는 각 작품의 고유한 미학적 영역들을 ‘태도들’의 관점과 함께 전시의 주제적 차원에 따른 이차적 접근에 의해 획득되는 사유의 영역, 곧 큐레이팅에 따른 전유와 연결의 영역을 동시에 진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중 무진형제의 〈풍경〉(2016)은 무진형제 특유의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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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회화》: 동시대의 회화성은 어떻게 이행되는가의 질문REVIEW/Visual arts 2026. 5. 13. 20:13
큐레토리얼: 회화의 동시대성을 외부에서 바라보기 “봄 회화”라는 전시명은 크게 작품과 상관되지 않아 보이는데, 이는 그 전의 《겨울 회화》(2024~2025, 대안공간 루프.)에 이은 계열적 차원에서의 기획으로, 봄이라는 시간 특정적 차원의 계절을 수식어 차원으로 차용함으로써 회화라는 매체를 탐색하고 성찰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봉합한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회화들을 추가적으로 따라붙는 어떤 내용과 이념에 직접 복무시키는 대신, 실재적 대상으로 두고 다루기 위함으로, 회화 자체가 동시대에 갖는 의미를 지시하는 차원에서 큐레이토리얼 실천을 상정한다. 그에 따르면, 회화를 바라보는 외부―“제도와 시장”―의 맥락은 회화가 성립하고 변화하는 어떤 조건과는 독립적이며, 마찬가지로 회화의 내재적 조건 역시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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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 개인전, 《개울가의 나한들》: 본질적 삶으로 향해 가는 특이한 노동의 형상들(이라는 과도기적 단계)REVIEW/Visual arts 2026. 5. 10. 21:56
박은태 작가의 개인전, 《개울가의 나한들》에서 가장 첫 번째 자리한 〈노동산수도2〉(2023. 캔버스에 아크릴, 130×194cm.)는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며 또한 예외적인 작업이다. 바로 옆의 〈노동산수도1〉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30×194cm.)는 그것보다 원형적이고 기초적인 차원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데, 〈노동산수도2〉는 그것을 더 확장하는 한편, 완성한다. ‘노동산수도’는 과정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초기 시작 단계를 보여주는, 〈개울가의 나한들〉(2024. 캔버스에 아크릴, 130×388cm) 에서처럼 그 에스키스를 같이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인물들로 결국 수렴되는 작업임에도, 인물보다 대략적인 풍광의 전체적인 구도를 선의 흐름과 리듬으로 구성했음을 일러주는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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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ko + 하상철, Marina, 《침묵만이 배반하지 않는, part. 1》(큐레이터: 윤태균): 예술의 조건(에 대한 이념)과 소리로써/로서 이념REVIEW/Visual arts 2026. 5. 6. 14:59
Motoko+하상철과 Marina의 《침묵만이 배반하지 않는, part. 1》에서 윤태균 큐레이터는 언어의 빈자리―‘침묵’―에 예술 자체의 목소리를 두려는 일종의 강령적 언어로서 서문을 발화한다. 이때 과잉되고 관념적이며 또한 주지주의적인 그의 언어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닫히면서 작품의 자리를 보전하는데, 곧 자신은 순수 언어로서 사라지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언어 자체만을 지시함으로써 또는 언어로서 닫힘으로써 그 ‘바깥’의 세계가 가진 역능을 상정한다. 이때 그것은 낭만적인 차원에서 전제되는데, 그곳은 언어가 미치지 못하는, 미칠 수 없는, 미쳐서는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60년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식의 유사 논지는 한편으로 실제 현장에서 무차별하게 생산되는 언어, 그러니까 전시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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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를 마실 것 같은.》(기획: 이성휘, 이선주): 회화의 어떤 분기점들, 그것이 시작되는 시점들REVIEW/Visual arts 2026. 5. 5. 21:08
강예빈, 회화적 얼룩. 강예빈의 연이어 배치되어 있는 네 개의 그림, 고양이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여자를 그린 〈Moment〉(2025, oil on canvas, 162.2×97cm.), 모노크롬에 가까운 〈Turbidity〉(2023, oil on canvas, 65.1×53cm.)와 〈The Back of the Eyelid〉(2025, oil on canvas, 45.5×37.9cm.), 무희들을 부감 쇼트 시점에서 그린 〈Embers〉 (2025, oil on canvas, 130.3×97cm.)는, 모두 하나의 비가시적 원의 형상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공통되는데, 은밀하게 또는 명확하게 드러난 그 원형의, 각각 빛, 어스름함 또는 얼룩(2), 치마는 추상과 구상의 일반적인 구분을 내파하는 회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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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청각이 다양한 세계를 경유하는 방식들REVIEW/Visual arts 2026. 5. 5. 20:34
김영은의 작업들 대부분은 청각의 자리를 시각의 그것보다 앞세우는데, 이는 빈 배경 위에 적히는 자막이 거의 유일한 시각적 기표로 자리함을 의미한다. 사운드는 언어를 명시하는 목소리와 그 밖의 비언어적 소리로 나뉠 수 있는데, 이는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화면을 대부분 잠식하고 이끌어가며 그것에 대한 단일한 주체의 의지가 투여됨을 의미한다.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시리즈―〈미래의 청취자들에게 III〉(2025. 단채널 비디오, HD,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12분.),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I〉(2022. 단채널 비디오, HD,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8분.)―는 다른데, 이는 그것이 내레이션이 주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 편집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해 목표로 한 사운드를 변용시키는 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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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파, 《GORE DECO》: 깊이, 구멍, 말을 차폐하는 절편적 기호의 증식REVIEW/Visual arts 2026. 4. 24. 21:03
《GORE DECO》를 통해 새롭게 도입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타투이다. 실크스크린으로 처리된 이 부분은 그야말로 신체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찍힌 것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핏빛 내장으로서 피부에 또다시 파고들어 녹아든 지표적 흔적으로서가 아니라 그림과 분리되는 순수한 기표들의 놀이로서 회화 ‘위’에 쌓이며 그것을 회화로 (자신을 타투라는 이미지―이는 일종의 접착된 스티커다.―로) 지시한다. 앞서 끊없는 내장의 연결망으로 직조된 작가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화면은 작가가 이야기한 “남성적 숭고”, 아마도 팔루스적 신체 기관의 독립된 지위와 그것의 지배성을 부정하고 비판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육체의 절편화, 증식하는 절편들, 절편들의 연결-접속의 체계, 조망되지 않는 세계로서 육체를 가설하는 것으로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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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 Jini Kim, 《메스매스》: 실재 위의 가상, 그리고 임시적 역사로서 퍼포먼스의 시간REVIEW/Visual arts 2026. 4. 10. 21:46
《메스매스》는 박물관을 흉내 낸 의사-박물관 혹은 가짜-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데, 더 정확히는 박물관보다는 거대 미술관의 제도적 형상을 소환하며 전유함으로써 그것을 비트는 데 목적이 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건축적인 것이고 일차적으로 그 안에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의 디자인을 더하는 것이 되는데, 그것이 그 자체로서 작품이자 매체라는 것이 중요하다. 곧 전시장은 비어 있는데, 예컨대 국립현대미술관을 참조해 재구성한 이 전시장은 그 경계의 표면에서 미술관의 ‘그것’으로 식별되는 것이 작품을 지시하며, 작품으로서 자리를 메운다. 하지만 진정한 내용으로서 부가되는 건 전시 자체에 보족되는 작가의 포트폴리오인데, 관람객 벤치에 놓인 이 포트폴리오는 기존 박정아의 퍼포먼스 연대기의 하나로 연장되는 퍼포먼스라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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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Hinge》: 이음매의 시간REVIEW/Visual arts 2026. 4. 9. 22:24
1 박신영의 《Hinge》에는 제목에서처럼 ‘경첩(hinge)’을 본뜬 몇 가지 사물들이 놓인다. 경첩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보다 사물 A와 B의 이음매를 구성하며 둘을 연결하면서 비로소 기능하는데, 보통 문틀과 문짝을 잇는다. 그것은 그 둘에 포개지며 보통 비가시화되는데, 《Hinge》의 경첩 역시 그러하다. 그것은 실은 절반의 경첩을 품은, 그것을 대신하는 통째로 된 사물들로 주조된다―〈#10〉(2026. Glazed Modeling clay, glass, fired at 900 - 1220°C, 81×15×6cm.)/〈#9〉(2026. Glazed Modeling clay, glass, cloth, fired at 1220°C, 112×40×4cm.)/〈#7〉(2026. Glazed model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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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총괄 기획: 강정아): 기괴한 것들로부터REVIEW/Visual arts 2026. 3. 12. 14:33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이하 《둔주》, 총괄 기획: 강정아)의 제목인 ‘둔주’는 해리성 장애의 일종으로 “‘정체성을 상실한 채 장소를 이동’”함을 의미하는데, 장소성 없음의 당대적 특성은 부제에서처럼 전통이 그림자화된 곧 영락해진 현상과 결부 지어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그 비어 있는 주체의 몫이 타자성을 안은 존재라면, 그것이 시간 차원에서 간극을 지닌 전통으로 옮겨지게 되는 셈인데, 이때 전통은 빛을 비춰 그 오지각된 현상으로부터 구제되어야 한다는 변증법적 결론을 향하게 된다. 곧 부정적 차원의 귀결은 타자성의 차원에서 재수용해야 하는 그 너머의 주체의 자리를 현상한다. 《둔주》는 쇠잔한 도시를 전시 장소로 삼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데, 그것은 타자로서 지역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전시를 보게 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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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주, 《거친 모래가 뱀의 머리에 닿지 않도록》: 세계의 경계를 지우는 이미지REVIEW/Visual arts 2026. 3. 11. 19:59
노예주 작가의 회화들, 그리고 일련의 글이 덧붙여진 전시 《거친 모래가 뱀의 머리에 닿지 않도록》은 크게 전시 공간인 합정지구의 1층과 지하의 구분을 따라, 각각 인물과 사물 혹은 인물과 배경으로 나뉜다. 이러한 대상을 기준으로 한 구별은 피상적이고도 자의적인 기준 이외의 것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이는 하나의 더 큰 지층에 따른 것이며, 그러한 구분은 그에 따른 구체화이자 다른 세부의 범주라는 지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곧 인물이 초상의 모델로 작가에게 대상으로 직접 수여되거나 배경 역시 의도된 배치와 구성에 따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작가 스스로가 위치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현실’에서 포착, 재배치된 것이라는 사실, 따라서 그것들이 하나의 현실의 일부이자 어떤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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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서 Cha Yeonså, 《살도 뼈도 없는 나에게 Feed me stones》: 훼손, 조율, 바깥으로서 애도REVIEW/Visual arts 2026. 3. 11. 19:44
차연서 작가의 《살도 뼈도 없는 나에게 Feed me stones》는 형해화된 주체의 자리를 형상화한다. 터전 없거나 비어 있는 그 자리에는 죽음에 대한 의례 혹은 종교 의식적 차원을 성사할 여러 오브제와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가 있다.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기보다 비워진 자리에 하나의 몸이 되어 현전한다. 작가의 아버지인 화가 고 차동하의 〈축제〉(2006~2017) 시리즈에서 사용된 채색된 닥종이라는 재료―그의 유품이자 작품의 일부이자 그의 신체에 대한 환유이기도 한 오브제―를 종이 오리기로써 전용하는 이번 전시는 재료에 대한 몰입과 침투되는 자연의 소리, 종교의식에 의한 도취를 통한 ‘나’의 형해화 과정―공기로의 더딘 분포 또는 사라짐―을 통해 ‘나’의 아버지의 신체를 무대로 펼쳐놓는다. 전시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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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순환하는 매듭, 완결은 없습니다.》: 형상들을 가설하기REVIEW/Visual arts 2026. 3. 10. 14:45
정혜원 작가의 개인전, 《순환하는 매듭, 완결은 없습니다.》에서 문장으로서 제목은 일종의 당위이거나 선언의 성격 속에서, 이중적으로 해석되는데, 부재하는 것이 “순환하는 매듭”의 “완결”인 것인지, “순환하는 매듭”과 “완결”인 것인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있다. 그 두 사이의 쉼표가 두 개의 구문을 만들고 잇고 있음이 그것인데, 곧 순환하는 매듭이기 때문에 완결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서사의 공작임을 지시하는 이 “완결”의 부정은 완결의 부재가 아닌, 완결의 속성을 고스란히 내포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다시 이 “순환하는 매듭”이 중요해지는데, 이는 우선 〈순환/돌/매듭〉(2025. 가변 설치.)에서 직접 지칭되고 있다. 전시장 중앙 기둥을 철망으로 둘러싸며 그 위에 새끼줄과 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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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수 기획, 《물의 왕: 동학과 화엄의 두물머리》: 여성-신체, 생태-길, 구멍-응시의 연결망REVIEW/Visual arts 2026. 3. 7. 14:39
《물의 왕: 동학과 화엄의 두물머리》(이하 《물의 왕》)는 김지하의 『수왕사』라는 책을 모티브로 한다. 전시는 책을 이미지로 연장하려 하며, 이를 통해 책의 비의적 속성을 더 ‘적극적인’ 독해의 방식으로 읽어낼 수 있음을 전제하며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책은 절대적인 아이디어이며 전시는 그것에 다가서는 매(개)체로 자리한다. 또는 전시를 통해 책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는, 일종의 전도된 순간을 기약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전시는 여러 이미지가 난립하며 전시장 벽면 대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서판 읽기로서 도상과 기호의 분자적 지평은 형식과 스타일의 차이로 구분, 수렴되지 않는다. 『수왕사』는 동학의 새로운 여성 접주 이수인의 사상을 조명한다. 이수인을 통해 새로운 동학의 물꼬가 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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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이은경, 〈생존감각 - 여와의 방〉: 존재를 함입하기, 그리고 변화하기REVIEW/Visual arts 2026. 3. 7. 14:36
유선, 이은경의 〈생존감각 - 여와의 방〉(이하 〈생존감각〉)은 조금 특수한 맥락을 바탕으로 마련된 전시인데, 기획자 정윤진의 글에서 산모와 태아의 관계 양상에 대한 비유로 드러나고 있는 ‘생존감각’이라는 제목이 엄밀히 두 작가의 작업 모두에서 소재나 모티브의 차원에서 주요한 근거로 작용하며 내재적 차원으로 표현되는 공통의 부분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작업의 외재적 근거, 곧 이 둘의 친연성이라는 관계에 근거하는 데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사실은 조응하며 전자 역시 절반의 진실을 갖는데, 곧 이 둘이 모녀 관계이며, 이은경은 어느 정도 이 모녀의 관계와 기억을 성찰하는 시간을 통해 몇몇 작업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모녀 관계임에도 불구하고’가 성립하려면, 분명 그것은 서로 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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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광주비엔날레: 소리라는 형식REVIEW/Visual arts 2026. 3. 7. 14:05
2024 광주비엔날레는 집요하게 소리를 측정, 전시한다. 매체의 확장성과 다양성 혹은 풍부함의 차원에서, 그리고 비가시화된 것에 소리가 자리함을 새삼스럽게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그러하다. 뜬금없지만 여기에 주제에서의 ‘판소리’는 전시와 (어떻게) 연결되(야 하)는가. 그것은 윤리적 차원에서 진작될 수 있는 부분이며, 어떠한 형식적 차원의 한계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미학적 차원과 윤리적 심급의 관계성을 상정하며, 그것을 다루는 주체의 ‘자격’을 전제한다. 가령, 판소리라는 문화적 원형을 고스란히 투영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오리엔탈리즘 혹은 서구 중심적인 전유의 그릇된 태도로 치환할 수 있을까. 판소리를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원형으로서 제시해야 한다는 건 판소리라는 대상을 기존의 재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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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근영, 《활활》에 대한 주석: 하나의 수많은 얼굴들REVIEW/Visual arts 2026. 3. 3. 20:26
홍근영 작가의 《활활》은 얼굴을 전면화하는 일련의 도자 군집을 구성한다. 이 군집이 전시의 유일한 전략이며, 이는 전체적인 공간에의 산포와 그룹화의 경계 지대로의 구분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군집은 복잡계의 기호학적 생태라는 의미를 구성하는 한편, 수많은 작업의 양산이라는 작업자의 정체성을 노정한다. 이로써 《활활》은 작가의 가상적 세계의 의식과 작가로서의 의식을 따로 또 같이 엿볼 수 있게 하며, 그 대신 전시의 큐레이팅의 변별적 의식을 유예한다. 작품들은 그 양적 측면에서나 공간의 점유 정도에서나 그리고 그 얼굴이라는 것에 대한 주목을 통해서나 ‘활활’ 타오르고 있으며, 이는 작품을 작가로 소급하는, 작가를 작품으로 환원하는 그런 전시라 할 수 있겠다, 곧 과잉의 물질적 토대가 그 자체의 미학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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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Doppel-Lumpen》: 시선으로부터 은신하기, 그 반대편에서 시선의 주인을 찾기REVIEW/Visual arts 2026. 3. 2. 21:20
《Doppel-Lumpen》은 작가의 수많은 복제된 형상을 마주하게 하는데, 이는 세 가지 퍼포먼스를 순차적으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전시 내내 지속하는 체계 아래, 그 퍼포먼스 시스템이 작가 단독의 형상을 가시화하기보다는 그것이 끊임없이 지연되고 부인되면서 재가시화되는 국면 아래 있음을 의미한다. 곧 작가의 수행은 매체로서 사물-공간의 경유를 통해 그 행위의 명확함 대신에 그 매체에의 작가의 체현됨의 양상으로 구조화되는데, 따라서 작가는 매체를 투영하는 신체, 그것이 연장되는 신체적 부산물로 재결정되어진다. 아마도 가장 명확하게 작가가 드러나는 또는 전시명에서처럼 도플갱어로서 중첩된 존재 양상을 동시적으로 관철하는 유일한 작업은 〈앙스트할레에서의 도플갱어 Doppelgänger in de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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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방주, 《그냥 생긴 기억》: 사물을 놓아두는 법―충동을 경유해REVIEW/Visual arts 2026. 3. 2. 21:15
김방주 작가의 개인전 《그냥 생긴 기억》은 어느 날 자신에게 ‘떠맡겨진’ 아버지의 집과 사물들을 “‘되돌려’” 놓는 방식을 취한다. 작가를 초과하는 물건‘들’, 또는 그것으로서 집은 아마도예술공간이라는 전시장을 상회하는 차원으로, 초과된 시공간의 차원으로 다시 열리는데, 아마도 이는 작가의 현상학적 체험에서의 난감함, 곤궁, 비릿한 숭고, 알 수 없는 심연 등의 여러 추정되는, 해소되지 않는 복합적 정서와 심리, 미학적-윤리적 기전을 재현이 아니라 전치를 통해 관객에게 수여한다고 보인다, 그가 “갑자기” 그것을 떠맡게 된 것과 같이. 하지만 그것은 그 자체보다는 그것에 대한 어떤 자리를 주는 것에 가까운데, 곧 그것을 주는 건 작가를 초과하는 그 무언가를 셈할 수 없는 상태로, 셈하지 않고서 그냥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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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재하, 최가영, 《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 이미지의 서사를 수행하고 체현하는 방식들REVIEW/Visual arts 2026. 2. 25. 13:46
반재하와 최가영 작가의 2인전 《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는 작가가 참여, 개입하는 각각의 영상 작업, 〈허풍선이, 촌뜨기, 익살꾼〉과 〈103년 전의 가이드북과 털이 자라나는 게〉를 기준으로, 그것과 관계된, 그 부산물로서 재료들을 다소 산만하게 병치하는 방식으로 전시된다. 반재하의 작업이 2018년의 것이지만, 여전히 작업 안팎의 사회와 시대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유효하다면, 최가영의 작업은 모두 올해 제작된 것으로 과거의 흔적들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유효할 것이었다. 곧 즉물적으로 제목에 대입해 보자면, 반재하의 작업은 조금 전의 소문이라면, 최가영의 작업은 오래된 증거일 것이다. 이 둘은 이미지의 경계, 경계를 넘는 이미지의 차원을 탐구하는 데 있어 모두 북한이라는 이미지를 경유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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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숙 개인전, 《파랑의 여항》: 자본주의 이후의 고고학, 그리고 (비)주체적 투사REVIEW/Visual arts 2026. 2. 24. 20:50
용해숙 작가의 《파랑의 여항》은, 그간 이어온 그의 파노라마 연작의 계승이다. 그의 작업은 사회적-정치적 차원의 세계를 또는 세계에 대한 관점을 현시해 왔다. 그리고 전자의 차원에서 《파랑의 여항》을 볼 수 있으며, 여기서 이 세계의 연합체로서 존재들의 연결 양상이 부각되는 가운데, 그 풍경 안에 속하는 인물들은 연극적 차원에서 미션을 하달받아 그것을 수행하는 중이다. “파랑(波浪)의 여항(閭巷)”은 오기이거나 오인을 유도하는 제목이다. 그를 통해 파랑색 여행에 대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병기되는 한자를 알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주어는 여항이 아니라 파랑이다. 주거지들이 집산된 곳의 삶의 내력에 관한 메타포가 아닌, 여러 물결 자체를 의인화하여 삶을 전환시킨 것이다. 장소의 선택과 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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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욱, 《하이퍼 옐로우》: 관점으로서 역사 혹은 관점을 향한 역사의 간격들REVIEW/Visual arts 2026. 2. 24. 19:36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 『솔라리스』에 등장하는 솔라리스 행성의 바다는 인간의 사고로는 이해 불가능한 의식의 세계를 갖고 있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 심연의 중핵을 차지하는 실재라 할 수 있다. 《하이퍼 옐로우》의 입구에 있는 임민욱의 〈솔라리스〉(2025. 코르크, LED 조명, 혼합 재료, 가변 크기.)는 이 행성의 지표면을 재현하는데, 그것은 주로 코르크라는 재료로 만든 황톳빛 봉분들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공포 대신에 미지의 영역으로서 여러 자국, 문양, 사물 들을 관찰하고 탐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신발을 벗거나 덧신을 신고 들어간 관객이 맞는 건, 신체 전체를 감싸는 건 하나의 조망할 수 없는 공간이며, 이 전체는 하나의 장소이다. 이 총체의 세계는 분리된 오브제의 형식적 진단의 경로를 ..